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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은혈록
작가 : 실라인
작품등록일 : 2017.12.14

비일상적인 일 없이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게 나의 작은 소망이다.
그래. 내 일상은 그 누구도 부수지 못 한다!
…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금액이었다.

어느 날. 평번하던 소년의 인생이 뒤바뀌어 버렸다.
세계의 그림자. 그 속에서 새로운 이레귤러가 된 소년은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싸운다.

 
18. 성지순례(4)
작성일 : 17-12-16 19:34     조회 : 47     추천 : 0     분량 : 5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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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맞아?”

 내 물음에 서민아는 스마트워치를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정상까지 얼마 남지 않은 산 중턱. 한 여름임에도 바람이 스치는 소리를 제외하면 곤충과 새의 지저귐 등 그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 으스스한 자연 동굴 앞. 이곳이 우리의 목적지다.

 동굴은 사람 두 셋이 한 번에 들어가도 충분할 정도의 넓이에, 언뜻 봐도 충분히 깊어보였다.

 삑삑.

 삑삑삑삑.

 삑삑삑삑삑삑.

 “뭐해?”

 동굴을 포함해 주변을 쭉 둘러보고 있는 내 귀를 거슬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 근원지는 말 할 것도 없이 서민아.

 서민아는 스마트워치를 계속 두드리며 내가 이상하다며 말했다.

 “상황실이랑 연결이 안 돼요. 다른 건 다 작동하는데.”

 “산이라 그런 거 아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좀 마요.”

 서민아가 날카롭게 쏘아댔지만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확실히 생각 없이 말해버렸네.

 성지 안팎을 이어주는 하이테크놀로지의 기기가 고작해야 민간 통신사를 경유할 리가 없다. 그리고 설령 민간통신사를 경유한다 치더라도, 그다지 깊은 산속도 아닌데 전파가 안 터질 리가 없다.

 “제 것만 고장 난 걸 수도 있으니까 한 번 줘보세요.”

 나는 서민아의 제안에 건틀릿 부분만 해제한 후 스마트워치를 손목에서 풀어 서민아에게 넘겨주었다.

 삑삑삑.

 “이것도 안 되네요.”

 “어쩔래. 돌아갈까?”

 스마트워치를 돌려받은 내가 건틀릿을 다시 해방하며 질문하자 서민아는 잠시 고민하더니 결론을 낸 듯 침착하게 말했다.

 “…아니요. 다른 기능은 정상작동하고 있고, 탐지 결과 성지에도 별 다른 이상이 없어요. 아마 상황실 쪽 통신문제 인거 같은데 임무에 지장은 없지 않을까요? 거기다 이대로 돌아가면 위마가 성지에서 뛰쳐나올지도 모르고요. 들어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흐음.”

 이쪽 분야는 한 달도 채 안 된 나 보다 서민아가 훨씬 더 잘 알고 있을 거다.

 서민아의 언니가 바로 그 서유진이기도 하니, 상황에 대비하는 방법의 가짓수도 나보다 많겠지.

 “그래. 믿습니다 서민아님.”

 “아 좀.”

 내 농담에 질겁하며 동굴 입구로 도망치는 서민아.

 역시 놀리는 맛이 있어.

 왠지 흐뭇해진 나는 서민아를 따라가 동굴 안을 대충 훑어보고 말했다.

 “뭐 튀어나오기 딱 좋게 생겼네.”

 “됐고, 갈게요.”

 내 감상평을 한 마디로 축약한 서민아가 목에 걸고 있던 은색 바탕에 붉은 테두리로 장식된 위장용 사원증이 담긴 아크릴 케이스를 열었다.그 속에서 사원증과 겹쳐있던 플레이트를 꺼낸 서민아는 플레이트 중앙에 살짝 튀어나온 버튼을 한 번 꾹 누르고 허공에 내던졌다.

 순례자 자격증을 겸하는 금속 플레이트는 적당한 거리를 날아가다 기묘한 소리와 함께 넷으로 나눠져 X자 모양으로 퍼져나갔다. 그 후 조각난 플레이트에서 희미한 빛의 고리가 나와 서로서로를 연결하기 시작했다.그 빛의 고리가 전부 연결 된 순간우리의 눈앞에는 신성한 기운이 감도는 반투명한 문이 완성 되었다.

 이것이 바로 성지와 세계를 잇는 문. 기회의 땅으로 갈 수 있는 다리. 세이크리드 게이트다.

 세이크리드 게이트를 처음 문서로 접했을 땐 대단하네. 정도의 감상평밖에 내지 못 했는데 실제로 보니 고작 그 정도로 표현 할 수 있는 장치가 아니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축복을 내려주는 것처럼 게이트는 아름답게 번쩍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절로 경외심이 들었다.

 ‘긴장 된다.’

 저 통로를 지나면 드디어 위마와 맞닥뜨릴 걸 생각하니 심장이 요동쳤다.

 물론 위마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까지는 아직도 거리가 제법 남아있다. 세이크리드 게이트는 인간만이 출입 가능하지만 은혈귀의 사례처럼 이 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위마가 존재할 수도 있기에 위마 출현 예상 지점과 어느 정도 떨어트려 열어놓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멀리 떨어져있지는 않다. 너무 멀면 그거대로 위험하다고 하니까. 지원 혹은 이탈 등이 어려워진다나 뭐라나.

 어찌 되었든 우리는 미리 주의 받은 대로 적정한 거리라 판단되는 동굴 입구에 세이크리드 게이트를 설치했다.

 서민아는 스마트워치를 조작해 사람막이 간이결계를 펼쳤다. 산 전부를 통제하고 있지만 만약을 위해서다.

 “됐다. 가죠.”

 그렇게 말한 서민아는 겁도 없이 게이트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아니, 들어가려 했다.

 서민아는 게이트 입구에 멈춰서 떨리는 손끝으로 안쪽을 가리키며 내게 말했다.

 “뭐해요. 앞장서요.”

 “…그래.”

 나는 먼저 발걸음을 때 세이크리드 게이트를 넘어 성지로 들어갔다. 말 그대로 투명한 문을 그냥 통과한 기분과 함께 나는 성지에 도착했다. 듣던 대로 성지는 현실과 딱히 다른 점을 찾지 못 했다. 전체적인 풍경도, 솔잎의 향도 모든 것이 같았다. 다만.

 ‘거슬리네.’

 성지와 현실은 다른 점이 세 가지 있는데, 그건 무언가가 망가지고 부서지더라도 일정 주기마다 원상복구 된다는 점과 곤충 이상의 인지능력을 가진 생명체가 복사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일정 주기마다 설명할 수 없는 괴상한 감각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성지에는 절지동물 이상의 인지능력을 가진 생명체는 복제 되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이미 도축된 고기나 과일 야채 등 영양소를 공급할 물자는 복제되어 있는 상태라는 뜻.

 그럼에도 사람이 성지에서 오래 버티지 못 하는 건 마지막에 언급한 그 이상한 감각 때문이다.

 성지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형용할 수 없는 신호가 약 한 시간 주기로 뇌리를 스친다. 이지인 누나의 말에 따르면 이 감각은 성지에 오래 머무를수록 더 강렬해지고, 계속 성지에 머물 경우 이 감각 때문에 사람이 미칠 수도 있다고 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그 감각의 강도가 리셋 되기에 협회는 적어도 성지에서 머문 시간의 20배 되는 휴식시간을 가지도록 권고하고 있을 정도다.

 ‘적응해야지 뭐.’

 별 수 있나.

 나는 체념하고 이제야 성지 안으로 들어온 서민아를 뒤로하며 동굴 안쪽으로 향했다.

 “안은 생각보다 깨끗한데?”

 딱히 습하지도 않고, 돌이나 바위 위에는 쓰레기는커녕 이끼조차 없었다.

 자연적인 동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깨끗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바닥이나 천장, 어느 구석에서도 이물질 따위를 발견하지 못했다. 성지가 현실을 반영하는 만큼 실제 동굴도 이만큼 깨끗하다는 뜻.

 사전 조사를 했다더니 청소를 해놓은 거 아냐?

 의문을 품는 내게 서민아는 말했다.

 “재수 없는 소리 좀 하지 마요.”

 뭔 소리래?

 나는 뜬금없는 서민아의 투덜거림을 가볍게 무시하고 동굴 안으로 거침없이 쑥쑥 들어갔다. 협소해질 줄 알았던 내 예상과는 다르게 동굴은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조금씩 넓어졌다.

 “좋긴 한데 관광명소로 쓰이긴 좀 부족하겠네.”

 동굴 안은 밋밋했다.

 깨끗하기만 하지, 이상한 모양의 벽화도 없고, 신기하게 생긴 조각상 따위도, 하다못해 단층의 흔적도 없이 그저 돌과 돌. 그리고 돌뿐이다.

 그렇게 넓어져가기만 하는 지루한 동굴을 안을 얼마나 걸었을까. 드디어 우리는 목적지에 도달했고 목표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이제 서민아가 은장도를 해방하고 나는 전위에 서서 목표와 마주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임무는 요호의 포획 혹은 사살. 당연한 말이지만 포획 쪽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게 자명하다.

 서민아의 말에 의하면 새로운 은장도는 살상력이 높은 편이라 하니, 결국 내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단다.

 ‘그 정도의 고생은 감안하고 있어.’

 나는 각오를 다졌다.

 앞으로 우리를 평가하게 될 단초가 될 최초의 실전이 이제 시작된다!

 우적우적. 으득으드득.

 물론, 그 목표가 누군가에게 먹히고 있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뭐예요 저건?”

 “네가 모르는데 내가 알까.”

 우리의 목표였던 금색 요호는 지금 가시도마뱀처럼 생긴 괴생명체에게 뜯어 먹히고 있었다.

 오효의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살점과 피가 이리저리 비산했다.

 흰색의 가시도마뱀은 요호를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 듯 이리저리 휘두르다 벽에 처박았다.

 깔끔하던 벽과 바닥이 검붉은 빛으로 덧칠되었다. 뿌직하는 소리와 함께 요호의 내장과 두 눈알이 튀어 땅에 떨어졌다.

 가득이나 몸체가 너덜너걸 거렸는데, 방금 전의 충격으로 완전히 찢어져버렸다.

 “으엑!”

 서민아가 그로테스크한 광경에 질겁하며 뒤로 물러섰지만 그 탓에 가시도마뱀이 우리를 발견하고 말았다.

 똑바로 마주한 가시 도마뱀은 어깨 높이 약 1.5M. 머리부터 꼬리까지의 치수는 약 6M 정도 되어보였다.

 웬만한 중형차만한 크기의 괴수는 우리를 향해 사람 하나 통째로 삼킬 수 있을 만큼 입을 크게 벌리고 돌진해왔다.

 크에에에에엑!

 달리는 폼은 우스꽝스러웠으나 그 속도만큼은 비웃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야! 넌 피해! 그리고 본부에 연락하고!”

 나는 서민아의 앞쪽을 가로막으며 외쳤다.

 “그쪽은요?!”

 “막아야지!”

 저게 뭔지는 몰라도, 우리가 목표로 했던 요호를 제압하고 있던 존재다.

 더군다나 지금 나는 갑옷을 입고 있다. 즉, 온 몸에 파사의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다는 뜻.

 그런데도 개의치 않다는 듯이 돌격해오는 건 저 녀석이 적어도 상급 위마에 준하는 존재라는 의미다.

 물론 은혈귀를 제외한 위마의 등급은 파사의 힘에 대한 내성 정도를 뜻하는 것이기에 높은 등급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이 위마 본신의 강함과 직결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느 정도 비례하는 건 사실이기에 나는 최악을 가정해 내 눈 앞에 있는 녀석은 등급에 맞는 힘을 가진 녀석이라고 상정했다.

 너무 뜬금없는 등장이기에 이것도 사실 깜짝 테스트의 일환이 아닐까도 고려해봤지만, 지금까지 지켜본바 협회는 그런 쓸데없는 일을 벌일 단체가 아니다.

 그러므로 이건 예기치 못 한 비상상태로 보는 것이 맞고, 쓰러트린다가 아니라 시간을 끌며 지원을 부르는 게 옳다.

 나는 각오를 다졌다.

 “덤벼!”

 호기롭게 외친 나는 가시도마뱀이 그대로 돌진하면 입천장 안쪽 박아버릴 생각으로 레이크를 뽑아들었다.

 “크윽!”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레이크는 놈의 입천장을 뚫지 못했다.

 가시도마뱀이 순간적으로 입을 닫아 그 녀석의 커다란 이빨과 부딪혔기 때문이다.

 손끝이 저려왔다.

 이왕 충격을 흡수하는 거 전량 흡수할 것이지 왜 굳이 일정량을 남기는 걸까.

 ‘욕심도 없는 갑옷 같으니.’

 나는 투덜거리며 두 발짝 물러선 뒤 아직도 우물쭈물 거리는 서민아에게 외쳤다.

 “뭐해! 가라니까!”

 서민아는 스마트워치를 몇 번 조작하더니 울상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아직도 연락이 안 돼요!”

 성지 안에서도 통신 가능한 장비지만 외부에서도 정상적이지 않았던 기계가 성지 안에 들어왔다고 멀쩡히 작동 될 리는 만무했다.

 “나가서 직접 지원팀한테 전해!”

 쿵!

 나는 가시도마뱀이 몸을 비틀어 꼬리를 후려치자 그것을 잡아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서민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더니, 돌연 은장도를 해방했다.

 “아니야! 나도 이제 순례자인 걸!”

 끙.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회피라는 선택지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설마 교전을 고를 줄이야.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모르겠지만, 어쩔 수 있나. 이미 선택해 버린 결과다. 지금 설득에 돌입해봤자 괜히 분란이 생기기만 할뿐이다.

 나는 가시도마뱀의 꼬리를 잡고 괴력을 발휘해 동굴 구석으로 날려 버린 뒤 간략한 작전을 짜기 위해 서민아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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