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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은혈록
작가 : 실라인
작품등록일 : 2017.12.14

비일상적인 일 없이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게 나의 작은 소망이다.
그래. 내 일상은 그 누구도 부수지 못 한다!
…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금액이었다.

어느 날. 평번하던 소년의 인생이 뒤바뀌어 버렸다.
세계의 그림자. 그 속에서 새로운 이레귤러가 된 소년은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싸운다.

 
14. 서유진(3)
작성일 : 17-12-16 01:33     조회 : 23     추천 : 0     분량 : 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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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잉!

 금속이 갈라지는 소리가 나며 내 오른손에서 레이크가 뻗어나갔다.

 물론 목이나 심장 같은 급소를 향하지는 않았다.

 어깨.

 나는 서유진의 어깨를 노렸다.

 아무래도 장병기를 사용하는 이상 한쪽 팔만 못 써도 위력이 확 경감 될 테니까.

 소심한 공격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옛날 같았으면 사람한테 칼날을 들이미는 걸 상상도 할 수 없었을 테니 장족의 발전이라고 칭찬해줬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용기 가득 담긴 내 회심의 일격은 서유진의 한 마디에 무산되어 버렸다.

 “버스트.”

 순간적으로 신체능력을 폭발시킨 서유진이 몸을 가볍게 돌리는 것으로 레이크를 피해버린 것이다.

 ‘저 개사기 기술 진짜.’

 버스트란 자신의 몸 안에 있는 은혈이 가진 에너지를 은장도가 아닌 신체에 직접 공급해 강화하는 것이라 한다.

 은장도를 걸치지 않기에 은혈의 사용 효율만 보자면 가히 최악을 달리고,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도 높지만 기본적인 은장도로 인한 신체강화에 은혈의 신체강화를 중첩시킬 수가 있기에 긴급 상황 시, 혹은 단기결전을 요할 때 사용 하는 비기라지.

 ‘진짜 어쩌지.’

 내가 가지고 있던 패는 전부 사용했다.

 반면에 저쪽은 지금까지 공개한 패만으로도 내 전력을 웃돌고 있다.

 ‘블러핑 한 번 쳐볼까? 근데 그게 통하려나.’

 그렇게 전투에 집중하고 있는 나와는 다르게 서유진은 다른 곳에 주의를 기울였다.

 “…레이크를 왜 네가 가지고 있어?”

 “…….”

 뺏었다고 곧이곧대로 답할 수 없던 나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걸 서유진은 다른 의미로 받아드렸는지 눈썹을 한 번 꿈틀거리더니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말하기 싫다면 말 할 기분이 들 때까지 때려눕혀주겠어.”

 그와 동시에 다시 한 번 내 발목을 향해 쇄도하는 할버드.

 번쩍이는 칼날. 맞으면 아까처럼 쓰러질 것이 명확했기에 나는 피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버스트로 강화된 속력을 가진 할버드를 피한다는 건 상당히 난해한 문제였다.

 어디로 피해야 할지 해결하지 못 하고 있는 그 와중에도 내 발목으로 다가오는 할버드의 날에 난 본능적으로 점프를 뛸 수밖에 없었다.

 “어설퍼.”

 서유진은 그렇게 말하며 할버드를 양손으로 잡고 공중에 떠 있는 나를 향해 과거 중세 기사들처럼 차징 하듯이 강하게 찔러 들어왔다.

 쾅!

 발 디딜 곳 하나 없던 나는 당연히 그것을 피할 수 없었고, 버스트에 능력까지 가미된 할버드를 이용해 차징한 서유진은 나를 굴렁쇠처럼 데굴데굴 굴려 트레이닝룸 구석에 처박아 버리는데 성공했다.

 ‘아파!’

 이놈의 고통은 도대체 왜 남는 거야!

 인식한 순간 고통은 사라졌지만, 그 잔향은 나를 주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끙.’

 그렇다고 계속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기에 나는 다시 몸을 일으키고 괜히 레이크를 휙휙 휘둘렀다.

 진짜 쓰기 불편하네.

 프로x스 애들은 이런 걸 어떻게 쓰는 거지?

 나는 모 게임의 유명한 외계 종족을 떠올리며 투덜거렸다.

 “…하.”

 서유진은 그런 날 보며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짓더니 할버드를 거꾸로 들더니 땅에 꽂았다.

 “그래 어디, 이것도 버텨 봐.”

 그 말과 함께 버스트로 인해 넘실거리는 붉은 기운들이 서유진의 할버드로 모이기 시작했다.

 달아오르듯이 빨갛게 변하는 할버드의 날과 그 주위를 바람처럼 휘감는 붉은 기운들.

 “막을 거라면 지금밖에 없어.”

 “할 수 있는 만큼 해봐. 그래야 뒷말이 안 나오니까.”

 서유진의 경고에 본부장님은 그럴 생각 없다는 듯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아니. 좀 말려주면 안 되나.

 아무리 내 갑옷이 일정 이상의 데미지를 흡수 소멸 시킨다곤 하나, 저 무지막지해 보이는 공격을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한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잘못되면 어쩌려고 이렇게 막나가는 건지.

 “후우.”

 결국 믿을 건 내 갑옷뿐인가.

 나는 심호흡을 하며 서유진의 할버드를 쳐다보았다.

 할버드는 태풍처럼 거세게 휘몰아치는 기운을 전부 머금더니 이젠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다.

 의외로 오래 걸리네.

 그냥 경계하지 말고 바로 달려들면 좋았을 걸.

 서유진은 후회해도 늦었다는 얼굴로 내가 안 들릴 정도로 작게 뭐라 말하더니 할버드를 치켜들고 그대로 나를 향해 내리쳤다.

 쾅!

 지축이 흔들린다. 건물이 무너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천장에서 잔해와 먼지가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서유진의 할버드로부터 태양처럼 생긴 높은 밀도의 에너지 덩어리가 나타나더니 내 쪽을 향해 벼락처럼 엄습했다.

 나는 피하려 했으나 상황은 여의치가 않았다. 속도도 속도지만 딱히 피할 장소도 없다.

 머릿속으로 판단을 내린 나는 레이크를 해제했다. 저 에너지 덩어리는 레이크로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갑옷은 은혈만 충분하다면 복구할 수 있지만, 레이크는 복구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불확실하니까 도박을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레이크를 수납한 나는 곧바로 난 주먹을 뻗었다.

 힘이 가장 잘 전달 되게 발을 디디고, 허리를 비틀고, 어깨를 내밀면서.

 무술의 가장 기본인 정권을 내질렀다.

 사실 이건 순간적인 짜증이 빚어낸 과실에 지나지 않았다.

 잠자코 당하고만 있는 내 자신이 한심해서, 가만히 있던 내게 시비를 건 서유진의 행실에 부아가 치밀어서 뭐라도 해보려는 작은 발버둥에 지나지 않았다.

 쿠궁!

 주먹과 에너지 덩어리가 부딪히며 큰 폭발음을 만들어냈다. 에너지 덩어리는 내 손을 집어삼킬 기세로 밀고 들어오고 있다.

 그 압력에 금방이라도 손이 찌그러질 것만 같았지만 갑옷이 그 충격을 버텨내고 있다.

 나는 갑옷이 충당되는 속도가 행여 조금이라도 느려질까 심장부근에 있는 은혈을 내 주먹을 향해 양동이로 퍼붓듯이 쏟아 넣었다.

 “흐아아압!”

 그렇게 억지로 버텨내고 있자니 에너지 덩어리의 기세가 주춤거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난 기합을 토해내면서 에너지 덩어리에 막혀있던 주먹을 마저 휘둘렀다.

 콰앙!

 좋아! 튕겨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른 나는 승리했다는 성취감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에너지 덩어리는 내가 휘두른 주먹에 나가떨어져 옆에 있던 벽에 부딪히더니 벽과 함께 소멸했다.

 분명 기세가 한풀 꺾여있었는데도 복잡한 합금으로 만들어졌다는 트레이닝룸의 벽을 가루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저런 걸 나한테 내던졌다고?

 “…후우.”

 나는 자세를 바로 잡으며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긴 한숨을 내쉬었다.

 “잘했어! 이야. 조마조마 했는데. 그걸 버텨낼 줄이야.”

 언제 해방한 건지 자신의 은장도를 어깨에 두른 본부장님이 내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어때. 더 할래?”

 “…됐어.”

 본부장님의 말에 서유진이 더 이상 싸울 의사가 없다는 듯 은장도를 해제하며 고개를 저었다.

 “잘 생각했어. 너랑 쟤는 극상성이거든. 괜히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잖아?”

 “장난쳐? 내가 진심으로 하면….”

 “예예. 그러시겠죠.”

 놀리듯이 말하는 본부장님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서유진.

 부글부글 끓고 있겠지. 꼴좋다.

 “…마지막으로 묻겠어. 쟤 뭐야?”

 “전력이지.”

 “신입이요.”

 서유진을 향해 나와 본부장님이 동시에 말하자 불만이 많은 표정으로 우리 둘을 쏘아봤지만 이내 됐다는 얼굴이 되었다.

 “자. 조금 이따 말해줄 테니 그렇게 토라지지 말고. 일단 나가자. 너도.”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며 트레이닝룸을 나서는 본부장님을 향해 서유진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안 삐졌어.”

 “그래 그래.”

 본부장님에게 서유진이 다시 무언가 말을 하려는 순간, 트레이닝룸 안으로 이지인 누나가 다급히 달려왔다.

 “이게 무슨 소란이에요?!”

 그렇게 말한 이지인 누나는 참담하게 변한 트레이닝룸을 보더니 방금 전까지 달려와 가빠진 숨을 몰아쉬는 것도 잊은 채 완전히 경직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들을 향해 조용히 물었다.

 “…누가 이렇게 부셨어요.”

 “쟤가 하라 그랬어.”

 서유진은 재빠르게 본부장님을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아냐. 이렇게까지 하라곤 안 했어.”

 본부장님은 당황했는지 손을 저으며 변명했다.

 “…누가 그랬어요?”

 신뢰성이 없는 모습들.

 이지인 누나는 둘을 추궁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지 내 쪽 바라보며 물었다.

 나는 고민에 휩싸였다.

 여기서 누굴 지목해야 하는 거지? 어떤 사람을 원흉으로 만들어야 나에게 피해가 덜 오게 되는 거지?…는 무슨.

 “저 사람이요.”

 망설임 없이 범인으로 서유진을 지목하는 나.

 본부장님은 조용히 엄지를 치켜세웠다.

 끄덕끄덕.

 승리의 축배를 같이 음미하는 우리는 서유진을 추궁하는 이지인 누나를 즐겁게 바라봤다.

 “…서유진양. 변론은?”

 “…없어.”

 “트레이닝 룸 수리비는 이번 달 월급 일부를 삭감해 충당하도록 하겠어요.”

 “…….”

 서유진은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나를 노려봤다.

 뭐 어쩌라고. 사실이잖아?

 나는 으쓱거리며 그러한 의미가 담긴 제스처를 취했다.

 “본부장님도 관리감독 소홀인거 아시죠?”

 “아 그럼. 물론 반성하고 있어.”

 “그 말만 벌써 몇 번째인 줄 아세요?”

 깐죽대면서 말하는 본부장님을 흘겨보며 이지인 누나.

 그 시선이 부담되는지 본부장님은 화제를 돌렸다.

 “자자. 그건 나중에. 일단은 정리하자고. 유진아 어때. 쓸 만하지? 저 녀석의 관한 내용은 보고 올릴 때 알려줄 테니 꼭 와라? 저번처럼 그냥 보고서 하나 달랑 내고 돌아가지 말고.”

 “칫….”

 본부장님은 정곡을 찔렸는지 혀를 차는 서유진을 뒤로하고 내게 사과하며 말했다.

 “이 녀석이 갑자기 돌아와서 바쁘게 생겼네. 미안한데 오늘은 이만 돌아가도 돼.”

 “네. 그럼 내일 뵐게요.”

 본부장님은 미안하다지만, 나는 그 말에 반색하며 인사했다.

 미리 물색해놨던 백화점 상품권 판매처에 다녀와야지.

 나는 예상치 못한 조퇴에 기뻐하며 오늘 오후 계획을 새롭게 다시 짜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본부장님과 이지인 누나가 서로를 향해 뭐라뭐라 떠들며 트레이닝룸을 나서는 것을 확인한 서유진이 나를 돌아보며 냉기를 풀풀 흘리며 말했다.

 “두고 봐.”

 유명한 말이 있지.

 두고 보자는 사람 무섭지 않다고.

 협박을 한 귀로 흘리며 유유자적한 걸음걸이로 트레이닝룸을 나서는 내게 서유진이 소름끼칠 정도로 스산하게 이어 말했다.

 ”하필이면 우리 팀에 들어오게 된 걸 죽을 정도로 후회하길 바랄게.”

 ‘…어. 잠깐. 이거 설마 망한 건가.’

 지금 생각해보니, 서유진은 앞으로 내 직속상관이 될 몸이시다.

 의도치 않았지만 그런 사람, 아니. 그런 분한테 초면부터 빅엿을 선사해버렸네?

 어? 망했네?

 나는 긴장으로 마른 목을 침으로 적신 뒤 서유진을 향해 슬며시 변명했다.

 “악의는 없었어요.”

 “하.”

 되도 않는 소리 하고 있네.

 서유진은 그런 의미가 담긴 코웃음을 치며 트레이닝룸을 떠났다.

 “후.”

 조울증 걸리겠네.

 기뻐한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내 직상생활에 암운이 껴버렸다는 걸 느낀 나는 어깨를 축 늘어트리며 연구소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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