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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문 여는 자 1 -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작가 : 강이안
작품등록일 : 2020.8.31

문 여는 자는, 영계에서 넘어오지 않아야 할 영들이 넘어오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두 남녀 주인공이 선택되고 모험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현대판타지물입니다.
두 남녀 주인공, 민호와 은지는 로마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만난 사이인데, 한국에 돌아와 둘이 같이 해결해야 일을 떠맡게 됩니다.
건너편 세상에서 온 108개의 영혼을 다시 되돌려 보내거나 소멸시키도록 임무를 부여받고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여러 어려움을 무릅씁니다. 그 여정 재미나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 여는 자 1 -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9
작성일 : 20-09-07 09:52     조회 : 43     추천 : 0     분량 : 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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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9.

 

  검정색이 탁하게 번진 구름이 흐린 하늘 전체를 빈틈없이 메우고 있다. 쉬지 않고 내리는 비는 한 번에 내리는 양은 많지 않아도 꾸준히 기세를 유지해, 세차게 퍼붓는 장대비만큼이나 흥건하게 건물과 거리를 적신다. 공기 속에 물기를 꽉 채워 찬 겨울에 가습기를 틀어놓은 모양새다.

  비가 끝도 없이 내리네. 일주일이 넘어가잖아. 민호는 창문가에서 목을 조금 빼고 하늘 위를 봤다가 물에 젖은 도로를 둘러본다. 젖은 날씨에 걸어가는 행인은 거의 보이지 않고 물기를 털어내며 차량 몇 대만 간간히 지나갈 뿐이다. 창을 뒤로 하고 돌아선 민호 앞에는 무질서하게 널브러진 옷가지와 책, 신발과 세면도구가 그걸 담기 위한 상자와 열을 맞춰 놓여있다.

  휴. 쌓여진 짐을 둘러보며 숨을 뱉은 민호는 손을 올려 얼굴을 쓰다듬어본다. 어지러운 바닥 위를 자신만이 알고 있는 길을 찾듯 건너다니며 하나씩 물건을 집어 상자에 담기 시작한다. 대충 옷가지가 정리될 즈음, 꾹꾹 눌러대던 참을성이 완전히 바닥났는지 ‘에이’라고 내뱉으며 하던 일을 멈춰버린다. 어지러운 짐 속에서 운동화 한 켤레를 찾아 신고 밖으로 나간다. 걸음걸이가 시원찮은 게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걸 확연히 알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과 거의 부딪칠 뻔해 사과를 해야 했고 생각 없이 길을 건너다 차량 운전자에게서 경적 세례를 받았다. 열린 교회라는 간판 앞에 다다를 때까지 열에 들뜬 표정이 얼굴 위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건물 앞까지 서둘러온 민호는 그 앞에 다다르자 보이지 않는 문에 막힌 것처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댄다. 안쪽으로 보이는 올라가는 계단을 고개만 좌우로 돌리며 바라보기를 여러 차례, 결국 체념의 빛이 보인다. 뒤를 향해 걸음을 빼던 민호가 놀라 물러선 이유는 머리가 그의 어깨에 닿을 키 높이의 여자가 청바지와 긴소매셔츠 복장으로 건물로 들어서다 민호를 발견하고 말을 건넸기 때문이다.

  “한국분이세요?”

  민호는 엉겁결에 대답한다.

  “네? 네!”

  여자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선다.

  “여기 무슨 볼 일 있으세요? 교회 다니시게요?”

  급격히 밝아진 표정으로 여자는 민호를 건물 안쪽으로 몰아간다.

  “그게, 저기, ……, 김은지 씨라고 뵐 수 있을까 해서요.”

  여자는 이름을 듣고 더 반가운 표정을 짓는다.

  “은지 언니 만나러 오셨구나. 잠시만요.”

  여자가 계단으로 올라간 뒤 민호는 계속 그 뒷모습을 좇아 위를 바라보고 있다. 잠시 헛것을 본 것처럼 멍하게 초점을 잃은 눈이다. 계단 가장 위에서 한 걸음씩 내딛으며 내려오는 은지의 발이 보인다. 그녀가 계단을 다 내려오기 전 민호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은지 씨.”

  민호를 알아보고 반갑게 웃으며 은지가 그 앞에 선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몸은 어떠세요?”

  은지의 안부인사에 민호는 살짝 눈을 맞췄다 아래로 내리며 고개를 약간 끄덕인다.

  “잘 지냈습니다. 덕분에 배 아픈 것도 다 나았구요. 인사드리러 왔어요.”

  두 사람이 마주한 건물 앞으로 오토바이 한 대가 시끄러운 엔진 소리를 쩌렁하게 울려대며 지나간다.

  “인사까지 하실 필요 없는데요. 나으셨다니 다행이에요.”

  인사말이 오고 간 후 은지가 잠시 안으로 들어가지 않겠냐며 몸동작을 하는 동시에 민호가 말을 꺼낸다.

  “저, 실은 곧 한국으로 돌아가요. 감사하다는 인사 제대로 못 드렸고 이렇게 그냥 가면 도리가 아닐 거 같아 연락처라도 받아가려고 왔습니다.”

  연극대사의 한 토막을 반복해서 연습한 후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숨 한 번 쉬지 않고 연속으로 말을 잇자 잠시 말할 타이밍을 놓친 은지가 머뭇댄다. 민호가 이어간다.

 “곤란하죠? 갑자기 연락처를 알려달라니.”

  은지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에요. 이렇게 알게 된 것도 인연인데 서로 연락하고 지내면 좋죠. 민호 씨 좋은 분 같던데.”

  안도하듯 웃음을 짓는 민호에게 잠시 기다리라며 은지가 교회로 올라간 뒤 민호는 주먹을 줬다 펴며 ‘예스’라는 작은 혼잣말을 한다. 은지가 내려와 민호에게 메모지를 내민다.

  “이거 한국 연락처에요. 저도 곧 한국 들어가거든요. 제 휴대폰 번호구요, 지금은 정지시켜 놨는데 돌아가면 다시 살릴 거예요.”

  민호의 얼굴이 한층 더 밝은 빛을 뛴다.

  “은지 씨도 돌아가시는구나.”

  한층 활기를 띤 민호의 목소리가 이전보다 더욱 싱그럽게 들린다. 둘의 대화가 이어지는 사이 그 머리 위로 한낮의 태양이 조금씩 하늘 정중앙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묘한 차이지만 대화를 나누는 둘 사이의 거리가 조금씩 가까워지며 그럴수록 목소리는 점점 커져간다. 사람은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의사표시를 한다. 태도와 행동을 통해 마음의 거리가 더욱 분명히 드러날 때도 있다. 입으로 뱉어내는 의사표현처럼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어 훨씬 솔직하다. 그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저절로 드러난다. 꾸밈없이 드러나는 두 사람의 위치. 가까워진 공간을 사이에 두고 둘은 계단 위로 올라가려 걸음을 옮긴다. 함께 리듬을 타듯 열을 맞춰가며 움직인다. 오랫동안 호흡을 함께 해온 복식조처럼.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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