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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기다림
작가 : joinB
작품등록일 : 2020.9.21

그가 사랑했던 조선의 푸른 하늘과 땅과 바람은 여전했다.
널 잃었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이른 걸음을 걸어가버릴 수밖에 없던 나는 아직도 여전했다.
널 떠났던 그날로부터 난 멈춰있다.

세상은 우리의 사랑을 항상 다른 이름으로 가로막았다.
널 위한 것이라고 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았다.
딱, 그만큼만 나는 너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했다.
세상과 멀어진 지금, 멀어지려 하는 지금, 이제야 깨닫는다.
그게, 상처라는 걸.
너를 외롭게 했다는 것을...

나도 너도 기다린다.
사랑에 빠졌던 그 날의 사랑으로부터...

 
23. 여인
작성일 : 20-09-23 20:53     조회 : 126     추천 : 0     분량 : 6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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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은 그때까지만 해도 수의 진짜 능력을 몰랐다. 무사란 응당, 여인과 부를 멀리하고, 속세를 멀리하여 오로지 무사의 길에만 전념해야 하는 법! 이거늘. 그런데, 수는 달랐다. 성이 방에 들어갔고, 집을 나오자마자 그가 향하는 곳은 집? 아니, 홍등가였다. 그것도 가장 잘나간다는 홍련이의 기방. 이곳에 들어오면 영화를 누린다하여 그 기방 이름도 ‘영화관’이었다. 수는 제집 드나들 듯 아주 편안히 기방으로 들어왔다. 그렇다고 반갑게 손님맞이하듯 반기는 이도 없었다. 그저 계집인지, 사내인지 식구 하나 오가는 듯 여겼다. 수는 복도를 걸어가 가장 깊숙한 방으로 향했고, 그 방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겉치마가 바닥에 버려져있고, 머리 장신구는 걸음을 재촉하는 모양새로 눈에 들어왔다. 겉치마를 따라, 장신구를 따라 또 하나의 문을 열어젖히니, 세상 고운 얼굴을 한 여인을 위협하는 사내의 시뻘건 눈이 보였다. 위협을 당하는 여인은 이 기방의 행수, 홍련이었다.

 

 “야! 옷고름 하나 푸는데 그렇게 뜸을 들여? 네가 행수면 다야?! 돈 다 준다니까!”

 “이보세요. 가진 전두라곤 비단 하나뿐이면서,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알라니까?”

 “기생년 주제에 어디 감히 양반에게! 네 이년!”

 “네 이놈! 이런 상놈의 자식을 봤나! 안 꺼져?”

 “뭐?! 내 오늘 천한 네년을 죽이고 말지. 일루와!”

 “죽여? 허! 넌 오늘부로 고자가 됨을 선고한다.”

 “이런 죽일X이! 악!”

 

 남자가 술병을 거꾸로 들고 홍련에게 달려들었다. 홍련은 그 술병이 다다르기도 전에, 남자의 배를 발로 시원하게 차서는 나뒹굴게 했다.

 

 “아고고고~! 나 죽네!! 이 년이 양반을 죽이려 드네!”

 “아직 멀었어. 버러지 같은 놈아.”

 “뭐? 버, 버러지?!”

 

 두 사람의 대치상태를 수는 문짝에 기대어 재미나게 구경 중이었다. 비슷한 표정은 홍련도 마찬가지였다. 수는 싸움이 붙은 두 사람을 이리 저리 피해 상 위의 음식들을 야금야금 먹기 시작했다. 아예 자리 잡고 싸움 구경을 했다.

 

 “야! 일루와! 드루와!”

 “내가 가는데, 왜 피해? 아까는 그렇~게 오라더만? 와! 딱 가만히 있으라니까?”

 

 남자는 용케도 잘 피해 다녔다. 점점 수세에 몰리는 모습이었다. 반면 홍련은 탄력을 받은 듯 남자를 따라가 주먹도 휘두르고, 발길질도 해댔다.

 

 “오라니까!”

 “거, 그만 해! 뭐, 저 딴 놈한테 힘을 써? 이제 힘 좀 아낄 나이도 됐잖아.”

 “시끄러, 너는.”

 

 남자는 수를 보고 기분이 더 나빠 보였다. 잘생긴 사내가 와서는 홍련과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나누니 배신감이 든 것이었다. 일종의 열등감이었다.

 

 “오호~ 거부한 이유가, 기둥서방 때문이었어? 꼴에 기생주제에 순정?”

 

 수는 약과를 쩝쩝 씹으며 말했다.

 

 “그만하고, 가. 그렇게 버티다가, 진짜 고자된다~?”

 “뭐?”

 “이 여자, 보통 여자 아니야. 주먹질 하는 것만 봐도 값 딱~나오는데? 쭈왑, 쭈왑.”

 

 수는 약과는 다 씹고, 이번엔 전을 공략했다. 홍련을 그런 수를 흘낏 봤다.

 

 “밥 안 먹고 다니니?”

 “오늘은 좀 바빠서.”

 “다 먹고 사는 짓인데.”

 “그러게.”

 “있어 봐. 밥 줄 테니까. 엄한 걸로 배 채우지 말고.”

 “쟤는 언제 마무리 되는데?”

 “곧.”

 

 홍련은 남자에게 달려가 정통으로 그곳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으악~!!!”

 

 수는 피식 웃었다. 홍련은 숨을 가다듬었고, 문을 벌컥 열었다.

 

 “야! 앞으로 이딴 놈 제대로 걸러! 빨리 안 치워?!”

 

 홍련의 말에 덩치 큰 사내 대여섯이 우르르 복도를 달려와 쓰러진 남자를 질질 끌고 나갔다. 수는 자신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잔인해.”

 “재수가 없으려니까.”

 “음~ 오늘 아지매들 전 잘 구웠다. 응?”

 “밥 먹어!”

 “알았어.”

 

 홍련은 수의 몸을 거칠게 이리보고, 저리 둘러봤다. 수가 피식 웃었다. 홍련의 손길에 몸이 휙휙 움직이는 것도 웃겼고, 매일 얼굴만 보면 어디 다친 곳 없나 걱정해주는 이가 있어, 좋아서 웃음이 나는 것이기도 했다.

 

 “다친데 없어. 자러 왔어.”

 “이번 놈은 방 하나도 안주디? 거지야?”

 “아직 어려서.”

 “어쭈~ 밀당? 사내놈이.”

 “나, 오늘 여기서 잔다?”

 “다른 방 가.”

 “다른 방 어디? 다른 계집 안고 자? 누구? 연희? 매월이? 천월이?”

 “이게 확!”

 

 홍련이 손을 들어 때릴 태세였다. 그러자 수가 입을 쭉 내밀고 뾰로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홍련은 그 표정에 손을 내렸다.

 

 “씻고, 옷이나 갈아입어. 땀을 얼마나 흘린 거야.”

 

 그렇게 말을 툭 던지고는 홍련은 바로 부엌으로 향했다.

 

 “이모, 밥 좀 차려줘요.”

 “수 왔어?”

 “네.”

 “오늘은 괜찮고?”

 “예~”

 “홍련아. 이왕이면, 같이 살어. 언제까지 그러고 살 거야.”

 “저 놈 내 기둥 아니라니까, 자꾸 그러네. 밥이나 주세요. 망할 놈, 여태껏 밥도 안 먹었대. 밥이나 축내고.”

 “지도 좋으면서.”

 

 홍련은 부엌을 휙 빠져나갔다. 참 시끄러운 곳이었다. 낮은 고요했고, 볕도 잘 드는 명당인데, 저녁이면 더 밝고 시끄러웠다. 웃음과 고함과 환호와 비명과 눈물과 사랑이 한데 어우러진 지옥. 홍련은 이 삶이 그저 그랬다. 그저 그렇게 받아 들인지는 꽤 됐다.

 

 홍련이 이 방, 저 방 훑어보고 순시를 하는 동안, 수는 씻고 옷도 잘 갈아입었다. 홍련의 옷 방은 화려했다. 색도 화려했고, 장신구도 화려했다. 수는 이것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왔다. 그의 사랑은 답답했고, 답답하고 앞으로도 답답할 예정이었다. 홍련은 방으로 돌아왔고, 곰방대를 청소하고 있었다. 방으로 돌아온 수가 홍련의 무릎을 베게 삼아 벌러덩 누웠다.

 

 “아이고~ 오늘 하루도 참 되다!”

 “비켜!”

 “난 이 베게가 젤 편해.”

 “애냐?”

 “애 하면, 가만히 있을래?”

 “미친.”

 “좋다.”

 “좋긴, 개뿔. 방을 아무리 멀리해도 시끄러워 죽겠구만.”

 “옆에 건물 사서 옮기라니까.”

 “장사는 누가하고?”

 “애들이 어련히 알아서 안 할까?”

 “안하니까, 내가 있어야지. 내가 있어야, 겁들을 먹어. 가끔 그렇게 문제도 생기고.”

 “아직 안 죽었더라. 우리 누이.”

 

 수는 그 말을 하고도 멈칫했다. 홍련의 행동도 멈칫했다. 둘 사이에 꺼내지 말아야 할 단어가 죽음이었다. 수에게도 힘들었으나, 홍련에겐 매우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 단 둘에게만 공유되는 감정. 스승이자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그것이 홍련을 변하게 했다. 그래서 홍련은 죽음이라는 단어를 싫어했다. 자신을 변하게 만드니까.

 

 “옆 방 가서 잘게.”

 

 수는 무릎에서 벗어나 자리에서 일어났다. 홍련은 곰방대를 제자리에 두었다. 방에서 나가려던 수가 멈춰 서서 홍련에게 말했다.

 

 “같이 살자.”

 “뭐?”

 “우리, 같이 살자. 홍련아.”

 “헛소리.”

 “싫어?”

 “싫어.”

 “왜?”

 “장사는 누가해? 네가 돈 벌어 올 거야?”

 “돈 벌어다 주면, 같이 살래?”

 “싫어.”

 “왜?”

 “너랑 같이 산다고 해도, 기생은 기생이야. 내 팔자가 그렇지 뭐.”

 “네 팔자가 어떤데?”

 “그러게. 생각해 본 적은 없네? 관심이 없어서.”

 “참, 아무 말이나 막 한다.”

 “그냥 이렇게 살자. 이러다가, 내가 정말 기생 팔자가 싫어서 미치겠다 그러면, 그때 좀 구해주라. 내가 너 먹이고, 입힌 값은 치러야지. 죄다 공으로 줬는데.”

 “그래! 그래라. 네 멋대로 해라. 어휴~ 나쁜 년.”

 

 수는 피식 웃고는 방에서 나갔다. 말은 그렇게 해도 꽤 설득력이 있었던 것이었다. 이 대화의 결말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도 한 번 쯤 아니, 이 제안은 수도 없이 했던 것 같다. 이곳에서 벗어나자고, 나가자고, 같이 있자고, 그냥 내 여인으로 살자고 말이다.

 

 ***

 

 한편, 봉수는 죽을 맛이었다. 남의 집 담장을 타고 넘어 갈 수도 없었다. 그저 바닥에 있는 돌멩이들을 주워 다가 창문에 던질 뿐이었다. 그리고 켜진 방 안에서 연실의 큰 그림자가 나왔다.

 

 “이 시간에 어디서 장난질이야?”

 

 그리고 연실의 시선은 담장 위로 뻗은 봉수의 손에 멈췄다.

 

 “어이, 거기?”

 

 연실의 목소리에 봉수는 돌멩이를 잡은 손을 내렸다. 도망치는 줄 알았던 연실은 급히 신발을 신고 옆문으로 급히 걸어갔다.

 

 “오호~ 도망을 하시겠다? 거기 딱 있어.”

 

 연실은 옆문을 열고 담장 아래 숨은 그림자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어딜가!”

 “나야, 나.”

 “뭐?”

 

 달빛 아래 모습을 드러낸 자는 봉수였다.

 

 “너, 뭐야?”

 “간만이지?”

 “그 나리는? 어디가고?”

 “그보다 중요한 서찰이 있어서 전달하려고.”

 

 봉수는 연실에게 성의 편지를 건넸다.

 

 “그 나리가 전하는 거야?”

 “내가 전했다는 말은 말고, 이 청이라는 분이 전하는 거라고만 해줘.”

 “뭐?”

 “나, 간다.”

 

 봉수는 연실의 손을 뿌리치고 후다닥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뭐라는 거야? 주인이 바뀐 건가?”

 

 연실에겐 아무렴 상관없었다. 머리 아픈 건 딱 싫었으니까. 그리고 그 서찰은 곧 유아의 손으로 전해졌다.

 

 “뭐라고 썼습니까?”

 “수장께선 우리 집안을 노리지 않을 거라고. 어떤 것도 선택하지 말고 기다리래.”

 “그 나리가 해결을 해 준다고요?”

 “응.”

 “잘 됐네요.”

 “대체 뭐야...”

 “왜요? 어휴~ 머리 아프니까, 우선 자요. 자고 내일 생각해요. 어서요.”

 

 유아는 연실에게 서찰을 뺏기고, 강제로 자리에 누웠다.

 

 “잘자요~.”

 

 연실은 등불을 끄고 밖으로 나갔다. 먹고 나니 잠이 쏟아졌던 것이었다. 그렇게 밤이 지나갔다.

 

 ***

 

 유아는 성이 만나자고 했던 반촌의 약방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가씨?”

 “아저씨.”

 “무슨 일이십니까?”

 “혹시, 저랑 비슷한 연배의 남자가 탕약을 주문하진 않았나요?”

 “탕약이요?”

 

 유아의 말에 의원은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마음을 가라앉혔다.

 

 “잘 모르겠는데. 아! 서촌 양마님께서 주문하신 탕약 다린다는 것이.”

 

 의원은 유아의 곁을 피했다. 유아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성을 기다렸다. 그리고 성이 숨을 헐떡이며 약방에 나타났다.

 

 “또 늦으십니다?”

 “많이 기다렸느냐?”

 “조금?”

 “그랬구나.”

 “그게 다예요?”

 “뭘?”

 “하... 됐고! 왜 여기서 보자는 겁니까?”

 “함께 갈 곳이 있어서.”

 “어디요?”

 “가 보면 안다.”

 

 의원이 약재 방에서 보자기 두 개를 꺼내왔다.

 

 “오셨습니까?”

 “준비는 다 되었는가?”

 “예. 말씀하신 대로 차곡차곡 챙겨 넣었습니다.”

 “고맙네.”

 

 성은 보자기 두 개를 들어 하나는 유아에게 내밀었다.

 

 “들어.”

 “무거워요.”

 “가자.”

 

 유아는 연실이 없이 성을 따라갔다. 유아는 투덜투덜 거리며 성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성을 멀리서 따라가는 사내들의 무리. 봉수와 호위들이었다.

 

 “대체 어딜 가시는 거야.”

 

 성은 성큼성큼 걸어갔다. 무거운 약재 보자기를 들고 뒤뚱뒤뚱 따르고 있는 유아를 괜히 골리려는 듯 피식 웃으면서 말이다. 유아는 앞서 걸어가는 성을 째려보았다.

 

 “서둘러 걸어야지.”

 “예~”

 “다리가 짧아서, 원.”

 “치!”

 

 성은 뒤로 휙 돌아보았다. 그러자 째려보던 유아가 놀라 약재 보자기를 떨어뜨려버렸다.

 

 “나쁜 짓을 하니, 그런 것이 아니냐?”

 “무거운 걸 어쩝니까?”

 “다 왔다.”

 

 성은 떨어진 보자기를 들어 다시 유아의 품에 안겼다.

 

 “좀 들어주면 덧나나?”

 “다 들린다.”

 “들리면 좀 들어주라고요.”

 “싫어.”

 “도와줘서 생색이라도 내는 거예요?”

 “무슨?”

 “나한테 서찰 보냈잖아요. 방법이 있다고.”

 “쉿!”

 “불리하면 조용히 하래.”

 “다 왔다.”

 “여기-”

 

 유아에겐 익숙한 마을. 빈민층들이 모여 산다는 마을이었다. 8년 전, 열 살이던 유아와 성이 함께 집에서 먹을 것을 싸와서는 나누던 곳이었다.

 

 “수장의 명이야.”

 “여기에서 뭘 하는데요?”

 “따라와.”

 

 성이 향하는 곳은 망개의 집이었다. 망개라는 남자 아이는 이제 출가를 하여 남의 집 종살이를 하고 있었고, 이 집에는 망개의 어미와 어린 동생들이 있었다.

 

 “망개어멈!”

 “아가씨... 콜록, 콜록!...”

 “어디 아파?”

 “고뿔(*감기)이겠지요.”

 

 유아는 성을 쳐다보았다. 성은 약재 보자기를 망개어멈의 마루에 내려놓고 있었다.

 

 “그쪽이 여길 어찌 압니까?”

 “뭐...”

 “나리, 오셨습니까. 콜록!...”

 “몸이 많이 좋지 않나 보군. 고뿔 증세가 마을 전체에 퍼졌다면서?”

 “예. 콜록, 콜록...”

 “해서, 약재를 좀 가져왔네. 다려줄테니, 조금 먹어보게.”

 “고맙습니다.”

 

 유아는 망개어멈을 부축했다.

 

 “단순한 고뿔이 아닌데?”

 

 망개어멈은 천을 입에 대고 기침을 했다. 혹여 지체 높은 두 남녀에게 피해라도 갈까 싶어서였다. 그때, 심하게 콜록거리던 망개어멈은 속에서부터 따갑고 뜨거운 것이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을 느꼈다.

 

 “피!...”

 

 이를 유아가 발견했다. 성은 평상에 앉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한약재를 고르다 그 말에 고개를 휙 돌렸다. 상황을 파악했다. 아무래도 망개어멈은 단순한 감기가 아닌 듯싶었다.

 

 “유아 너는, 근처 우물로 가서 물이나 떠 오거라.”

 “저요?”

 “그럼? 약재를 아느냐? 알면 내가 가고.”

 유아는 성을 흘끗 째려보고는 빈 항아리를 들고 집을 나섰다. 성은 망개어멈을 바라보았다.

 

 “이 마을, 자네와 같은 증상이 몇이나 된다고 했지?”

 “아마도, 근방은 죄다...”

 “같은 우물을 쓰나?”

 “예. 어찌 그러십니까?”

 “... 아닐세.”

 

 성의 머릿속 예상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 마을에서 서촌까지 잔심부름을 하던 남자가 서촌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마을 의원들은 역병이라고 선고했다. 그리고 궁에서는 역병소식에 난리가 났다.

 

 “전하! 마을을 격리시키셔야 하옵니다.”

 “잠시 옥체를 피하심이 어떠하시옵니까?”

 

 기력이 없는 대왕은 함께 옥좌에 앉아있던 성희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성희가 답했다.

 

 “마을을 격리하라. 죽어간 자들은 모두 불태우라. 의원을 보내 모두 역병에 걸렸다면, 마을을 아예 불태워 비극을 막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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