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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쿨타임이 없어
작가 : 조선생
작품등록일 : 2017.6.4

(약간 먼치킨) (형사) (게임판타지) (사이다) (입개그)

1년간의 끈질긴 수사 끝에 대한민국 최대의 조직 망둥이파를 일망타진할 기회를 눈 앞에 둔 서울청 광역수사대.

조직원들을 모두 잡고 마지막 망둥이파의 두목 오철식을 잡기 직전 지휘부의 설전으로 오철식을 놓치게 된다.

지휘부들의 음모로 모든 책임을 광수대 막내 김재원에게 뒤집어 씌웠고 김재원은 결국 파면된다.

가진 재산이라고는 그동안 적금으로 모아둔 돈과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4000만원이 전부.

그가 세계 최고의 인기 가상현실게임 [라스트킹덤]에 접속한다!

"라스트킹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방문자님"

 
2화. 뭐 해먹고 사냐
작성일 : 17-06-04 19:56     조회 : 93     추천 : 1     분량 : 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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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이제 뭐 해먹고 사냐... 젠장!"

 백수가 된 재원이 한숨 쉬었다.

 경찰생활 8년하고 남아있는 거라고는 적금으로 모아둔 3천만원과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천만원 합쳐서 총 4000만원.

 심지어 부모님은 재원이 직장에서 잘린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빨리 부모님이 알아차리기 전에 다른 직장을 구하던가 해야할텐데"

 사실 재원이 경찰이 되기 전까지는 여느 또래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게임을 좋아하는 대학생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공무원이 최고다' '공무원이 결혼선호직업 1위다' 따위의 얘기를 듣고 자라다보니 막연히 공무원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고, 그 와중에 시험에 합격해서 경찰관이 되었고 딱히 흥미가 있어서 선택한 직업은 아니었기 때문에 옷을 벗은 것에 대해 큰 미련은 없었다.

 단지..

 '박영우, 노진호 개새끼들.. 보란 듯이 성공해서 너네 앞에 당당하게 나타나주마'

 사실 이유야 어찌됬든 재원은 자신이 한 눈 팔다 범죄자를 놓친 것에 대해 큰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 때문에 책임지고 사표까지 쓰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마자 보여준 광수대 팀장, 부팀장이라는 것들의 행동이 가관이었다.

 "에.. 우선 망둥이파 일당들은 광수대 전원이 힘을 합쳐 두목 오철식이를 제외하고 전원! 검거하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오철식이를 놓쳤고 그 중요한 일을 팀의 막내에게 맡겨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제 팀장으로서의 자질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저는 광수팀장 자리에서 사퇴하고 한동안 자숙하도록 하겠습니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처음 재원이 TV에 나와 저딴 소리를 지껄이는 박영우와 노진호를 봤을 때 피가 거꾸로 솟는줄 알았다.

 나름 형사는 의리에 죽고 산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던 재원에게 팀장의 책임전가는 큰 충격이었다.

 '이제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보란듯이 성공해서 꼭 그새끼들한테 보여주고 만다'

 속으로 다짐한 재원이 생각에 잠겼다.

 '근데 내가 뭘 좋아했지?'

 자취방 의자에 앉아 멍하니 방 천장을 바라보던 재원이 TV로 시선을 돌렸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제는 전세계 최고의 인기게임으로 자리잡은 라스트킹덤! 라스트킹덤 전문채널 킹덤TV에서 한국 최고의 인기아이돌 아이빈씨를 모셨습니다! 아이빈씨,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실물이 더 이쁘시네요. 이제는 전세계 동시접속자수가 10억명을 넘어선 라스트킹덤. 아이빈씨 알고 계신가요?"

 "네~ 물론이죠. 라스트킹덤 한국랭커 1위 김민욱씨가 이제는 우리나라 CF킹이잖아요"

 "하하, 혹시 아이빈씨도 라킹 하시나요?"

 "네, 저도 몇 일 전에 들어가봤는데 사슴한테 맞아 죽을 뻔 했어요"

 "하하하하, 아이빈씨가 도와달라고 얘기하면 남자들이 줄을 설텐데요?"

 "어머, 아니에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시시콜콜한 얘기가 계속되는 것을 멍하게 바라보던 재원이 리모컨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하.. 게임홍보 TV라더니 무슨 아이돌 인터뷰도 아니고"

 멈칫

 채널을 돌리려던 재원이 TV에 송출되는 화면을 보고 동작을 멈췄다.

 TV 속에는 삐까뻔쩍한 갑옷에 2m는 됨직한 거대한 장창을 휘두르며 몬스터들을 베어 넘기는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와, 게임 속에 김민욱씨는 실제보다 훨씬 멋있네요"

 "어라, 아이빈씨. 그거 김민욱씨 욕하는 거죠?"

 "아..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라.."

 그 뒤로 시시콜콜한 대화가 계속되었지만 재원의 귀에는 더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

 재원이 중얼거렸다.

 

 *****************************

 

 "[라스트 킹덤]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방문자님"

 자취방에 설치한 캡슐 안에 몸을 눕힌 재원이 스킵을 계속 외쳤다.

 "스킵, 스킵, 스킵, 스킵, 스킵"

 게임광이었던 재원에게 초기 게임 설명은 고리타분하다 못해 식상한 수준이었다.

 "아이디를 설정해주세요"

 "스키...ㅂ"

 "아이디를 스킵 으로 하시겠습니까?"

 "아니, 아니야"

 잠시 생각하던 재원이 대답했다.

 "메이스"

 '정의의 철퇴를 내려주마 개자식들아' 

 "아이디를 메이스로 설정하시겠습니까?"

 "그래"

 "외모는 현실과 동일..."

 "스킵"

 "기본적인 능력치는 현실의 몸상태를 반영..."

 "스킵"

 "이제 [라스트킹덤] 세계로 들어갑니다. 다소 울렁증이 있을 수 있으니.."

 "아 스!킵!!!"

 

 낯선 초보마을 중앙 분수대에서 게임을 시작한 메이스가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남쪽으로 쭉 가면 사냥터라고 본 것 같은데, 남쪽이 어디야?'

 이미 게임 시작 전에 기본적인 정보를 모두 파악해둔 메이스가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이보게, 초보모험가인가? 내가 부탁.."

 "아 튜토리얼 스킵!!!"

 "?"

 소리치는 메이스를 보며 초보도우미 NPC가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웠다.

 나침반을 확인한 메이스가 한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초보자사냥터를 말그대로 학살했다.

 실제 검도3단, 유도3단인 재원은 이미 검사나 무투가로 전직할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1차 전직레벨인 10을 올려 초보마을을 떠날 생각이었다.

 "오빠 저 사람 좀 봐.."

 토끼 귀를 잡아 땅으로 패대기치는 재원을 보며 초보자 커플로 보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말했다.

 토끼한테 얻어 맞아 주저 앉아 쉬고 있던 남자가 입을 쩍 벌렸다.

 "고렙?"

 "아니 처음 시작할 때 옷 입고 있는거 보니 초보 맞는 것 같은데..."

 여자의 말에 남자가 기가 죽었다.

 "오빠, 괜찮아. 오빠 실제로도 멸치...가 아니라 오빠같은 체격에 대학원까지 졸업한 두뇌면 딱! 마법사로 전직해서 멀리서 불로 지져죽이면 되지"

 여자의 말에도 남자는 더욱 풀이 죽었다.

 "하아.. 남자가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서야. 오빠."

 "..응.."

 "우리 엄마, 아빠 오늘 저녁 비행기타고 2박 3일간 제주도 여행가"

 "?"

 "저녁에 우리집 빈다고"

 "..."

 "오빠가 자신감 갖고 저사람 처럼 토끼 딱 10마리만 잡으면 내가 오늘 오빠 우리집에 초대..."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3초"

 "..?"

 "토끼하면 3초 아니겠니?"

 "..."

 "마리당 3초컷. 다 뒤졌다"

 남자가 미친듯이 몽둥이를 휘둘러 토끼들을 때려잡기 시작했다.

 

 3시간 만에 10레벨을 달성한 메이스가 마을로 돌아왔다.

 라스트킹덤에서 레벨 10을 달성하게 되면 직업소개소에 가서 개인특성이나 능력치에 따라 직업소개NPC에게 특정 직업을 추천받게 된다.

 물론, 이 곳에서 추천 받는 직업은 일반등급의 직업들이고 소위 히든등급의 직업들은 특별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물론 메이스는 검사나 무투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메이스가 직업소개소에 도착하자 NPC가 중앙 테이블로 안내한다.

 "앞에 있는 마법진에 올라서면 자네에게 가장 어울리는 직업 몇 개를 추천해줄걸세. 서보시게"

 재원이 마법진 위에 올라서자 마법진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우우웅

 이윽고 중앙 테이블 위에 구슬이 3개 떠올랐다.

 '포x몬스터..?'

 혼자 시덥지 않은 생각을 떠올리던 재원이 NPC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오, 구슬이 3개씩이나? 자질이 있는데?"

 구슬을 살펴보던 NPC가 말했다.

 "검사, 무투가, 궁수. 마법진은 자네가 실력을 발휘하기 가장 최적화된 직업들을 추천하네만. 다른 선택을 해도 무방하네. 결정은 했는가?"

 잠시 생각하던 재원이 말했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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