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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4 질풍의 옥상난투극(5)
작성일 : 17-11-27 15:59     조회 : 22     추천 : 0     분량 : 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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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나현! 신나현 학생 없나?"

 

 연달아 부르는 채윤 선생의 호명에도 나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등교시간이 한참이나 지났지만 그녀는 등교하지 않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몇몇 학생들이 금세 수근거리며 저마다 갖가지 추측을 내놓기 시작했다.

 

 "어디 아픈 거 아냐?"

 

 "에이.그 팔팔하다 못해 에너자이저같은 애가? 전날에 놀다가 늦게 자서 여태껏 자고 있는 거겠지."

 

 "놀고있네.걔가 무슨 너냐? 누구처럼 밤새서 PDA로 게임이나 하게."

 

 여러가지 추측들이 무성한 가운데 채윤 선생은 옅은 한숨을 쉬며 다음 학생을 호명했다.

 

 당장 나현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태성에게 몇몇 학생들이 의아한 시선을 보냈지만 언제나 그랬듯 태성은 그들의 의혹어린 시선을 깔끔하게 무시했다.

 

 '그렇다쳐도 이 자식..너무 늦는단 말이지.아침부터 귀찮게 앵겨붙지 않는 건 좋다만….'

 

 피식 헛웃음을 지은 태성은 잠시 고개를 돌려 나현의 빈 자리를 바라보았다.

 

 평소 지각은 커녕 자기가 등교하는 시간보다도 항상 1시간을 일찍 나와 대기하고 있던 그녀였다.

 

 '그런 에너지 덩어리같은 자식이 지각이라니….'

 

 짐짓 속으로 중얼대던 태성은 듣는 둥 마는 둥 오전 수업을 전부 한 귀로 흘려버렸다.

 

 암만 생각을 다시해봐도 나현이 지각하거나 결석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었고 그러는 사이 시간은 어느덧 점심시간을 고하고 있었다.

 

 "솔직히 털어놔 이 망할 자식아."

 

 "다짜고짜 뭘? 내가 무슨 죄졌냐?"

 

 "시치미 떼지 마 자식아! 암만 생각해봐도 나현이가 아무 이유없이 이렇게 늦을 리가 없다고!"

 

 멱살이라도 쥐어챌듯 인상을 쓰는 원중에게 태성은 힐끗 고개를 돌렸다.

 

 "분명 너랑 어제 뭔일이라도 있었던거야! 그러니까 솔직히 털어놔.너 어제 나현이랑 뭐했어?"

 

 "하긴 뭘해 이 원숭이야.나 어제도 그 자식한테 시달리다 정규 수업끝나고 바로 하교했잖아?"

 

 "이 새끼가 끝까지 구라를 치네? 야 인마! 그럼 나현이는 그때까지 뭐했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것보다 왜 그딴 걸 나한테 묻는건데?!"

 

 "니가 그 애 옆자리니까!"

 

 생각보다 단순명쾌한 논리에 태성은 기도 안 찬다는듯 인상을 팍 찡그렸다.

 

 원중은 태성의 험악한 인상에 조금 쫄긴 했지만 애써 태성을 계속 노려보았다.

 

 "진짜로 어떻게 됐는지 모르는거야? 넌 일단 반장이잖아."

 

 건너편에 앉아 빨대로 콜라를 흡입하던 명희가 문득 태성을 바라보았다.

 

 "몰라.혹시나해서 쉬는 시간에 전화도 걸어봤는데 전혀 안 받았다고."

 

 "하아..그럼 반장은 그렇다치고 부반장은?"

 

 "저라고 알 리가 없잖아요.애초에 전 그 먹보 소녀한테는 일절 관심도.."

 

 "아~그럼 대체 어쩌라는거야? 반장도 모른다 부반장도 모른다 그러면 어떻게 됐다는건데?"

 

 슬쩍 짜증난 얼굴로 일갈한 명희가 곧바로 태성과 유리를 동시에 노려보았다.

 

 "담임선생이라면 뭔가 알고있지 않을까? 자기 반 학생이 아무 이유없이 지각해서 아직도 등교를 안했는데 당연히 뭔가 조치를 취했겠지."

 

 짐짓 입을 여는 명호의 말에 명희는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반장이 가서 한번 물어봐.담탱이라면 분명 뭔가 알고있을거 아냐."

 

 "그 말 나올 줄 알고 진작에 부반장이랑 1교시 끝나고 바로 찾아가봤다고."

 

 "그래서..뭐라고 했는데?"

 

 "연락이나 문자는 내가 했던 것과 똑같이 일절 반응없었어.하지만 PDA 신호는 분명 나현이 녀석 방안에서 울려나오고 있었지.그렇다는건 녀석은 아직 자기 방에 있다는 소리야."

 

 "끙..뭐야 그럼? 진짜로 어디 심하게 탈나서 연락도 못받을 정도로 아픈 거 아냐?"

 

 슬쩍 팔짱을 끼며 염려하는 원중에게 태성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프긴 개뿔이.일단 담임이 정규 수업 끝나는대로 찾아가보라고 했으니 내가 직접 찾아볼 예정이다."

 

 "반장이 직접?"

 

 "그래.들어갈 사유도 충분하고 어차피 부반장이랑 동행해서 같이 찾아가라고 했으니 쓸데없이 의심은 안 사겠지."

 

 "흐음~좋아! 그럼 나도 같이 찾으러가겠어! 그래도 되지?"

 

 "나도 당연히 갈꺼라고! 만약 진짜로 아픈 거라면 이 원중이 직접 간호해야지!"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는 명희와 원중에게 곧장 태성이 입을 열었다.

 

 "검귀까진 몰라도 원숭이 넌 안돼.괜히 우르르 몰려갈 일도 아니고 뭣보다 너한텐 그럴 자격도 없다고."

 

 "우끽? 뭔 소리야 그게?! 너 지금 나한테 시비터냐?!"

 

 "시비라니..말이 심한데? 애초에 난 반장이란 그럴듯한 직함이라도 있지.넌 그냥 일반 '남자' 생도라고?"

 

 "게다가 여자 기숙사는 원칙적으로 남학생의 출입에 대해 몹시 엄격하죠.태성 씨는 담임선생님이 사전에 미리 허가를 내려주셨지만 당신은 아니잖아요?"

 

 예리하게 파고드는 태성과 유리의 협공(?)에 원중은 흡사 폭격맞은 전함마냥 단숨에 무너져내렸다.

 

 "뭐..동생 말이 틀린 것도 아니군.원중이는 내가 잘 달랠테니 셋이서 다녀오도록 해."

 

 "그래주면 고맙지.혹시 여태껏 쳐자고 있는거면 멱살잡고 끌고올테니까 걱정마슈.철귀 형."

 

 "그건 좀 참아줘라.아무튼 기다리고 있지."

 

 단숨에 대꾸하는 명호에게 태성은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의 예상과 달리 하교시간은 금세 찾아왔고 파종이 치자마자 태성은 명희,유리를 인솔해 즉시 여자 기숙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3반의 반장 임태성입니다.요청드린 마스터키를 받으러 왔는데요."

 

 태성의 말 한마디에 사감실에 앉아있던 근육질의 여성 사감이 곧바로 금색 키카드를 한장 내주었다.

 

 곧바로 카드를 받아챙긴 태성은 나현의 방이 있는 4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고 얼마 지나지않아 금세 402호실 문앞에 다다르게 되었다.

 

 [마스터 키 코드를 인식했습니다.문이 곧 열립니다.]

 

 태성이 키 카드를 뽑아 갖다대자 상투적인 안내음성과 함께 나현의 방문이 곧바로 철컥하고 열려나갔다.

 

 곧바로 방안으로 들어선 태성은 바로 주위를 둘러보았고 그의 뒤를 따라 곧장 명희와 유리가 차례대로 나현의 방으로 들어왔다.

 

 "이게 뭐야? 아무도 없잖아?"

 

 "잠깐 외출한 거 아닐까요? 음..지금이라도 다시 연락해보는건…."

 

 짐짓 방안을 둘러보던 두 사람의 말에 태성은 곧바로 방안 곳곳을 샅샅히 뒤지기 시작했다.

 

 '화장실에 들어간 것도 아냐.침대 안에도 없어.그렇다면 대체..?'

 

 잠시 속으로 되뇌이던 태성은 돌연 무슨 생각이었는지 자신의 PDA를 가동시켰다.

 

 곧바로 통화목록을 연 태성은 나현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고 그 순간 침대 옆에 서있던 책상 서랍 안에서 난데없이 활기찬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왓?! 깜짝이야.갑자기 뭐하는거야 반장?"

 

 "뭐긴.PDA 찾기지.그쪽의 서랍이나 좀 까봐."

 

 태성의 대꾸에 명희는 곧바로 책상으로 다가가 아래쪽 두번째 서랍을 잡아당겼다.

 

 "이건..나현 양의 PDA잖아요? 왜 이게 서랍 안에..?"

 

 "어..어이.반장.이거 대체 어떻게 된거야? 왜 나현이 녀석 PDA가 여기에 쳐박혀있는건데?"

 

 곧바로 의아해하는 유리와 명희에게 태성은 뭔가 눈치를 챈듯 빠르게 미간을 구부렸다.

 

 'PDA는 이 학교 부지에서 유일한 생존수단이다.신분증이고 지갑이기도 하고 통화수단이자 교통카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편의를 제공하는 기기..그걸 일부러 풀고 나간다는건 있을 수가 없어….'

 

 속으로 중얼거리던 태성은 곧바로 미간을 더욱 험악하게 찡그렸다.

 

 자기 스스로 풀어낼 가능성은 턱없이 낮은 PDA가 풀어졌다는건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풀어졌다는 것 말고는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삐빅! 메시지가 한건 수신되었습니다.지금 바로 확인하시겠습니까?]

 

 난데없이 수신된 메시지에 태성은 곧바로 PDA를 조작해 메시지파일을 열람했다.

 

 [3반의 임태성에게 전한다.니 소중한 여자친구는 우리가 데리고있다.애인을 구하고 싶다면 메시지 끝에 적어둔 장소로 혼자 찾아오도록.선생한테 신고하거나 허튼 짓을 했다간 애인의 목숨은 없을 줄 알아라.]

 

 '이건 또 뭐야? 애인이라고? 뜬금없이 뭔 개풀 뜯어먹는 소리야?'

 

 짐짓 메시지를 확인하던 태성은 곧바로 메시지 맨 끝에 쓰여진 장소를 확인했다.

 

 '16번가의 컨테이너 창고인가? 딱봐도 무슨 짓을 할지 감이 잡히는군.'

 

 "갑자기 왜 그래요 태성 씨? 아까부터 표정이 안좋던데.."

 

 단숨에 위치를 확인한 태성의 뒤로 문득 유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젠장..일이 귀찮게 됐어.너랑 검귀는 얼른 자기 방에 돌아가.나현이는 지금부터 내가 혼자 찾겠다."

 

 "뭐? 갑자기 뭔 소리야 반장? 왜 나랑 부반장만 돌아가야하는건데?"

 

 "그런 게 있어! 설명할 시간없으니까 닥치고 내 말대로 하란 말이야!"

 

 곧바로 호통을 친 태성은 방문을 박차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난데없는 태성의 돌발행동에 명희와 유리는 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해했고 이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간 태성은 기숙사 정문을 박차고 거리로 달려나갔다.

 

 [새로운 문자메시지가 한건 수신되었습니다.지금 바로 확인하시겠습니까?]

 

 막 거리로 나선 태성의 PDA로 또 한건의 메시지가 수신되었다.

 

 태성은 두말할 것없이 메시지를 열람했고 금세 메시지의 내용이 태성의 눈앞에 펼쳐졌다.

 

 [말하는걸 잊었군.니 PDA와 총기는 전부 니 기숙사 방에 두고 나오도록.괜히 귀찮은 방해가 들어오는 꼴을 보긴 싫거든.물론 거절했을 시에는..어떻게 되는지 알고있겠지?]

 

 "쳇..아주 대놓고 갖고 놀아주겠다 이거지?"

 

 짐짓 혀를 걷어찬 태성은 발길을 돌려 남자 기숙사로 달려갔다.

 

 곧바로 자신의 방에 도착한 태성은 요구조건대로 PDA와 쌍권총을 모두 풀어 침대 위에 올려두었다.

 

 '이렇게까지 날 귀찮게 만든 걸 후회하게 해주겠어.신나현이나 그 년을 인질로 잡은 망할 새끼들이나 전부!'

 

 뒤도 돌아보지않고 방을 나선 태성은 어느덧 노을이 지기 시작한 거리로 다시 한번 뛰쳐나왔다.

 

 놀러나온 학생들과 행인들의 사이로 태성의 모습은 금방 사라져버렸고 문득 벽 뒤에 숨어 이를 바라보던 큰 그림자가 슬쩍 기숙사 앞으로 걸어나왔다.

 

 "..뭔가 낌새가 이상하군.PDA도 없이 거리로 나서다니…."

 

 슬며시 중얼거리던 그림자는 이내 덥수룩히 머리를 기른 장신의 사내로 변해나갔다.

 

 "무례한 짓이란건 알지만..지금은 어쩔 수 없겠구료."

 

 짐짓 또다시 중얼거리던 사내는 돌연 하반신에서 푸른 빛을 뿜기 시작했다.

 

 "축지공(縮地功)."

 

 잠시 두 눈을 감았다가 뜬 사내가 일갈하며 순식간에 인파 속으로 달려들었다.

 

 마치 바람처럼 사람들 속으로 파고든 그의 모습은 이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고 사내와 태성이 사라진 거리를 금세 네온사인의 불빛이 하나둘씩 뒤덮기 시작했다.

 

 - 다음 편에 계속 -

 
작가의 말
 

 태성 : (씨익 웃으며)그러고보니 총을 두고오라고 했지.나이프나 삼단봉을 두고오란 말은 안 했네?

 

 인질범 : 앗차.그러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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