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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티그리스 강가에서
작가 : 애플타운
작품등록일 : 2016.5.19

빚을 갚기 위해 마을을 벗어나 시내로 일자리를 얻게 된 마드린느는 저택에서 하인으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저택은 완벽하지만 그만큼 쓸쓸했다.

 
2장 뜻밖의 행운 (3)
작성일 : 16-05-23 09:11     조회 : 70     추천 : 0     분량 : 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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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생각이 여기저기 미치는 동안, 어느새 달달한 냄새와 함께 따끈하게 데운 우유가 한잔 앞에 놓여 있었다. 맞은편에는 희한한 냄새의 검은 물이 놓여 있었다. 연기가 오르는 것으로 보아 우유보다 훨씬 뜨거워보였다. 마드린느는 버그만 씨 앞에 놓인 컵을 바라보며 머그잔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한 입 들이켰다. 입을 열자마자 퍼지는 달달함은 실로 오랜만의 것이었다. 과일과는 또 다른 달달함. 우유의 기분좋은 감촉까지 더해지자 입꼬리까지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때요. 기분이 좀 나아졌나요? 마드린느양.”

 

 

 

 “정말 달콤하네요. 이런 건 처음 마셔봐요. ”

 

 

 

 

 

 

 “잘됐네요. 지금 내가 마시는 건 ‘커피’ 라고 불리는 음료랍니다. 셸 아일랜드는 물론이고 이 나라베른, 아니 이 대륙에서는 아예 나지 않는 열매죠.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고 움직임이 보다 쾌활해지죠. ”

 

 

 

 “신기하네요. 정신이 맑아지다니…”

 

 

 

 ‘그랑드 마을 사람들이 성질 낼 때 꼭 필요한 열매인데. 이 나라에서는 나지도 않는다니 안타까운걸.’

 

 

 

 그랬다면 지금쯤은 여기에 오지 않아도 됐을려나 싶었다. 커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인 버그만 씨는 말을 이어갔다.

 

 

 

 “마드린느양에게 주지 않는 이유는 너무 쓰기 때문입니다. 젊은 아가씨들은 이런 단 음료를 더 좋아하더군요. 그래도 한 모음 마셔볼래요? 향은 좋으니 맡아보기라도 해요.”

 

 

 

 마드린느는 작은 컵에 따른 커피를 받아들고 마셔봤다. 금세 표정이 일그러졌다. 텁텁하고 쓴 맛이 가득했다. 뱉어버리고 싶었지만 버그만 씨의 성의를 봐서 한 모금을 겨우 넘겼다.

 

 

 

 “정말 쓰네요. 써요…”

 

 

 ‘그랑드 마을 사람들에게 마시게 할려면 택도 없겠군.’

 

 

 혀를 내두르는 마드린느의 표정을 보며 가볍게 웃던 버그만 씨의 목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다.

 

 

 

 “젊은 사람들이야 입맛이 예민해 안 맞은 경우도 허다하다군요.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 씁쓸함은 써봐야 쓰디쓴 인생보다 쓰겠냐며 달게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랍니다.”

 

 

 

 

 다시 커피 한 모금. 버그만 씨의 말대로 음료 따위가 인생보다 더 쓰겠냐고 생각이 들었다. 22살밖에 되지 않는 나도 이렇게 버거운데.

 

 

 

 

 “커피는 나 같이 힘없고 작은 가게나 하는 늙은이가 구하기에는 너무 인기가 많은 물건입니다. 구한다 해도, 지금처럼 손님 앞에서 즐기기에는 알맞지 않은 음료죠. 기념할 때나, 뭔가 축하할 때 잠깐 마시는 정도로 쓸 수나 있겠군요. 티그리스 영주 정도는 되어야 이렇게 쉽게 마실 수 있죠.”

 

 

 

 

 “그럴 것 같아요. 저도 커피는 오늘 처음 들어보는 걸요.”

 

 

 “방금 전 티그리스 가문의 집사 허트 반이 왔다 갔답니다.”

 

 

 “아, 티그리스 가문의 집사 허트 반 씨가 왔다 갔군요.”

 

 

 자꾸 이야기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버그만 씨 덕분에 어떻게 본론으로 들어가야 할 지 고민하는 마드린느에게 커피이야기는 별로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아니었다. 무심코 버그만 씨의 말을 따라하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티그리스 가문이다!

 

 

 

 

 

 

 “티그리스 가문의 집사가 여기까지 왔다 갔다구요?”

 

 

 

 셸 아일랜드의 영주이지만 베른의 국왕보다도 더한 영향력을 끼치는 티그리스 가문은 어지간해서는 만날 수 없는 게 당연했다. 만나지 않는 편이 좋았다. 그들의 부와 명성은 시체들로 이루어진 존경스러움과 두려움을 먹고 자랐으니까.

 

 

 

 

 

 그런 집안의 오른팔인 집사 허트 반이 여기 한스빌의 대금업자에게까지 웬 일인걸까. 혹시 뭔일이라고 생긴 게 아닐까. 돈을 빌리러 왔다기엔 티그리스 가문의 부유함은 식사 전에 가벼운 전채에서 샐러드에 금을 얇게 올리거나, 신발의 자수 하나에도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비둘기나 장미 등의 무늬를 금실로 새놓는다는 소문들로 확인되어져 왔다.

 

 

 

 아니면 버그만 씨는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티그리스 가문과 연결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 있고 인맥이 넓을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버그만 씨는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던 하프를 들고 있는 천사 조각을 매만지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마드린느양, 예전에 한 때, 그러니까 내가 아가씨처럼 젊었을 때에 말이죠. 난 아무것도 없었어요. 돈도 부모님도. 다만 어린 여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내가 보살펴야 했었으니 그렇게 좋은 처지는 아니었죠.”

 

 

 

 

 

 

 버그만 씨의 초록 눈동자에 눈물이 살짝 고였다. 옛 생각에 잠시 정적을 가지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에는 목소리에 물기가 묻어있었다.

 

 

 

 

 “내가 비록 여기 사람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자리잡을 수 있었던 건 단 하나, 동생을 책임져야 겠다는 의지와 책임감, 그리고 성실성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성실성, 그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나는 봅니다.”

 

 

 

 

 “그리고 마드린느양에게는 그게 있다고 보죠. 지난 시간 동안 우리 가게에 돈을 맡기면서 아가씨가 차근차근 돈을 모아나가는 걸 잘 봐왔던 나로서는, 지금 마드린느양이 어떤 처지에 처해있는 지도 잘 알고, 오늘 왜 왔는지도 대략 짐작이 갑니다. ”

 

 

 

 

 발 없는 말은 빨랐다. 마드린느의 생각보다 더.

 

 

 아무런 대꾸없이 마드린느는 고개만 숙였다.

 

 

 

 “아까 집사 양반이 그러더군요. 급하게 하녀를 찾으니 한 명 연결을 부탁한다고. 영주인 티그리스 가문에서 일할 정도라면 성실하고, 눈재주도 있고, 여러모로 어디에 내놔도 나쁘지 않은 일꾼이어야 한다고요.

 

 

 다만 시간이 없으니 당장 내일부터라도 일을 시작해주면 고맙겠고, 당연 보수는 섭섭치 않게 주겠다고 하더군요. 일을 시작하겠다고만 한다면, 선금으로 72,000체리를 지불하겠다고 말하고는 바쁘게 나갔답니다.”

 

 

 

 

 

 

 “72,000체리요? 그것도 선금으로?”

 

 

 

 그리고 보수도 준단다. 게다가 그랑드를 떠날 수 있기까지 한다. 머무를 곳도 생긴다.

 

 

 “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마드린느 양이 사람들에게 빚을 졌다고 들었지요. 선금으로 72,000체리라… 마드린느 양, 이 정도면 아가씨를 위한 기회가 아닌가요? 빚도 갚고, 좋은 곳으로 갈 수도 있고. ”

 

 

 

 정말 그렇다. 이런 기회는 하늘이 날 위해 내리신 기회가 틀림없다고 여긴 마드린느는 의심의 여지 없이 덥썩 동아줄을 잡았다. 썩었는지 튼튼한지 확인도 해보지 않고서 말이다.

 

 

 

 “마드린느 양만 좋다면, 다른 아가씨가 추천되기 전에 내 아가씨를 지금 당장 추천할까 합니다만.”

 

 

 

 버그만 씨가 한 쪽 눈을 깜박이며 능글맞게 말했다. 그는 마드린느가 도저히 거절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은지 오래다.

 

 

 

 “저야 좋죠!”

 

 

 자기도 모르게 크게 긍정의 대답을 외쳐버린 마드린느. 이제 마드린느의 인생에도 하얀 눈꽃이 피는 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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