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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유란만장 인생
작가 : Q현
작품등록일 : 2020.3.4

이계의 힘으로 성장한 도시
그 도시를 노리는 테러리스트를 잡아라.
멸망할 것인가 아님 멸망시킬 것인가?

*본 작품의 등장인물, 배경, 사건, 소재는 허구입니다. 만약 현실에 일치한다면 그것은 우연입니다.

 
통곡의 포샨테 강 (중)
작성일 : 20-04-18 22:29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7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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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도시국가 룸베즈 외곽 어딘가의 동굴.

 

 동굴 내부는 미로처럼 방이 얽혀 있었다.

 덩굴줄기가 그 곳곳을 이었다. 거기 달린 성역체들이 곳곳을 밝혔다.

 

 1103호는 이리 저리 내부를 확인했다. 그러다 한 할머니를 만났다.

 

 “오랜만이구나 욘석아.”

 

 1103호가 거칠지만 활기차게 할머니를 껴안았다. 아치크가 나와서 인사했다.

 

 “늘 감사합니다. 나스즈 촌장 님.”

 

 “내가 무슨… 여기 우카벤 마을 사람들에게 감사하게.”

 

 나스즈 촌장과 마을 주민은 모두 그 동굴에서 살았다. 그들은 과거 끔찍한 재난을 피해 도망친 사람들이었다.

 

 아치크가 나스즈의 소매를 공손하게 잡았다.

 

 “키르간을 피하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자네를 보면 그 때 잃은 우리 아들들을 다시 만나는 거 같아.”

 

 주민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깨진 성자의 비석을 깊은 구덩이에 던져 버렸다.

 

 “이제 옛 성자는 완전히 버리시는군요.”

 

 “스샤네부는 늘 참으라고만 했어. 하지만 아이들마저 동굴에 살게 할 수 없지. 그럼 믿음을 바꿀 수 밖에.”

 

 곧이어 주민들이 보자기에 싸인 시신들을 끌고 갔다. 처형당한 반대파 주민이었다.

 

 촌장이 말했다.

 

 “어리석은 자들이야. 마을과 아들 같은 자네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네.”

 

 “결국은 우리가 옳았다는 걸 알 겁니다.”

 

 

 세 사람은 시신 행렬을 따라 동굴 깊숙한 곳으로 갔다. 웅웅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아치크가 육중한 철문을 열었다. 연보라 빛이 은은하게 쏟아지는 거대한 동굴 홀이 나타났다.

 

 리디아는 그 한 가운데서 장비를 조작했다. 그녀는 시신이 오는 걸 보지도 않고 말했다.

 

 “제물은 저 너머로 던져 넣으세요.”

 

 처형된 주민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지자, 연보라 빛이 불길하게 마구 깜박였다.

 아치크가 리디아에게 물었다.

 

 “거의 다 준비됐나요, 선생?”

 

 “아직 못 미치지만, 이제 당신과 모든 드즐룹의 권속이 지닌 힘을 크게 늘릴 거예요.”

 

 나스즈는 리디아에게 미소 지었다.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우리 마을이 이런 막강한 힘이 있는 줄 몰랐을 거요.”

 

 “이걸 가지시고도 참아오셨다는 게 용하셨습니다.”

 

 “부디 우리와 한 약속을 이뤄 주게. 비극은 우리 세대가 마무리할 수 있기를.”

 

 아치크와 리디아 모두 무겁게 고개를 숙였다. 나스즈는 미소 지으며 물러났다.

 

 그러나 아치크는 촌장이 떠나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토록 강화를 했건만… 지금까지 파괴된 군락이 23개입니다.”

 

 “안전국의 반격은 예상했어요. 하지만 우카벤은 좀 나을 거예요. 지도상에 표시되지 않고 게다가 룸베즈의 영토 내 있어서…”

 

 “하지만 그런 숨겨둔 군락도 다 무너졌습니다. 안전국이 정말 작정한 거 같군요.”

 

 리디아의 표정을 읽은 아치크는 그녀의 불안감을 줄여볼 말을 짜냈다.

 

 “분명 그자들은 룸베즈를 통해 올 겁니다. 필요하면 제가 직접 막을 수 밖에.”

 

 “그래도 혼자서는 위험해요. 그 <다른 성자의 계약자>도 있는데…”

 

 “이번에는 그 여자를 쓰러뜨릴 겁니다.”

 

 리디아가 아치크의 두 손을 잡았다.

 

 “드즐룹이 부디 당신에게 승리를 안겨주기를.”

 

 멀리서 나스즈는 두 젊은 남녀를 측은히 쳐다볼 뿐이었다.

 

 

 -----

 

 안전국 비밀 원정대는 룸베즈에 도착했다.

 그들은 두 개 집단으로 갈라졌다.

 

 먼저 도시 정찰조. 룸베즈 내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수상자를 잡기 위해 배치됐다.

 

 그들은 중심가 호텔을 본부로 정했다. 게렐-칸은 복면을 벗고는 투덜거렸다.

 

 “전에 주르켄트에서도 이런 일을 했는데.”

 

 “그 때 훈련된 걸 여기서 발휘하는 거지.”

 

 남작이 태연하게 말했다. 게렐-칸은 혀를 찼다.

 

 “잘 갖다 붙이기는. 그나저나 너네 팀은 왜 갈라진 거야?”

 

 티나는 장비를 처리하면서 말했다.

 

 “이렇게 하는 게 인원 소모가 적을 거 같아서요.”

 

 복서가 간식거리를 잔뜩 꺼내서 덧붙였다.

 

 “야전보다는 제대로 된 걸 먹는 것도 좋죠. 얼른들 드세요, 곧 순찰 나가니까.”

 

 남작은 흑당 과자 하나를 집었다. 게렐-칸이 과자를 우물거리며 말했다.

 

 “조금 느긋하게 있으라고. 우린 외곽 수색대의 예비 팀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래서, 이 예비 인력 30으로 50만 명 도시를 조사하는 거야? 발이 천개라도 모자라겠군.”

 

 “루만이 남기고 간 이 녀석의 두 손이 있잖아? 지금도 하고 있네.”

 

 게렐-칸은 엔리 어깨를 두드렸다. 엔리가 얼굴이 붉어지며 태블릿 화면을 가렸다.

 

 “게임 하고 있었는데…”

 

 

 한편 야지 수색조의 상황은 한가롭지 않았다.

 

 화물선으로 위장한 전진기지로 떼 드론이 복귀했다. 줄리아가 분석을 마쳤다.

 

 “232대 중 37대가 안 돌아왔어요. 전지 부족이 아니라면… 목표지점 이겠죠.”

 

 “위치 추적은 돼?”

 

 “자체 전원으로 3시간 동안요.”

 

 루만은 투입을 요청했다. 알폰소가 나타났다.

 

 “가문 사병 부대가 도착했어요. 국장님 지시로 막 충원 됐습니다만…”

 

 말이 마치기 무섭게 발무 키르간과 사냥개 부대가 왔다. 가스통과 줄리아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발무는 거만한 표정으로 루만을 노려봤다.

 

 “라마르와 성역에서 봤는데… 왜 이렇게 기분이 엿 같아질까?”

 

 “그냥 기분일 뿐이니까.”

 

 루만은 태연하게 악수를 청했다. 발무는 코웃음을 쳤다.

 

 “전혀 아닌데? 우리 좀 많이 부딪치지 않았나?”

 

 “지금은 과거보다 눈 앞의 일에 집중해야 할 거 같은데.”

 

 “말 하고는. 나중에 의회 가문 녀석들이랑 같이 두고 보겠어.”

 

 발무는 루만의 고사리손을 미적지근하게 쥐다 말고 떠났다.

 

 알폰소는 살벌한 분위기가 끝나자 끼어들었다. 그는 금속 원기둥이 가득한 철제 상자를 내밀었다.

 

 “스킬라 박사님이 준비한 성역 파장 감지기예요. 충전없이 한 달 동안 사용 가능하죠. 방법은...”

 

 “이봐! 가기 전에 우리에게 알리라고!”

 

 발무가 뒤에서 거칠게 소리쳤다. 자크가 루만을 보며 한숨 쉬었다.

 

 “이 분위기로 제대로 할 수 있겠어?”

 

 “그야 해 봐야지.”

 

 국장이 정찰을 허가했다. 수색조는 어둠을 틈타 상륙 보트를 탔다. 한참 뒤, 갈대밭에 상륙했다.

 

 그들은 버려진 줄리아의 드론 신호를 찾았다. 그 주변으로 나뭇가지들이 뒤엉키는 소리가 났다.

 

 자크가 탐색했다.

 

 “등괴 군락이야, 확실해.”

 

 루만과 에트렉이 준비했다. 루만이 신호하자, 둘은 일제히 뛰어들어갔다.

 

 샤삭!

 중간에 한번 비도가 번쩍였다. 그리고 몇 분 되지 않아 두 사람은 무사히 돌아왔다.

 

 “감지기 전부 설치했어.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그들은 숨을 최대한 죽이고 다시 보트를 몰았다.

 

 

 -----

 

 이틀 후. 아치크는 룸베즈 시내에 며칠 째 잠복 중이었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안전국의 군락 공격은 크게 줄어들었다.

 

 우카벤 마을은 모두 무사하고, 그가 키우는 힘도 점점 커지고 있었다.

 

 주민들이 납치돼 속이는 거 같아 걱정할 정도였다. 드즐룹이 안전을 보장했다.

 

 “도시 하나를 씹어 먹을 놈이 쫄기는.”

 

 “딴 게 두렵다면 이러지 않소. 하지만 전의 그 다른 성자의 계약자라면 다르지. 당신은… 전혀 못 느끼겠소?”

 

 드즐룹은 거드름을 부렸다.

 

 “네가 더 노력해 봐라. 요즘은 내 기운이 하도 세져서 다른 잡것들은 느끼기도 힘들구나.”

 

 “그럼 됐고, 감청이나 도와주시오. 괜한 걸 물어봤군…”

 

 드즐룹이 거울에서 사라졌다. 아치크는 다시 거리로 나왔다.

 

 그는 이 불안한 평화 상태가 혼란스러웠다. 자기도 모르게 시장을 찾았다.

 

 그 오랜 기간 동안 리디아와 1103호에게 뭐 하나 챙겨준 게 없었다.

 

 아치크는 어느 새 허리 굽혀 장신구를 고르고 있었다. 문득 아이 떠드는 소리가 났다.

 

 고향 구남파의 말이었다. 놀라 돌아봤을 때는 그 환청은 사라져 버렸다.

 

 “이럴 때가 있었지. 누나와…”

 

 아치크는 주저했다. 룸베즈의 바자르는 자기가 치르는 전쟁과는 너무 분위기가 달랐다.

 

 그 평화로운 분위기를 벗어나야 했다. 아치크는 결국 장신구 몇 점 사 들고 인파 속에 섞였다.

 

 그는 드즐룹에게서 받은 감청 능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도시 곳곳에 숨겨놓은 등괴 줄기가 사람 목소리를 하나하나 찾으려 했다.

 

 아치크는 다시 공격적인 자세를 되찾았다. 그 때 이상한 목소리가 잡혔다.

 

 <요즘 유란 사람이 많이 와 있다니까. 그것도 여행으로 말야>

 

 <꽤 다부진 거 같던데 그 호텔에 다들 머무는 거 같더라고>

 

 아치크는 두 눈을 감고 집중했다. 그리고 그 소리가 나는 장소로 향했다.

 

 유란 사람에 대한 주민의 속삭임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방해장치가 많았던 안전국 때보다 도청된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그 소리는 어떤 광장에 이르자 절정에 달했다. 아치크는 근처 식당에 가서 기다렸다.

 

 한참 뒤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호텔로 돌아갔다.

 

 그들은 하나같이 다부진 몸에, 주변을 끊임없이 살폈다. 그들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하, 이번에도 별로 건진 게 없네>

 

 <걱정 마. 엔리가 또 분석해 내겠지. 그렇긴 한데 우리 너무 편하게 있는다>

 

 <편하기는, 오늘만 여섯 번째 정찰하고, 야간에도 할 거잖아? 그 놈이 있기는 한 거야>

 

 아치크는 자기도 모르게 탁자를 쳤다. 이제 적이 보였다. 그리고 다음 실마리도 나왔다.

 

 <휴… 이렇게 찾는 것도 지치는데 일단 좀 먹었으면 좋겠어.>

 

 <룸 서비스 받는 거 어때요?>

 

 

 -----

 

 한편 수색조는 용병과 가문 사병이 합동 작전을 벌였다.

 

 신호가 점점 산 깊숙이 들어갔다. 그러자 정찰대가 아예 기습도 할 수 있게 병력을 대폭 늘렸다.

 

 100여명의 원정군은 등괴가 없는 숲을 따라 우회해서 올라갔다.

 

 성역 파장 탐지기의 신호가 가빠졌다. 드즐룹의 힘의 근원에 다가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발무 키르간이 거칠게 알폰소에게 물었다.

 

 “이봐, 이 신호 확실해?”

 

 “여기서도 똑같이 반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심 지역에 마을이 없는 게…”

 

 “저녁이 다가오고 있어! 못 찾으면 각 잡고 화력 퍼부어 쓸어야지, 안 그래?”

 

 그 말에 용병과 의회 가문 사병들이 뜨악했다. 키르간 가문의 학살 증언을 연상케 했으니까.

 

 지휘본부의 알폰소는 그걸 차마 말못하고 둘러댔다.

 

 “그렇지만 위쪽은 룸베즈가 주장하는 영토가 있어요. 요란하게 공격하면…”

 

 “흥, 그건 지들 주장이지. 그리고 안 요란하게 죽일 무기도 여기 잔뜩 있다고.”

 

 발무의 패기에는 근거가 있었다. 키르간 사병은 거기 병력 중에서 제일 막강했다.

 

 하지만, 다들 장거리 행군으로 신경이 매우 날카로운 상황이었다. 의회파 가문 사병들이 속삭였다.

 

 “학살자 가문이니 뭐, 그 정도는 하겠지.”

 

 “야, 지금 뭐라 했어?”

 

 그걸 들은 키르간 사병들과 험악한 분위기가 일어났다. 용병들이 긴급히 나서서 말렸다.

 

 한참 뒤에야 잠잠해지고 행군이 계속됐다. 가스통이 투덜거렸다.

 

 “정말 사람 일은 이래서 싫다니까…”

 

 “내가 나서니 넌 임무에 충실해.”

 

 루만이 그의 등을 두드리고는 앞장섰다.

 

 

 쿵!

 갑자기 앞에서 나무 부러지는 소리가 마구 들렸다. 그리고 사람들이 울부짖으며 도망치고 있었다.

 

 “아아악! 사람 살려!”

 

 등괴가 어느 새 그 숲까지 당도했다. 원정대가 갈팡질팡했다.

 

 “어떻게, 개입할까?”

 

 “들키면 지금까지 임무는 말짱 꽝이라고!”

 

 발무는 부하들에게 지시 내렸다.

 

 “앞의 상황이 <처리>되면 바로 기습해서 등괴 놈들을 제거해라. 그 다음 전진한다.”

 

 “집안 내력 답네. 사람 목숨 따윈 내버리고.”

 

 의회파 가문 사병들이 수군거림에 키르간 사병들이 폭발했다.

 

 “여기서 테러범 놓치고 실패하고 싶어?”

 

 “저 사람들은 사람 아냐? 구할 건 구해야지!”

 

 다시 소란이 커져갔다. 이러다간 그들까지 등괴에게 들킬 판이었다.

 

 안전국 용병들이 대신 일어섰다. 루만이 말했다.

 

 ”등괴 숫자가 적어. 기습해서 해치우고 사람을 구한다. 이상.”

 

 용병들은 칼붙이만 들고 뛰어들어갔다. 바람 가르는 소리와 칼날 부딪치는 소리가 심하게 났다.

 

 보고만 있기 그랬는지, 결국 키르간과 의회파도 근접전 정예들을 지원 보냈다.

 

 덕분에 등괴는 빨리 진압됐다. 구해낸 사람들 상태를 확인했다.

 

 “고맙수다. 우린 마을도 잃고 몇 주일 숨어 지내다가… 겨우 도망쳐 왔다오.”

 

 “이 근방에 마을이 있습니까?”

 

 “우리 동네 말고는… 아, 험한 곳에 하나 있소. 우카벤이라고.”

 

 “우카벤?”

 

 주민들이 대략의 위치를 땅바닥에 그어서 말했다.

 

 “여기서 올라가면 포샨테 강 상류가 나오지. 거기 건너에 둔덕과 동굴 입구가 있소. 거기에 있는 마을이 우카벤인데, 사람들이 좀처럼 모습을 안 내민다오.”

 

 그 말에 용병들과 사병들이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휘둘렀다.

 

 “그리로 간다.”

 

 

 원정대들은 다시 두 시간 가까이 행군했다. 저녁이 되갈 즈음이었다.

 

 황폐해지고 음산한 협곡이 나타났다. 아래로 강 두 줄기가 힘차게 흐르다 합쳤다.

 

 두 강물의 합류 지점 절벽 위에 동굴이 스펀지처럼 뚫려 있었다.

 

 성역 탐지 신호가 최고조로 강렬했다. 발무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맞아 분명 저 동굴 안이다.”

 

 그는 사냥개 부대원들에게 공격 준비를 지시했다. 루만이 물었다.

 

 “저 강을 어떻게 건널 셈이지?”

 

 “그만한 장비와 성역체는 다 가져왔다. 뭐가 두려워?”

 

 자크가 만류했다.

 

 “지금은 밤이라 공격하기 쉽지 않아. 전진기지와 연락한 다음에…”

 

 “이봐, 우린 전천후 공격 부대야. 어떤 상황이든 싸운다. 룸베즈 놈들이 오기 전에 끝내야지.”

 

 발무는 바로 자기 사병 둘에게 손짓했다. 위장 성역체를 두른 그들이 쏜살같이 동굴 앞 절벽까지 이동했다.

 

 “봐, 문제 없구만.”

 

 그들이 신호하자, 발무도 바로 정예병들을 투입 지시했다.

 

 솨르륵!

 그 순간, 신호하던 정찰병 둘이 땅에서 솟은 촉수덩굴에 갈가리 찢어졌다.

 

 “제길, 들켰잖아!”

 

 “할 수 없군, 공격해!”

 

 순식간에 등괴들이 매복을 풀고 튀어나왔다. 루만은 줄리아에게 지시했다.

 

 “얼른 전진기지에 알려!”

 

 “대장… 전파 방해가 심해서 안 되겠어요!”

 

 뾰족한 덩굴다발이 루만을 찍으려 했다.

 그러나 자스페르의 슈트가 다발을 쳐내고, 가스통이 전자기 소총창으로 찔러 지져댔다.

 

 이번에는 자스페르 뒤쪽으로 등괴가 내려 찍으려고 했다.

 그러자 에트렉이 갈고리 함정으로 묶어버린 뒤, 루만이 비도를 무더기로 던져 끊어버렸다.

 

 콰콰쾅!

 키르간 사냥개 부대가 고성능 성역체 무기를 휘둘렀다. 순식간에 등괴가 무더기로 쓰러졌다.

 

 주도권을 잡은 원정대가 동굴 맞은편 일대를 제압해 나갔다. 놈이 밀리는 틈에 자크가 말했다.

 

 “호텔… 도시 팀에 연락해서 지휘부에 지원 요청하라고 해. 거긴 여기와 통신 가능 할 거야!”

 

 줄리아가 호텔의 동료들을 연결했다. 그리고 너무 놀라 불던 풍선 껌을 그대로 터뜨려버렸다.

 

 “망할… 대참사예요.”

 

 

 태블릿 화면 속 호텔 객실 내부는 아수라장이었다.

 

 상이 엎어지고 음식과 피가 마구 엉켰다. 바닥에 널브러진 용병들이 가득했다. 남작이 소리쳤다.

 

 “젠장… 테러범이 독을 탄 모양이야! 너네 부하도 위험해!”

 

 화면을 돌리자 복서가 쓰러진 게 보였다. 그는 토사물 옆에 거품을 잔뜩 물고 눈이 뒤집혔다.

 

 “야, 복서! 일어나라고, 내 말 안 들려 이 자식아? 으흐흐흑!”

 

 티나가 복서를 붙잡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울부짖었다. 벨리냐가 옆에서 다급하게 말했다.

 

 “어쩌지? 응급용 성역체를 써도 독성이 줄지 않아요! 잠깐, 엔리 씨 아직 움직이면 안…”

 

 엔리가 비틀거리며 왔다. 독 기운에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미, 미안해 대장. 임무 중에 이런 모습 보여서… 얼른 끊을 게. 제발… 여기서 멈추지 마-“

 

 “다들 손들어!”

 

 갑자기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교신이 꺼졌다. 옆에서 듣던 발무가 중얼거렸다.

 

 “가관이군. 너네들 부하 관리를 어떻게 하길래…”

 

 “입 닥쳐!”

 

 가스통이 우뢰처럼 호통쳤다. 옆의 루만은 격렬하게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에트렉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음 계획은 뭐야, 대장?”

 

 “돌격해!”

 

 루만이 뛰어들었다. 숨었던 등괴들이 튀어나오자, 그녀는 이리저리 뛰며 비도로 마구 베었다.

 

 가스통과 자스페르, 줄리와 에트렉이 서로 쳐다봤다. 그리고 이를 악물고 돌격했다.

 

 “으아아아!”

 

 원정대는 다시 등괴와 격돌했다.

 

 

 -----

 

 그체 가문.

 취침 준비하려던 부얀 의장에게 전화가 걸렸다. 비서가 급하게 외쳤다.

 

 “룸베즈 주재 유란 가문 무역 지부장의 긴급 통화입니다.”

 

 의장은 안경을 다시 쓰고 받았다. 그리고 두 눈이 부릅 떠졌다.

 

 “그 말 사실이요?”

 

 “용병들은 현재 룸베즈 시민군에게 연행됐습니다. 독극물 공격을 먼저 당했다고 했지만, 방에서 무기가 나왔답니다.”

 

 “내가 잘 말할 테니, 부장은 가만히 있으시오.”

 

 전화는 부드럽게 끊겼다. 그러나 곧바로 부얀은 책상을 주먹으로 쾅 내리쳤다.

 

 역시 소식에 놀란 데니즈가 뛰어왔다.

 

 “아버님, 무슨 일입니까?”

 

 “난 의회를 소집하겠다. 넌 즉시 창 국장을 의회로 부르거라.”

 

 “아니 국장은 왜…”

 

 부얀이 소리쳤다.

 

 “지금 그 자 때문에 룸베즈와 전쟁을 하게 생겼단 말이다!”

 

 “우리와 곧 친구가 되는… 그 룸베즈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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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별들의 고향 (하) 2020 / 4 / 9 211 0 8927   
27 별들의 고향 (중) 2020 / 4 / 8 212 0 6879   
26 별들의 고향 (상) 2020 / 4 / 5 202 0 6831   
25 아침드라마겟돈 (하) 2020 / 4 / 4 197 0 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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