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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벌들의 전쟁
작가 : 왕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6.22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곤충들의 세계. 작은 수벌 에이피의 이야기

 
휴식-2
작성일 : 17-07-19 22:49     조회 : 274     추천 : 6     분량 : 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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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덜컹, 덜컹.

 두 마리의 공 벌레가 큰 수레를 몸을 말고 구르며 끌고 가고 있다. 수레는 4~5명은 충분히 탈 수있을 정도로 크고 수레 주변으로는 10명 정도의 노란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호위하고 있는걸 보면 꽤나 귀한 사람을 모시는 수레 같아 보인다.

 “우와아아.”

 어린 보석 풍뎅이 아이가 수레 밖을 구경하며 감탄했다. 손을 뻗어 나뭇가지를 만지려 하거나 떨어지는 나뭇잎을 움켜쥐려 하는 것이 귀여워 보인다.

 “왕성까지 한참은 가야 하니까 너무 힘 빼지마.”

 “네!”

 수레에 앉아있던 갑옷을 입은 꿀벌이 풍뎅이 소년의 옆으로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두 사람의 뒤에 수레에 몸을 반쯤 기댄 다른 꿀벌이 기지개를 켜며 입을 열었다.

 “으아아아, 허리 아파. 에이피! 얼마나 남았어요?”

 에이피라고 불린 꿀벌은 품속에서 지도를 꺼내 살피며 대답했다.

 “음… 오늘 호제성에 도착할 겁니다. 늦어도 기온이 16℃까지 떨어지기 전에는 숙소에서 짐을 풀 수있을 것 같습니다.”

 “에엥, 그럼 한참 남은 거잖아요.”

 꿀벌은 지친 표정으로 수레에 드러누웠다.

 “슬눈, 몸은 안 불편해?”

 “네. 헤헤.”

 소년은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2일 전]

 “저도 데려가 주세요!”

 “슬눈?! 어떻게 여기 있는 거야, 왕선님을 따라간 거 아니었어?”

 “분명 모두 데리고 가셨을 텐데…”

 놀라는 이스와 에이피의 눈앞에 슬눈이 애처로운 표정으로 바닥에 앉아 애원했다.

 “저… 저는 이미 너무 커버려서 고향으로 돌아가도 다른 동생들처럼 성인식을 치르기도 애매한 나이고, 어… 풍뎅이족 음식도 입에 안 맞을거고, 또 그쪽 날씨나 사람들이 낯설기도 할거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저도! 기사님처럼 강한 기사가 되고 싶어요!”

 슬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에이피의 손을 잡았다.

 “나… 나처럼?”

 “네! 그 괴물을 혼자서 쓰러뜨리시고, 공주님도 구하시고. 엄청 멋있었어요!”

 흥분해서 말을 마구 쏟아내는 슬눈을 진정시키려는 듯 에이피는 소년의 어깨를 살짝 밀어냈다.

 “침착, 침착해.”

 “네!”

 에이피의 말에 슬빈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차려자세로 섰다. 당황한 에이피가 이마를 쓰다듬으며 고민할 때 이스는 옆에 서서 큭큭대며 웃었다.

 “제자로 받아주지 그래요. 에이피? 전 허락할게요.”

 “그러기엔 너무 어리고 저희가 가는 길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같은 일이 또 생긴다는 보장도 없고요.”

 슬빈은 시무룩해 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때 뒤따라오던 트레이가 기분 좋게 말했다.

 “그거라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에 여왕님께서 왕선님께 칙명을 내리실때 공주님을 데리고 오라고 하시며 병사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왕성까지 호위를 해주실 겁니다.”

 트레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슬눈은 다시 한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주시했다.

 “으윽.”

 “이거 어쩔 수가 없을 거 같은데요. 에이피?”

 골치가 아파진 에이피는 한숨을 쉬더니 말을 이었다.

 “좋아. 같이 가자 슬눈.”

 “만세!”

 신나서 뛰어오르는 슬눈에게 아직이라는듯 고개를 저으며 계속해서 말했다.

 “대신 무조건, 무조건 내가 하지 말하는건 안 하는거다. 그리고 난 널 가르칠 실력까진 아니야.”

 “네! 스승님!”

 “아직 스승님 아니야. 가르쳐 줄 것도 별로 없고.”

 “네, 기사님!”

 “기사도 아직 아니야.”

 “아직은 시종이죠.”

 슬눈은 상관없다는 듯 기쁘게 웃었다. 에이피는 가볍게 웃으며 손을 소년의 머리에 얹었다.

 

 

 

 [지금]

 이런 일을 지나 세 사람은 다음 성인 호제 성으로 향했다. 무려 여왕님이 보내주신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6인승 대형 공벌레 수레를 타고 편안한 여행길에 올랐다.

 “기사님, 호제성은 어떤 곳인가요?”

 “호제성은 위치적으로 과일과 꽃들이 자라기 좋은 덕에 미식의 성으로 유명하지. 특히 깨끗한 꽃잎과 과일을 단풍나무 수액에 잔뜩 버무린 샐러드가 그렇게 진미라더군.”

 “헤에에.”

 슬눈은 군침을 흘리며 반응했다. 항상 센티피드의 지하감옥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지냈던 반동인지 먹는 얘기만 나오면 참지를 못했다. 탈출 후 처음 먹었던 꿀빵은 너무 맛있어서 울음을 터뜨리고, 다음 날 아침에 나온 과일 샐러드는 감동을 하여 세 그릇을 먹었다.

 “식탐이 과하면 몸에 안 좋아. 앞으론 맛있는 거 자주 먹을 거니까 항상 적당히, 알겠지?”

 “네! 공주님!”

 이스는 슬눈의 발랄한 반응에 미소를 지으며 진행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슬슬, 성이 보일 때가 된 거 같은데.”

 수레에서 몸을 내놓고 상체를 길게 뻗은 이스는 아직 덜진 태양에 조금이나마 덜 영향을 받으려 이마에 손을 올리고 앞을 살폈다. 저 멀리 지평선에 작은 성의 꼭대기가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

 “우와아! 저기가 호제성이에요?”

 이스의 모습을 따라 하던 슬눈도 성을 발견하고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마리일성보단 작았지만 애초에 마리일성이 3층으로 이루어진 워낙 큰 성이고 호제성도 평범한 성들 중에는 꽤 큰 편이다. 점점 성에 가까이 가자 검문을 받는 사람들, 성을 통과하려는 상인들로 북적거렸다. 아무래도 마리일성에서 수도로 가는 길 중 하나다 보니 통행을 원하는 상인들이 꽤 있었다. 경비병들은 차례차례 사람들을 검사했다.

 “다음!”

 행렬의 뒤에 선 그들은 안 그래도 굉장히 눈에 띄는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10명씩이나 있는 데다가 보기 힘든 큰 크기의 수레 때문에 이미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한껏 받고 있었다.

 “어… 어디서 오신 누구십니까. 신분을 밝혀주십시오.”

 귀족일 것이라고 생각하여 잔뜩 긴장한 경비벌이 호위벌중 한 명에게 물었다. 가장 앞에 서 있던 호위벌은 말없이 품속에서 길쭉한 네모 모양 금색 판을 내밀었다.

 금색 판을 받아든 경비벌은 잠깐 눈을 꿈뻑꿈뻑거리더니 화들짝 놀라며 판을 떨어뜨릴 뻔했다.

 “허엉으억!”

 “지나가도 되겠습니까.”

 “예... 예! 예! 지나가시지요!”

 호위벌의 물음에 금판을 보던 경비벌은 엄청난 반응을 보이며 떨리는 양손으로 금판을 돌려주며 길을 비켰다.

 “야, 뭔데, 짐 검사도 안해보고 비켜줘?”

 “쉿, 금군이야. 금군.”

 “금군!”

 금군은 여왕벌을 호위하는 왕국 최정예의 부대로 모든 병사들의 목표가 될 정도로 강하고 선망의 대상이다. 지금도 성 앞의 다른 경비벌들이 금군이라는 말에 하던 일을 멈추고 구경을 와서 행렬이 진행이 멈출 정도였다.

 “아니 금군이 여긴 왜 왔지?”

 “수레 보면 모르겠냐. 저 정도 수레면 대단한 분이 타고 계실 거야.”

 “공주님이라도 타고 계신 가?”

 “여왕님의 친구분일지도?”

 수레안에 천막을 치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밖을 훔쳐보던 세 사람도 깜짝 놀랐다.

 “뭐야, 우리 금군이 호위하고 있던 거였어요?”

 “저도 트레이님이 그냥 병사라고 하셔서 금군인 줄은 몰랐습니다.”

 “금군이 뭐예요?”

 “음, 여왕님의 호위병이야. 어어엄청나게 강한 사람들이지.”

 “하지만 모습을 보면 모두가 금군 같지는 않고 아마 저 대장 같은 한 분만 금군인 거 같습니다.”

 확실히 잘 살펴보면 금군이라고 밝힌 병사만 갑옷이나 무기가 다른 아홉 명과는 달랐다. 모양은 비슷했지만, 재질이 훨씬 튼튼하고 예리해 보였다.

 통행 허가를 받은 금군 병사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는 금판을 받아들고 앞장섰다. 수레는 천천히 굴러가 성안으로 들어섰다.

 “와아아! 진짜 멋지다.”

 “마침 축제라도 하나 보군요.”

 살짝 노을이 진 성안에 수많은 연등과 발광충들이 햇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붉은빛을 그려내고있다. 붉은 빛깔 아랫길에는 노점상들이 좌우로 늘어져 음식과 물건들을 팔고, 공기 중엔 미식의 성답게 향긋한 음식 냄새와 싱그러운 꽃향기가 만개해있다.

 “후아아… 냄새가 너무 좋아요.”

 “확실히 이런 음식 냄새는 처음이야.”

 슬눈은 처음 맡아보는 냄새들의 향연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수레의 사방을 돌아다니며 바깥을 구경했다.

 “구경은 일단 숙소를 들리고 나서 생각해보자, 이런 큰 수레를 맡길만한 숙소를 찾는 건 꽤 어려울 테니까.”

 “으으… 알겠습니다.”

 이스의 말에 슬눈은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군침만 흘렸다. 이스와 에이피는 그 모습이 귀여워 씩 웃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동안 수레는 사람이 북적이는 거리를 어렵게 통과해 성의 중앙에 있는 커다란 숙소에 도착했다.

 “이스 공주님, 도착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호위벌중 한 명이 천막을 살짝 걷고 말했다. 이스는 그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외관만 봐도 상당히 고급 여관 같았다. 인원수만큼 방을 잡은 건진 모르겠지만, 여관 내부에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이미 금군 병사가 모든 준비를 마쳐놓았는지 세 사람은 딱히 별다른 행동 없이 즉시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스는 방으로 들어가기 전 금군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금군은 말없이 고개를 가끔 끄덕이며 그녀의 말을 듣더니 알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에이피, 슬눈, 두 사람 짐 다 풀면 입구에서 기다려요.”

 “네?”

 “네?”

 이스의 말에 두 사람은 의아해하며 대답했다.

 “축제 구경, 안 할 거예요?”

 “할거에요!”

 축제를 보지 못해 시무룩해 있던 슬눈은 그녀의 말에 팔을 번쩍 들며 소리쳤다.

 “후후, 그럼 조금 이따 봐요. 이쁜 옷 입으시고요.”

 이스는 눈웃음을 흘리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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