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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유란만장 인생
작가 : Q현
작품등록일 : 2020.3.4

이계의 힘으로 성장한 도시
그 도시를 노리는 테러리스트를 잡아라.
멸망할 것인가 아님 멸망시킬 것인가?

*본 작품의 등장인물, 배경, 사건, 소재는 허구입니다. 만약 현실에 일치한다면 그것은 우연입니다.

 
그들이 무서운 것은… (상)
작성일 : 20-05-02 01:15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7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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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치크, 아치크 고딘이라…”

 

 벡 두켄 대책위원장은 돌아다니며 보고를 들었다.

 

 “그 고생과 내 칼을 희생해 얻은 이름이라면 인정해야지. 안 그래, 파르한?”

 

 남작은 그 뜻을 알아챘다. 살짝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드즐룹을 못 죽여서 성과가 적다 생각하면 곤란해. 당장 도시 밖 등괴가 전부 멈췄다고.”

 

 “난 성과 없단 말 안 했어. 벌써 구잘 누님은 아치크의 신상을 파악 중이고, 드즐룹은…”

 

 두켄은 자신의 내각 인사들을 돌아봤다. 그리고는 한숨을 쉬었다.

 

 “새 내각의 축하선물로는 약간 아쉽군. 중대한 승리를 거뒀다 정도로 발표하자고.”

 

 “같은 생각이야.”

 

 외인 친위대 사령관 바하두르도 동의했다. 두켄은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내각을 위해 나는 새로운 지휘 권한을 줄 생각이야. <친위부대 권한>어때?”

 

 “좀더 충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겠군.”

 

 “그게 있으면 <정보수집 권한>을 자동으로 주겠어. 지금 상황이 상황이니, 모든 위험 정보를 구할 수 있게 하자고.”

 

 남작이 한숨 쉬었다.

 

 “구잘 누님이 편해지겠지만, 사생활이 위험하다고 반발하지 않을까?”

 

 “그 권한이 있다고 대놓고 말하는 지도자는 없다고. 파르한.”

 

 비서관이 왔다. 신 의회에 준비가 됐음을 알리려 온 것이다.

 

 “자, 이제 대책위원회가 유란 정부 내각으로 바뀌는 역사를 볼까나.”

 

 

 내각은 모두 두켄이 아는 인사들로 채워졌다.

 

 그들을 친위부대 권한이 있는 용병들이 지켰다. 역시 모두 두켄에 충성하는 자였다.

 

 안전국 용병은 남작 등 소수만 가졌다. 원정군 포상이 끝나면 준다고 했지만, 불평이 상당했다.

 

 두켄의 핵심 충성파인 구역 갱들은 이미 받았기 때문이다.

 

 불만 많은 용병들은 쫓겨난 구 의회파 가문과 몰래 접선했다. 데니즈 그체 전 방범대장은 그들의 소통 창구가 됐다.

 

 데니즈는 도시국가 무테나크에 숨어든 아버지 부얀에게 소식을 전했다. 이미 그곳에 있는 몇 주간 착실히 준비 중이었다.

 

 “안전국 용병들이 여전히 우리에게 협력할 의사가 있다면 계속 정보를 받기 바란다.”

 

 “알겠습니다. 아버님, 그러나 그들의 수는 부족합니다만…”

 

 “무테나크는 키르간에게 경쟁의식이 있는 땅이다. 그걸 이용하려고 우리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을 거야.”

 

 부얀은 가문의 은닉 재산을 써가며 무테나크의 정치인들을 섭렵 중이었다.

 

 “두켄은 우리가 무너졌다고 생각하게 만들어라. 우리가 돌아갈 기회는 온다.”

 

 그러나 부얀은 몰랐다. 그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자가 그가 머문 호텔에서 멀지 않았단 걸.

 

 

 은신처의 아치크 고딘은 리디아와 1103호를 불러모았다.

 

 “이제 내 이름이 유란에 알려졌소. 동시에 난 드즐룹의 힘 일부를 양도받았고.”

 

 “참 위험한 시기에… 들어가는 군요.”

 

 “하지만 도시가 나뉘어졌소. 서로 싸우는 상황까지 있다고 하니, 그 틈을 친다면…”

 

 리디아가 손 내밀었다.

 

 “저도 가겠어요. 우리를 버린 도시가 불타는 건 그 안에서 보고 싶군요.”

 

 1103호도 그 위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끓는 소리를 냈다.

 

 “… 가겠다. 아…치크. 키르간… 죽이겠다.”

 

 그의 힘을 짜낸 발성에 아치크와 리디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 와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

 

 “그나저나 우리와 손잡을 만한 유란 내부자는 정해졌나요?”

 

 아치크의 말에 리디아가 태블릿을 보였다. 등괴가 연결돼 사설 보안 서버 구실을 했다.

 

 “대충 몇 명 추려진 거 같아요. 여기.”

 

 “음… 선생님과 제가 생각하는 게 아주 똑같군요. 이들이라면…”

 

 

 -----

 

 다음날, 내각 안전회의.

 구잘은 중대 발표를 들고 왔다. 두켄이 감탄했다.

 

 “벌써, 아치크의 신상을 파악했다니. 놀라워, 정보 보좌관.”

 

 “칭찬은 무슨. 아치크 고딘은 키르간이 학살한 바다마을 출신 같아. 이 유란 근처에 있던.”

 

 남작과 바하두르를 비롯한 각료들이 웅성거렸다.

 

 “역시… 그렇담 키르간을 복수하기 위해 유란을 노린 걸까?”

 

 “그건 본인 입으로 해야 100%지. 아무튼, 그 마을 유일한 생존자라 정체를 숨기기도 쉬었나 봐.

 

 아치크 녀석이 언급된 건, 내해 어부로 방랑하는 걸 알아내서 인데…”

 

 두켄이 미소 지었다.

 

 “내가 준 정보수집 권한 덕분에 빨리 찾았다고 할 거지?”

 

 “흥, 인정해. 어떤 인간도 대여섯 명만 거치면 연결되게 돼 있어.

 

 유란 내 관련 직군 사람을 골라서 집중 감청한 결과… 그 이름을 얼핏 아는 내해 외국인들이 발견됐지.”

 

 남작은 어이가 없어서 물었다.

 

 “그럼 우린… 이름을 몰랐다는 이유만으로 지금까지 테러범을 못 찾은 건가?”

 

 “그는 성자와 계약했어. 성자는 그 계약자가 잘 드러나지 않게 하는 공작도 한다더군.”

 

 구잘은 옆에 리디아의 사진을 보였다.

 

 “이 의사도… 분명 드즐룹과 계약을 맺었을 거야. 사건 초기부터 감시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갔거든.”

 

 “참 범인 색출이 이렇게 어려워서야… 하지만 이제 내각은 의회가 못한 걸 해내야지.”

 

 두켄의 말에 모든 각료들이 동의했다. 구잘이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파르한. 안전국에서 할 일이 있어. 이 목록을 조사해.”

 

 “<온라인 구입 목록>? 이게 무슨 문제라도?”

 

 “첫째. 유란에서 훨씬 싼 물품을 멀리 무테나크에서 사고 있어.

 

 둘째. 해당 업소의 연락처는 존재하지 않아. 셋째는…”

 

 남작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접속 위치가 고등학교잖아?”

 

 

 -----

 

 9구역 분다르 고등학교.

 

 안전국 용병들과 조사원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교사들의 안내를 받아 정보실로 갔다.

 

 문제의 태블릿 단말기에 대한 접속 기록 점검을 했다.

 

 “분명 시간대를 조작한 것 같지만… 일단 알겠습니다.”

 

 안전국은 소득없이 떠났다. 그들이 있던 70분이 지나가자, 학교의 일과가 끝났다.

 

 방과 후에는 어른들의 세계를 모방한 일이 일어났다.

 

 퍽! 퍽!

 학생들은 가문별로 나뉘어 있었다. 그에 맞춰 차별과 폭력을 저절로 학습했다.

 

 “야, 일어나. 이 의회파 따까리들아. 아까 안전국 오니까 너네 살았다 했지?”

 

 패는 애들은 멸망 가문 출신이었다. 한달 전에는 그냥 건드리면 위험한 애들이었다가, 부모들이 권력을 잡자 이렇게 된 것이다.

 

 맞는 애들은 그저 당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 애들도 마냥 억울한 게 아니었다.

 

 퍽! 퍽!

 그 구 의회파 애들은 다른 약소가문 애들을 폭행했다. 배신자다 싶으면 다 걸려들었다.

 

 “이 키르간 박쥐새끼들아. 너네가 뒤에서 비웃는 거 모를 줄 알아?”

 

 그나마 부모가 있다면 놈들은 아주 은밀하게 괴롭혔다. 부모를 잃거나 도주한 아이들은 그냥 대놓고 당했다.

 

 선생들도 가문의 이해에 따라 그냥 놔뒀기 때문이다.

 

 넬지도 관심 못 받는 애였다. 그는 상처를 핥으며 아지트로 갔다.

 동갑내기 조아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더 심해졌네.”

 

 “안전국이 왔거든…”

 

 “그 사람들 학교 폭력 담당은 아니잖아?”

 

 “응. 우리 물건 노리는 거 같았어.”

 

 조아나가 멈칫했다. 넬지는 그녀를 안심시켰다.

 

 “우리가 무사하면 아무것도 안 일어난 거야.”

 

 “그러면… 오늘 만나는 거네?”

 

 “덱스터도 올 거야. 녀석도 우리처럼 당하잖아.”

 

 조아나는 끄덕였다. 그녀는 회복용 성역체를 넬지의 피부에 발랐다.

 

 “아, 쓰지 마. 차라리 상처를 남겨서 나중에 이런 일 당했단 걸…”

 

 “그래서 내가 관심 받기나 해?”

 

 조아나는 앞머리와 뒤의 생머리를 들었다. 이마와 목에 치료받지 못해 생긴 자주빛 흉터가 남아있었다.

 

 넬지가 한숨 쉬었다.

 

 “미안… 그걸로 더 괴롭히는 놈들이 있는 걸 깜박했어.”

 

 “다 지난 일이야. 하지만, 난 잊지 않았고… 그럴 거야.”

 

 

 넬지와 조아나는 같은 학교지만 서로 알고 지낸 적이 없었다.

 

 똑같은 폭력의 희생양이지만 가문이 달라 말 섞기 어려웠다.

 

 그들을 이어준 건 어느 사이트였다. 겉으론 온라인 몰 같지만, 비밀 게시판이 있었다.

 

 거기 가입자는 장대한 심리 테스트를 뚫고 들어왔다. 테스트는 달라도 핵심 질문은 하나였다.

 

 “당신에게 더 이상 기대거나 디딜 곳이 없나요?”

 

 운영자는 어떻게 했는지 무늬만 그런 사람을 걸러냈다. 그런 동질감 덕분인지 모임은 철저히 비밀리에 이뤄졌다.

 

 넬지와 조아나는 그 모임에서 가장 열성적이었다. 자신들이 학생임을 밝혔음에도 어느 새 운영진과 비밀 소통까지 하고 있었다.

 

 그들은 사이트의 가짜 상품 목록을 암호문자처럼 사용했다. 계정에 구매 내역을 만들면 그게 곧 암호였다.

 

 그렇게 힘들게 소통한 결과, 넬지와 조아나는 중요한 기회를 잡았다. 모임 주도자가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둘은 친구 덱스터를 만났다. 그 아이는 폭력이 두려워 아예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안전국이… 다녀갔다며?”

 

 “아직 안 들킨 거 같아. 넌?”

 

 “오는 길에 그 놈들을 만날 뻔했어. 정말 오늘로 이러는 게 끝이었으면…”

 

 덱스터는 후드로 얼굴을 파묻고 떨었다. 조아나가 그의 등을 토닥였다.

 

 세 학생은 이슥한 골목으로 향했다. 거리에서 병이 깨지고 술주정 하는 소리가 가득했다.

 

 “구역 갱들이야. 걔 중에 친위대가 된 사람이 많다며?“

 

 “저 새끼들 소문에 학생도 삥을 뜯는다던데…”

 

 그들은 어느 회당에 갔다. 예전에 가르 교단의 지부였다가 강제 진압당한 뒤 버려진 곳이었다.

 

 암구호를 대자, 문이 열렸다. 을씨년스런 회당 끝에 두 개의 사람 실루엣이 보였다.

 

 “들은 대로군.”

 

 “당신들이 먼저 진심으로 말하자고 했었으니까. 이제 당신들 진심도 보여줘.”

 

 넬지가 말하자, 여자의 형체가 답했다.

 

 “이미 한달 내내 대화했지만… 이제부터는 선을 넘는 거야. 준비는 됐니?”

 

 세 사람은 말을 쉽게 하지 않았다. 남자의 형체가 말했다.

 

 “아직 기댈 곳이 있다면… 돌아가라.”

 

 “지금 놀리는 거야? 한달 내내 당신들과 하자는 대로 움직인 우리를 버리겠다고?”

 

 조아나의 말에 넬지가 보탰다.

 

 “지금 돌아가면 또 같은 하루를 살아야 해. 교실 책상속에 어느 새 흙과 벌레가 나오고…

 

 얼마 없는 생활금을 녀석들 빵 값으로 날려야 하고… 저항해도 세상은 우리 편인 적이 없었어…”

 

 남자의 형체가 말했다.

 

 “긴 말 않겠다. 이 길을 가겠다면 주겠어. 아니라면…”

 

 “나, 나는 다시 생각할 게.”

 

 덱스터가 말했다. 조아나가 어처구니없어 했다.

 

 “왜 마음 바꾼 거야? 너… 내일 학교 돌아가면 달라지고 싶다며?”

 

 “모, 모르겠어. 하지만 이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엄청나. 게다가 내일이 다를 수도 있잖아…”

 

 남자 형상은 바로 덱스터에게 돌아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이 애들의 뒷얘기는 너는 모르는 거야.”

 

 덱스터가 사라지자, 넬지와 조아나는 그 두 남녀에게 다가갔다.

 

 “이 힘을 가지는 순간, 너희는 업대로 일이 일어날 거다. 뭔 지 알겠나?”

 

 “마음 바뀌기 전에… 빨리 해.”

 

 그러자 연보라 빛이 그 둘을 휘감았다.

 

 “다 이뤄졌다. 돌아가라.”

 

 

 다음 날. 덱스터는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넬지와 조아나는 불길했지만, 일단 등교했다. 둘은 다른 교실에 갔지만, 망가진 자기 책상에 앉는 건 똑같았다.

 

 그러나 2교시 끝나자 일이 터졌다. 갑자기 학생 주임교사가 굳은 표정으로 넬지를 불렀다.

 

 “덱스터, 이 녀석…”

 

 넬지는 동료가 배신했다 생각하고 주임실로 갔다. 주임교사는 냉랭했다.

 

 “어젯밤에, 너 그 버려진 회당에 있었다고 들었다.”

 

 “사실이 아닙니…”

 

 “뭐가 아냐? 목격자가 있는데? 안전국에 감시 카메라 불러줘?”

 

 주임교사의 호통에 넬지는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교사가 입을 열었다.

 

 “너 혹시… 가르 교단에 관심이 있는 거냐? 그들의 의식 같은 거 하는 거 아냐?”

 

 예상밖의 질문이었다. 넬지는 모로쇠로 일관했다.

 

 “그럴 줄 알았다. 지금 네 상황이… 그렇다고 해서 그런 선택을 하는 건 도리가 아니지.“

 

 “그러면서 왜 선생님은… 제가 하는 말을 안 듣는 거죠?”

 

 주임교사는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조치 했잖아? 그런데도 계속 그런다면… 너도 그만큼 바뀐 모습을 보여야지?”

 

 넬지는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만 억지로 미소 지었다.

 

 “네, 바뀐 모습 보여 드리죠.”

 

 주임은 혀를 차며 그를 보냈다. 그리고 문제의 점심 시간이 왔다.

 

 넬지를 지금까지 괴롭히던 녀석들이 들어 닥쳤다.

 

 “야, 광신도. 어떻게 안 잡혀 가고 여기 있네?”

 

 그들이 비웃으며 슬리퍼로 머리를 쳤다. 넬지의 머리속은 텅 비기 시작했다.

 

 폭행과 욕설을 막아내기 위한 방어기제였다. 전날 분명 힘을 받았지만,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그때, 이상한 것이 눈에 잡혔다. 깨진 휴대전화, 그것도 자기가 아는 문양이 있었다.

 

 “그거… 덱스터의 전화잖아?”

 

 “뭐라는 거야?”

 

 넬지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는 갑자기 책상을 밀치고 일어났다.

 

 “그 문양, 덱스터 가문 거야. 어째서 너네가 그 전화를 가지고 있냐고?”

 

 “뭔데 상관인데? 땅에 떨어져 있었다고. 그 녀석이랑 함께.”

 

 “덱스터가… 떨어져?”

 

 “갑자기 우리 앞에서 뛰다가 차에 치여 가지고는… 돌려줄 사람이 없으니 가져온 거라고.”

 

 넬지의 비어가던 머리가 확 깼다. 덱스터를 의심한 걸 후회했다.

 

 “폰 내놔. 돌려주게.”

 

 “너나 신경 쓰지? 어차피 병원에서 수술 날짜도 잡지 못하는데…”

 

 그들의 비웃음이 들렸다. 넬지는 순간 이런 속삭임을 들은 거 같았다.

 

 “꼴에 망한 가문이라고 챙겨 주기는. 병신들 같은 게.“

 

 넬지의 축적된 분노가 주먹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빗나갔다.

 

 “어쭈, 이게!”

 

 바로 반격이 들어왔다. 늘 그랬듯이 바닥에 깔려 발길질을 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연보라빛이 나더니, 넬지가 말했다.

 

 “드즐룹이여, 이 제물들을 굽어 살피소서.”

 

 “뭐?”

 

 샥!

 넬지는 그 때부터 마치 환상을 보는 거 같았다. 연보라 빛과 함께 덩굴 칼날이 몸 곳곳에서 났다.

 

 비명 소리가 났고, 그 다음 사방이 빨갛게 변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교실은 피바다였다.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도 않았다. 새로 태어난 등괴들이 다른 교실로 몰려갔다.

 

 넬지가 교실을 나왔다. 잠시 후 조아나를 만났다. 그녀도 등괴 칼날이 몸에서 돋아났다.

 

 “덱스터가… 당했어.”

 

 “나도 들었어. 이제 돌이킬 수 없어.”

 

 비명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두 사람은 온몸에 난 덩굴 칼날을 들고 이동했다.

 

 “다음은?”

 

 “… 계획대로야.”

 

 

 -----

 

 안전국 교환실은 괴상한 전화를 잇따라 받았다.

 

 “학교에서, 공격을 받았다고요?”

 

 “제, 제발 살려주세요! 아아아악!”

 

 비명소리는 잔혹하게 썰리는 소리로 바뀌었다. 직원들은 해당 학교 카메라를 강제 접속했다. 아무 영상도 나오지 않았다.

 

 남작이 뛰어왔다.

 

 “어디야?”

 

 “9구역 분다르 고등학교입니다. 일단 서둘러 주변 통제를…”

 

 “물어볼 게 뭐 있어! 남아있는 용병들 빨리 보내고!”

 

 그는 바로 알폰소와 연락했다.

 

 “자넨가? 즉각 외곽지역 등괴 소탕 중지하고 복귀하게, 어서!”

 

 그때 급보가 날아들었다.

 

 “지금… 쇼핑몰과 카페 오트라나에서 등괴 출현! 살육과 변이가 동시에 진행중입니다!”

 

 “구역 <친위대>들이 지원 요청 중… 영상이 나왔습니다!”

 

 안전국 직원들이 그 화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친위대들이 피투성이로 쫓겼다. 길 한 가운데에 거대한 등괴 덩굴을 등에 진 사람이 걸어왔다.

 

 크애애애애애!

 그리고 이상한 괴물들이 달려들었다. 하체는 뱀 같고 상체는 해골 미라 같이 섬뜩하게 생겼다.

 

 “저건 대체…”

 

 유스티안이 급하게 왔다.

 

 “국장님, 이러고 있을 시간 없습니다. 빨리 9구역 전체를 봉쇄하고 다리를 차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내각에서…”

 

 “지금 그걸 기다릴 시간이 어딨습니까?”

 

 바로 두켄의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운수과장님 말대로 해. 지금 용의자들 프로필 확보 됐어. 얼른 진압한다.”

 

 화면으로 넬지와 조아나의 사진이 나타났다.

 

 “맙소사, 우리가 조사했던 학교 애들이었어. 그 때 더 확실하게 찾아야 했는데…”

 

 “우리가 과소 평가했지. 애새끼들이 무서운 건… 경우 안 살피고 덤벼든다는 거야.”

 

 두켄은 한숨 쉬더니 남작을 노려봤다.

 

 “정말 너는… 이렇게 늦어서 일이 되게 하는 거야?”

 

 “의장, 나도 노력 중이야! 9구역 섬 전체가 폐쇄하고 바로 진압을…”

 

 “내가 내리는 명령과 뭐가 다르지? 아무래도 지금은 안 되겠군.”

 

 두켄이 남작을 지나가듯 훑어봤다.

 

 “현 시간부로 파르한 롯딘 남작의 안전국장 권한을 의장에게 양도한다.”

 

 남작의 표정이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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