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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신이 죽은 세계: 엔드게임
작가 : 제비비
작품등록일 : 2017.12.3

이능력을 지닌 인간들의 세계. 어느 날, 신이 나타나 말한다.

"너희들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나를 위해 싸우고, 죽어라."

 
엘리트어태커3
작성일 : 17-12-17 20:13     조회 : 271     추천 : 0     분량 : 4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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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나의원은 이겼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승리를 확실시하기 위해 못을 박았다.

 

 "내 말 한마디면 수색중인 인력이 전부 철수할 텐데 괜찮겠냐는 말일세."

 

 며칠 전 지방에 사는 견우의 부모님이 실종됐다. 그래서 수색을 요청했는데 나의원이 승인 받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그게 대가를 바라는 호의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알고 받았기 때문에 그를 져버리기 어려웠다. 그런데 저쪽에서 연결고리를 끊어주겠다고 말한다. 견우의 입장에서는 고마울 따름이었다.

 

 "미련한 짓이라는 것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이만큼 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어깨너머로 말을 건네고 걸음을 옮겼다. 나의원은 고개를 떨구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사실 나의원은 견우에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 그는 다른 대원에게 눈을 돌리면 그만이다. 다만 조금 불안할 뿐이다. 다른 대원은 견우만큼 강하진 않을 테니까. 나의원은 그저 최고의 대우를 하지 않는 점이, 자신의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 화가 났다.

 

 "내 경고하지! 여기서 한 발짝이라도 나갔다간 평생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게 해주겠네!"

 

 견우는 반응하지 않았다. 나의원의 분노는 최고조에 달했다.

 

 "대가리가 어떻게 된 거야! 난 이 나라를 지탱하는 기둥이야! 어디 동생 따위와 저울질 하는 게야!"

 

 툭

 

 견우의 움직임이 멎었다. 뿜어져 나온 보랏빛 살기가 파도처럼 요동쳤다. 나의원은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할 부분을 건드렸다.

 

 ※

 

 늦었다. 전부 이성을 잃고 난리 피운 탓이다. 나의원의 목을 분질러버리려고 했는데 대원들이 막아서는 탓에 시간만 허비했다. 근육이 부서지도록 달렸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었다.

 스스로를 원망하기도 잠시, 견우는 동생이 돌아오기를 기도했다. 반나절 동안. 가희는 반나절 만에 무사히 돌아왔다. 견우는 감격에 겨워 가희를 끌어안았다.

 그러자마자 가희의 기억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녀의 기억공유능력이 발동된 것이다.

 저도 모르게 발동된 능력에 놀란 가희는 견우를 밀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견우는 멍한 얼굴로 흘러 들어온 기억의 조각을 확인했다. 너무 지독해서 한 번 지나간 걸로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다가와서 동맹을 제안하는 남자들, 갑자기 돌변하는 그들의 태도, 그리고 겁탈 당하는 가희...

 

 으드득!

 

 손가락이 으스러질 정도로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턱은 어금니를 부숴버릴 것처럼 짓눌렀다. 처음 느껴보는 사무치는 분노는 모든 근섬유를 폭주시켰다.

 죽이겠다. 찢어발기겠다. 죽음이 간절해질 절도의 고통을 선사하겠다.

 복수를 다짐하는 견우는 괴수와도 같았다. 온몸을 피로 적셔야 진정할 수 있는 야수.

 그랬는데 괴수의 모습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원인은 귀를 기울여야 들릴 법한 작은 소리였다. 견우는 소리가 나는 가희의 방으로 조심스레 다가갔다.

 

 "흐으흑..."

 

 생각에 묻혀버릴 만큼 작은 울음소리. 소리를 죽이려고 이불에 얼굴을 파묻었지만 이불로 감추기에는 슬픔이 너무 컸다.

 견우는 노크를 하려했지만 이내 손을 내려놓았다. 그에게는 그녀의 슬픔 속으로 들어갈 용기가 없었다. 견우는 앞을 가로 막는 문을 넘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

 

 엘리트어태커를 나온 것, 재원을 찾는 것, 미소를 보이지 않는 것. 궁금했던 모든 걸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재원은 그 세 놈 중 유일하게 이름을 아는 놈이자 그들의 우두머리야. 단편적인 기억 밖에 못 봤지만 그건 분명해. 난 반드시 세 놈을 전부 찾아내서 죽일 거야.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럽게.”

 

 견우는 무서운 얼굴로 말하더니 연하를 힐끔 쳐다봤다.

 

 "내가 그 놈들을 찾아내서 죽이려고 하면, 그때도 말릴 거야?"

 

 문득 스테이지에서 그를 막았던 일이 떠올랐다. 연하는 어깨를 으쓱 했다.

 

 "그건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귀신한테 홀렸거나 괜찮은 묏자리를 알아놨다면 말릴지도 모르지."

 

 절반은 농담이지만 절반은 진심이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게 지금 세상이다. 눈길조차 주기 싫은 악당이 알고 보니 엔드게임을 끝내는 열쇠일 수도 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그때는 고통도 모르게 죽여주지."

 "그것도 모르지. 그땐 내가 더 강할지도."

 

 그 말에 견우가 코웃음을 쳤다. 연하도 막상 뱉어놓고 나니 우스운지 웃음을 피식 터뜨렸다. 견우보다 강한 자신의 모습. 감히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막연했다.

 

 "그래서,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같이 그 자식들을 찾아달라는 거야?"

 "아니."

 

 견우가 단호하게 부정하자 연하는 눈빛으로 이유를 물었다.

 

 "복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동생이야. 네 일은 내가 게임을 빨리 마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거면 돼."

 

 아... 그제야 이해가 됐다. 게임에서 견우가 그토록 재촉했던 이유. 모두 가희를 혼자 두지 않기 위해서였다.

 

 "내가 얻는 건? 내가 입장한다고 도와주진 않을 거 아냐."

 

 견우의 목적은 스테이지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연하는 그가 자신을 따라 게임에 들어갈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예상은 정확했다.

 

 "EP."

 

 엔드게임 규칙 5번. '게임을 클리어할 때마다 혜택이 주어진다.'에 혜택이 바로 EP다. EP는 End Point의 줄임말로 엔드게임에서 사용되는 화폐다. 이야기의 흐름에서 알 수 있듯이 양도가 가능하나 빼앗을 수는 없다. 플레이어가 죽으면 EP는 소멸한다. 만약 죽여서 EP를 뺏을 수 있었다면 사회는 예전에 무너졌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었다.

 EP를 사용할 수 있는 상점은 특정상황만 아니면 어플이나 시스템을 통해서 자유자재로 이용가능하지만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은 없다시피하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가격 때문이다.

 퀘스트 완료시에 주어지는 EP는 게임마다 다르지만 평균 50EP다. 1등, 2등, 3등한테는 3배, 2배, 1.5배의 추가 EP가 지급되나 그래봤자 150EP. 그에 반해 아티팩트는 가장 싼 것도 1000EP가 넘는다. 1EP가 500만원에 거래되니 제일 싸구려 아티팩트 하나가 50억인 셈이다.

 

 "얼마나 줄 건데?"

 "클리어 보상의 절반."

 

 클리어만 해도 25EP, 1등하면 75EP를 얻을 수 있다.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과분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겠다는 사람은 넘쳐나는데 팔지를 않는 게 EP다. 최소 보상인 25EP를 돈으로 환산하면 1억 2천 500만이니 실질적인 가치는 그 이상이다. 고민할 것도 없는 제안이었다.

 

 "그런 건 미리 얘기하라고. 그러면 쉽게 쉽게 갔을 거 아냐."

 

 EP는 훌륭한 당근이다. 엘리트어태커 대원들이 당장이라도 그만둘 것처럼 벼르면서도 그만두지 않는 건 당근이 너무나도 달콤해서였다. 처음부터 EP를 주겠다고 했으면 켕기는 점이 있더라도 거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겠다는 뜻으로 알겠다."

 

 견우가 일어났다. 샛노랗던 하늘이 어느새 시퍼렇게 멍들어있다. 용건이 끝났으니 연하는 당연히 돌아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러더니 대뜸 주먹을 내밀었다.

 주먹인사? 연하는 얼떨결에 주먹을 맞댔다.

 

 팟!

 

 예고도 없이 홀로그램창이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견우에 대한 정보였다. 그것도 간단한 프로필이 아닌 생년월일부터 주소, 혈액형, 휴대폰번호 같은 세세한 정보였다. 직업도 나와 있었는데 ‘엘리트어태커’였다. 얼마 전에 그만뒀다고 했으니 수시로 갱신 되는 정보는 아닌 모양이었다.

 

 "문신을 맞대면 정보가 공유된다. 믿을 만한 사람한테만 써먹어."

 

 확실히 아무한테나 보여줄 정보는 아니었다. 이걸 보여주느니 주민등록등본을 뿌리고 다니는 편이 나았다.

 그런데 왜 이걸 보여주는 거지? 설마... 날 믿는다는 뜻인가?

 

 "하나만 더 묻자!"

 

 연하가 뒤도 안 돌아보고 가는 견우를 불러 세웠다. 견우는 걸음을 멈추고 슬쩍 돌아봤다.

 

 "엘리트어태커에 들어가려면 인성검사도 통과해야 되는 거지?"

 

 연하는 진심으로 궁금했다.

 

 ※

 

 "연하형... 형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수호가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움직일 기력은 남아있지 않다. 바닥에 엎드린 채 숨을 가쁘게 쉬고 있는

 그는 인생의 종착역에 다다른 눈을 하고 있었다. 연하는 팔짱끼고 서서 그 모습을 무덤덤하게 쳐다봤다.

 정말이지 어이가 없다. 수호가 죽는다면 사인은 이거다. 팔굽혀펴기로 인한 과로사.

 

 "넌 어떻게 이럴 수 있는데. 일주일동안 운동하고 팔굽혀펴기 30개 겨우 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팔굽혀펴기 30개 시켰더니 생사를 넘나들고 있다. 연달아 30개 한 것도 아니다. 두 번에 걸쳐서 30개였다.

 그것도 많이 나아져서 이 정도였다. 처음에는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데 몇 번을 주저앉았는지 모른다. 원래부터 운동이라면 질색 하는 성격인데, 최근 한 달간 제대로 먹지도 움직이지도 않은 탓이었다.

 

 "하아, 널 어쩌면 좋냐."

 

 연하는 한숨을 쉬었다. 엔드게임에 대한 정보는 모두 알려줬다. 머리가 좋아서 알려주는 족족 제 것으로 흡수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엔드게임의 기본은 체력이다. 싸우는 것, 죽이는 것, 도망치는 것. 모두 체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대신 도망쳐주지는 않으니까.

 오늘로 약속한 일주일이 끝이 났지만 수호의 앞길은 여전히 캄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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