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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2.잠룡물용(潛龍勿用) (4)
작성일 : 18-11-16 21:38     조회 : 76     추천 : 0     분량 : 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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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의 전투가 벌어지다 끝난 무수성 근방에서의 일은 중경으로도 전해졌다. 당연히 중경을 다스리는 중경유수이자 박인하의 아버지에 해당하는 진경후 박경의 귀에도 들어갔다.

  소중한 외동딸의 활약이 돋보인 전투의 경과를 들은 박경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머리를 짚으며 골치아파하는 중이었다.

  “따님이 세운 공로이거늘 어찌 기뻐하지 않으십니까?”

  박경의 보좌를 맡고 있는 김득신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다.

  “분명 그렇긴 하네만……. 하아~.”

  한숨까지 내쉬며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짓던 박경에게 김득신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너무 걱정치 마십시오. 15살이면 제 할 일은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닙니까.”

  “15살이면 아직 어리네.”

  “어려보이긴 해도 그렇다고 적은 건 아닙니다. 더군다나 유수의 따님은 참으로 지혜와 뛰어난 도술을 지닌 아이가 아닙니까. 비록 외견은 어린 소녀이나 그 역량은 참으로 뛰어나 사내장정 못지않으니 걱정치 마십시오. 실제로 그만한 공로를 세우고 있지 않으십니까.”

  “어린 소녀가 전장을 돌아다닌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르겠는가. 설령 재능이 뛰어나다고는 하나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게 전장일세.”

  박경의 지적에 김득신은 멋쩍어하면서도 박인하를 편드는 말을 계속 해주었다.

  “물론 위험한 건 사실입니다만, 그만큼 유수께서도 나름 신경을 쓰지 않으셨습니까. 호위를 맡긴 이들도 다들 한가닥하는 이들이고, 무수성의 성주인 조수량도 비굴하고 아첨을 많이 해서 문제이지 무능한 인물은 아니지 않습니까. 게다가 중경을 비롯한 이 일대의 병사들은 진경후의 관심과 관리를 통해 이 계림땅에서도 손꼽히는 강병(强兵)이 아닙니까. 이러한데 어찌 유수의 따님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겠습니까.”

  김득신의 걱정없다는 표정과 말에도 박경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시지 않았다.

  “신변의 문제도 분명 걱정이긴 하네만……, 아니네. 그만 하지.”

  여전히 근심을 거두지 못하는 박경의 태도에 의문을 가지는 김득신이나 이내 하나밖에 없는 딸에 대한 과한 걱정과 사랑이라 생각하며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괜히 남의 가정사에 끼어 들어봐야 득 될 일도 아니며, 무엇보다 아내를 잃은 뒤 홀로 딸을 돌본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 못할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 이번에 적들의 병력을 몰살시킴은 물론이고, 적장까지 생포하긴 했네만 여전히 반란을 일으킨 무리는 그 기세가 꺾이지 않았으니 참으로 걱정이군.”

  “반란이라……, 그렇긴 하지요.”

  박경이 쓴 ‘반란’이라는 단어에 김득신은 잠시 망설이긴 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박경은 이를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지금까지는 중경과 그 주변 지역의 병력만으로 충분히 상대를 해올 수 있었으나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지 걱정이야. 가장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고 있지 않으니.”

  “근본적인 해결책 말입니까?”

  “아……, 그래. 백성을 평안히 하고 대의(大義)를 진정으로 따르며 충신과 인재를 등용해 예우하여 간신과 탐관오리를 몰아내는 것 말이네만……. 이는 지금 말해봐야 소용없고, 그보다는 반란의 핵심무리를 토벌하는 것 말이네.”

  이 말에 김득신 역시 말은 꺼내지 않아도 동의를 하는 바였다. 허나 동시에 이러한 일이 실현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전자(前者)는 물론이고, 후자(後者)도 이뤄지긴 힘든 일이었다. 특히 지금의 조정으로선 더더욱 힘든 일임을 김득신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의 어린 여왕은 상서령인 창령공 박준에게 끝없는 신뢰를 보이며 모든 권한을 넘긴 상태였다. 심지어 어린 여왕이 박준에게 반하여 남녀관계를 맺고 있다는 소문이 될 정도로 모든 걸 박준에게 맡긴 상태이며, 그러한 신뢰를 기반으로 조정은 박준에 의해 장악된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박준은 지금 이 현실을 타개할 방도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주지 않는 상황이었다.

  “최근에 들어온 보고로는 중앙의 병력이 움직이긴 했다곤 하나 이곳으로 온다는 보장도 없네.”

  “허나 이곳 중경은 분명 나라의 세금이 많이 모이는 요충지가 아닙니까? 설마 이곳을 포기하기라도 하겠습니까.”

  김득신의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과연 그러할지 생각하며 박경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박경 역시 왕실종친인 만큼 같은 종친인 박준에 대해 모를 리 없었다. 아니, 잘 알았다. 박준이라는 인물이 역량이 나쁘진 않으나 스스로의 재산과 권력에 대한 욕심이 크고, 그의 재산에 해당하는 토지가 수도인 금경(金京) 근처에 존재함을 알고 있기에 도와준다는 보고에도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이러한 점을 박경의 보좌 역할인 판관직에 앉아 있는 김득신이 모를 리 없었다. 그럼에도 김득신이 지원군이 올 거란 생각을 하는 데에는 이곳 중경이 가지는 위치도 있었지만 정말 도와줬으면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거 왜 이리 분위기가 초상집 같습니까. 적병을 크게 무찌른 승전을 했으면서 말입니다.”

  지원군이 오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만든 무거운 분위기는 중경부유수 윤경준이 유수방의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흐려졌다. 윤경준은 무거워진 분위기를 깨려는 듯 밝고 우렁찬 목소리로 말을 꺼내며 들어왔다. 그의 곁에는 판관 조수문과 윤경준의 장남 윤필주가 따라 들어섰다.

  “부유수.”

  “허허허, 유수의 따님께서 세운 공로는 들었습니다. 감축드립니다.”

  “아, 고맙소.”

  윤경준의 칭찬을 내키지 않으면서 박경은 받아주었다.

  “참으로 훌륭하더군요. 15살의 어린 소녀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거 제 아들녀석도 분발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군요. 아니 그러하냐.”

  “그러하옵니다. 소자(小子), 분발하겠습니다.”

  윤필주는 호탕한 태도의 윤경준과 달리 무뚝뚝한 얼굴과 어조로 답했다.

  “그보다 진정 금경에서 지원군이 온다고 하옵니까?”

  윤경준의 물음에 박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하네. 상장군 진간이 이끄는 1만의 군사들이 출전하였다고 하더군.”

  “오호, 상장군 진간이라 하면 출신은 그리 좋은 건 아니나 그 무용과 참지정사 신참과의 인척관계로 출세한 인물 아닙니까. 듣자하니 상서령인 창령공과도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죠? 이거 기대할만 하군요.”

  껄껄 웃으며 기대한다는 말을 하는 윤경준이나 김득신의 귀에는 비아냥거리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비단 그것이 아니더라도 윤경준이라는 인물에 대해 김득신은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는 딱히 윤경준이 박인하를 칭찬한 것이 문제는 아니었다. 박인하에 대한 칭찬은 김득신도 하기 때문이었다. 김득신이 윤경준을 불편해하는 이유는 그의 평소 행동 때문이었다.

  중경부유수 윤경준은 본래 중경출신이며 대대로 중경에서 뿌리를 박아지낸 이 지역 유력가문 출신으로, 박경이 중경유수로 임명되기 전부터 중경에서 그 기세를 떨치던 인물이었다. 중경의 주요 직책에 자신의 측근이나 친족들을 앉히고, 이들을 거느리고 다니며 스스로의 힘을 과시하던 인물이었다. 마치 자신이 중경의 지배자인냥 행동하는 윤경준의 태도는 역시 조상대대로 중경지역에서 살아온 김득신에겐 아니꼬운 일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아니꼬운데 자신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중앙조정의 여러 신료들에게 몰래 뇌물을 바치는 주제에 중앙의 신료들을 무시하고 비꼬는 점에서 김득신에겐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비웃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윤경준에 대한 김득신의 생각은 어쨌건 윤경준은 분명 중경의 실질적인 지도자였다. 분명 중경유수는 박경이기는 하나 이제 부임한지 2년이 되어가는 박경이 윤경준을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박경은 윤경준의 말하는 태도가 맘에 들지 않더라도 그저 웃으며 대할 뿐이었다. 실제론 굳은 웃음이 나올 뿐이었지만 말이다.

  “그럼 유수, 저는 가보도록 하지요.”

  “벌써 말인가.”

  “중앙에 보내야할 세금을 확인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그 세금을 왜 당신이 확인하느냐, 중앙에 보낼 뇌물을 잘못 말한 게 아니냐고 속으로 투덜대는 김득신을 보지도 않고 윤경준은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대동하고 나가버렸다.

  “유수.”

  “됐네. 부유수가 특별히 불경한 행동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나라꼴이 이 모양인 마당에 저런 행동은 얌전한 편에 속한 법이네. 오히려 중경일대의 도적 떼를 토벌하고 반란을 잠재우는 여러 공로를 세우고 있지 않은가.”

  박경의 말에 뭐라 반박을 하고자 한 김득신이었지만 더 이상 하지 말라는 박경의 눈에 김득신은 말을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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