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벌들의 전쟁
작가 : 왕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6.22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곤충들의 세계. 작은 수벌 에이피의 이야기

 
100개의 다리-1
작성일 : 17-06-29 15:16     조회 : 343     추천 : 6     분량 : 530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도! 착!”

 해가 거의 다 져가는 무렵 공주는 타고 있던 수레에서 팔을 양쪽으로 벌리며 착지했다.

 “감사합니다.”

 에이피는 수레를 끌고 있는 공벌레를 탄 수벌에게 인사했다. 여관을 출발하려는 그들은 운 좋게도 마리일성으로 가는 상인 수벌을 만났고, 거짓말을 조금 섞은 사정을 설명한 뒤 얻어 탈 수있었다. 공벌레 수레는 공벌레 두 마리가 수레 손잡이를 잡고 둥글게 몸을 말아 굴러가는 수레로, 힘이 좋고 속도도 꽤 빠른편 이라 인기가 좋다.

 -꾸벅

 상인 수벌은 공벌레에서 내려 공주에게 인사하곤 성으로 먼저 들어갔다.

 “하루 만에 도착할줄이야, 다행이네요.”

 “그렇군요. 일단 들어가시죠.”

  둘은 성문을 향해 걸어갔다. 꿀벌들의 성은 위치에 따라 최외각, 외각, 내각으로 나눠서 형태가 다르다. 국경에 가까울수록 폐쇄적이고 숨겨져 있으며, 수도로 가까울수록 개방적인 형태를 갖추고 다른 종족들도 많이 있다. 내각에 있는 무역으로 유명한 마리일성답게 나무 위에 주로 건설되어있는 국경 인근의 성들과는 달리 지상에 건설되어있고, 비행종족, 지상종족 모두 출입이 가능한 성문을 많은 외국 상인들과 관광객들이 출입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한 경비벌들도 일반적인 성보다 훨씬 많이 공중과 지상을 모두 경계했다.

 둘은 상인들로 줄이 가득한 지상 성문을 보고는 위쪽의 입구로 날아갔다. 줄을 기다렸다가 경비벌 앞으로 다가가자 무뚝뚝한 목소리로 가벼운 무장을 한 경비벌이 말했다.

 “후드 벗어주시겠습니까”

 이스는 잠시 머뭇거리다 천천히 후드를 벗었다.

 “음? 수벌이 아니군요! 설마?”

 ‘이런’

 경비벌이 이스의 얼굴을 보며 놀라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갓 성을 나온듯한 젊은 수벌이 여자와 함께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긴장한 두 사람을 보던 경비벌이 호쾌한 표정을 지었다.

 “두 분 사랑의 도피라도 하는 겁니까? 하하. 들어가시죠.”

 “아…네! 하하! 감사합니다.”

 경비벌은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며 에이피의 등을 두드렸다. 둘은 긴 입장 행렬을 뒤로하고 성으로 들어섰다. 멀어지는 둘을 확인한 경비벌은 웃음을 없애며 옆에 있던 다른 벌에게 말했다.

 “이스 공주가 도착했다. 마리일 공주님에게 알려.”

 “예!”

 옆에 서 있던 경비벌이 빠르게 궁전으로 날아갔다.

 “병장님, 연기 진짜 별롭니다.”

 “닥쳐”

 성문을 통과한 두 사람은 안도하며 말했다.

 “다행히 별일 없었군요.”

 “괜히 놀랬네요. 그런데 굳이 제 정체를 감출 필요가 있나요?”

 “평상시라면 상관없겠지만, 여왕 선발식에 대한 일을 저희만 듣진 않았을 겁니다. 만약 마리일 공주가 여왕 선발식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면 혹시 모를 경쟁자를 줄이는게 이득이겠죠.”

 이스는 이해한듯 고개를 끄덕이며 걸었다. 성은 입구부터 호객꾼들과 장사꾼들로 가득했다.

 “자자! 봄에만 먹을 수 있는 복숭아꽃 경단이 한 덩이에 가문비나무 한 닢!”

 “거기 여행자분들! 풍뎅이 왕국산 수액 술을 두 잔에 가문비나무 열 닢에 모십니다. 술을 드시면 기본안주는 무료!”

 “10개 한정판매입니다! 쌀쌀한 꽃샘추위에 좋은 담요가 가문비나무 일곱 장! 정말 본전만 받고 팝니다!”

 여기저기서 음식을 먹고 물건을 파는 생기 넘치는 시장이었다. 원래 살던 성도 작은 성은 아니었지만 이런 처음 보는 대형시장에 둘은 정신이 팔려 물건을 사버리기 전에 빨리 통과하려 했다.

 “거기 이쁜 공주님! 귀한 보석들이 잔뜩 있습니다 보고 가시죠!”

 “아! 저거 잠자리 왕국의 보석이잖아! 저거 보고 가요!”

 “그것보단 먼저 숙소를…”

 공주를 말리려던 에이피의 눈에 풍뎅이 왕국의 창이 보였다. 보석하면 잠자리지만 무기 하면 풍뎅이였다. 반짝이는 창과 튼튼한 갑옷들은 에이피를 유혹하고 있었다.

 “그 전에 한 번 둘러볼까요?”

 “빨리 가요!”

 

 

 

 붉은 궁전 안 매혹적인 갈색 눈을 가진 벌이 왕좌에 앉아있다. 붉은칠을 한 날개는 고혹적인 드레스처럼 벌의 몸을 감싸고, 그녀의 표정은 모두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듯했다. 머리 위에 씌워진 은색 고리를 만지작거리던 벌은 눈을 뜨며 말했다.

 “이스 공주?”

 “예, 조금 전 저희 성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흐음… 움직임은 어떻죠?”

 “딱히 특이한 행동은 없는 것 같습니다.”

 붉은 벌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가로 걸어갔다. 세로로 긴 창문에 넓은 성 내부가 한눈에 담겼다.

 “목적이 궁금하군요.”

 “병사들을 보내볼까요?”

 “아니, 일단은 지켜보세요. 내일 직접 만나보도록 하죠.”

 “예.”

 

 

 

 “아으으…”

 구경만 하려던 둘은 어느새 양손 가득 물건을 사버렸다. 이스는 가진 돈이 부족해 처음 본 잠자리 왕국 팬던트는 사지 못했지만 맛있는 음식들을 잔뜩 사 기분이 좋아보였다.

 “앞으론 돈을 좀 아껴야겠군요.”

 에이피는 공주의 군것질거리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는 에이피도 그 단검 필요 없었잖아요.”

 “이건 호신용으로…”

 온갖 중장비가 가득한 무기 점에서 유일하게 하나 있는 골동품같은 단검을 집어 들자 무기상이 안 팔리는 놈이라며 싸게 준다길래 홀랑 사버린 에이피였다.

 “뭐 돈이 그렇게 부족하진 않으니까. 그리고 오늘은 꼭 방 두개 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요.”

 “네.”

 [현재 기온 11℃]

 깊은 잠에 빠져있는 이스의 방 창문이 열렸다.

 -스르륵

 기다란 몸에 검은색 옷을 입은 자들이 땅을 기듯이 방으로 들어왔다. 양손에는 단검을 들고 머리위 굵은 더듬이가 허리 언저리까지 휘어있었다.

 “조심스럽게, 잠에서 깨기 전에 처리해라.”

 잠입에 성공한 셋은 이스의 침대를 둘러싸고 실 같은 것으로 잎 침대채로 묶었다.

 “으음… 에이피?”

 인기척에 눈을 뜬 이스의 눈에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꺅! 뭐야!”

 “입부터 막으라니까!”

 “죄… 죄송합니다.”

 “이거 놔!”

 -퍽

 -쿠당탕

 이스는 발길질로 한 명을 쓰려뜨렸지만 이미 몸은 묶여버린 상태라 더 이상 저항할 수 없었다. 그들 중 한 명이 단검을 공주의 목에 가까이 가져가며 말했다.

 “조용히 해줘 공주님, 의뢰인이 산채로 공주님을 보고 싶어 하시더라고.”

 “읍으으읍!!”

 “입을 막아도 시끄럽네요. 마취라도 시킬까요?”

 “필요 없어, 나가자.”

 그들이 공주를 들쳐 메고 들어왔던 창문으로 향하려 하는 순간 이스의 방문이 열렸다.

 “이스!”

 “칫!”

 소란을 듣고 뛰어온 에이피가 이스의 방으로 뛰어온 것이다. 암살자는 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던졌다. 에이피는 급히 몸을 피했지만 좁은 공간에서 완전히 피하지 못하고 팔에 상처를 입었다.

 “뭐하는 놈들…”

 -핑

 갑자기 에이피의 초점이 흔들리며 땅이 울렁거렸다.

 ‘독인가!’

 “으읍읍!”

 “처리해라!”

 두 명의 납치범이 에이피에게 달려들었다. 에이피는 비틀대며 들고 있던 창을 한 명에게 집어던졌지만, 그는 능숙하게 피하며 그대로 뛰어왔다. 에이피는 얼굴을 찡그리며 턱을 빼어 그들과 맞붙었다. 벽을 등지며 한 바퀴 돌아 오른쪽 상대의 머리를 찍어내렸지만 상대의 무기에 가로막혔다. 공격에 실패한 에이피에게 무자비한 칼날이 쏟아졌다.

 -타다다당!

 “크으윽!”

 매섭게 몰아치는 공격을 겨우 버티고 있는 에이피는 상처가 늘어가는 와중에 창밖으로 공주를 데려가는 대장으로 보이는 자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만하고 죽어라!”

 납치범들이 에이피를 마무리하기 위해 크게 칼을 휘두르는 순간, 그 틈으로 에이피가 뛰쳐나갔다. 화살처럼 쏘아지며 바닥에 떨어진 창을 줍고 공주를 안고있는 상대와 충돌했다.

 -콰앙!

 “끄아아!”

 “암어님!”

 “꽉 잡으십시오.”

 에이피는 창을 상대의 다리를 뚫은 채로 벽까지 꽂아 넣었다. 비록 숨을 끊지는 못했지만 상대를 저지하기엔 충분했다. 에이피는 그대로 창을 버리고 공주를 안고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쫓아! 저놈들을 쫓으라고!”

 “네… 네!”

 수하들을 보낸 암어라고 불린 암살자는 자신의 손으로 창을 뽑아냈다. 에이피가 중독된 상태가 아니었다면 아마 몸이 부서졌을 것이다.

 -빠드득

 “으으으. 저 벌놈 내손으로 찢어버리겠어!”

 -부우웅

 기세좋게 창밖으로 뛰어내려 날았지만 날개에 힘이 거의 빠져 비행보다는 활강에 가깝게 떨어지고 있었다.

 “허억...허억…”

 공주를 안은 손이 덜덜 떨렸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시야로 멀지 않은 골목길 사이에 어렵사리 착지한 에이피는 정신을 겨우 붙잡으며 단검을 꺼내 공주를 묶은 끈을 잘라냈다. 공주를 풀어주자마자 쓰러지는 에이피를 이스가 붙잡았다.

 “에이피! 에이피! 정신 차려요!”

 중독된 상태로 몸을 격하게 움직인 것 때문인지 점점 에이피의 숨이 가파지고 초점이 흐릿해졌다.

 “제발! 죽지 말아요!”

 “저기다!”

 이스의 목소리에 추격하던 납치범들이 뛰어왔다. 이스는 분노한 눈빛으로 달려오는 그들을 바라보며 소리 질렀다.

 “물러가라!!”

 성을 가득 채울듯한 엄청난 기백의 외침이었다. 온몸을 강타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쫓아오던 암살자들이 갑자기 무기를 땅에 내려놓고 움직임을 멈췄다. 그와 동시에 어디선가 지켜보던 마리일 공주의 병사들이 그들 사이를 가로막았다.

 “뭐… 뭐야.”

 “몸이 저절로 움직였어.”

 

 

 

 “허억!”

 미리일 공주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폈다.

 “이 기운은…!”

 “당장 호위대장을 불러라!”

 “예!”

 “설마 이스 공주가…!”

 

 

 

 “저놈들을 죽이세요.”

 이스는 싸늘한 음성으로 그들에게 명령했다.

 “뭐라고요? 우리가 왜 당신 말을…”

 “두 번 말해야 하나요?”

 신비한 기운이 깃든 목소리에 병사들은 자기도 모르게 몸이 그녀의 말을 따르는 걸 느꼈다. 거절할 수 없는 명령을 들은 것 같았다.

 “일단 저놈들은 악당이니까.”

 “맞아 질서를 지켜야지.”

 병사들이 암살자들을 처리하러 가는 걸 본 이스는 현기증에 휩싸이며 에이피의 위에 쓰러졌다.

 

 

 

 “으음…”

 이스는 두통을 느끼며 눈을 떴다.

 “여긴…”

 이스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분명 어제 바닥에서 쓰러졌는데?”

 고민하는 이스의 방문이 열렸다.

 “깨어나셨군요.”

 “어… 그러니까… 누구시죠?”

 “전 마리일입니다.”

 “마리일이면… 음, 설마 이 성의 공주님?”

 “예 제가 성주 마리일입니다.”

 “아,흣,핫. 안녕하세요.”

 이스는 몸을 급하게 일으키며 말하려고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후후, 괜찮습니다. 편하게 계세요. 아마 몸이 많이 무거우실 겁니다.”

 “대체 어제는 어떻게 된 거죠? 저희를 구해주신 게 공주님이신가요?”

 “어제 지네 놈들이 공주님을 덮치려고 했습니다. 저희 병사들이 쓰러진 공주님과 기사분을 모셔왔고요.”

 “지네? 그 납치범들이 지네들이었군요.”

 “예 부끄럽지만 저희 도시의 지하에 있는 조직 센티페드의 일원들입니다.”

 “그쪽에서 왜 저를 납치하려고 한 거죠?”

 마리일은 이스가 누워있는 침대로 걸어와 앉더니 이스의 눈을 빤히 쳐다봤다.

 “공주님은 여왕폐하를 뵌적 있으신가요?”

 영문을 몰라하는 이스를 보며 그녀는 말을 계속했다.

 “저희 공주벌들은 공주가 될 운명을 가지고 성에서 태어나 성에서 자라고 성에서 다음 공주를 낳고 죽습니다. 그런데 간혹 외부에서 태어난 공주가 성으로 와 공주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리일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스에게 말했다.

 “그들은 여왕의 딸이라 불리며 여왕폐하의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제 이스 공주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어제 제가요?”

 “예, 말 한마디로 모두를 지배하고 명령하는 힘.”

 마리일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스님께서는 여왕의 권위를 가지신 분이십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화폐단위 2017 / 6 / 28 506 1 -
20 식탐-마지막 2017 / 7 / 30 314 2 5923   
19 식탐-6 2017 / 7 / 30 298 2 5311   
18 식탐-5 2017 / 7 / 27 301 2 5092   
17 식탐-4 2017 / 7 / 25 286 2 5183   
16 식탐-3 2017 / 7 / 25 290 2 5077   
15 식탐-2 2017 / 7 / 22 301 5 5229   
14 식탐-1 2017 / 7 / 21 301 6 5073   
13 휴식-2 2017 / 7 / 19 279 6 4371   
12 100개의 다리-마지막 2017 / 7 / 17 289 6 5376   
11 100개의 다리-6 (2) 2017 / 7 / 13 308 6 4982   
10 100개의 다리-5 2017 / 7 / 11 323 6 5084   
9 100개의 다리-4 2017 / 7 / 7 297 6 5063   
8 100개의 다리-3 2017 / 7 / 4 318 6 5417   
7 100개의 다리-2 2017 / 7 / 1 324 6 5875   
6 100개의 다리-1 2017 / 6 / 29 344 6 5308   
5 휴식-1 2017 / 6 / 28 319 7 4391   
4 결혼비행-4 2017 / 6 / 27 346 7 4906   
3 결혼비행-3 2017 / 6 / 25 337 11 5275   
2 결혼비행-2 (4) 2017 / 6 / 23 370 10 4908   
1 결혼비행-1 (4) 2017 / 6 / 22 602 15 519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