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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2.잠룡물용(潛龍勿用) (5)
작성일 : 18-11-18 20:40     조회 : 70     추천 : 0     분량 : 4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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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보다 이제 앞으로 어찌하느냐가 중요하네. 이번에 이긴 것은 사실이지만 그 한 번의 전투로 소모한 염초와 유황의 양이 보통이 아니네. 중경과 무수성은 물론 여러 고을에 비축된 양의 대부분을 소모했어.”

  그 염초와 유황을 소모한 장본인이 다름 아닌 자신의 딸임을 아는 박경은 씁쓸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자네도 알다시피 염초와 유황은 우리나라에서 구하기 힘든 물건이네. 특히나 유황은 바다 건너 교화국(交和國)으로부터밖에 구할 방도가 없고, 염초 역시 송에게서의 수입으로 의존하는 형편이지 않나. 이를 다시 본래의 양으로 되돌릴 만큼 구하고자 한다면 상당한 돈이 소모될 것이야.”

  “그러하옵니다.”

  말 그대로 염초와 유황은 구하기 힘든 물건이다. 허나 군사적으로 이용가치가 높은 만큼 필히 구하는 게 좋은 일이었다. 다만 각 고을에서 자체적으로 구하기엔 거금을 들여야 해서 무리가 따르기도 하고 중앙조정으로부터 반역으로 오인받을 소지도 컸다. 때문에 여태까지 해당 품목들을 구하고자 국가차원에서 노력해왔다.

  헌데 지금의 계림은 염초와 유황을 대거 구입할 수 있는 재정도 없거니와 그럴 사고방식도 돌아가지 않는 형편이었다. 때문에 중경에서 자체적으로 구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헌데 염초와 유황이 요즘……, 듣자하니 송도, 교화국에서도 최근 가격을 꽤 많이 받고 있다 알고 있습니다. 상인들도 요즘 세태를 눈치 채고 일부러 시가(始價)보다 더 높이 부르기도 한 상황입니다.”

  나라를 위한 일임에도 상인들이 바가지를 쓴다는 현실에 괘씸하다고 여기는 박경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이해는 갔다. 본디 상인이라는 족속들이 돈을 위하는 이들인 만큼 이를 탓할 수는 일인데다가 미래가 보장 받지 못하는 이런 난세에 돈이라도 많이 쌓아두고자 하는 건 그들에겐 최선의 방도일테니 말이다.

  “그렇다고 세금을 올리기에는…….”

  “무리지. 지금 걷고 있는 세금도 이 지역 유지들과 백성들의 부담과 조정에 바쳐야할 세금의 양을 저울질하여 간신히 결정한 것 아닌가. 이 이상 거두었다간 반발이 일어날 것이야. 특히나 반란군이 날뛰는 이런 상황에서 반발을 하는 이들이 생겨 그들과 손이라도 잡으면 큰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야.”

  “그건 그렇습니다만, 유수…….”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는 김득신이었다.

  “일단 지금으로선 가지고 있는 물자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최우선이기는 하네. 그래도 염초와 유황은 앞으로 필요할 일이 많을 수 있는 중요한 군수물자이니 구할 수 있는 방도를 찾아보게. 상인들과 협상하여 가격을 어느 정도 낮추고, 그 가격에 맞게 지급할 재정 마련도 필요하니 주변 유지·부호들과도 얘기를 해야하네. 이는 자네에게 맡기겠네.”

  “알겠습니다, 유수.”

  대답을 하기는 했지만 무척이나 힘든 일임을 잘 아는 김득신은 얼굴이 좋지 않았다. 이를 모르지 않는 박경 역시 미안한 마음과 함께 답답한 마음이 가득 했다. 아울러 멋대로 염초와 유황을 대거 소비한 자신의 딸과 이를 제대로 지원해주지 않는 중앙조정에 대한 불만이 얼굴에 드러나는 중이었다.

  답답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와중에 조금이라도 분위기 좀 덜어보고자 김득신이 질문을 던졌다.

  “헌데 상장군 진간은 어떤 인물인지 아시옵니까?”

  김득신의 질문에 박경은 잠시 중앙에서 생활하던 시기를 떠올렸다. 적어도 나름 평화롭고 덜 골치 아프던 시절을 추억하며, 그 시절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 한 인물을 떠올리며 말했다.

  “실력 있는 사람입니다. 부유수가 말한 것처럼 인맥도 꽤 넓고요. 사람이 출세를 함에 있어서 두 가지 요소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재능과 인맥이지요. 그는 그 두 가지를 전부 갖춘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살짝 그리움이 담긴 그의 대답을 들으며 김득신은 조금이나마 진간이라는 인물에 대해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자, 오늘 얘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지금 처리해야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으니 말입니다. 김 판관께선 내가 부탁한 일들을 해주십시오. 그리고 사로잡은 포로들의 처리에 대해선……. 그렇군요, 부유수에게 맡기도록 하죠.”

  김득신은 부유수 윤경준에게 일을 포로처리와 같이 중요한 일을 맡긴다는 것에 불만을 토로하려했으나 이 이상은 시간 낭비라 여기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전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수.”

  인사를 올리고 김득신이 나가자 방 안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정적 속에서 박경은 자신의 자리에 앉으며 자신이 처리해야하는 무수한 양의 일감에 씁쓸히 웃었다.

  “정말이지…….”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걱정과 부담을 느끼며 박경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 앞에 놓은 무수한 양의 서류 중 한 장을 집어 들어 펼쳤다. 최근 망가지거나 녹이 슬어버린 무기들을 새로 교체해야 하며 거기에 들어갈 추가예산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담담히 이런 서류들을 결재하거나 옆으로 치우면서 그는 자신의 딸인 박인하에 대해 떠올렸다.

  아직 15살에, 꽃 같이 귀엽고 아리따운, 지금 죽고 이 세상에 없는 아내를 닮아 빼어난 미모를 타고난 소녀.

  여전히 떠올리기만 해도 훈훈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어린 시절 참으로 맑고 순수한 미소를 보여준 소녀.

  그리고 어머니를 잃은 날, 참으로 가슴 아픈 그 날 누구보다도 펑펑 울며 슬퍼하던 소녀.

  그 소녀는 어느 순간 참으로 이상해졌다. 다른 이들에겐 영특하다 소리를 듣고, 어린 시절 아픈을 딛고 일어선 소녀라 부리는 박인하.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인 박경의 눈에는 이상해졌다는 말을 붙여도 이상치 않을 만큼 다른 성격,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앞에서 예의도 바르고, 그 나이대의 여자아이들처럼 천진난만에 제멋대로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고, 때때로 모든 걸 녹일 어리광과 애교도 부리는 딸이나 그 가슴 깊이 숨겨져 있는 본성에 있어선 섬뜩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변하였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버지인 박경은 잘 모른다. 어쩌면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인 자신이 무한한 애정을 받지 못해서인지 모른다. 아무리 재산이 풍족하고 주변에 모시는 하인들이 많아도 가족의 영역까지 갈 수 없는 한계가 분명히 있는 만큼, 그것이 박인하의 성격형성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변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박경이 해줄 수 있는 것도 떠오르는 건 아니다. 여태껏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 아비로서 이제와서 뭘 할 수 있겠는가. 그저 더 이상 삐뚤어지지 말라 빌 뿐이다.

  “그래도 오면 잔소리라도 해야겠군.”

 

  “그렇게 되는 것이지.”

  “뭐가 다짜고짜 그렇게 된다는 겁니까, 아씨?”

  장신의 여인이 어이없어하며 물었다.

  참고로 박인하를 비롯한 일행은 무수성의 성주인 조수량이 특별히 마련해준 방에서 쉬는 중이었다. 중경으로 돌아가야 하기는 하나 일단 이번에 잡은 포로들을 압송해가는 임무를 덩달아 함께 처리하기로 하여 잠시 대기하는 중이었다.

  “그런 게 있어. 나만의 방식이랄까? 현재 세상이 어찌 흘러가고, 앞으로 어찌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남만의 추론과 판단이 섞인 아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뭐라 하는지 전혀 알 도리도 없고, 이해도 되지 않는 말을 늘어놓지 마시죠.”

  장신의 여인의 지적에도 박인하는 재미있다는 듯 킥킥 웃을 뿐이었다.

  “참, 아가씨께선 만사가 재미있어서 좋겠습니다.”

  “어머, 다 그런 건 아니야. 나라고 해도 불쾌하거나 얼굴 찌푸릴 일 정도는 엄연히 존재한다고. 힘들어서 펑펑 울고 싶은 일도 말이야.”

  “전혀 상상이 안 되는군요.”

  “그보다 나래 별장님.”

  별장이라는 직책과 함께 불린 장신의 여인 나래는 박인하를 바라보았다.

  “압송은 언제 하면 되는 거야? 언제 중경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거야?”

  “아씨도 돌아가고 싶은 겁니까?”

  나래의 의문에 박인하는 너무 당연하다는 태도로 답했다.

  “당연하지. 나도 집에 가서 푹 쉬고 싶다고.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외출을 하고 있다보면 지친단 말이지.”

  “그런 아가씨를 옆에서 호종하는 저희는 더 지치는데요.”

  호위를 맡고 있는 청년의 말에 박인하는 짧게 웃으며 말했다.

  “곱게 자란 나랑 달리 너희는 전장에서 오래 굴러서 익숙하지 않아? 안 그래, 주랑 산원?”

  나래처럼 산원이라는 직책과 이름이 같이 불린, 호위를 맡고 있는 청년 주랑이 한숨을 쉬었다.

  “많이 굴렀다고 전장이 편한 건 아닙니다. 익숙할 뿐이지, 저희도 집이 더 좋거든요. 그런데 그보다 왜 저희를 이름과 직책을 함께 부르시는 겁니까, 아씨?”

  “음……, 그냥 이대로 묘사하는 것보다 이름과 직책을 언급하는 게 앞으로 더 편해서?”

  “그건 또 뭡니까? 도대체 누가 편한 건데요?”

  “글쎄? 누구일려나? 후후후, 이럴 때는 빨간 천으로 된 꽉 끼는 옷을 입고 열정적으로 떠드는 게 더욱 나으려나? 그게 더 어울리는 행동이지 않겠어?”

  “그게 누구인지는 모르나 잠깐 듣기만 해도 분명 미친 놈이 분명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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