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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남다른 미남 구덕 씨
작가 : 야광흑나비
작품등록일 : 2016.3.28

남다른 부분이 미남인 남구덕.

남다른 미남을 찾는 황휘


남다른 곳이 잘생긴 남자와의 러브 스토리(?) 입니다.

 
24. 변화무쌍한 그
작성일 : 16-04-26 19:27     조회 : 937     추천 : 0     분량 : 3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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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는 어려보이는 모습을 좀 더 중후한 인상으로 돌리기 위해 좀 더 짧게 머리를 치고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며 두툼한 뿔 테 안경을 썼다.

 잘생긴 그의 얼굴이 일부 사라져서 덜 잘생겨 보이기는 했지만 어두운 색상의 정장과 짧은 올백 머리에 뿔테 안경이 진중하고 중후한 인상으로 변화 시킨 것은 오히려 그에게 도움이 되었다.

 부탁한 대로 한동안 그는 내 사무실에 오거나 날 불러내어 껴안고 스킨십 하는 일을 자중하는 듯 했다.

 다른 직원들에게 넘어가 있던 일들도 그날 이후로는 다시 그의 차지가 되었다.그는 나와 눈 한 번 마주칠 수 없을 만큼 눈 코 끌 새 없이 바빴고, 얼마간 해외 출장을 다녀와야 했다.

 나는 그와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에 간간이 나를 갈구며 전체 회식을 강권하는 병원장의 행태에 맞서 싸우다가 몇 번인가 회식 장소에서 장렬하게 떡이 돼 버리기도 했지만 이번에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모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긴 했지만 내가 병원을 상대로 권리 행사를 하는 일은 하나도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병원장은 항상 날 상대로 파워게임을 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내가 모르는 어떤 일이 너무 많이 벌어지고 있는 느낌.

 어떨 때는 병원과 기업의 중진들이 나를 배제시키고 무슨 일을 꾸미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매순간, 때때로.

 특히 이번 일은 더 그랬다.

 우리가 겉으로 소원한 상태가 되자마자 그를 외국에 파견 시켜버린 병원 측의 태도로 인해 그와 난 벌써 두 달 가까이 연락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불안함이 밀려온다.

 갑자기 어느 날, 그가 아버지처럼 내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나를 자꾸만 안절부절 못하게 만들었다.

 “언제 돌아오는 거예요?”

 -아직 한 달 정도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 미안.

 “미안하긴요. 잠은 잘 자고 있는 거예요?”

 -대충. 잠은 자고 있어.

 “식사는...”

 -그것도 대충 때우고 있어.

 겨우 연락이 닿았을 때 그의 목소리는 몹시 피로에 찌들어 있었다. 어쩐지 주변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 같아서 길게 통화를 이을 수도 없었다.

 그가 있는 주변은 외국인들의 소음으로 가득했다.

 자꾸만 뭔가를 깨고 부수는 소리가 들려왔고 간간이 그의 언성이 높아지면서 그의 목소리가 멀어지곤 했는데, 그럴 때면 반대편에서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와서 무섭기까지 했다.

 “당신. 괘, 괜찮아요?”

 -어, 난 괜찮아. 지금 바빠서 그런데······.나중에, 나중에 또 통화하지.

 그의 목소리에 쇳소리가 섞여 있었다. 숨이 가쁜 듯 했고, 마치 뭔가에 쫓기는 것처럼 다급하고 불안정한 호흡이 ‘쌕쌕’ 흘러들어왔다.

 그 소리는 어느 조폭 영화 속 싸움 신에서나 나올 법한 소리라 난 더 미치게 불안하고 이해 할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다.

 ‘당신······.나 몰래 뭘 하고 있는 거야?’

  ***

 한편 구덕은 그녀에겐 해외라고 숨기고 찾아 온 평택 비밀 별장에서 그동안 그녀의 주식을 몰래 빼돌리려고 들었던 이들을 족치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병원의 새로운 의사로 신분 세탁을 하고 숨어들었던 언더커버가 일부 포함 되었고, 또 일부는 그 언더커버가 몰고 온 조폭 양아치들이었다.

 ‘이러니 병원이 개 쓰레기 같은 경영을 일삼을 수밖에.’

 병원의 실질적 소유주는 바로 그의 외할아버지였다.

 본래 병원장 출신이기도 했지만 기울어져가던 작은 지방 병원을 서울로 옮겨 와서 투자를 받고 10년간 키운 것이 외할아버지였기 때문에 할아버지의 병원은 그동안 누구도 건드리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랬던 것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기업의 회장으로 있던 외할머니가 일선에서 물러나시면서 새로운 권력구도를 만들어나갔다.

 그 중심에 욕심이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 건달 출신 이모부가 있다는 것도 그는 모르지 않았다.

 그 전 같았다면 그저 병원의 의사로 조용히 지내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일도 벌이지 않았을 것이었다.

 헌데 최근에 그가 붙여 뒀던 소식통에 의해 고모부가 쇼크사를 일으킬 수 있는 약품을 그녀에게 고의로 투입해서 살해 할 계획이라는 첩보를 입수 받게 되었고, 곧바로 자신에게 해외 출장을 보내려던 병원장의 행태를 겪고 나서는 절대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

 건달 나부랭이로 살다 갈 뻔 한 인간을 이만큼 사람 구실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아낌없이 자신의 딸까지 내 주었던 장인, 장모에게 이모부는 금수만도 못한 짓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은 알고도 모른 척 했지만 더는 좌시 할 수 없다.

 시종일관 칼끝을 겨누는 이모부의 행태를 그냥 보아 넘기기엔 그가 지켜야 할 것이 너무 소중했기 때문에.

 ‘이모부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들을 너무 자주 건드렸어요. 그녀를 죽이고 날 통해서 주식을 빼돌리려 하지도 말았어야지. 알고도 모르는 척 했으면, 조용히 찌그러져 있었어야 그나마 목숨 부지는 했었을 것 아닙니까.“

 일순 그의 눈이 차갑게 빛나며 그가 들고 있던 멕가이버 칼이 달그락 거렸다.

 “악, 아악!”

 “으아악-!”

 “크윽.”

 “까-으윽. 살려 주십시오. 사, 살려······.살려주십시오.”

 공포에 젖은 남자들에게서 단발마의 신음이 터져 나오자 그는 냉정한 눈으로 그들의 팔뚝과 허벅지에 깊이 칼을 박아 넣었다.

 “멍청한 건지, 멍청한 척을 하는 건지······. 신분 세탁을 했으면 말입니다. 어쨌든 그 대가리부터 리셋하고 일을 벌였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서늘한 그 표정에 남자들은 일제히 눈물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누굴 죽일 계획을 해요? 진짜 의사도 아닌 당신들이 그동안 병원 비품을 빼돌리고 공공연히 의료사고를 일으킬 때에도 외부에 그 사고가 알려지지 않도록 뒤치다꺼리를 한 것이 누구였다고 생각 하십니까.”

 그가 음산하게 묻는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남자들의 눈가에 공포가 밀려들었다.

 “알고 있었느냐고요? 물론, 내가 모를 리가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병원 의사로 있다고 해서 물정 모르는 인간이라 믿진 마세요. 난 다른 의사들처럼 내가 속한 전문지식만을 파는 고리타분한 인간은 아니었으니까.”

 그는 그동안 놀고 있는 척 하는 동안에도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그러니······.씨발 새끼들아. 작작 털어먹고 놀았어야지! 건드리지 말아야 할 걸 건드릴 거였으면, 차라리 내가 뒤집기 전에 자진해서 뒈지시던가. 엉? 안 그래?”

 그의 모습은 그 어떤 때보다도 살벌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몇 분의 시간 동안,

 그들이 있는 별장엔 끔찍한 비명 소리만이 하염없이 들려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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