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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신이 죽은 세계: 엔드게임
작가 : 제비비
작품등록일 : 2017.12.3

이능력을 지닌 인간들의 세계. 어느 날, 신이 나타나 말한다.

"너희들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나를 위해 싸우고, 죽어라."

 
신이 죽은 세계2
작성일 : 17-12-03 20:28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4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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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조각이란 신에게 받은 힘, 즉 능력이다. 힌트는 인간을 죽일수록 강해진다는 뜻이었다.

 힌트는 희망인 동시에 분란의 씨앗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사람들은 대놓고 살육전을 벌이지는 않았다. 두려움, 죄악감, 타인의 시선, A.A의 강력한 규제 등의 이유 때문이었다.

 치안이 나쁜 국가에서는 끔찍한 학살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기도 했지만 악마의 개입으로 진압됐다. 그리고 악마는 어렵게 만든 게임이 재미없어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스테이지 밖에서의 살인을 규제하는 규칙을 뒤늦게 추가했다. 연하가 멀쩡히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건 그 덕분이었다.

 

 “시끄러. 말도 없이 잠수탄 놈한테 설교 듣고 싶진 않아.”

 

 마침내 연하가 입을 열었다.

 

 “하하. 미안, 미안. 그동안 좀 바빴거든.”

 “게임에 참여했어?”

 

 연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돌려 말하는 성격이 아닐뿐더러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욱은 별일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뭐, 그렇게 됐어.”

 “열흘씩이나?”

 “어쩌다보니.”

 

 연하는 인상을 팍 쓰더니 재욱을 두고 가버렸다.

 

 “야야, 어디 가!”

 

 재욱이 급하게 팔을 뻗었지만 연하는 그걸 뿌리치고 계속 갔다. 재욱은 성큼 달려와 앞을 가로막았다. 연하는 빈틈을 비집고 나가려고 하다가 양어깨를 붙잡혔다. 뿌리치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힘이 뭐 이리 센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연하는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놔. 난 거짓말 하는 놈하곤 대화 안 해.”

 “거짓말이라니 대체 무슨...”

 “수수께끼의 제이. 그거 너잖아.”

 

 재욱은 놀란 토끼 눈이 됐다.

 역시나... 연하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쉬었다.

 

 “너, 너 그걸 어떻게...”

 

 그 순간 짐작은 확신이 됐다. 머리가 아팠다. 연하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수수께끼의 제이. 위험에 처하면 나타나서 구해준다고 하는 수수께끼의 남자. 인터넷에서 한창 이유가 되고 있는 인물이자 베일에 싸인 영웅이 눈앞에 있다. 연하의 입장에서는 천불이 났다.

 죽어가는 세상에는 영웅이 필요하다. 연하 역시 동감하지만 자신의 친구가 영웅이 되는 건 원치 않았다. 영웅이라는 칭호에는 위험이 따라붙기 마련이니까.

 악마는 스테이지 밖에서의 살인을 규제하는 규칙을 추가했다. 그런데 왜 금지가 아닌 규제라는 단어를 사용했을까?

 어느 정도는 눈감아주겠다. 이 뜻을 눈치 채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일부분의 사람들은 밤이 되면 신의 조각을 노리는 사냥꾼으로 변했다. 그들은 무리를 지어 사냥하고 자신들보다 약한 상대를 노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이에나라고 불렀다. 하이에나들이 활동하는 시간이면 A.A(Anti-Ability)도 없었다.

 재욱은 그런 하이에나들에게 혼자서 맞서고 있었다. 단명하기 위한 최단 코스를 밟고 있는 셈이다.

 

 “파란색 츄리닝을 입고 제이라는 가명을 쓸 만한 놈이 이 근방에 너 말고 더 있냐?”

 

 재욱은 손을 어깨에서 떼면서 실소를 뱉었다. 언젠간 얘기하려고 했지만 이미 알고 있을 줄이야.

 

 “하여간, 파송송 눈치 빠른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

 

 연하는 욕이 튀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틀어막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건가?

 몇 차례나 사냥을 훼방 놓았으니 하이에나들은 분명 재욱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미 움직이고 있을 수도 있다. 언제 보복하러 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짓 당장 집어치워. 그건 네가 할 만한 일이 아니야.”

 

 연하는 검지를 세워 보이며 다그쳤다. 권유가 아닌 명령이었다. 재욱은 영웅의 그릇이 아니다. 태권도로 몸이 단련돼있지만 그게 다다. 불을 쏘아내지도, 바람을 부리지도 못한다. 평범한 C급 능력자였다.

 재욱은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라는 대로 할 생각도 없었다.

 

 “미안, 연하야. 아무리 너라도 이것만큼은 양보 못해.”

 

 재욱은 한껏 진지해진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야. 이왕이면 내가 하고 싶어. 너도 알잖아. 어렸을 적 내 꿈이 정의의 사도였던 거. 구해준 사람한테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꿈을 이룬 것 같아. 누군가를 구하다 죽는다면 난 여한이 없어.”

 

 꿈 따위 알 게 뭐야! 너까지 죽어버리면 난 어쩌라고!

 이기적인 외침은 가슴 속에서만 맴돌았다. 마음이 투영된 진지한 미소를 보고 있자니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연하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저 철없는 놈이 이토록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무슨 말을 꺼내기가 난감했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놈이랑 엮이게 된 거지.”

 

 연하는 고개를 쳐들고 고민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재욱을 말리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였다. 그의 고집은 절대로 꺾이지 않을 것 같았다. 설령 여기서 고집을 꺾는다고 하더라도 밤이 되면 사람을 구하고 다닐 게 뻔했다.

 결국 연하는 현실과 타협했다.

 

 “내가 졌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재욱의 얼굴이 밝아졌다. 장인장모로부터 결혼이라도 승낙 받은 것 같았다.

 

 “단, 이거 하나는 약속해라.”

 

 한 가지? 표정으로 재욱이 물었다. 연하가 대답했다.

 

 “영웅놀이 할 땐 반드시 날 동행해.”

 

 재욱은 어안이 벙벙했다. 방금 말이 연하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로봇 같은 사람. 그게 연하다. 머리는 좋지만 수지타산부터 따지고 배려할 줄을 몰라서 사람들과 마찰을 자주 빚었다.

 그런 연하가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할애한다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나 감동 먹어도 되냐? 천하의 송연하가 나 같이 미천한 놈을 위해 희생하다니. 흐흑.”

 

 재욱이 울상을 지으며 눈물을 훔치는 시늉을 했다. 못 본 사이 철이 좀 들었나 싶었는데 착각에 불과했다. 연하는 인상을 찌푸리며 오버하지 말라고 쏘아붙였지만 한편으로는 안심했다. 엔드게임이 나쁜 영향을 끼치진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여전히 극성맞을 걸 보니 괜찮은 모양이었다.

 

 “이건 대사건이다. SNS에 올려야지.”

 

 재욱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꼼지락거렸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곰 같은 손으로 패드를 터치하는 모습이 어설프기 그지없지만 그에게는 일상이었다. 그래서 연하도 가만히 내버려뒀다. 그러다 문득 불안해져서 물었다.

 

 “혹시 SNS에 네가 제이라고 떠들어놨다거나 하진 않았지?”

 “에이, 그럴 리 없잖아. 나도 사리분별은 할 줄 안다고.”

 

 재욱은 대답과 함께 스마트폰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출항을 알리는 선장처럼 호탕하게 말했다.

 

 “자아! 이제 출발하자!”

 “어디 가는데?”

 “당연히 세상을 구하러 가야지.”

 “지금?”

 “오면서 수상한 무리가 어슬렁거리는 곳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 그런 델 내버려둘 순 없잖아. 자아, 가자 가자.”

 

 뒤로 온 재욱이 등을 떠밀었다. 연하는 버티려고 했지만 노력과 상관없이 앞으로 갔다.

 

 “자, 잠깐만. 난 아직 준비가...”

 

 골목에서 흡연하는 불량학생들을 혼내러 가는 게 아니다. 상대는 인간을 노리는 사냥꾼이다. 메고 있는 회색 백팩을 휘두르는 정도론 물러서지 않는다. 몸을 지키려면 스턴 건 정도는 필수였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다 때려눕힐 거니까 넌 옆에서 구경하면 돼.”

 

 재욱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흘린 땀이 있기에 비칠 수 있는 자신감이었다. 분명 재욱은 강하다. 연하도 알고 있다. 동행하기로 한 것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연하는 버티기를 포기했다. 저항하는 힘이 약해지자 재욱은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럼 갈까? 로빈?”

 

 눈을 한 번 마주치고는 앞으로 튀어나갔다. 연하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신나서 앞서가는 재욱의 뒤를 따랐다.

 

 “누가 로빈이야.”

 

 ※

 

 도착한 곳은 일명 예술의 거리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활력이 넘치던 거리였는데, 그 활력이 현재까지 간직되고 있지는 못했다. 활력은커녕 아예 숨이 끊어진 것처럼 보였다.

 

 “썰렁하네.”

 

 연하가 말했다. 엔드게임이 시작되면서 사회는 병이 들었다. 외출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가게들은 문을 닫았다. 하지만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엔드게임이 시작된 것은 불과 한 달 전. 사회가 감염된 병은 초기단계였다. 예전처럼은 아니더라도 낮에는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돌아다녔다.

 그런데 예술의 거리는 아니었다. 마치 여기만 병균이 집약돼서 괴사가 진행된 것만 같았다. 재욱은 연하의 말에 공감했다.

 

 “그러게. 수상한 사람들이 여기 일대를 통제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철수했나보지. 슬슬 해질 시간이잖아.”

 

 수상한 사람들. 정체는 알 수 없지만 그들에게도 밤은 위험하다. 밤은 하이에나들의 사냥터이자 전쟁터다. 아침부터 판을 벌였으니 여기저기서 냄새를 맡았을 터. 표적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 더 늦기 전에 철수하는 게 맞았다.

 둘은 안으로 더 들어가 봤다. 여전히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연하는 걸음을 멈췄다.

 

 “돌아가자. 철수했나봐.”

 

 연하는 한 시라도 빨리 여길 벗어나고 싶었다. 조금 있으면 여기는 냄새를 맡고 온 하이에나들이 세력싸움을 벌이는 장소가 된다. 그렇게 되기 전에 빠져야 불똥을 피할 수 있었다.

 재욱은 한 발짝 앞에 우뚝 서있을 뿐, 대꾸하지 않았다. 연하는 옆으로 가서 다시 말했다.

 

 “못 들었어? 돌아가자...”

 “잠깐.”

 

 재욱은 손바닥을 보이더니 심각한 얼굴을 했다. 연하의 표정이 덩달아 심각해졌다.

 적인가? 연하는 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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