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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벌들의 전쟁
작가 : 왕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6.22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곤충들의 세계. 작은 수벌 에이피의 이야기

 
결혼비행-2
작성일 : 17-06-23 17:10     조회 : 368     추천 : 10     분량 : 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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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을 휘달리는 면사포를 두른 것 같은 공주벌과 호위벌들은 따라올 수 있는 자를 선별하듯 엄청난 속도로 비행했다. 어떨 때는 높게 치솟다가 어떨 때는 빠르게 좌우로 방향을 꺾기도 하고, 가끔은 순간적으로 날개를 접고 아래로 추락하듯 내려가며 뒤를 따라오는 수벌들을 농락하듯 활강했다.

 “아이고, 날개 빠지겠다!”

 “왜 이렇게 빨라!”

 처음 출발하던 100명의 수벌 중 30여 명은 나가떨어질 정도로 빠르고 격렬한 비행이었다.

 “따라 붙는 것도 힘들구만.”

 “전부 비켜!”

 뒤에서 기회를 엿보던 섬번과 그 무리는 공주의 무리가 아래로 비행하는 순간을 노려 엄청난 속도로 낙하했다. 엎치락뒤치락, 공주무리가 앞장섰다가, 섬번 무리가 따라붙었다가, 둘 다 최고속도로 바람을 갈랐다.

 “모두 오른쪽으로!”

 섬범은 자신의 무리에게 말을 던진 후 날개에서 굉음을 내며 한순간 왼쪽으로 갑작스레 접근했다. 그를 피해 빠르게 오른쪽으로 꺾은 공주무리의 앞에 오른쪽으로 돌아간 섬번의 무리가 그대로 충돌했다.

 “따라붙었다!”

 두 무리는 한데 엉켜 하늘위로 솟았다. 기회를 놓치지않고 몇몇 수벌들이 공주를 향해 날개를 움직였지만, 호위벌들의 수비에 땅으로 떨어져 나갔다.

 “어허 이렇게 허약해서야.”

 “이래선 공주님 음식이나 나르겠나.”

 가장 먼저 달려든 구일이라는 수벌은 다른 수벌들보다 턱이 단단하고 길었다. 결혼 비행 전에 친구들과 턱으로 나무 깨기 내기로 꿀술을 한껏 먹었던 실력자로 턱 싸움이라면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고 항상 떵떵거리는 수벌이었다. 구일은 기세 좋게 턱을 휘둘렀고, 땅으로 떨어졌다.

 “뭐야 방금?”

 “몰라 뭔가 번쩍하더니 저렇게 됐는데.”

 구일이 턱을 휘두르자마자 목표였던 유모벌은 구일의 턱을 살짝 밀어내며 그대로 가슴팍을 강타했고, 묵직한 공격에 그대로 쓰러지듯 추락한 것이다. 10명의 흰 벽은 훈련을 마친 수십의 수벌들을 어린아이 다루듯이 하며 공격을 받아냈고, 지치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공주 근처로 접근한 50여 명의 수벌 중 절반이 넘는 수가 탈락하고, 나머지도 호위벌의 벽을 뚫지 못하고 맴돌고만 있는 상황에서. 모든 벌보다 아래쪽에 에이피가 있었다. 나무의 그림자에 숨어 섬번 패거리의 정 반대쪽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후우...”

 ‘기회는 아마 한 번뿐, 섬번이 직접 움직일 때가 유일한 기회다.’

 남은 20명 남짓 되는 수벌들은 벽을 찬찬히 살피며 틈새를 기다리며 기다리던 중 섬번 패거리들이 결심한 듯 움직였다.

 “어차피 저 호위벌들은 벽이야, 한번 수비망을 뚫고 공주에게 다가가면 그 이상 공격하지 않을 텐데.”

 “섬번, 뚫을 수 있을까?”

 “잠시만 기다려”

 섬번은 더듬이를 만지작거리며 잠시 고민하더니 모두를 보며 외쳤다.

 “창은 없지만, 기병 대형으로. 한 곳만 뚫어서 돌파한다.”

 섬번의 말에 남아있는 벌들은 쐐기형으로 뾰족하게 대형을 갖췄다. 가장 기본인 공중 돌격 대형이다. 가장 선두에는 하나의 창 그 뒤에는 세 개의 창 그 뒤에는 다섯의 창 많을 때는 수천, 수만 개의 창이 하나가 되어 싸우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전술이다.

 “전원 돌격!”

 빠르게 돌진하는 수벌들을 본 호위벌들은 공주 주변으로 공처럼 골고루 방어하던 모습에서 대형 방향으로 밀집했고, 그때 조금, 아주 조금이지만 벌 하나만큼의 구멍이 그 반대편에서 보였다.

 “저기다!”

 돌진의 맞은편에 날개를 쉬며 기다리던 에이피는 이때까지 날아 본 적 없는 속도로 그 작은 구멍을 향해 날아갔다. 돌격한 수벌들은 순순히 쓰러지지 않고 호위벌들을 밀어내거나 잠시 행동을 멈추었고, 그 틈에 섬번은 강한 근력을 이용해 다른 모든 벌을 밀어내며 전진했다.

 “됐다! 거의… 다… 뚫었...!”

 호위벌들을 밀치고 공주에게 다가가는 섬번의 눈에 저 반대편에서 조그마한 수벌이 쏘아지듯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부우우우윙!!

  “저거… 설마? 에이피?”

 생각보다 강한 돌격의 여파로 호위벌들도 꽤 흔들렸고, 에이피가 출발했을 때보다 벽의 균열은 더 컸다. 이대로라면 에이피가 첫번째로 공주를 만나게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 새끼가!”

 섬번은 앞에서 길을 막고 있는 호위벌의 턱을 잡고는 그대로 후려치고 그를 보고 날아오는 다른 호위벌에게 옆에 있던 동료를 집어 던지며 공주에게 날아갔다.

 공주를 사이에 두고 섬번과 에이피가 맞붙으려는 찰나, 유모벌이 공주를 급히 밀쳤다.

 “공주님!”

 -푸욱

 검은 형체가 유모벌의 가슴을 뚫었다. 가슴을 꿰뚫은 창의 주인은 보통 꿀벌과는 다른 초점이 없는 새카만 눈, 가슴을 두르는 두껍고 검은 갑옷, 위압감을 주는 커다란 황금빛 날개와 경고하듯 위협적인 주황과 검정이 섞인 색의 창을 든 큰 벌이었다.

 “마…마…말벌이다!”

 “말벌의 습격이다!”

 사방에서 4명의 말벌이 날아오고 있었다. 가장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검은 말벌은 창에서 유모벌을 뽑아 던졌고, 유모벌의 시체는 무기력하게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스 공주, 그 목을 가지러 왔다.”

 “그렇게 두진 않는다!”

 모든 꿀벌은 공주 곁으로 빠르게 집결했고, 공주를 검은 말벌에게서 떨어뜨린 뒤, 호위벌이 호위대장에게 조용히 말했다.

 “호위대장님, 저희가 너무 불리합니다.”

 현재 꿀벌들을 둘러싼 말벌은 총 5명, 그것도 모든 무장을 갖춘 상태고, 특히 검은 말벌은 크기도 보통 말벌보다 훨씬 컸다. 그에 비해 꿀벌들은 가벼운 갑옷 외에 무기도 없고, 성에서의 지원도 기대하기 힘든 거리에 있다.

 “호위대장, 친위대장은 어디에 있는가?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을텐 데?”

 “아마도…”

 공주의 물음은 호위대장이 가르킨 말벌의 몸에서 알 수 없는 체액이 떨어지며 대신 답을 알려 주는 듯 했다.

 “이럴 수가…”

 “비켜라, 당장 공주를 내놓고 떠난다면 목숨은 살려주지”

 “어딜 감히!”

 -푹

 앞으로 호기롭게 나선 수벌의 가슴에 검은 말벌의 창이 박혔다. 수벌은 가슴을 파고든 창을 몇 번 긁으며 저항하려 했지만 창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수벌의 시체가 땅으로 떨어지는 걸 신호로 검은 말벌이 입을 열었다.

 “모두 죽여라”

 네 말벌이 일사불란하게 달려들었다. 무자비한 창은 한 번에 2~3명의 꿀벌을 꿰뚫고 휘둘렀다. 호위벌과 수벌들은 최선을 다해 저항했지만, 두꺼운 갑옷에 꿀벌들의 턱과 주먹은 그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

 경호대장 코트는 많은 전쟁에서 대장들과 공주들을 호위했던 호위대장 출신으로, 남들보다 빠른 반응속도와 판단력으로 과거 공주 벌 암살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다양한 공을 세운 실력자였다. 달려드는 말벌의 창을 어렵사리 피한 뒤 팔을 당겨 말벌의 눈을 노려 더듬이를 휘둘렀다. 눈을 찔린 말벌이 고통에 울부짖는 사이 그는 주위를 빠르게 파악했다.

 훈련을 겨우 마친 수벌들, 위험에 노출된 공주, 강한 공세의 말벌들. 그는 판단을 내렸다.

 “경비 대장님은 수벌들은 공주님을 모시고 성으로 가세요! 모든 호위대는 봉구 진형으로!”

 “경호 대장님!”

 “빨리!”

 “으으윽…! 알겠습니다! 공주님 이쪽으로!”

 호위벌들이 몸을 던져 말벌들을 상대하는 동안 경비 대장과 수벌들은 공주와 함께 성으로 향했다.

 “조금만 더 가면 순찰벌들을 만날 수 있을 거다.”

 “빌어먹을… 창만이라도 있었으면…”

 “잡았다.”

 분노하는 꿀벌들 옆으로 어느새 검은 말벌이 다가왔다.

 -부웅!

 휘둘러진 검은 창이 궤적을 남기며 선두의 수벌 세 마리를 강타했다. 말벌은 쉬지 않고 몸을 휘둘러 턱으로 눈앞의 꿀벌을 절단하고, 다른 팔로는 머리를 후려쳤다.

 “끄아아아!”

 “아아악!!”

  꿀벌들은 비명을 지르며 허리가 부러지고, 날개가 꺾이며 추락했다. 온도로는 0.01℃도 바뀌지 않을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다.

 “버… 벌써! 호위대는!”

 “글쎄”

 “이놈!”

 경비대장은 분노하며 몸을 부딪쳤다.

 “모두 성으로 가라! 이 녀석은 내가 막겠다! 거의 다 도착했어, 곧 순찰대가 너희를 발견할 거다!”

 “크윽”

 수벌들은 이를 악물고 공주를 호위하며 날아갔다. 얼마나 쉬지 않고 날았을까, 성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다 왔어!”

 그때 에이피의 머리에 위화감이 느껴졌다.

 “잠시만! 뭔가 이상해.”

 “뭐라는 거야! 지금 그런 소리 할 상황이냐?”

 “정말이야, 평소라면 이 정도 거리까지 오려면 순찰대를 두 번은 만났어야 해.”

 “그러고 보니 순찰대랑 경비대는 어디로 간거지?”

 “설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부서진 성의 입구였다. 항상 비행을 연습하던 아이벌들의 소리도, 분주하게 일하던 일벌들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급하게 들어간 성안에는 꿀벌들의 시체와 전투의 흔적들만 가득했다.

 “말도 안 돼.”

 갑주를 입은 채로 창에 뚫린 경비벌부터 아직 제대로 날지도 못하는 어린 벌들, 끝까지 아이방을 몸으로라도 지키려 하던 시녀벌, 게다가 아직 애벌레인 아기들도. 차마 볼 수 없는 끔찍한 광경이었다.

 -부우우우우윙

 충격으로 말을 잃은 꿀벌들에게 낮고 무거운 날갯짓 소리가 주위에서 들렸다.

  “다들 숨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성까지 공격받고 있는 건가.”

 “죽을 거야 우린, 죽을 거라고.”

 부서진 건물 틈새에 몸을 숨긴 수벌들은 공포에 빠져 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평정심을 유지하던 공주도 이번엔 두려움을 느꼈는지 손이 살짝 떨렸다. 벽에 머리를 박고 고민하던 에이피는 고개를 들었다.

 “여기서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진짜로 전멸이야.”

 에이피의 말에 모두가 주목했다.

 “그래서 뭐 어쩌자는 건데! 대장님들도! 교관님들도! 무기도 없는 상황에서!.”

 섬번이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두 명이 한 조로 나눠서 탈출하자, 다른 성까지는 그렇게 멀지 않아. 빠르게 비행하면 이틀 안에는 도착할 수 있을 거야.”

 “차…차라리 여기서 숨어 기다리는 건 어때? 다른 성에서 지원이 올 수도 있잖아.”

 “우리가 결혼비행으로 나간 그 짧은 사이에, 이런 짓을 한 놈들이야. 그러기엔 너무 위험해.”

 “으음…”

 “근데 가장 중요한 건 공주님의 의견아니야?”

 한 수벌의 말에 모두가 공주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지금…’

 ‘공주님이랑 같이 있잖아?’

 일벌들보다 큰 키를 가진 공주의 얼굴은 결혼비행을 위해 붉게 물들인 화장과 고고한 눈빛이 어우러지고 조금은 지쳐 보이는 은빛 날개는 붉은 원을 얹고 있었다. 치장했던 아름다운 모습의 공주는 많은 꿀벌의 죽음을 본 탓인지 슬픔에 잠겨 고개를 숙이고 있던 공주는 천천히 수벌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제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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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s 17-06-23 17:25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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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병아리 17-06-25 19:29
 
이번글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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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연필 17-06-23 18:09
 
잘 읽고 갑니다.
개미를 봤을 때 처럼 특이한 소재네요.
재밌어요.
건필하세요.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왕병아리 17-06-25 19:29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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