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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도전! 에스퍼 리그
작가 : 은백
작품등록일 : 2016.10.28

수십 억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초능력 배틀 스포츠!
그 안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은 소년소녀의 작고 거창한 이야기

 
3부 - 마스터즈 플랜(1)
작성일 : 16-10-28 21:51     조회 : 383     추천 : 0     분량 : 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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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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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3지구 최대의 헤일로 비전 엔터테인먼트 시설 글로리 에스퍼즈. 아르카디아 전역을 통틀어 최하위군에 속하는 빈민 구획 치고는 꽤나 고급 축에 드는 설비로 도배를 한 터라 이용료가 장난 아니기로 악명이 높다. 그래도 이보다 제대로 된 장소가 마땅치가 않기 때문에, 설비 자체를 구매할 능력이 안 되는 아마추어 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값을 치르면서 들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제13지구에서는 마스터즈 플랜을 제외하면 변변한 스폰서 하나 붙은 프로 팀도 잘 없기 때문에 더더욱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래저래 열악한 환경이다.

 

  그리고 이 문제의 건물의 1층. 주걱턱에 실눈을 한 갈색 스포츠머리 사내와 다소 중성적인 외모의 하늘색 단발머리 소녀가 뒷짐을 지고 아마추어 트레이닝이 주로 이루어지는 즉석 대전 구획을 순찰하듯 둘러보고 있었다. 둘 다 하얀 바탕에 검붉은 체크무늬로 수놓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데, 남녀 복장의 차이인지 디자인이 약간 달랐다. 사내 쪽은 브이넥 셔츠와 와일드한 인상의 카고바지. 소녀 쪽도 셔츠는 동일했지만 하의는 우습게도 허벅지까지 훤히 드러나는 흰색 플리츠스커트에 니 삭스다. 속바지 정도는 입는 게 암묵적인 예의겠지만,

 

  “팬티가 아니니까 부끄럽지 않은걸? 위풍당당!”

  “……낭자는 팬티 맞지 않소? 하루빨리 속바지 안 입으면 대회에서 망신당할 거요.”

  “아무래도 이 위에 또 덧입으면 꽉 끼고 찝찝해서 말이야. 편의제일!”

 

  문제는 하의뿐만이 아니었다. 안 그래도 사이즈를 줄여 입은 탓에 꼭 끼는 셔츠 위로 불룩 솟은 두 개의 융기는…….

 

  “하다못해 브래지어라도 차시오! 절벽이면 몰라, 그렇게 크면서도 신경 안 쓰는 낭자는 처음 봤소!”

  “오지랖도 넓네! 나 편한 대로 할 거야!”

  “끄응, 마음대로 하시오. 소자는 책임 안 지오.”

 

  입단하자마자 부 주장을 꿰차더니 보이는 것이 없는 모양이다. 여자로서의 자각이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래도 입단한지 겨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마스터즈 플랜의 랭킹을 10위권으로 끌어올린 공적이 워낙 크기 때문에, 팀 주장인 에포트도 함부로 대할 수는 없는 마당이다. 패러독스 이후로 제13지구 최고의 인재라고 팀원 모두가 입을 모으는 판이니.

 

  “여하튼 매회 이 지구 예선만은 유료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지는 구려. 참 슬픈 이야기 아니오? 돈이 원수지. 분명 제13지구에도 모래 속의 진주 같은 인재가 있을 텐데, 시스템도 제대로 구비돼있지 않고. 사나이로 태어나서 뜻조차 펼쳐보지도 못하는 불쌍한 영혼들이여!”

  “돈 핑계 댈 건 아니잖아? 자기들이 가난한 운명을 타고 났으면 거기에 순응해야지. 어쩌겠어? 팔자소관.”

 

  오늘은 모처럼 찾아온 마스터즈 플랜의 훈련 휴식일. 팀장 에포트는 겨우 사흘 앞으로 다가온 제39회 에스퍼 리그 지역 예선을 앞두고 경쟁 선수들의 전력 조사 차원에서 글로리 에스퍼즈를 방문한 마당이지만, 웬 귀찮은 꼬리 하나가 달려서 훼방을 놓는 바람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제 딴에는 부 주장이랍시고 따라왔지만 그냥 휴일에 수다 떨 파트너를 찾아온 것임이 분명하다.

 

  “쳇, 쉬는 날에 연습으로 빼버릴 수도 없고 말이오. 왜 따라온 거요?”

  “후후훗, 나는 맨날 열외해도 아무도 뭐라 안 하지롱! 천하태평!”

  “어차피 낭자가 팀 연습에 끼어드는 순간부터 연습이 양민학살로 변모해버리니까 말이오. 가끔이라도 끼어든 연습전에서 한번이라도 진 적이 있소? 그래선 연습의 의미가 없소이다.”

  “풋, 너무 강한 것도 죄라니까. 걱정일랑 접어두라고. 이 무적의 불패신화는 예선전이랑 본선에서도 쭉 이어갈 테니까. 으응? 잠깐만. 임시대기.”

  “왜 그러시오?”

 

  부 주장 소녀가 허리를 살짝 굽혀 오른손으로 눈썹을 대고 눈을 가늘게 떴다. 그 시선의 연장선에는 원형 가상 트레이닝 기기 안에서 AR 스캐너를 착용한 채로 신나게 치고 박는 남녀 한 쌍이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잠깐 고심에 잠긴 부 주장은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유니폼 상의 주머니에서 외알형 AR 스캐너를 꺼냈다. 에포트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의문을 표했다.

 

  “그냥 평범한 아마추어 대전 아니오?”

  “아, 대전 자체는 특이할 게 없는데. 아는 녀석이 있어서. 에포트도 저 남자애는 알 거 아냐? 나는 그때 현장에 없었지만, 우리가 최근에 오픈한 오디션에서 결승까지 갔다며? 무인부지!”

  “응? 그러고 보니?”

 

  에포트도 부 주장의 말을 듣고 짚이는 게 있는지, 선글라스형 AR 스캐너를 착용하고 재차 그 대련을 주시했다. 그러자 그동안 힘든 일정 때문에 파묻혔던 기억 한 조각이 새록새록 살아났다.

 

 

 

  공기를 뜨겁게 가르는 소리와 함께 어른 팔뚝만한 불덩이 여럿이 린다의 귀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역시 오랜만의 실전이라 그런지 생각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특히 이런 공중전에서는 단 며칠이라도 연습을 게을리 했다간 감각이 바닥을 치기 때문에 적응이 힘들어진다. 자기력 컨트롤로 비행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 해도 영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반면 아더는 열에너지 분사로 로켓마냥 신나게 씽씽 날아다니면서도 힘은 아직 팔팔한듯하다. 물 만난 고기가 따로 없다.

 

  ‘그보다 이거 연습인데, 아더는 꼭 실전마냥 죽기 살기로 하네. 뭐가 그리 급하지?’

  “개틀링 하트(Gatling Heart)의 맛이 어때? 움직임이 굼뜨잖아, 린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온힘을 다하라구!”

  “제길, 이 상태로는 린다의 힘을 100% 발휘할 수가 없어. 그…… 상태로 변신해야하나?”

 

  린다는 저도 모르게 얼굴에 홍조를 띠고 양손으로 몸을 감싸다가, 큰맘먹은 듯 눈을 질끈 감고 소리쳤다.

 

  ‘에라, 모르겠다!’

  “솔리드 폼(Solid Form)!”

  “오오?”

  『…….』

 

  예고도 없이 벌어진 초자연적 현상에 아더가 신기한 듯이 눈을 반짝였다. 유려한 은색의 액상 합금이 피부의 여기저기서 솟아나 린다의 몸을 서서히 덮어가기 시작했다. 채 5초도 걸리지 않아 린다의 머리, 어깨, 가슴, 배, 허벅지, 다리, 발, 그 어느 부위도 빠짐없이 액체 금속에 잠식되어 희푸른 광택을 자랑했다. 물론 비극 아닌 비극(?)이라면, 예전에 선보인 것과 마찬가지로 옷까지 액화되어 체내에 흡수되는 바람에 속살과 몸의 굴곡이 훤히 드러나 보였다. 백합 모양의 머리장식도 자취를 감춘 탓에 양 갈래 머리 모양이 풀어져 허리 부근까지 길게 늘어진 생머리가 되고 말았다. 얼핏 단색 바디페인팅 모델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온통 은빛 단색으로 채색된 린다의 몸에서도 딱 한 부위 예외는 있었다. 관자놀이 밑의 뺨만은 여전히 잘 익은 복숭아처럼 붉은색이었다. 쓸데없이 솔직한 몸이다.

 

  “자, 자……. 2라운드야!”

  “으음. 음.”

  “그렇게 뚫어져라 보지 마아아아앗! 창피하단 말이야!”

  “역시 그랬어. 방금 두 가지 사실을 더 알아냈어.”

  “뭐?”

 

  아더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오른손에 턱을 괬다.

 

  “마야의 경기는 나도 많이 봐왔지. 패러독스랑 같은 팀이었으니까 말이야. 당시 네 능력은 전격 계열이었을 텐데 지금은 인체 금속 변환 능력. 이 말은, 외형 시술만으로도 AR 스캐너가 인식하는 능력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네.”

  “린다가 원한 결과는 아니지만 말이야.”

  “두 번째 사실은, 넌 그 사실을 배제하고 봐도 신기하단 말이야.”

  “뭐가?”

  “여자인데도 가슴이 남자랑 별로 다른 게 없잖아. 연구할 가치가 있겠어.”

  “…….”

 

  린다는 의미심장한 눈웃음과 함께 한쪽 입 꼬리를 올렸다. 홍조의 농도가 복숭아 레벨에서 사과 레벨로 진화했다. 왼 손바닥을 아더를 향해 펼치고는,

 

  “죽어어어어어어엇―!!! ‘펄스 캐논(Pulse Cannon)’ 무한 연사아아아아―!!!”

  “우갸아아아앗! 이 공기를 일그러뜨리면서 날아오는 무색 파동은 뭐야? 살려 줘!”

  『단일 물질 대응 고유 진동파 공격이다. 스킬 등록 넘버 04875.』

 

  시그마의 차분한 설명이 이어졌지만 도무지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그게 뭐야? 처음 듣는 능력인데! 그리고 금속 계열 능력도 아니잖아!”

  『물질의 고유 진동 주파수를 발사해서, 공격 범위 내에 존재하는 해당 물질을 산산조각 능력. 아마 지금 홍수처럼 쏟아지는 저 일격들은 인체의 주요 구성 물질 중 하나에 대응하는 성질이겠지. 복수의 능력을 동시에 운용하는 다중능력자도 드물 뿐이지 분명히 존재한다.』

  “만약 한 대라도 맞는다면?”

  『대응 물질이 단백질이면 육편이 될 테고, 칼슘이면 오징어가 될 거다.』

  “으아아악! 쓸데없이 자세한 설명하지 마! 그보다 좀 전까지 몸 사리던 녀석이 왜 저렇게 호전적으로 변한 건데!”

  『그걸 모르는 사람은 아마 너 혼자일 거다.』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는 사이, 펄스 캐논의 포격에 뒤를 잡히기 일보 직전까지 왔다. 아더는 도깨비불이나 혜성마냥 기다란 빛의 꼬리를 늘어뜨리고 공기를 가르면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펄스 캐논의 융단폭격에 가루가 되기 고작 몇 초 전.

 

  ‘제길! 슈팅 하트(Shooting Heart)의 열 추진력에 의존한 비행이라도 지구력에는 한계가 있어. 지금 내 스킬로는 돌파구도 당최 안 보이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아참! 그렇지. 가슴이 작다고 지적을 하자마자 저 녀석의 열이 잔뜩 올랐어. 그렇다면!’

 

  불꽃머리 위로 떠오른 전구에 빛이 들어왔다.

 

  “린다아아아아아!”

  “이제 와서 미안하다고 해봐야 소용없어! 여자의 여린 마음을 짓밟은 대가를 치르라구!”

  “난 네 가슴이 너무너무 좋아아아아아아!!!”

  “어, 어?”

 

  아더의 혼을 담은(?) 한 마디 외침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안 그래도 잔뜩 상기된 린다 얼굴의 홍조 레벨이 더더욱 업그레이드하여 머리 위로 김이 나고 하바네로를 한 움큼 퍼먹은 표정이 됐다.

  시그마는 장차 어두워질 아더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끌끌 혀를 찼다.

 

  『……굉장히 민망한 파훼법이구나. 그런 것에 흔들릴 여자가 어디 있냐? 화만 더 날 텐데.』

 

  푸슉.

 

  린다의 코피가 터지고 펄스 캐논의 연사가 귀신처럼 뚝 그쳤다.

 

  『토, 통하잖아?!』

 

  덤앤 더머가 따로 없는걸.

 

  “저, 정말이야?”

  “그으럼!”

 

  얼쑤, 잘한다.

 

  “저기, 갑자기 그런 말을 해도……. 소프트 오페라 웨이트리스 시절에도 가슴 칭찬은 한 번도 못 들어봤는데……. 아이 참.”

  “…….”

 

  알몸의 수치심도 잊고 팔과 몸을 배배 꼬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품이 장관이었다. 기대를 훨씬 초월한 성과에, 이 사태를 만든 장본인 아더도 잠깐 벙 찌고 말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반격에 나섰다.

 

  “이때다! 공중도약, 슈팅 하트!”

  “으으응?”

 

  땅을 박차고 로켓 노즐처럼 발끝에서 홍염을 분사하며 공중의 린다에게 돌진하는 아더. 마음에도 없는 립서비스에 잠시 황홀경에 빠지는 바람에 드러난 린다의 빈틈을 노린다. 주먹을 불끈 쥐고 허벅지 부근까지 뺀 오른팔에 주홍빛 불길이 휘감기더니, 아슬아슬하게 충돌하기 직전 정권를 내지르듯 힘차게 앞으로 뻗으면서 힘찬 기합소리가 퍼진다.

 

  “한점 집중 고열 타격! 블레이저 하트(Blazer Heart)―!!!”

  “바, 바, 반칙이야! 실전을 대비한 연습인데 실전에서도 쓸 수 있는 전술로 싸워야지!”

  『여자들은 정말 엉뚱한데서 단순해지는 생물이로군.』

 

  시그마의 날카로운 촌평과 함께, 유니온 프릭스 내부 랭킹전의 제1경기는 다소 허무하게 마무리되고 말았다. 랭킹전이라고 해봐야 멤버가 둘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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