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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방사(方士)
작가 : 짬짬
작품등록일 : 2022.1.12

천민으로 태어난 몽. 우연한 기회에 태라신선이 가둬놓은 오천년 이무기의 여의주를 삼키게 되고, 우연히 신선의 세계에 빠져 들어가게 된다. 신선의 세계에서 다시 인간의 세계로 돌아오게 된 몽. 장생(長生)을 얻게 된 몽은 춘추전국시대의 말기 진시황(秦始皇)에서부터 한무제(漢武帝)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다. 오행,천문,역법,관상,점술 등의 방술(方術)에 통달한 방사(方士)들. 교활한 마각신선으로부터 엄청난 방술을 얻은 악랄한 방사 사마혼과 주인공 몽 그리고 수많은 방사들의 치열한 방술전(方術戰)과,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영웅들의 뜨거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6화 금단(金丹)
작성일 : 22-01-13 11:31     조회 : 110     추천 : 0     분량 : 7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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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금단(金丹)

 

 방사가 손가락으로 모양을 만들며 주문을 외우자 황보옥의 몸에서 튀어나온 기괴한 모습의 귀신이 허공에 갇혀버렸다. 머리를 산발하고 입가에 피를 뚝뚝 흘리는 귀신은 방사가 만들어낸 공간에 갇혀서 옴짝달싹 하지 못하고 괴성을 질렀다.

 

 - 끼아아아악!

 

 방사는 얼른 족자를 꺼내더니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귀신이 괴성을 지르며 족자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가 버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방안은 고요해졌다.

 

 “쿨럭! 쿨럭!”

 

 황보옥의 입에서 피와 함께 조금 전 마셨던 부수의 검은 물이 흘러나왔다.

 

 “보옥아!”

 

 황욱은 깜짝 놀라 딸의 곁으로 달려가 딸의 입에서 흐르는 피와 검은 물을 닦아주었다. 황욱은 방금전 분명히 자신의 두 눈으로 모든 것을 보았으면서도 도저히 지금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방사는 천천히 족자를 말아 갈무리를 했다. 방사를 보면서 황욱이 물었다.

 

 “도대체 방금 전 그것이 무엇이오?”

 

 “그냥 잡귀일 뿐이오. 혹시 부인께서.....”

 

 방사가 말끝을 흐렸지만 황욱은 그것이 뭘 뜻하는 지 알 수 있었다. 황욱이 고개를 끄덕이며 방사를 향해 말했다.

 

 “그렇소. 원래부터 병약했던 체질이었다고 하기에 나는 정말 그런 줄만 알았소.”

 

 “흠... 알겠소. 우선 따님은 안정을 취해야 하니 쉴 수 있게 해줍시다.”

 

 방사와 황욱은 보옥의 방에서 나왔다. 방사는 몇 가지 약초를 건네주며 보옥에게 달여서 먹이라고 했다. 황욱이 하인에게 약초를 건네며 말을 전하고는 넓은 연못 위에 지어진 정자로 모시고 갔다.

 

 하인들에게 술상을 봐오라고 명하고는 황욱이 방사에게 물었다.

 

 “정말 우리 딸아이가 나을 수 있는 거요?”

 

 “조금 전 그 잡귀를 걷어 냈으니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완쾌될 거요.”

 

 황욱은 조금 전 말로만 들었다면 도무지 믿기 어려웠을 모습을 직접 보았기에 방사의 말에 믿음이 갔다.

 

 “하지만, 지금 원기가 많이 손상되어 있으니 내가 준 약초를 꾸준히 달여 먹여야 할 거요.”

 

 황욱은 딸의 몸에서 귀신을 쫓아내고, 또 약초까지 건네 준 방사에게 진심으로 감사해서 읍을 하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정말, 정말 감사하오.”

 

 그러자 방사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 목을 꺾을 일은 없어진 거요?”

 

 황욱은 조금 전 자신이 혼자 생각했던 일을 방사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면서, 얼굴이 붉어졌다.

 

 “그...그건...”

 

 방사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됐소. 뭐, 워낙 사기꾼 같은 방사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니 충분히 그리 생각할 수도 있을 거요.”

 

 황욱이 붉어진 얼굴로 방사에게 말했다.

 

 “아무튼, 미안하게 되었소.”

 

 그때 하인들이 술상을 봐왔다. 향긋한 술과 좋은 안주들이 가득 담긴 술상이 황욱과 방사 앞에 각자 하나씩 놓였다. 황욱이 일어나 방사의 술잔에 공손히 술을 따랐다.

 

 “진심으로 사과하는 마음으로 한 잔 올리겠소. 늦게 물어봐서 죄송하오만, 귀하의 존함이 어찌되시오?”

 

 방사가 웃으며 잔을 받았다.

 

 “하하. 떠돌이 방사에게 무슨 이름이 있겠소?”

 

 “그래도 이렇게 빚을 졌는데 은인의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소?”

 

 “그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니, 너무 마음 쓰지 마시오. 그건 그렇고, 조금 전 천금도 아깝지 않다고 했던 것 같은데...”

 

 방사의 말에 황욱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물론이오. 천금이 아니라 이천금을 드려도 아깝지가 않소. 내 준비해 드리리다. 여봐라!”

 

 황욱은 하인을 불렀다. 하지만 방사가 얼른 손을 내저으며 황욱을 말렸다.

 

 “아니오. 됐소. 그만 두시오.”

 

 “부족하시오? 그럼 원하는 만큼 말씀해 보시오. 내 재물에 연연하는 그런 소인배는 아니오.”

 

 황욱은 거대한 조직 흑영단의 단주인 만큼, 배포도 컸고 신의도 있었다.

 

 “알겠소. 단주의 마음은 내 충분히 알았으니 놔두시오. 나 역시 재물이나 탐내는 그런 사이비 방사는 아니오.”

 

 “그럼... 원하는 것이....”

 

 방사는 술을 한 잔 마시더니 잠시 어떤 말부터 꺼낼지 생각했다.

 

 “흐음....”

 

 황욱은 방사가 잠시 생각하는 동안 술로 목을 축이며 기다렸다.

 

 “지금 천하에는 무수히 많은 방사들이 있소. 하지만 대부분의 방사들은 단주가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의 눈을 속이는 사술이나 부리며 무지한 사람들을 현혹시켜서 재물이나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사이비들이오. 그렇다고 단주처럼 모든 방사들이 다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오.”

 

 황욱은 다시 얼굴이 붉어졌다.

 

 “방사는 하늘의 뜻을 받아 지상에서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오. 원시천존께서 생각하고 계시는 역사의 흐름을 그 길대로 흐를 수 있게 도와주는 인간세계의 조력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방사들끼리도 서로 생각하는 방향이 달라 가끔 부딪히기도 한다오. 그것역시 원시천존께서 생각해 두신 것이라고 볼 수밖에. 나 같은 하찮은 인간이 알 도리는 없다오. 어쨌든 모든 방사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만 하듯, 나 역시 나의 역할에 충실 해야만 하오. 단주의 딸을 살리는 것도 나의 여러 가지 의무 중에 하나이지요.”

 

 황욱은 방사의 말을 듣다가 궁금한 것이 있어서 물었다.

 

 “그런데, 여기는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요?”

 

 그러자 방사가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단주에게 딸이 있다는 것을 알고, 단주의 딸이 아픈지도 알고, 무엇 때문에 아픈지까지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에게 집이 어딘지 어떻게 알았냐고 묻는 것이오?”

 

 방사의 말을 들고서 황욱은 자신의 물음이 부질없는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나의 생각까지도 다 읽는 자였지 않은가?’

 

 황욱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내가 정말 어리석은 질문을 했군요. 자, 한잔 하십시다.”

 

 방사와 황욱은 함께 쭈욱 술을 들이켰다. 술을 마시고나서 방사가 말했다.

 

 “그리고, 몸이 완쾌되면 따님께 내가 해야 할 것이 있소.”

 

 “그게 어떤 것입니까?”

 

 “조금 전 말했듯이 나는 하늘의 뜻을 행해야만 하고, 그것은 나의 의무요. 단주의 딸을 살리는 것만이 나의 의무는 아니오. 나는 단주의 딸을 살리는 것 뿐만이 아니라 오랜 기간 공들여 만든 금단(金丹)을 먹여야 하오.”

 

 황욱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금단이라면, 신선이 될 수 있다는 바로 그 금단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허허허. 나는 그런 경지에 이르는 금단을 만들 수 없다오. 만약 그런 게 있다면 나부터 먹었겠지요. 금단은 신선이 될 수 있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오. 나는 그 중에 한 가지를 먹이려고 하오만.”

 

 “그게 어떤 겁니까?”

 

 “그건 차차 알게 될 것이오. 나쁜 것은 결코 아니니 걱정 마시오. 아직 원기가 많이 상해있으니 여기서 조금 머물면서 상태를 지켜보다가 금단을 취할 때가 되었다 싶으면 먹이려고 하오만.”

 

 “좋소. 방사께서 머물 수 있도록 방을 준비해 드리겠소.”

 

 “고맙소.”

 

 “여식을 살려주신 분께서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방사께서는 저와 제 여식 평생의 은인이오.”

 

 둘은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나누며 유쾌하게 마셨다. 한참을 마시다가 자리를 파할 무렵 황욱이 조금은 슬픈 눈빛이 되어 방사에게 물었다.

 

 “혹시....혹시.... 말이오.”

 

 “말씀하시오.”

 

 “혹시... 몇 년 더 일찍 방사께서 이곳에 왔다면 나의 아내도 죽음에 이르지 않을 수 있었겠소? 아, 오해는 하지 마시오. 내 안타까운 마음에 넋두리를 하는 것뿐이니. 허허”

 

 방사는 그런 황욱의 쓸쓸한 모습을 안타깝게 보면서 말했다.

 

 “모든 것이 다 하늘의 일이니, 감히 인간이 그 뜻을 어찌 알겠소.”

 

 황욱과 방사는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방사가 건네준 약초를 꾸준히 달여 먹이자 황보옥의 몸은 나날이 좋아졌다. 황욱과 하인들이 약초를 보니, 이름을 알만한 것도 있었지만, 알 수 없는 것들도 있었다. 어느 날 황욱이 방사에게 물었다.

 

 “도대체 이 약초들은 어떤 것들입니까?”

 

 “죄송합니다만, 방사들이 지켜야 할 의무 중에는 발설하지 않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의무도 있답니다. 이해해주시구려.”

 

 황욱은 방사가 가끔 대답을 회피할 때마다 조금 아쉬웠지만, 딸이 원기를 회복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황보옥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산책을 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하자 방사가 황욱에게 말했다.

 

 “먼저 금단을 복용하기 전에 익혀야 할 호흡법이 있으니, 그것을 아이에게 좀 가르쳐야겠소.”

 

 “호흡법이요?”

 

 “그렇소. 금단은 대단한 영약이지만, 처음 취했을 때 그 기운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몸에 큰 해가 될 수도 있다오. 그래서 먼저 호흡법을 익기고 그 다음 금단을 취해서 기운을 다스려가며 서서히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흡수를 해야 하는 거요.”

 

 방사는 황욱의 허락을 받고는 황보옥에게 호흡법을 가르쳤다.

 

 “너에게 호흡으로 기를 운행하는 행기법(行氣法)과 한번 들이마신 숨으로 오랫동안 숨을 쉬지 않는 태식법(胎息法)을 가르쳐 주겠다. 나중에 네가 취하게 될 금단의 기운이 갑자기 퍼지지 않도록 태식법으로 먼저 다스리고, 그 기운을 행기법으로 조금씩 운용을 하게 하려는 것이다. 비록, 곧바로 익히기는 힘들 테지만, 너는 누구보다 빠르게 익히게 될 것이다.”

 

 황욱은 어린 딸이 방사의 어려운 가르침을 제대로 배울 수가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그것은 황욱의 기우에 불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설프긴 하지만 행기법과 태식법을 흉내 내기 시작했다. 황욱은 그런 딸의 모습을 아주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호흡법은 점차 빠르게 발전했고, 황보옥의 몸에도 더욱 생기가 돌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방사가 황욱에게 말했다.

 

 “이제 금단을 먹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황욱은 금단이 조금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나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물었다.

 

 “내 여식이 그것을 과연 감당할 수가 있겠소?”

 

 그러자 방사가 웃으면서 말했다.

 

 “능히 감당하고도 남을 정돕니다.”

 

 방사는 황보옥을 불렀다. 황보옥이 나타나자, 방사는 황보옥 앞에 붉은 열매 같은 것을 꺼내놓았다.

 

 “이것이 무엇이옵니까?”

 

 황보옥이 옥이 굴러가는 듯한 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것은 일전에 내가 말했던 금단이라는 것이다. 이제 너는 그것을 취해도 될 만큼 원기를 회복했고, 호흡법도 익혔다. 잘 듣거라. 너는 우선 이것을 취하는 즉시 태식법으로 금단의 기운이 퍼지지 않도록 다스리면서 동시에 행기법을 운용해 아주 조금씩 금단의 기운이 몸에 퍼지도록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너의 몸이 크게 상할 수도 있으니 반드시 나의 말을 명심해야 하느니라. 알겠느냐?”

 

 황보옥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두 가지의 호흡법을 섞어서 한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었지만, 황보옥은 방사의 가르침을 따라 수련을 한 끝에 어느새 두 가지의 호흡법을 자유자재로 섞어서 할 수 있게 되었다.

 

 “자, 그럼 이제 금단을 취하도록 하여라.”

 

 황보옥은 붉은 열매처럼 생긴 금단을 조심스럽게 들어서 앵두 같은 입을 벌려 넣고는 꿀꺽 삼켰다. 그러고 나서는 즉시 태식법으로 호흡을 했다. 황보옥은 금단을 삼키자마자 머리와 가슴 그리고 배꼽 아래의 삼단전에서 불같이 기운이 일어나려다가 다시 점차 기운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한참을 태식법으로 호흡을 하다가 잠시 행기법을 운용했다. 그러자 삼단전에서 조금씩 기운이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가 다시 기운이 거세게 일어나면 태식법을 다시 행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방사가 흐뭇하게 웃으며 황보옥에게 말했다.

 

 “잘했다. 그런 식으로 하면 된다.”

 

 황보옥이 금단을 먹고는 호흡법을 이용해 금단의 기운을 다스릴 수 있는 것까지 확인한 방사는 황욱에게 말했다.

 

 “이제 저는 떠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더 머물다가 가시면 안 되오? 아니, 원한다면 이곳에 언제까지나 머물러도 좋소.”

 

 황욱은 진정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했다. 그러자 방사가 황욱을 향해 말했다.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저는 또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황욱은 아쉬웠지만, 그를 보내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다.

 

 “좋소. 그대는 하늘이 부여한 임무를 행해야만 하니 내가 어찌 더 붙잡겠소. 대신 내가 그대에게 드리는 것만이라도 좀 가져가시오.”

 

 황욱이 하인에게 이르자 하인들이 금과 비단 등 수많은 재물과 좋은 명마 말 한필을 가지고 왔다. 그것을 보고 방사는 껄껄 웃었다.

 

 “껄껄껄 이것들이 다 무엇입니까?”

 

 “그대가 재물이나 명마에 욕심이 없다는 것은 내 잘 알고 있소. 하지만 이건 내 작은 성의니 좀 받아주시오.”

 

 황욱이 간곡히 부탁했지만 방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런 것들은 저에게 짐이 될 뿐입니다. 그렇잖아도 단주께는 부탁을 드릴 일이 따로 있습니다.”

 

 황욱은 방사가 재물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식으로 밖에 성의를 표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에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방사가 따로 부탁을 할 일이 있다니, 오히려 기뻐했다.

 

 “어서 말씀해 보시오. 내가 뭔들 못해드리겠소?”

 

 “흑영단은 천하에 골고루 퍼져 있어서 상당한 정보력을 갖춘 집단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맞지요?”

 

 방사의 말에 황욱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소.”

 

 “그래서 상당히 많은 무공비급들도 손에 넣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황욱은 방사의 말에 방사가 무공비급에 관심이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소. 혹시 원하는 비급이라도 있으시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드리겠소.”

 

 “혹시 명옥신공(明玉神功)이라는 비급이 있으시오?”

 

 황욱은 명옥신공이라는 비급이 선뜻 떠오르지 않아서 잠시 생각했다.

 

 “명옥신공....이라...”

 

 그러다 언젠가 흉년이 든 한 마을을 지나다가, 길가에 굶어서 다 죽어가는 노파가 있어서 먹을 음식을 내어주고 받았던 아주 오래되고 낡은 책이 한권 떠올랐다.

 

 “아! 있소. 어떤 노파에게 받았던 것인데, 아주 오랜 옛날부터 전설로만 전해 내려오던 천하제일여제(天下第一女帝)였던 화현무제(華賢武帝)의 비급이라고 하던데, 그냥 이상한 노파의 말이라 생각하고 구석에 넣어두고는 지금껏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소만. 그것을 드리면 되겠소?”

 

 그러자 방사가 웃으며 말했다.

 

 “나에게 달라는 것이 아니고, 보옥이에게 그것을 주시면 되오.”

 

 “보옥이에게 무공을 가르치라는 말이오?”

 

 “꼭 가르칠 필요도 없소. 그냥 주기만 하시오. 그럼 그 아이가 알아서 할 것이오. 그리고 또 한 가지 부탁이 있소.”

 

 “말씀만 하시오.”

 

 “이곳 근처에 작은 집을 하나 지어주시오.”

 

 황욱은 방사의 말에 웃으며 말했다.

 

 “방금, 떠나시겠다더니... 혹시 이곳이 불편해서 그러오?”

 

 “아니오. 내가 머물 것이 아니오.”

 

 “그럼....”

 

 “언젠가 사내아이 하나가 와서 머물게 될 것이오.”

 

 “사내아이요?”

 

 “그렇소.”

 

 황욱은 방사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차피 물어봐야 자세히 알려줄 것도 아니었고,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일들도 아니었다.

 

 “혹시. 그 아이를 위해서 내가 뭘 해야 하는 거요?”

 

 “뭐, 특별히 할 건 없소. 그냥 집만 한 채 지어주시면, 모든 일들이 알아서 흘러갈 것이오. 마치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말이오.”

 

 “알겠소. 내 그리하리다.”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은 방사는 황욱과 짧은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는 바람처럼 훌쩍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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