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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3 격동의 모의전 서바이벌(完)
작성일 : 17-11-17 14:41     조회 : 25     추천 : 0     분량 : 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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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헤헷! 잘 먹겠습니다!"

 

 활기차게 포크와 나이프를 집어든 나현이 곧바로 접시에 놓인 음식을 입안에 쓸어넣었다.

 

 모의전이 끝날 때까지 아무 것도 먹지 못했던 탓에 그녀의 허기는 극에 달해있었고 이는 태성을 비롯한 다른 학생들도 거의 마찬가지였다.

 

 '짜식.어지간히도 배고팠나보군.'

 

 팔자좋게 반대편에 앉아있던 태성은 접시를 산더미처럼 쌓아가는 나현을 보며 곧장 피식 웃어보였다.

 

 고작 이틀 치의 식사였지만 한 끼당 나현이 해치우는 접시의 양을 볼때 태성의 포인트가 반 토막이 날 것은 불보듯 뻔했다.

 

 하지만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는 모의전이었고 결과 또한 만족스러웠다.

 

 '뭐 어찌됐건 이겼으니까..두끼 식사는 오히려 싼 편인가?'

 

 짐짓 속으로 중얼거리던 태성은 이내 테이블 위에 놓인 콜라를 쭉 들이켰다.

 

 "그건 그렇고…."

 

 짐짓 콜라를 내려놓은 태성은 자신의 양 옆을 둘러보았다.

 

 언제부터 앉아있었는지 모를 두 사람의 남녀가 태성의 양 옆에 나란히 앉아있었다.

 

 한쪽은 두 자루의 진검을 차고 검은 생머리를 일자로 묶어 늘어뜨린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다른 한쪽은 큰 키에 짧고 투박하게 깎은 스포츠머리,근육이 단단하게 잡힌 몸을 성인용 교복으로 가리고 있었다.

 

 "왜 댁들까지 여기 껴있는거냐?"

 

 태성의 물음에 양 옆에 앉아있던 두 남녀가 차례대로 입을 열었다.

 

 "응? 뭐? 우리가 여기 껴있는 거에 불만있냐?"

 

 "불만이라니.성격 좋고 대인배인 태성 동생이 설마 그럴 리 있겠어?"

 

 "충분히 불만 많거든? 그리고..누가 그쪽 동생이야 동생은!"

 

 단숨에 반박한 태성이 삿대질까지 하며 양 옆에 앉은 남녀를 노려보았다.

 

 "애초에 그쪽들은 나한테 무참히 깨졌잖아! 패배자 주제에 왜 은근슬쩍 남의 식사에 끼어드는건데?!"

 

 "참나.고작 한번 이긴 거 가지고 되게 유세떠네.모의전은 이 다음에도 한참 남아있거든?"

 

 "누가 그걸 모른대?! 그보다 왜 내 옆에 둘다 앉아있는건데?! 좁아서 발도 못 뻗잖아!"

 

 "너무 그러지마라 동생.그 정도도 못 참으면 험난한 세상에서 못 살아남는다고?"

 

 "그럼그럼! 저 근육뇌가 간만에 옳은 말을 다 하네!"

 

 능청스레 맞받아친 두 사람,명희와 명호 남매가 거의 동시에 태성을 바라보았다.

 

 단숨에 미간을 찡그린 태성의 이마에 십자 마크가 아로새겨졌고 곧 한참 접시를 비우는데 열중하던 나현이 고개를 들어 명희와 명호를 바라보았다.

 

 "우물우물..그러고보니 언니랑 아저씨도 식사하러 오신 거에요?"

 

 "뭐 그렇지.우리라고 사람 아니냐? 먹어야살지.안 그래 오빠?"

 

 "그럼.덤으로 식대는 당연히 태성 동생이 내주는거고.그 정도는 가능하지?"

 

 "가능한건 둘째치고..왜 내가 그쪽들 식대까지 내줘야하는 건데!"

 

 "에이~이제 서로 싸움친구 먹었는데 기념으로 그 정도는 니가 쏴야지!"

 

 슬금쩍 대꾸한 명희가 씨익 웃으며 태성의 어깨에 팔을 걸어올렸다.

 

 있는대로 짜증이 치솟은 태성은 곧장 팔을 뿌리쳤고 이에 짐짓 칫하고 혀를 찬 명희가 태성의 옆에 은근슬쩍 가까이 들러붙었다.

 

 "자꾸 그렇게 째째하게 굴거야? 그럼 밥 사주는 대신..내 몸 여기저기 만져도 좋아."

 

 "가..갑자기 뭔 소리냐 그건?"

 

 "에이~알면서.이래뵈도 딴 놈들은 손가락 끝도 못대는 귀한 몸이라고? 난 나보다 강한 녀석 아니면 흥미가 안나거든.근데 넌 날 이겼으니까..특.별.히 이번만 허락해줄께."

 

 어울리지 않게 교태를 부리는 명희가 태성의 팔을 붙들어 자신의 품에 꼭 끌어안았다.

 

 워낙 발군의 몸매를 자랑하는 명희였기에 태성의 오른팔이 그녀의 가슴 사이에 푹 끼었고 그 모습을 슬쩍 지켜보던 명호가 헛기침을 하며 곧장 명희를 만류했다.

 

 "으흠! 적당히 해라 명희야.태성이가 너한테 이긴 건 사실이고 밥 사준 거에 고마워하는건 맞지만..그렇게까지 오버할 필요는 없어."

 

 "헐.지금 여동생이 남자애한테 꼬리친다고 훈계하는거야? 와~누가 26년차 연알못(=연애를 알지도 못하는 자) 아니랄까봐 아주 티를 팍팍 내네!"

 

 "그거랑 이건 다르잖아! 낯뜨거우니까 얼른 떨어져 인마!"

 

 "싫은데요~인상 구린 오빠보단 매끈매끈한 동급생이 더 취향이거든요~"

 

 퉁명스레 대꾸한 명희가 더욱 더 태성의 팔을 껴안으며 혀를 길게 빼물었다.

 

 졸지에 사로잡힌 태성은 어떻게든 팔을 뿌리치려 용쓰기 시작했고 이 와중에 두 사람의 꽁냥질(?)을 눈여겨보던 나현이 게슴츠레 눈을 부라리기 시작했다.

 

 "태성 오빠..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뭐하긴! 자꾸 끈적하게 들러붙으니까 떼내려는 거잖아!"

 

 "흐음..그건 그렇고 태성 오빠도 역시 남자군요? 저보다 쭉쭉빵빵한 명희 언니가 더 취향인거죠? 제 말 맞죠?"

 

 "왜 얘기가 그렇게 전개되냐? 아니.그보다 왜 눈은 그렇게 뜨는건데?!"

 

 태성의 반문에도 나현은 어딘지 못마땅하단 얼굴로 태성을 지그시 째려보았다.

 

 명희는 여전히 태성의 팔을 끌어안은채 나현을 향해 승리자(?)의 미소를 지어보였고 이에 짐짓 심통이 난 나현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단호히 태성에게 입을 열었다.

 

 "잘 먹었습니다.원래는 내일 아침도 얻어먹을 생각이었는데..그냥 제가 사먹을께요."

 

 "아..아니.잠깐만.잘 먹다가 갑자기 왜 그러는건데? 이유는 말해줘야할거 아냐 인마!"

 

 "오빠랑 언니가 즐거운 시간보내는데 전 괜히 방해만 되잖아요? 이참에 자리도 언니랑 바꿔드리죠 뭐."

 

 "뭐?! 야 인마! 신나현! 뭔 오해를 하는진 몰라도 아냐! 아니라고오!"

 

 절규와도 같은 태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현은 눈길조차 돌리지않고 바로 학생식당을 빠져나갔다.

 

 뭔가 단단히 미움받았단걸 직감한 태성은 곧바로 멍한 얼굴을 지었고 짐짓 이를 바라보던 명호가 팔짱을 끼며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저런..쟤 아무래도 단단히 삐졌나본데? 풀어주려면 고생 좀 하겠어 동생."

 

 "내가 뭘 잘못했는데? 아니.그보다 애초에 그쪽 여동생이 먼저 멋대로 엉겨붙은거잖아!"

 

 "그럼 바로 떼어냈어야지.한참 그런 거에 민감할 나이인데 바로 눈앞에서 그렇게 염장을 지르면 쓰냐?"

 

 "우후훗.그야 내 매력이 만점이니까 도저히 놓을 수 없는거지.안 그래? 태성아?"

 

 슬쩍 태성을 돌아본 명희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태성의 가슴팍을 검지로 슥슥 문질렀다.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는 상황전개에 태성은 더더욱 짜증이 치솟았고 이내 팔을 뿌리치려던 태성의 옆으로 유리와 원중이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저리 떨어져요! 이 유인원! 당신이랑은 이제 눈도 마주치고 싶지 않다구요!"

 

 "뭐야?! 야! 내가 고작 한번 판단 미스한거 가지고 계속 잡아떼기냐?! 미안하니까 밥도 사준다고 했잖아!"

 

 "그거랑 이건 별걔거든요?! 애초에 당신이 사주는 식사 따위를 누가 받아주겠다고 그랬어요?! 염치도 없고 눈치도 없는 거에요?!"

 

 한바탕 티격태격하며 식당 안으로 들어선 두 사람에게 곧바로 주변 학생들의 시선이 전부 쏠렸다.

 

 대충 내용으로 미뤄보건데 모의전 당시 둘은 빌런 팀이었고 서로 페어였다는 모양이었다.

 

 들어선지 얼마 안되어 의견충돌을 일으킨 둘은 갈라지기로 결심했고 이후 원중은 앞길을 막는 게 로봇에게 무턱대고 덤벼들었다가 무참히 깨졌다는듯 했다.

 

 탈출포인트로 곧장 향하던 유리도 얼마 지나지않아 히어로 팀의 학생들에게 따라잡혔고 2:1의 불리한 싸움 끝에 라운드 시작 30분도 채 안되서 무참히 패배하고 말았다.

 

 '저쪽도 저쪽대로 고생이었군.불쌍한 부반장 같으니라고.하필 저런 원숭이랑 페어가 되었냐?'

 

 짐짓 속으로 안타까워하던 태성은 이내 두 사람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한참을 입구에서 언쟁하던 둘은 곧바로 태성의 앞으로 다가왔고 태성은 이에 어색한 인사를 건넸다.

 

 "아, 너네 왔냐? 모의전은 좀 어땠냐? 할만했어?"

 

 "전혀요! 하필 이 유인원 씨랑 페어로 엮이는 바람에 완전 최악의 결과를 냈다구요! 하다못해 당신이랑 페어였다면 적어도 더 오래 버텼을텐데.."

 

 "우씨! 그게 왜 나 때문인건데?! 따지고 보면 니가 필드 들어서자마자 갈라지자고 박박 우겨서 각개격파당한 거잖아! 내 말이 틀려?!"

 

 "그..그래서 지금 모의전 망친 게 제 탓이라는 말이에요?! 뻔뻔하기는! 이래서 예의도 모르는 유인원은..!!"

 

 "누구보고 유인원이라는거야! 이 얼음마녀! 내 이름은 성원중이라고! 성.원.중!"

 

 또다시 으르렁대기 시작한 두 사람을 보다못한 명호가 겨우 뜯어말렸다.

 

 여전히 태성의 팔을 붙들고 있던 명희가 두 사람의 모습에 슬쩍 풉하고 웃어보였고 태성은 그저 한숨을 쉬며 두 사람을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그건 그렇고..임태성.당신 쪽은 어땠나요? 나현 양이랑 페어였던 것 같던데.."

 

 "뭐 위험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이겼지.갈비뼈 몇개 박살났었지만 말이야."

 

 "우와..너네 상대 분명 검귀랑 철귀 남매 아니었어?! 잠깐! 그러고보니 니 옆에 붙어있는 여자 '검귀' 아니냐?!"

 

 단숨에 명희를 알아본 원중이 놀란 얼굴로 곧장 명희를 돌아보았다.

 

 유리 또한 자신을 진정시키던 명호를 돌아보며 곧바로 그가 소문의 철귀임을 알아차렸고 곧바로 명희가 한 손을 들며 유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여어! 이거 누구신가 했더니 첫 수업부터 깨진 부반장 아냐? 설마 이런데서 보게 될줄은 몰랐네?"

 

 "다..당신이 바로 그 검귀(劒鬼) 진명희? 태성의 상대가 바로 당신이었단 말이에요?!"

 

 "뭐 그렇지.아주 처참하게 깨져버려서 말이야.역시 반장은 누구랑 다르게 붙는 맛이 있더라?"

 

 "그..그럴수가.전투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당신마저 꺾었다니."

 

 짐짓 경악하는 유리에게 명희는 히죽 웃어보이더니 장난끼 넘치는 얼굴로 태성의 팔을 자기 쪽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난 강한 남자가 취향이라서 말이야.그래서 반장하고는 앞으로 친하게 지낼 예정이거든? 아, 물론 이런 짓 저런 짓하는 관계를 전제로 말이야."

 

 "그..그건 절대 용납 못해요! 여긴 긍지높은 히어로 학교 '개벽'이라구요! 그런 부러운..아니아니! 풍기문란한 짓을 부반장인 제가 용납할 거 같나요!"

 

 "에이~그쪽까지 째째하게 그러기야? 아, 아니면 혹시 부반장도 태성이한테 깨져서 그런거야? 나처럼 강한 남자가 취향이라던지?"

 

 "그..그럴리가 없잖아요?! 확실히 태성은 좀 건방지고 게으르긴 해도 강하지만..아무튼 그런 관계는 절대로 용납 못해요!"

 

 단숨에 반박한 유리가 곧장 태성의 다른쪽 팔을 확 잡아당겼다.

 

 어쩐지 수라장 전개가 펼쳐지기 시작하자 곧바로 원중이 큭하고 질투어린 시선을 쏘아보냈고 허리에 손을 짚은 명호가 또 한번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내 참..둘다 못 말리겠구만.니들 지금 무슨 청춘드라마 찍냐? 명희 너도 언제까지 잡고있을거야?"

 

 "크윽!! 임태성!!! 이 저주받을 새끼! 나현이랑 얼음마녀도 모자라서 이젠 검귀까지!!!! 이 마성의 페로몬을 지닌 자식아!!"

 

 "야이 씨! 내가 뭘 했다고 겹겹이 차례대로 지랄들이야?! 둘다 내 팔 안놔?!"

 

 "헐.설마 태성이 지금 너 날 버리려는거야? 그렇게 놔둘 순 없지!"

 

 "아앗!! 지금 어디에 팔을 낀 거에요! 당장 놔요! 태성이 곤란해하잖아요!"

 

 순식간에 심화되는 수라장에 태성은 필사적으로 팔을 뿌리치며 식당 밖으로 내달렸다.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명희와 유리,원중이 태성의 뒤를 쫒아나갔고 이내 식당에 홀로 남게 된 명호는 한숨을 푹 쉬며 식당의 입구를 돌아보았다.

 

 "..저 녀석도 참 이상한 놈이라니까.뭐, 명희 녀석이 저렇게 관심가지고 달려들 정도면 적어도 못 믿을 놈은 아니겠지."

 

 나지막히 중얼거린 명호는 짐짓 피식 미소짓고는 느린 걸음으로 식당 밖으로 걸어나갔다..

 

 - 다음 편에 계속 -

 
작가의 말
 

 작가 : 요시.난장판이다.계획대로.

 

 부 작가: 다음 챕터에선 사상 최강급 프로사죄러 및 정의 빠돌이가 등장합니다!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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