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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픽미! 허그미! 키스미!
작가 : 하다온
작품등록일 : 2017.11.16

가수지망생 하린은 도망친 그(그놈?)가 돌아올때까지 슈퍼스타 도현에게 사로 잡히게 된다. 그런데 오히려 하린에게 마음을 사로 잡히게 된 도현은 하린을 놓아주려 하질 않는데. 알콩달콩 사랑의 하모니를 쌓아가는 하린과 도현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2. 잘생긴 남자는 죄다…….
작성일 : 17-11-16 21:27     조회 : 52     추천 : 0     분량 : 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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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잘생긴 남자는 죄다…….

 

 강훈이가 사라졌다는 도현의 말에 하린은 혼란스러웠다.

 

 ‘말도 안 돼! 강훈이가 사라지다니?!’

 

 “설마?!”

 

 하린의 입에서 단발마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어제 강훈의 통화가 떠올랐다. ‘그래, 떠나자’라고 얼핏 들었지만 그게 정말로 오늘 당장 떠나겠다는 말이라곤 생각할 수가 없잖아!

 

 “설마? 당신! 당신은 알고 있는 거지?”

 

 고개를 끄덕였다가, 미간을 구겼다가 팔색조를 변하는 하린의 얼굴을 보며 도현은 확신했다. 이 여자는 무언가를 알고 있다.

 

 도현이 하린을 팔을 세게 움켜쥐었다.

 

 “아, 아파요.”

 

 하린의 목소리에 도현은 화들짝 놀라 하린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웬만해선 이성을 잃는 일이 없었던 그가 지금은 이성을 잃기 직전이었다. 최강훈의 집에 찾아왔어야만 했던 것도, 이 집에서 생각도 못한 인물을 만난 것도, 그리고 강훈과 이 여자와의 관계도 다 도현의 심기를 건드렸다.

 

 ‘강훈이 이 자식, 진짜 사라진 건가?’

 

 하린은 도현에게 잡혔던 벌게진 팔을 문지르며 우선 강훈과 통화를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강훈이 정말로 사라진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정말로 사라졌다면 문제가 심각했다.

 

 “그런데, 당신이 왜 최강훈을 찾아요?”

 

 저 남자만큼이나 강훈이 어디 갔는지, 물론 이제야 사라진 걸 알았지만, 궁금한 이는 하린이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강훈이 어디 있는지 가장 궁금해 보이는 사람은 도현이었다.

 

 도대체 왜?

 

 “최강훈이, 그 자식이! 데려갔다고. 당장 찾아와야 해.”

 

 “누가 누굴 데려가요?”

 

 꼭 소중한, 아니 사랑하는 이를 강훈에게 빼앗긴 사람처럼 말을 하는 도현을 하린이 어처구니 없는 얼굴로 쳐다보았다.

 

 “누가 누굴 데려 갔다는 거예요?”

 

 하린의 물음에 도현은 누군지 말 할 생각이 없는 듯 입을 꾹 다물었다.

 

 “저한테 할 말이 없다면 그럼 경찰서로 가서 말씀하시죠.”

 

 하린이 112를 친절히 누르곤 핸드폰의 통화 버튼을 누르려하자 도현은 핸드폰을 잡고 있는 하린의 손을 꽉 잡아버렸다.

 

 “지금 장난할 시간 없어.”

 도현은 하린의 손을 아프지는 않을 만큼, 하지만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만큼 딱 그만큼 그러쥐었다.

 

 “누가 장난한데요? 이것도 폭행에 들어간다는 거 모르세요?”

 

 하린은 기가 막혔다. 손을 부드럽게 쓰다듬어도 112에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일 텐데 힘으로 제압하다니, 저 남자가 제정신이야?

 

 하린의 귀에 하린이 그동안 차곡차곡 가슴에 쌓아왔던 강도현의 대한 팬심에 쩍쩍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박하린, 이 바보, 멍게, 해삼, 말미잘 같으니라고.’

 

 하린은 이제껏 도현과의 콜라보를 꿈꿨었다. ‘그대안의 바람‘ 같은 전설의 듀엣곡을 도현과 부르고 싶었다. 그것이 알바를 해가며 열심히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가수지망생 하린의 꿈이었다.

 

 하지만 콜라보의 꿈은 그 사건 이후로 서서히 잔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오늘의 사건으로 완전 부셔져 버렸다. 우연치 않게 그를 사적으로 만나게 된 지금은 도현이 제의를 해 온다 해도 거절할 것 같았다.

 

 ‘가수가 노래면 잘하면 뭐해? 인간이 제대로 돼야지.’

 

 하린은 도현을 노려보았다. 누가 장난한다는 거야 지금? 하린은 누구보다도 진지했다.

 

 “최강훈이 어디로 데려 갔는지만 말해 줘.”

 

 “강훈이가 누굴 데리고 사라지기라도 했다는 거예요, 지금? 말이 되는 소리를 하셔야죠. 강훈이는 누구를 강제로 데려가고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요. 누군지 말도 안하면서 무작정 우기기만 하면 강훈이가 누굴 납치라도 했구나, 하겠어요? 네? 당신 같으면 그러겠냐고요?”

 

 하린은 답답한 마음을 쏟아 냈다. 최강훈은 우리나라의 초대기업인 한성기업의 한 명뿐인 후계자였고, 능력 있었고 잘생겼고 게다가 유머감각까지 뛰어난 남자였다.

 

 ‘그런 강훈이 뭐가 모자라서 사람을 강제로 어디로 데려가?’

 

 오히려 강훈이 납치됐다는 말이 더 신빙성이 있었다.

 

 “강제로 누굴 데려갔다니 말이 안 돼요. 뭐 강훈이가 말로 꼬셨다면 모를까.”

 

 하린은 스스로 뱉은 말에 번쩍 머리가 깨어났다.

 

 ‘혹시, 강훈이 누군가를 꼬셔서 둘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건가?’

 

 하린은 부지런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첫째, 강훈이 사라졌다.

 둘째, 아마도 사랑하는 누군가와 사라졌다.

 셋째, 도현은 강훈이와 사라진 누군가를 찾는다.

 넷째, 도현은 그 사람을 알고 있고 그 사람을 아주 애타게 찾고 있다.

 다섯째, 강훈은 동성애자이다.

 

 “설마 김우진?”

 

 왜 김우진이라는 말이 튀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김우진이라는 이름을 내뱉고 나자 하린의 머릿속에서 퍼즐이 하나씩 맞춰졌다.

 

 하린이 아는 한도 내에서는 강도현과 강훈의 접점은 없었다. 그런데 강도현이 매니저도 없이 혼자서 직접 강훈의 집으로 쳐들어왔다. 그만큼 강도현에게 중요한 인물이라는 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김우진이었다.

 

 우진은 ‘아일랜드’ 나머지 멤버였다. 감성으로 폭발시키는 마성의 진앙지가 바로 김우진이었다.

 

 도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까칠한 츤데레의 매력으로 여성팬이 많았다면 우진은 남녀 상관없이 인기가 많았다. 그는 서글서글한 인상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절한 국민 남사친으로 통했다.

 

 “정말 김우진 씨?”

 

 하린이 동그란 눈으로 도현을 쳐다보자 도현은 하린의 시선을 회피하지 않은 채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하린은 알 수 있었다. 그것이 긍정이 뜻이라는 것을.

 

 “와- 생각도 못했다. 웬일이니. 대박.”

 

 강훈은 어릴 적부터 자신의 성정체성에 일찍 눈을 떴다. 그 때문이었는지 어린 시절에는 지금의 그라곤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여렸다. 끊임없이 또래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강훈을 보듬어줬던 것은 하린이었다. 그 이후로 그들은 누구보다 절친이 되었다.

 

 “최강훈 진정한 능력자! 인정!”

 

 하린은 도현에게 엄지를 들어올렸다.

 

 이제껏 강훈의 남친들은 어떤 여자가 봐도 군침을 흘릴만한 스타일이었지만 김우진만큼은 아니었다. 김우진에 비하자면 훨어~~~~얼씬 모자란 인간들이었다. 하린은 앞으로 강훈으로 존경하기로 마음먹었다.

 

 한바탕 웃어 재끼는 하린을 보며 도현은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남자친구가 분명한 강훈이 우진과 양다리라는데 저런 행동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도현의 생각을 모른 채 하린은 그저 빨리 강훈에게 전화를 걸어 능력자임을 인정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 남자 앞에선 통화하고 싶지 않았다.

 

 하린은 자리를 피하기 움직였다. 하지만 쉽사리 몸이 움직여지지 않자 도현을 바라보았다.

 

 “잠깐 이것 좀 이제 놔주시겠어요. 제가 화장실이 급해서 말이죠.”

 

 하린의 요구에 도현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하린을 손을 놓았다. 아직까지 이 여자의 손을 잡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럼, 실례.”

 

 그날 밤 미쳤던 여자는 오늘 아침도 미쳐있는 것 같았다. 혼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쿡쿡대며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하아……, 미치겠다. 진짜.”

 

 도현의 풀로 차있던 전투력이 뚝뚝 떨어졌다. 왜 우진을 찾는데 저 여자와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건가. 도현은 기 빨리는 느낌이 들었다.

 

 저 여자는 볼 때마다 항상 상상 그 이상이었다. 아니, 상상의 범위를 뛰어넘었다. 도대체 제정신이긴 한 걸까?

 

 “김우진 이 새끼는 대체 어딜 간 거야. 김우진이든, 최강훈이든 찾으면 반쯤 죽여 버린다.”

 

 도현은 굳건히 다짐했다.

 

 화장실에 들어간 하린은 변기 뚜껑을 닫고 앉아 강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여러 번 걸어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된다는 메시지만 나올 뿐 강훈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와, 정말 김우진일 줄이야. 생각도 못했네. 친구야, 리스펙이다.”

 

 자신은 한 번도 만나 본적이 없는 존잘들을 강훈은 어찌나 잘 사귀는지. 인생 참 불공평하다.

 

 ‘하! 그런데 최강훈이 나한테 비밀을 만들다니…….’

 

 도대체 강훈이 김우진과 어떤 사이기에 하린에게까지 비밀로 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강훈이 자신의 연애사에 대해서 하린에게 말하지 않은 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만, 꼭꼭 숨기면서 도피하듯 떠나다니,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 건지…….

 

 “아저씨, 아줌마가 아시면 난리 날 텐데.”

 

 강훈은 초대기업 한성그룹의 유일한 후계자이자이기도 했지만, 경주최씨종가의 38대손이기도 했다. 강훈의 부모님은 아직 강훈의 성정체성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하린은 걱정을 한 가득 담고 다시 거실로 나왔다. 도현이 예의고 뭐고 화장실 문을 부셔버리고 싶을 때쯤이었다.

 

 “최강훈과 연락했습니까?”

 

 도현은 확신했다. 저 여자는 강훈과 연락을 취했으리라.

 

 우진이 며칠 동안만 쉬다 올 거라고 생각했다면 애초에 최강훈의 집으로 찾아오지도 않았다.

 

 ‘앨범 발매 전까지 해결할게. 그러니까 헤어져야겠지. 그래, 헤어질 거야.’

 

 우진은 찰떡같이 약속했었다. 그렁그렁한 눈을 하고 있었지만 우진이, 다른 사람도 아닌 김우진이, 도현의 뒤통수를 칠 줄이야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늘 꼭두새벽에 우진 개인 매니저인 상엽이 울음을 머금은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형! 우진이 형이 사라졌어요! 미안하대요. 찾지 말아 달래요. 은퇴할거라고.]

 

 “뭐, 뭐라고?!”

 

 도현은 너무 놀란 나머지 말까지 더듬었다. 김우진이, 우진이가 설마 그럴 리가! 자다가 꼭두새벽부터 봉변을 당한 도현은 정신이 어지럽다 못해 아찔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우선 대기해. 오늘 스케줄 취소하고 아무한테도 발설하지 마.”

 

 갑자기 우진이 사라지다니. 찾아 곳을 다 찾아보고 알아볼 곳을 다 알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도현은 강훈을 찾아 그의 집으로 달려왔다. 제발, 최강훈은 사라지지 않았기를. 둘이 동시에 사라지는 이런 결말은 아니길 바라고 바랐지만 우진은 처음으로 도현을 실망시켰다.

 

 도현의 서늘한 눈빛이 하린에게 쏟아졌다. 하린은 그의 시선을 맞받아쳤다.

 

 ‘그렇게 본다고 쫄 줄 아나!’

 

 도현의 거실 정 가운데 험악한 인상으로 다리를 벌리고 팔짱을 낀 채로 서 있는 폼이 꼭 깡패였다.

 

 평소엔 얼굴깡패, 목소리깡패 그것도 아니면 어깨깡패였을지라도 오늘 이 자리에서만큼은 협박깡패였다.

 

 “내가 대답해야 해요?”

 

 “최강훈 어디 있습니까? 우진과 같이 있습니까?”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나도 몰라요.”

 

 물론, 연락이 됐다고 해도 하린은 도현에게 말할 마음은 없었다.

 

 ‘그런데 왜 강훈을 싫어하지?’

 

 왠지 모르겠지만 도현은 강훈에게 적대적이었다. 강훈과 일면식도 없을 것 같은 사람이 강훈을 무작정 미워했다. 그리고 도현은 지금 우진을 데리고 여행을 떠난 강훈을 찾으러 왔다.

 

 꼭 바람 난 연인을 찾으러 온 사람처럼.

 

 ‘혹시, 저 남자 김우진을 사랑이라도 하는 건가?’

 

 하린은 뜻밖의 결론에 몸을 흠칫 떨었다.

 

 ‘에이, 설마…….’

 

 그러고 보니 이것이야말로 딱딱 맞아떨어졌다. 매니저도 없이 강훈의 집에 나타나 김우진을 애타게 찾는 이유가 굳이 무엇이겠는가? 사랑이 아니고서야.

 

 최강훈이고, 김우진이고, 거기다 한때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우상이었던 강도현까지.

 

 ‘아……, 잘생긴 남자는 죄다……게이인거야!’

 

 하린의 마음이 와르르 무너졌다.

 

 하린은 왜인지 쓴 입맛을 다시며 도현에게 말했다.

 

 “안타깝지만, 저도 강훈이가 어디 있는지 모르니 이제 그만 나가주세요.”

 

 “최강훈 씨와 통화하고 나온 거 아닙니까?”

 

 “통화 하려고 했죠. 받기만 했다면.”

 

 “그 말 믿을 수 있는 겁니까?”

 

 “이 말 안 믿겠다는 건가요?”

 

 도현이 하린을 주시했다.

 

 “그럼 이렇게 하죠.”

 

 “?”

 

 “당신은 내가 나가길 원하고, 나는 최강훈이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하니 당신이 최강훈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면 그때 이 집을 나가도록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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