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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티그리스 강가에서
작가 : 애플타운
작품등록일 : 2016.5.19

빚을 갚기 위해 마을을 벗어나 시내로 일자리를 얻게 된 마드린느는 저택에서 하인으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저택은 완벽하지만 그만큼 쓸쓸했다.

 
2장 뜻밖의 행운 (2)
작성일 : 16-05-22 14:39     조회 : 71     추천 : 1     분량 : 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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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별인사라도 하는거야? 잘 가라고?’

 

 

 

 다시는 이 길을 다닐 일이 없을 것이다.

 

 

 

 

 계획이 실패해서 사람들이 탕진한 자신을 찾아버린다고 해도, 개죽음을 당하면 당했지 그랑드로 돌아올 마음은 없었다.

 

 

 

 떠나기로 한다면 마냥 자유로울 줄만 알았는데, 막상 두렵기도 했다.

 

 

 

 

  익숙한 곳에서 떠나, 알 수 없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아는 사람이라곤 돈을 맡긴 버그만 씨와 농작물을 받아줬던 가게 몇몇 곳 뿐이다.

 

 

 

 거래를 했던 곳이지 날 도와달라고 하기엔 시내 ‘한스빌’의 사람들 또한 이해타산적이다.

 

 

 

 

 이미 그랑드에 붙어있던 정은 다 떨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이 섬을 떠날 필요까지는 있을까?

 

 

 이제 그랑드는 12호밖에 살지 않는 작은 마을이고 셸 아일랜드에는 사람이 사는 동네보다 안 사는 동네, 놀고 있는 땅이 더 많을 정도로 인구가 적다.

 

 

 작정하고 이 섬에서 숨어버리면, 못 찾지 않을까? 몇 년이면 될지도 모른다.

 

 

 이름을 바꾸고, 머리도 자른 뒤 몇 년만 숨어 지내면 사람들이 찾는 걸 포기할지도 모른다.

 

 

 그 동안 빵 굽는 기술이나 요리든 뭐든 일을 배운다면 밥벌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마드린느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스스로 머리를 쥐어 박았다. 뭔 생각을 하는 거야.

 

 

 그러다가 내 일이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누가 날 알아채기라도 한다면?

 

 

 혹시 잘 살고 있다가 내가 술김에 도망간 일을 말해버리기라도 한다면?

 

 

 

 그때 옳다구나 하고 나를 넘길 사람들이 없다고 보장할 수 없다.

 

 

 

 

 

 농산물을 납품하면서 상인들에게 주워들은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다.

 

 

 

 셸 아일랜드야 티그리스 영주의 권한이 워낙 막강해 중앙 정부에서도 잘 건드리지 못한다지만, 윗동네들은 다르다고 한다.

 

 

 

 

 

 산맥 넘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렇지, 조금만 올라갔다 와도 여기는 촌구석중의 촌구석이구나, 아직까지 망령들이니 뭐하니 해서 옛 것 타령만 하는 동네로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인 ‘로나스타’ 에는 저 바다 너머에서, 멀리 실크 로드를 건너, 사막을 넘어 고생고생해 수도까지 오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은 물건들은 여기서는 볼 수 없는 문화와 정취를 담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가장 멋진 점은, 세금 제도가 다르다고 한다.

 

 

 

 

 

 이 말이 마드린느의 머리에 내리꽂혔다.

 

 

 

 

 셸 아일랜드는 항상 마을마다 일정량의 세금을 부여한다.

 

 

 

 

 

 이상한 점은 5살이 넘어가면 일을 할 수 있다고 간주되어 글을 읽지 못하는 7살짜리 어린 아이에게도 세금이 성인처럼 부여가 된다.

 

 

 

 

 

 한 사람이 세금을 잘 내지 못하면, 처벌은 그 사람에게는 물론이거니와 그 마을에게도 책임을 묻는다.

 

 

 

 

 

 

 그러니 사람들은 자연스레 아이를 잘 낳지 않게 되었고, 심지어 죽여버리거나 이웃집들끼리 아이를 바꿔서 수프에 넣어 먹어버리기까지 하는 괴기한 일이 일어나기까지 했다.

 

 

 

 

 

 

 그러니 이 섬에 대한 소문이 이상할 수 밖에.

 

 

 

 

 

 

 그랑드 마을에 처음 온 것이 7살 때 였던가.

 

 

 

 

 

 마을 사람들은 당연히 어머니와 마드린느를 받아주지 않으려고 했고, 아이만큼은 받아달라는 어머니의 울부짖음에 동정을 배푼 사람들이 몇몇이 있어 마을에 정착할 수가 있었다.

 

 

 

 

 

 

 

 농사일이라고는 평생 해본 적 없는 마드린느의 어머니는 버티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덕분에 마드린느는 이태까지 잘 자랄 수 있었다.

 

 

 

 

 

 한스 아저씨도, 마릴 아주머니 등 그녀들의 정착에 꽤나 도움을 주었다.

 

 

 

 

 그래도 정은 가지 않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벌써 5년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세금할당량은 줄었다며 좋아했던 사람들도 있었다는 사실은 잊혀지지 않았다.

 

 

 

 

 그런 마을이었다.

 

 

 

 

 시간은 많고 이렇게 몸을 고이 둔 게 오랜만인지 이리저리 생각에 잠기던 린느는 이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과거는 흘러갔다.

 

 

 

 

 

 그랑드 마을은 소가 발걸음을 옮길수록 멀어지고 있었다.

 

 

 

 

 도망자 신세를 시작하려는 이 시점에서 쓸데없는 감정들과 기억들은 길가에 뿌려놓고 가야한다.

 

 

 

 

 

 

 

 시내인 한스빌에는 돈에 빠삭하고 말을 이리저리 빼돌리다가 사기를 치는 사람들도 많다.

 

 

 

 

 첫 눈에 그 사람의 성격에다가 부모의 일자리, 성장환경까지 파악한다는 노련한 사람들이 거래하는 곳이다.

 

 

 

 

 

 

 

 한스빌 정도면 이 섬에서 꽤 큰 시내에 속한다.

 

 

 

 

 

 

 자칫 잘못하면 나가기는커녕 빚만 진 채로 다시 돌아오게 될 수도 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런 저런 다짐을 되새기며 황금 정원을 지나자 연분홍빛이 마중을 나와주었다.

 

 

 

 벚꽃 나무들이 꽃잎을 우수수 털어내며 겨울을 대신하기라도 하려는 듯 눈꽃송이처럼 꽃잎들이 내리고 있었다.

 

 

 

 

 

 

 3일동안의 꽃구경은 잠깐 동안의 꿈과도 같았다.

 

 

 

 

 노란 미나리아재비꽃의 눈웃음과 파란 페루비아의 사랑스러움이 있었다.

 

 

 

 

 찔레꽃의 하얀 옷차림과 초록색 잎사귀들의 살랑거리는 인사까지 흠뻑 만끽한 마드린느의 마음 속에는도 노란 빛이 물들어오고 있었다.

 

 

 

 

 한스빌에 가도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한스빌에 도착해 버그만 대금가게에 가는 길은 익숙했다.

 

 

 

 

 

 

 가장 오래된 건물에 고풍스러워 보이는 주홍빛 지붕과 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을 다 볼 수 있는 큰 창문까지. 변하지 않는 외관만큼이나 버그만 씨는 이 동네에서 철저하게 이자를 계산했고 돈을 받았다.

 

 

 

 

 

 딸랑- 문을 열면서 입장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마드린느가 가게에 들어섰다.

 

 

 

 

 

 큰탑 종시계에 의하면 지금은 오후2시.

 

 

 

 

 

 버그만씨는 틀림없이 주판을 뚜드리고 있거나 손님을 상담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계시나요?”

 

 

 

 “들어오시죠.”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자 나오는 짧은 복도를 지나자, 손님을 맞이하는 방이 나왔다.

 

 

 

 

 몇 년 전부터 들락날락 하던 방이지만 오늘만큼은 들어가기가 편하다고는 하기 힘들었다.

 

 

 “안녕하세요, 버그만 씨. 저 왔어요.”

 

 

 

 

 

 “올 줄 알았답니다, 마드린느 양”

 

 

 

 

 느리지만 또렷하고 분명한 목소리.

 

 

 

 흰 머리가 무성한 버그만 씨는 항상 은색 줄이 길게 늘어뜨려져 있고 테두리는 금색으로 빛나 그의 깐깐한 성격을 잘 보여주는 안경을 끼고 있었다.

 

 

 

 

 그 나이면 편한 옷을 입고 있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건만, 격식을 더해주는 검푸른 양복을 입고 근무했다.

 

 

 

 

 기름으로 잘 정리한 머리에 항상 깔끔하게 정돈하는 길게 기른 수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제가요? 항상 이쯤때면 와서 그런가봐요. 지금은 수확할 시기치고는 좀 이르기는 하지만.”

 

 “그렇다기보다는, 다른 일이 있다고 들었으니까요. 일단 앉으시죠.”

 

 

 짙은 고동색으로 단단해보이는 테이블은 기둥마다 곱슬머리의 아이들로 장식이 되어 있었다. 위압적이었다.

 

 

 

 

 “마실 걸 드릴까요? 이번에 마침 우유랑 꿀이 아직 남아있는데. 한번 마셔볼래요? ”

 

 

 

 “네… 아무거나 주세요. ”

 

 

 

 

 

 버그만 씨의 가벼운 손놀림에 쾌활함까지 느껴질 정도로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큰 거물이라도 왔다 간 모양이었다.

 

 

 

 

 ‘기분 좋은 손님이란, 아주 이자를 많이 주고, 또 그걸 갚을 능력도 있어 보이는 사람이어야겠지.’

 

 

 

 

 

 버그만 씨는 아무한테나 무턱대고 돈을 빌려 주는 사람은 아니었다.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비싼 값에 이자를 치는 고리대금업자들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정말 갈 데가 없어서 온 사람들을 받아주는 곳이기에 이렇게 정식적으로 가게를 내지는 않았다.

 

 

 

 

 

 

 술집에서 혹은 골목에서 중개업자를 통해 은밀하게 만날 수 있었다.

 

 

 

 

 

 

 

 ‘나도 여기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네.

 

 

 

 

 

 일단은 버그만 씨가 기분이 좋아보여서 다행이지만, 여길 떠나는 비용을 구하지 못하면 중개업자들한테까지 찾아갈 수 밖에 없겠어.’

 

 

 

 

 평소에는 잘 웃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할 수 있는 걸 다 해야 한다.

 

 

 

 

 

 

 게다가 버그만 씨는 오래된 나이만큼이나 섬은 물론이요, 산맥 밖의 소식도 빠르다.

 

 

 

 

 

 원래 상인이었다 보니 아는 사람도 많고, 여러 흐름을 잘 읽는 업자이지 않던가.

 

 

 

 

 

 시내에서는 그나마 양심적으로 돈놀이를 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돈 말고도 들을 수 있는 소식이라면 다 얻어볼 심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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