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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구독자 사연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2.2.19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 단편들...

 
4. 낚시꾼들
작성일 : 22-02-22 09:55     조회 : 50     추천 : 0     분량 : 2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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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서울서 직장 다니는 30대 직장인입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어릴 적 아빠한테 들은 이야기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아직도 서해에서 배를 몰고 물고기를 잡고 있는데요.

 

 저희 아버지가 젊은 시절 겪은 이야기라 거의 30년 전 이야기입니다.

 

 젊은 시절 어부의 자식으로 태어난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따라 배를 타게 되었는데요.

 

 겨울을 제외하곤 봄부터 가을까지 각종 물고기와 해산물을 잡아 그 힘든 시절 부유하진 않았지만 남들보다 못살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을 먹고 다음날 출조 준비를 하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정리를 포기하고 집에 들어기 위해 배에서 나섰습니다.

 

 짙게 깔린 해무 때문이었는데요.

 

 안개가 너무 짙게 껴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서해에는 해무가 잘 껴서 내일도 허탕치는 날이 되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항구에 들어왔는데, 누군가 발을 동동거리며 배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습니다.

 

 "저기요. 저. 배 좀 탈 수 있을까요?"

 

 "뭐여? 저기 저거 안 뵈여? 아 쓸데없는 소리말고 가시오."

 

 젊은 남자가 이마에 땀까지 흘리며 애원하는 모습이 뭔가 애처로웠습니다.

 

 "저 10만원 드릴게요."

 

 할아버지를 포기하고 밧줄로 배를 묶고 있던 아버지에게 다가온 그 남자는 솔깃한 얘기를 했습니다.

 

 "뭐요? 십만원요?"

 

 "예. 안되나요? 그럼 12만원이요. 제발. 꼭 좀 부탁드립니다.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요."

 

 대기업 직원 월급이 15만원 하던 시절이었기에 아버지는 귀가 솔깃했습니다.

 

 "저. 저기. 아부지. 일단 저 사람 얘기 좀 들어보죠."

 

 "뭐여? 안 된다니께. 이 날씨에 워딜 간다는겨."

 

 하지만 할아버지는 완강했습니다.

 

 "아부지. 지도 장가가야지요. 아직 뭐 모아논 돈도 없고 그렇다고 뭐 집이라도 하나 장만해 주실것도 아니잖어요."

 

 평소엔 할아버지 말을 잘 따르고 배우는 입장이었지만,그 날따라 이상하게 그런 소리가 입밖으로 튀어 나왔습니다.

 

 할아버지는 난감한 표정으로 그 젊른 청년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그 젊은이가 한 얘기는 이랬습니다.

 

 작지만 나름 건실한 중소기업의 야유회 겸 단합대회도 할 겸해서 회사 사장님과 직원들이 섬에 낚시를 하러 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젊은이는 사장 아들로 회사에서 같이 일을 하고 있었는데, 직원들이 모두 야유회를 가고 자신은 남아 일을 정리하고 뒤늦게 합류하기로 하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섬에 도착한 일행들은 숙소를 잡은 섬 앞에 있는 작은 갯바위 섬에 낚시를 하러 간다고 배를 빌려서 간 뒤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숙소에 남은 직원들이 갯바위에 가려고 해도 어딘지도 몰라 함부로 가지도 못하고 그래서 해경에 연락을 취했는데 해무 때문에 출동이 어렵다는 말만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어쨌든 자신은 아들이니까 일단 직원들이 있는 숙소에 가서 같이 기다리려고 한다는 겁니다.

 

 그 젊은 사람은 눈물 콧물 범벅으로 울면서 얘기하여 자세히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거의 이런 내용이었다고 했습니다.

 

 맘이 약해진 할아버지는 직원들이 있는 그 섬까지만 청년을 데려다 주기로 하였습니다.

 

 매일 보던 섬이고 또 4시간만 하면 가는 가까운 곳이라 새벽녘에는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청년을 태우고 항구를 떠났습니다.

 

 해무를 헤치며 달리는 동안 할아버지는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하여 운전에 집중하고 있어 몰랐지만 아버지는 그 청년을 살폈습니다.

 

 아빠와 직원들 걱정 때문인지 뱃머리에 앉은 청년은 아무말도 없이 바다만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는데요.

 

 "저기 괜찮으요?"

 

 "..."

 

 그 청년은 가볍게 고개만 끄덕일 뿐 별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섬이 가까워질 무렵 갑자기 청년이 벌떡 일어났습니다.

 

 "저기다. 저기에요."

 

 청년의 말에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고래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청년의 말대로 안개가 약간 걷힌 바다에 반짝이는 불빛 몇 개가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정말 작은 갯바위에 남자 6명이 전등불을 흔들며 떨고 있었습니다.

 

 "아.. 아빠 어서."

 

 "참말로 이상허다. 이상혀."

 

 "뭐가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내가 소싯적부터 배를 탄 기 30년이여. 근디 이런 갯바위는 여기 있으면 안되는겨. 여기 없으야."

 

 "예? 무슨 말이세요. 빨리요. 사람들이 저기 있잖으요."

 

 할아버지는 갯바위 근처에 배를 세운 뒤 안개속에 싸인 섬을 한참 바라보더니 다시 배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 데려올테니 기다리셔."

 

 목청껏 소리를 지른 할아버지는 큰 섬을 향해 뱃머리를 돌렸습니다.

 

 "아부지. 사람들 죽는다니까요."

 

 짝

 

 화가 난 아버지가 선장실로 들어와 따지자 할아버지는 아버지 뼘을 때린 뒤 거울을 하나 줬습니다.

 

 "니 얼굴이나 봐여."

 

 한 대 맞고 정신이 번쩍 든 아버지가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봤습니다.

 

 대리석 마냥 창백한 얼굴과 붉게 충혈된 눈이 보였습니다.

 

 "아부지."

 

 "아무래도 귀신에 단단히 홀렸나베. 정신 바짝 차려야혀. 그 청년은?"

 

 할아버지의 말에 배를 뒤지던 아버지는 그 청년의 흔적을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전속력으로 배를 몰아 큰 섬에 도착했습니다.

 

 해무를 뚫고 갑자기 나타난 우리때문에 놀란 건 섬주민들이었는데요.

 

 어촌계장님의 집에서 하룻밤 묵기로 한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7년전 야유회를 온 중소기업 사장과 직원들이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가 실종이 되었다는 겁니다.

 

 수색작업을 했지만 사장 아들 시체만 발견하고 아무도 찾지 못했다고 들었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는 할아버지에게 물었답니다.

 

 어떻게 귀신인 줄 알았냐고.

 

 "거 뭐여. 나도 울 아부지한테 들은게 있는겨. 해귀한테 홀리면 답도 없어. 그래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디. 나라고 뭐 있겄냐? 라이터 불로 손바닥을 좀 지지니께 갯바위 위에 사람들 다리가 안 보이는 거여. 얼굴은 물에 불은 것마냥 팅팅 불었고 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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