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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2.잠룡물용(潛龍勿用) (6)
작성일 : 18-11-19 14:24     조회 : 70     추천 : 0     분량 : 4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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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보다 말이죠.”

  박인하와 주랑의 실없는 대화를 끊으며 나래가 말을 꺼냈다.

  “이제 앞으로 어찌 되는 걸까요?”

  “앞으로라니?”

  전혀 모르겠다는 박인하와 주랑의 태도에 한숨부터 내뱉고 난 뒤 나래가 말을 이었다.

  “우리야 이제 중경으로 저 포로들 데리고 가면 끝이긴 하지만 이 난세가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특히 저 반란군이 언제 다시 올지 알 수 없잖아요? 정신줄이 아직 잡고 있는 포로 놈들에게 듣자하니 이번에 잡은 저 조수란 놈은 반란군 안에서도 꽤나 높은 위치인 듯 하구요.”

  “하긴 법보를 사용하는 시점에서 그럴 것 같긴 했죠. 그런데 말이죠.”

  “뭔데?”

  “반란군이라는 표현은 좀 위험하지 않나요? 조정에선 도적 떼로 규정하는 마당에.”

  주랑의 지적대로 중앙조정에선 진만의 무리를 단순히 도적 떼로 규정하고 있었다. 나라가 태평한 마당에 반란군이 있다는 건 상당히 모순되는 일이며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증거로 보일 수 있다. 때문에 중앙조정에선 진만을 비롯한 각지에서의 민란과 반란을 단순 도적으로 치부하고 무시하던 중이었다.

  “그런 건 지금 중요한 일이 아니잖아.”

  “맞는 말이야, 주랑. 물론 밖에서 우리 정도 되는 사람들이 반란 운운하는 건 위험할지 모르나 실제로는 모두가 반란임은 인정하고 있는 형편이야. 중앙조정에서야 자신들의 권위를 위해 현실도피 하느라 그렇게 보지 않으려는 것뿐이지. 그렇지만 그건 중앙조정에서의 일이지 우리랑은 상관없잖아? 무엇보다 지금 이야기 맥락에서 중요한 일도 아니고 말이지.”

  박인하의 말에 주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그만뒀다. 계속 이야기 진행하라는 박인하의 손짓에 나래는 헛기침 좀 한 다음 말을 이어나갔다.

  “어흠, 어쨌거나 저 조수라는 녀석이 중요한 놈이고 놈은 법보를 사용했죠. 그 두 개가 모두 우리 손에 들어온 마당에 과연 진만이라는 반란군 수괴가 가만히 있을지 의문입니다. 법보란 건 지금 같은 난세에 정말 중요한 전략요소가 되고 있는 형편이고, 이를 다루는 사람도 그 수가 많지 않은 만큼 되찾으려 할 공산이 큽니다. 게다가 이미 들은 바에 따르면 조수가 이끌고 온 무리는 전체 무리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죠.”

  “결국 이를 되찾고자 올 가능성이 높다는 거네. 심지어 더욱 많은 양의 군사들을 이끌고 말이야.”

  “그럴 것입니다.”

  더욱 많은 대군이 무수성, 아니 중경으로 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들음에도 박인하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을 뿐이었다.

  이미 이럴 것이라 생각은 했던 나래인지라 특별히 지적치 않고 넘어갔다. 어차피 지적해봐야 더욱 골치 아픈 말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래봬도 진경후 박경의 명령에 따라 오랫동안 박인하를 돌봐온 입장으로서 그녀의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그녀였다.

  “결국 그게 걱정인거야?”

  “그것도 있지만 솔직히 지금 이 시대에 앞으로를 걱정치 않을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게다가 이번 싸움에 소모한 염초와 유황이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알긴 하지.”

  “만일 그 많은 양이 소모된 걸 적들이나 중앙조정에서 안 다면…….”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파지는 현실에 나래를 이마를 짚었다. 적들이 안다면 중경의 군사력에 손상이 갔다 여기고 쳐들어올 것이고, 중앙조정에서 안다면 그 귀한 염초와 유황을 함부로 낭비했다고 추궁에 들어갈 수도 있다. 물론 그러지 않을 수 있고, 대체할 무기도 있지만 충분히 일어나서 골치를 아프게 할 일들이기에 나래는 걱정이 커져갔다.

  “그건 그거 나름대로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진다는 의미로 해석해주지.”

  “아니, 그건 그런 식으로 해석할 게 아니……, 됐습니다.”

  어차피 말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여기며 한숨과 함께 고개를 가로 젓는 나래를 보며 박인하는가 말했다.

  “재미있다니까. 뭐, 이런 일이 얼마나 알려질까 하겠지만 반란군도 머리가 있다면 첩자를 통해 알아듣겠지. 물론, 그런 것들 아니어도 전력은 충분히 있어. 그래도 위험한 군수물자의 소모를 안다면 쳐들어오겠지. 중앙조정에서 귀한 걸 왜 썼냐고 추궁도 하겠지. 쓰라고 있는 걸 썼다고 꾸짖는 게 불합리한 일이긴 하지만. 후후후.”

  맞는 말이라며 맞장구를 치는 나래는 분명하게 보았다. 분명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박인하가 웃고 있다는 걸 말이다. 그건 분명 제3자 입장에서 짓는 웃음이 아니었다.

  “그로 인해 중경은 혼란에 빠진다? 맞아, 그럴 거야. 그렇담 여기서 우리는 반란군에 패해 쫓기거나 몰살? 혹은 중앙조정으로부터 큰 벌? 후후후, 거기까지는 너무 무리한 판단이지. 여기가 그렇게 허술한 곳은 아니지. 후후후후.”

  박인하의 웃음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다만 너무 크게 웃어 시끄러워지지 않게 억지로 웃음소리를 낮추고자 하고 있는 중이었다.

  “허나 혼란은 생긴다. 내부에서부터. 도대체 누구에게서? 그건 나도 몰라. 허나 분명한 건 재미있어진다는 거야. 내게 있어서 말이지. 내가 의도한대로 말이지. 후후후후후.”

  일련의 상황이 정말 재미있다는 태도와 거기서 비롯한 웃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우는 동안 나래는 침을 꿀꺽 삼키며 눈앞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마치 이 모든 상황을 의도했다는, 아니 실제로 다시 생각해보면 분명 의도한 게 분명한 소녀가 웃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는가. 그에 대한 대답이 짐작도 안 가는 동안 나래는 불길한 마음에 박인하에게서 눈을 땔 수 없었다. 주랑 역시 도대체 무엇을 꾸미는지 알 수 없는 이 소녀를 바라보며 불편해하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방문을 밖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바로 박인하의 시중을 드는 하인 중 하나였다. 하인은 무수성의 군관 하나를 대동하고 방 안에 들어섰다.

  “무슨 일이야?”

  “포로들 압송준비를 마치었다고 합니다, 아씨.”

  박인하의 물음에 하인이 답을 했다. 하인의 답에 이어 따라 들어온 군관이 기운 좋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성주이신 조 중랑장께서 아씨께 감사를 표하며 저로 하여금 중경까지 무사히 뫼시라 하였습니다.”

  “흐음, 그래요?”

  전혀 흥미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박인하였지만 군관은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성함을 물어도?”

  “예. 전 무수성에 배속된 군관인 별장 만수라고 합니다.”

  “알겠어요, 만수 별장. 그럼 가서 돌아갈 준비 부탁드립니다.”

  “존명!”

  기운 넘치는 대답과 함께 만수가 하인과 함께 방밖으로 나가자 박인하는 혀를 찼다.

  “쓸데없는.”

  “다른 사람들 있는데선 그러지 마십시오.”

  “안 그래. 그보다 참 거창한 거 하나 붙여주는군. 불필요한데 말이지. 뭐, 나름대로 잘 보이겠다는 심산인가? 그렇다면 이해는 해주지.”

  다시금 미소를 지으며 박인하가 말했다.

  “자, 이제 돌아가야지. 너무 오래 밖에 있다간 아버지께 꾸지람과 잔소리를 잔뜩 들을 테니 말이야.”

  “어차피 늦어서 잔소리는 확정이지 않을는지요.”

  담담한 주랑의 지적을 무시하며 박인하는 콧노래를 부르며 중경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나래와 주랑도 잠시 서로를 마주본 뒤에 박인하를 따라 중경으로 돌아갈 준비를 서둘렀다.

  얼마 뒤 박인하는 마차에 올라탔다. 만수가 이끄는 병사들과 나래가 따로 중경에서 데려온 호위병들은 박인하를 중심으로 배치되어 중경으로 갈 준비를 마쳤다. 물론 중경으로 압송해갈 조수 등의 포로들이 실린 마차도 일행의 후반에 배치되어 따라갈 준비를 마치었다.

  느긋하게 마차에 오른 박인하는 열심히 아첨을 섞어가며 자신의 공로를 박인하의 아버지이자 중경유수인 진경후 박경에게 전해달란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대강 응대한 뒤 마차에 설치된 커튼을 치며 말했다.

  “출발하죠.”

  “예. 출발하라!”

  나래의 구령에 맞춰 일행은 출발했다. 그들은 모두 중경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주변의 습격을 염려해 살피면서 중경으로 나아가는 동안 마차 안에서 편하게 앉아 있는 박인하는 소리죽여 웃고 있었다.

  “정말이지 요즘은 너무 재밌다니까. 물론 안 그런 것도 조금 있지만.”

  “아씨, 말소리 너무 크게 해서 괜히 이상한 소리 나오지 않게 해주십쇼.”

  마차의 말을 모는 입장인 주랑이 주의를 주자 박인하는 가볍게 웃어넘기며 사과했다.

  “미안.”

  “정말 미안한 건지…….”

  “후후후, 하지만 너무 기대된단 말이야. 이런 즐거움은 금경에 있었다면 결코 얻지 못했을 거야.”

  박인하는 잠시 어린 시절을 보낸 금경에서의 일을 추억했다. 어찌 보면 참으로 꿈과 같은 평화로웠던 시절이었다. 동시에 큰 슬픔과 깨달음을 얻었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 덕에 이런 즐거움을 알게 되어버렸고 말이지. 후후후후.”

  박인하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주랑은 귀찮아질 거 같다는 생각과 함께 한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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