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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완결)바탈스톤(부제: 영웅의 돌) 1
작가 : 박지숙
작품등록일 : 2023.1.27

창세기 같은 히어로 탄생기!!!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다 있슴다.
공포 빼고 모든 장르가 들어 있는 이야기.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웅장하고 긴 이야기.

모두가 히어로가 되는 이야기 이라니까용.

나랑 사과 정원으로 같이 가실 분~
이 이야기 읽어보라니까요.

너무 재밌어서 배꼽빠지기 없기당?
너무 감동받아서 울지 않기당?
너무 어렵다고 포기하지 않기당?

참고로 이 이야기는 2018-2019년도에 쓴 웹툰 시나리오를 장장 2년에 걸쳐 옮겼습니다.
아직도 다 못 옮겼어요.
소설 못쓰는 망생이가 노력을 아주 많이 해서 웹소설로 올려봅니당

문의 ooa_han@icloud.com
uahanada@gmail.com

 
ACT_003_001_32_ 새빨간 신인류. 홍당무 인간.
작성일 : 23-11-11 21:38     조회 : 152     추천 : 0     분량 : 4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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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탄. 뭐가 우선인지 생각해. 중요한 걸 먼저 해야 되는 거야. 우리에겐 두 번째 바탈이 우선이라고.”

 

 김탄이 박토의 말에 족쇄를 푸는 손을 멈추었다.

 그는 말없이 미캐를 바라보았다.

 

 -중요한 게 우선이라고? 우리에게 중요한 것?-

 

 순간 김탄이 미캐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박토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형. 내가 바탈이 되겠다고 한 건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야.

 나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길 바라니까.

 그러니까 난 이 여자애부터 구해야겠어. 형이 말려도 할 거야.

 이게 지금 나한테는 제일 중요한 일이야.”

 

 박토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사람을 구하는 게 우선인 김탄을 억지로 못하게 말린 다는 건 그도 또한 괴물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박토에겐 두 번째 바탈도 중요하다.

 그리고 시간도 진짜 없었다.

 

 게다가 김탄은 고집을 꺾을 기세도 전혀 없어 보였기에 타협하기로 한 박토가 말을 뱉었다.

 

 “그럼 구해. 월이 지정한 곳은 이 복도 끝 방이야. 그곳에서 만나. 내가 먼저 가서 두 번째 바탈을 구하고 있을 게.”

 

 “응. 거기서 만나. 반드시 갈 게.”

 

 박토는 바닥에 떨어진 제 배낭을 매고 김탄의 배낭을 들어 그에게 건넸다.

 

 “이 배낭은 지금부터 무조건 매고 있어야 해. 절대로 풀면 안 돼. 알았지?”

 

 김탄이 빙긋이 웃으며 대꾸했다.

 

 “목숨줄이니까? 헤헤.”

 

 “농담 아니야. 진짜야.”

 

 김탄이 서둘러 배낭을 등에 맸다.

 그리고 다시 미캐를 결박한 족쇄를 풀기 시작했다.

 박토는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고는 조용히 방을 나갔다.

 

 

 빡! 빡! 빡!

 김탄의 거침없는 손놀림에 미캐를 결박하고 있던 쇠뭉치는 가루가 되듯 부서졌다.

 

 마지막 남은 미캐의 허리를 결박하고 있던 족쇄를 부수자 미캐의 몸이 김탄의 몸으로 떨어졌다.

 

 그녀를 가볍게 받아 든 김탄은 미캐의 목에 주사되어 있는 주사 장치를 발견하곤 뽑으며 중얼댔다.

 

 “대체 왜 이런 짓을… 악마 같은 새끼들..”

 

 바늘을 빼자 미캐의 목에 피가 맺혀 흘렀다.

 김탄이 급하게 옷소매로 눌러 지혈했다.

 

 그러자 신기하게 미캐가 감은 눈을 살며시 떴다.

 

 -정신을 차린 건가?

 

 김탄은 미캐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살갗이 벗겨진 흉측한 얼굴에 비해 눈이 참 예뻤다.

 

 순간 얼굴이 붉어진 김탄.

 생각해보니 그가 여자를 품에 안아 본 게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 사실에 김탄은 목까지 빨개졌다.

 

 -정신 차리자.

 지금 이 상황에 무슨 상상을 하는 거냐? 김탄!

 사람을 구하는 게 우선이닷!-

 

 “저기요? 정신이 드시나요?”

 

 김탄이 미캐에게 말을 걸어봤지만 그녀에게선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 있는 미캐의 눈동자는 분명 힘이 있었다.

 그렇다면 의식이 돌아왔다는 뜻.

 김탄이 다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빨리 정신 차리세요. 여기서 나가야 해요.”

 

 하지만 아무 반응 없는 미캐.

 김탄은 지금 난감했다.

 이 여자가 정신이 들어야 부축해서 나갈 수 있는데 이렇게 늘어진 쌀자루처럼 있으면 곤란했다.

 

 그가 곤란했던 이유는 단지 무거워서가 아니었다.

 업거나 들쳐 안거나 하기엔 신체 접촉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상대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신체 접촉은 쇠고랑을 찰 일기도 했기에 그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특수한 상황.

 위기일발 일촉즉발 사람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그 상황이기에 김탄은 의식 없는 미캐에게 양해를 구했다.

 

 “죄송해요. 나중에 깨어나면 신고하지 말아 주세요.”

 

 김탄은 일단 미캐를 안아 일으켜 세웠다.

 정말 사심은 없었다.

 단지 그녀가 앞을 보고 있었기에 앞으로 안은 것뿐이다.

 

 가슴이 없을 줄 알았는데 물컹한 감촉이 김탄의 가슴에 느껴져 그는 순간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박토가 맞았다.

 여자가 맞았다.

 

 그는 그렇게 그녀를 안은 체 이동하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마찰에 혼미해진 김탄.

 왜 자꾸 전기가 오듯 찌릿한 느낌이 드는지 이해할 수 없는 그는 지금 마치 천 도나 되는 열이 치솟는 느낌까지 들었다.

 

 정말 그래서 그런 것인지 김탄의 얼굴은 붉다 못해 아예 홍당무가 되었다.

 

 그렇게 새빨간 신인류.

 즉 새로운 종이 된 김탄은 그렇게 미캐를 끌어 안은 체 출입문을 향해 열심히 땀을 흘리며 전진했다.

 

 김탄은 초능력자다.

 박토를 백오십 미터나 되는 하늘로 올려 보낼 정도로 힘이 센 자다.

 그런데 그런 그가 지금 힘들다는 듯 헉헉거렸다.

 

 김탄도 자신이 왜 그런지 몰랐다.

 미캐가 무겁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숨이 찼다.

 그가 그렇게 헉헉대는 동안 갑자기 품에 안긴 미캐가 웅얼거렸다.

 

 잘 들리지 않아 김탄이 물었다.

 

 “뭐라고요?”

 

 대답을 하는 건지 또다시 미캐가 웅얼거리자 김탄이 귀를 그녀의 입에 가까이 가져다 댔다.

 

 “죽일 거야.”

 

 미캐가 내 뱉은 말에 화들짝 놀란 김탄이 그녀를 안고 있는 팔을 느슨하게 풀었다.

 그리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변명을 하는데..

 

 “죄.. 죄..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불쾌했다면 다시 한번 죄송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정말 일부러 꽉 안은 게 아니에요.”

 

 “…맞아..”

 

 돌아온 답에 김탄은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당황한 김탄은 지금 완전히 속마음 감추고 가면을 쓴 체 다시 한 번 그녀에게 변명을 했다.

 

 “정말 여자라고 생각 안 했어요.”

 

 “맞아. 맞다고..”

 

 미캐에게서도 돌아 온 답에 김탄은 하늘마저 노래졌다.

 그런데 계속 맞다고 같은 말을 되뇌는 그녀.

 마치 수면내시경 후 헛소리를 하는 패턴 같았다.

 

 이상함을 느낀 김탄이 그녀를 풀어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눈은 여전히 게슴츠레했지만 의식이 돌아오는 듯 빛나고 있었다.

 그 순간 안도하게 된 김탄은 그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냥 맞다고 웅얼거린 거였네. 난 또 알고 있는 줄 알고 놀랐네.”

 

 김탄의 말을 들은 건지 순간 미캐의 눈에 힘이 들어가며 동공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움직인 그녀의 동공이 김탄의 눈과 마주친 후 멈추었다.

 김탄은 태어난 이래로 이렇게 무서웠던 적은 처음이다.

 

 완전히 의식이 돌아 온 그녀의 모습에 깜짝 놀란 김탄이 에둘러댔다.

 

 “진짜요. 진짜 여자라고 생각 안 했어요. 그리고 어쩔 수 없었어요. 여기서 나가려면 이 방법밖에 없었거든요. 정말 죄송합니다.”

 

 거짓말이었다.

 등에 맨 배낭 때문에 업지는 못하지만 들쳐 안을 수도 있는 거였다.

 

 120KG이나 나가는 돌을 공중으로 가볍게 던지는 김탄.

 솔직히 사심이 없었다고 말할 순 없다.

 

 순간 미캐를 끌어안고 이동하기를 강행했던 김탄은 부끄러움에 얼굴이 훅 달아올랐다.

 

 -이런 병신 같은 놈.

 아무리 모태솔로라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는 거였다.-

 

 스스로 자책하던 김탄에게 미캐가 다시 웅얼거렸다.

 

 “난.. 사람이야.. 난.. 사람이.. 맞아.. 사람이.. 맞다고..”

 

 이상한 말이었다.

 사람이 맞다니..

 

 김탄은 정말로 그녀가 의식을 차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으로 그녀의 얼굴에 가져가 흔들었다.

 동공 반응이 없었다.

 

 그녀가 의식을 차렸다는 생각은 착각이었다.

 하늘이 도왔다는 생각에 그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휴우~”

 

 일단 성희롱으로 쇠고랑 찰 일은 없을 것 같다.

 그 사실에 두근대고 초조했던 마음이 사라지자 그가 그도 모르게 이마에 땀이 맺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얼마나 식겁했으면 식은땀을 다 흘렸을까?

 김탄이 이마에 맺힌 땀을 손등으로 닦았다.

 

 모든 게 안정이 되자 김탄은 다시 미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약해 취해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 와중에도 그녀는 계속 사람이 맞다는 말만 되뇌며 웅얼거렸다.

 

 -왜 이런 말을 하는 지 모르겠다.

 자꾸 사람이 맞다는 말을 하는 데 이해할 수 없다.

 대체 이 여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김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의구심을 풀 수는 없었다.

 

 단지 그가 추측하기로는 어떤 일이 분명 있었다는 사실.

 그녀의 외모가 흉측해졌고 입고 있는 옷도 오물과 피로 더럽혀져 있는 걸 보면 분명 아주 못된 고문 같은 걸 당한 것 같았다.

 

 순간 김탄의 마음에 연민으로 가득 찼다.

 지금 그는 모든 걸 걸고 이 여자를 구한 게 잘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는 중.

 영혼을 잃어버린 그녀의 멍한 눈동자에 다시 빛이 돌아오길..

 

 김탄은 다시 박토와 약속한 접선 구역으로 가기 위해 길을 재촉했다.

 이번에 그는 미캐를 끌어안지 않고 양 팔로 들쳐 안았다.

 

 나는 반드시 이 여자를 구할 거야.

 앞으로 내 앞에 나타나는 힘든 사람은 단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모두 구할 거야.

 아자! 김탄!

 

 

 

 

 ***

 운석 연구실엔 긴장감이라고 하기엔 너무 약하고 또 아니라고 하기엔 너무 팽팽한 기운이 가득했다.

 

 나채국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체 허탈한 표정으로 멍을 때린 채 의자에 널브러져 있었다.

 상당히 불만이 많은 자세였다.

 

 그런 나채국 옆에 무언가 노심초사 안전부절 못하고 있는 은비칼.

 그는 팔짱을 낀 체 한 손으로 턱을 괴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닥만 보고 있었다.

 

 이 그림만 보자면 무언가 상당히 잘못된 일이 일어난 거다.

 하지만 오강심을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그녀는 이 둘이 그러거나 말거나 스마트 폰 삼매경이다.

 

 그렇다면 나채국과 은비칼의 관계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게 확실한 것.

 

 소파에 널브러져 있던 나채국이 갑자기 불안한 듯 다리를 떨기 시작했다.

 

 티는 내지 않았지만 은비칼의 눈동자가 그의 다리로 향했다.

 지금 은비칼은 나채국의 떠는 다리가 무척 신경이 쓰였다.

 외면하려고 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자꾸 갔다.

 

 그가 그렇게 나채국의 떠는 다리를 보고 있자니 어쩔 수 없이 나채국의 얼굴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

 나채국의 볼은 뭔가 화가 났다는 듯 불룩한 상태였다.

 작은 눈마저 불만스럽다는 듯 쭉 찢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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