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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벌들의 전쟁
작가 : 왕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6.22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곤충들의 세계. 작은 수벌 에이피의 이야기

 
휴식-1
작성일 : 17-06-28 13:19     조회 : 314     추천 : 7     분량 : 4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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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 선발식은 보통 일벌들의 7~8배의 수명을 가진 여왕의 자리가 병이나 전투로 공석이 되거나, 될 조짐이 보일 때 행하는 열흘간 진행되는 행사로, 현 여왕의 은퇴와 새 여왕의 즉위식을 겸한다. 각 성에서 선발식에 참가할 공주들, 공주들의 호위벌, 구경 오는 일벌들, 타국의 시민들, 그들에게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모두 왕성으로 모이는 국가적 행사다.

 “여왕 선발식이라...”

 “아직 공식 선포는 없었지만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여왕벌의 어마어마한 수명 때문에 행사 자체가 드문 일이고, 참가를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물론 여왕이 떠나는 슬픔 또한 겪게 되지만 말이다.

 “어느 정도 시기는 추측되나요?”

 “말벌들의 공격 수준, 그에 따른 대처상황을 보고 추측하건대 1~2달안에 새로운 여왕이 필요한 시기가 오지않을까 예상합니다.”

 ‘새로운 여왕’. 참 불경한 단어에 이스는 말을 아꼈다. 여왕선발식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둘에게 거리를 두고 짐을 정리하던 에이피는 헛기침이 나왔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실례를 했군요.”

 왕선은 무안한 듯 웃더니 창을 점검하는 에이피에게 말했다.

 “그럼 이제 출발하시는 겁니까.”

 에이피가 이스를 바라보자 공주는

 “예, 신세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몇몇 여행물품들을 챙겨놨습니다. 부디 평안한 여행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런 것 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둘은 빙긋 웃으며 고개숙여 인사하는 왕선을 뒤로하고 숲의 하늘로 날개를 펼쳤다.

 -부우웅

 어제의 소란이 거짓말처럼 숲속은 조용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깨어난 사람이 없는 것 같은 적막 속의 숲을 어색하게 둘러보던 에이피가 말했다.

 “정말 말벌들이 다 돌아간 걸까요.”

 “돌아갔을 거예요. 그 놈들은 약탈한 물자를 본거지로 옮기는 게 중요한데, 괜히 시간 끌다 왕국군에게 꽁무니라도 물린다면 큰일이니까요.”

 “그건 평소처럼 왕국군의 반격이 거센 상황의 행동이지만, 지금은 한동안 추격이 없을 거라고 왕선 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음… 그렇긴 하네요. 그럼 위험할 수도 있겠는데, 그때도 지켜줄 거죠?”

 “네? 아, 네! 반드시 지켜드리겠습니다.”

 “후후, 이번엔 제가 나서는 일이 없도록 해주세요.”

 이스 공주는 놀리듯 에이피를 한 바퀴 돌며 웃었다. 얼굴이 살짝 발그스름해진 에이피는 들키지않으려 괜히 날갯짓을 빨리했다.

 “뭐야, 왜 이렇게 빨리 날아요.”

 

  §

 

 

 숲의 밤은 빨랐다. 기울어진 태양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에이피와 이스의 몸도 점점 식어갔다. 그림자가 점점 진해지자 에이피는 하늘을 보며 말했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숙소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네요, 생각보다 빨리 날이 추워지네요.”

 “음… 왕선 님께서 챙겨주신 여행자 지도에는 조금만 더 가면 여관이 있다고 하는군요.”

 “오호, 기대해도 되는 여관인가요?”

 “조심하셔야 합니다. 어떤 분위기의 여관 일지는 모르니…”

 “설명에는 저렴한 음식과 편안한 숙소로 모든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여관이고 수도의 여관보단 작지만

 이야기를 하며 날아가는 그들 앞에 창밖으로 작은 불빛이 반짝이는 여관이 나타났다.

 <춤추는 물맴이>

 “설명에 나온 것보다 훨씬 크군요.”

 “그러게요, 나무 중간을 거의 통째로 덮고 있다니.”

 춤추는 물맴이 여관은 나무 그루터기 위부터 나무의 아귀 아래까지 줄기 전체를 감싸고 있는 큰 여관이었다. 전체적으로 몽글몽글해 보이는 둥근 공이 여러 개 이어져있는 듯한 형태로 작은 창문 여러 개가 곳곳에 붙어있어 멀리서 보면 별처럼 반짝였다. 사람도 꽤 있는 듯 밖에서도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럼 들어가 볼까요?”

 “공주님 그전에 이걸 쓰시죠.”

 에이피는 후드를 건넸다.

 “괜히 정체를 알게 되면 귀찮게 하는 놈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알겠어요.”

 후드를 뒤집어쓴 이스와 에이피는 여관으로 들어섰다. 꽤 넓은 3층으로 된 내부는 1,3층은 객실로 되어있고, 2층 중앙 홀의 여관 주인 뒤로는 나무 수액이 흘렀다. 달콤한 향은 홀을 가득 채우고 은은한 주황빛 발광충들이 여관을 비추고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1층 한가운데의 인공 연못 같은 곳에 사는 물맴이들인데 춤추는 물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치 물 위에서 춤을 추듯 몸을 흔들며 떠있는 모습이었다. 간간히 손님들이 음식을 뿌리는지 먹이를 주지 말라는 푯말도 세워져 있다.

 멍하니 둘러보던 둘은 날개를 접고, 좌우로 나있는 계단 중 하나를 올라 벌써부터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술과 안주나 식사를 하며 동료들과 떠들고 있는 식탁을 지나 앞에 섰다. 주인은 숙박업으로 유명한 거위족 사람답게 키가 크고 호리호리했는데 이 여관의 주인은 유난히 키가 커서 천장에 닿을 듯 말듯했다.

 “벌 두 명, 숙박만 할 거면 방 하나에 자작나무 한 닢 식사까지 할 거면 두 닢.”

 “식사까지, 방 두 개 주세요.”

 “흐음…”

 여관 주인은 검은 눈으로 둘을 번갈아 슬쩍슬쩍 쳐다보더니 알겠다는 미소로 에이피와 눈을 마주치곤 서랍에서 열쇠를 한 개 꺼냈다.

 “이런 오늘따라 여관에 손님들이 많아서 방이 하나밖에 안 남았구먼! 이거 어쩌지?”

 “…”

 “어쩌죠?”

 주인의 말에 에이피는 능청스럽게 이스에게 되물었지만, 이스는 바를 손으로 치며 소리쳤다.

 “어쩌긴 뭘 어째요! 거짓말하지 말고 빨리 방 하나 더 줘요!”

 여관 주인은 손짓으로 뒤의 손님들을 가리키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대답했다.

 “아니 정말이라니까? 싫으면 다른데 찾아가셔야겠는걸? 싫다면 뭐, 다음 손님!”

 “으으…”

 -탁

 공주는 짜증 난 표정으로 매섭게 째려보며 열쇠를 낚아챘다. 에이피는 옆에서 팔짱을 끼곤 말했다.

 “어쩔 수 없군요.”

 “시끄러워요, 식사나 받아와요.”

 이스는 성큼성큼 방으로 먼저 걸어갔다. 에이피는 여관 주인과 무언의 끄덕임을 통해 알 수 없는 우애를 다지며 옆에 서있는 종업원에게서 2인분의 식사를 받아 방으로 향했다. 에이피의 뒤로 다음 손님이 방을 빌렸다.

 -똑똑

 “공주님.”

 “그냥 들어와요.”

 에이피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예상보다 넓은 방에 놀라고, 침대가 하나뿐인 것에 두 번 놀랐다. 침대는 거위족이 자랑하는 잎 요람 침대의 모습이었다.

 “침대는 내가 잘 테니까 그 근처에서 적당히 누워요.”

 “예.”

 “그리고, 기껏 정체를 숨겼더니 공주님이 뭐예요. 앞으론 그냥 이스라고 불러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허, 공주의 명령입니다. 시종.”

 “예 공주… 이스님.”

 “다음부턴 님 도 빼고요.”

 “네.”

 둘은 작은 식탁에 식사를 올리고 앉았다. 신선한 꿀빵 두덩이 와 달콤해 보이는 수액 주스, 곁들여진 오디 몇 개가 입맛을 돌게 했다.

 “여관 음식이 상당히 괜찮군요.”

 상큼한 오디를 먹으며 말하는 에이피에게 이스는 빵을 거칠게 찢으며 대답했다.

 “그 여관 주인, 다음에 찾아와서 세무조사라도 해야겠어요.”

 “그… 러실 것 까지 있겠습니까.”

 -찌릿

 찢어진 빵을 손에 든 이스의 날카로운 눈동자가 에이피를 쳐다보자 에이피는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그것보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예정이십니까.”

 “그렇군요. 일단은 왕성으로 가서 여왕님을 뵙고 군사를 지원받으려고 했는데 이런 상황이라니.”

 “여왕 선발식엔 관심 없으십니까.”

 “관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선발식은 공주 한 명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자신의 군대와 함께 비행하거나 전투해야 하는 과정이 있는 데다가, 지금 전 제 무기도 없는 상태라. 현실적으로 힘들어요.”

 “그런 공주분들에게는 병사나 무기를 지원해주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의 병사들과 영지에서 직접 훈련했던 공주들을 이기기는 하늘에 별따기죠. 결정적으로 우리 둘로는 참가 조건도 안 나와요.”

 “그렇긴 하겠군요.”

 “그런 복잡한 이야기보단, 당신 얘기 좀 해봐요.”

 “저 말입니까?”

 “네, 수벌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요.”

 “그렇게 재밌는 내용은 아닐 겁니다.”

 “괜찮아요.”

 “그럼…”

 에이피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태어날 때부터 몸집이 작아 훈련할 때 많이 혼난 것, 그걸 극복하기 위해 비행훈련에 전념해 갈고닦은 것, 첫 창을 받은 날, 결혼 비행 대비 연습비행을 한 날. 다른 수벌들의 따돌림을 제외하곤 모두 말했다.

 공주는 흥미롭게 들어주었다. 일벌을 따라 일을 돕다 꿀을 쏟아 혼난 일을 말할 때는 웃어주고, 어릴 때 영양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때는 안타까워하며 공감해줬다. 이스에게 에이피의 말은 책에서만 보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결혼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잘 들었어요. 많이 고생했군요.”

 “저도 공주님, 이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흐음, 어쩔까나?”

 이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뭇잎 요람에 걸터앉았다.

 “제 이야기는 다음에 해드릴게요.”

 “듣고 싶습니다.”

 에이피는 살짝 투정 부렸지만, 이스는 귀엽다는 듯 웃으며 요람에 누웠다

 “숙녀의 이야기는 쉽게 들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어렵군요.”

 “후훗, 먼저 잘게요.”

 “네, 안녕히 주무십시오.”

 요람에 파고들며 잠을 청하는 공주를 뒤로하고 에이피는 창을 꺼내 들고 문에 기대어 잠을 청했다. 내일은 마리일성에 도착할 수 있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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