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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호(岵) 황국(皇國)의 고민거리 -9-
작성일 : 19-10-16 12:01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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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힘’이라는 것은 모든 이들의 끊임없는 욕망처럼 무의식적인 갈구(渴求)가 되어 있었다.

  그것의 희생양이라면 희생양이랄 수 있는 소녀.

  어딘가 약간은 불안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다.

 

  “교무실…교무실이라…담임이 왜…….”

 

  아무래도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죄책감은 있는가보다.

  ‘들킨 걸까? 아니야. 그럴 리 없어. 2년…못해도 2년쯤은 되어야 약의 부작용 증상이 나타나. 그래…아니야, 아닐 거야. 게다가 아직 1년도 안 되었는걸. 괜찮아, 아무도 몰라. 절대 들켰을 리가 없어. 절대. 절대로!’

  손가락을 잘근잘근 거리며 그녀는 낮임에도 아무도 없는 복도를 걸으며 불안으로 가득 찬 머릿속을 휘젓고 또 휘저었다.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아 더 초조함을 느껴야했다.

  그녀의 불안해하는 생각을 도와주려는 것일까. 한 소녀가 조심스레 그녀의 뒤로 다가가서 소리와 함께 등을 툭 하고 쳤다.

 

  “와악!!”

 

  “꺅!”

 

  그녀의 비명이 의외였는지 놀래 킨 소녀도 같이 놀라고 말았다. 소녀는 밉지 않게 눈을 흘기며 그녀를 보고는 말했다.

 

  “뭐야, 왜 이렇게 깜짝 놀라? 나도 놀랬잖아.”

 

  “하-아니, 그냥. 좀.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네가 언제부터 생각이 많았다고 그래.”

 

  “……나, 생각 많거든?”

 

  “하긴 생각은 많지. 생각만 말야.”

 

  “이태윤(李泰胤)!”

 

  “쿡쿡-나 이태윤 맞아. 그렇게 크게 소리 안 질러도 되는데. 역시 여진인 바보야.”

 

  “……”

 

  뭔가 말려들었다는 느낌이 확 드는 모양이다.

  최여진은 자신의 앞에서 만족스런 웃음을 짓고 있는 그녀를 보며 작은 한숨을 쉬었다. 분명 작은 한숨이긴 하지만 바로 옆이라 들릴 만도 한데 이태윤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이야기를 꺼내 대화를 이어갔다.

 

  “참, 나 교무실 가는데. 수학 선생님이 숙제 제출했던 거 갖고 가라 해가지고. 너도 가는 거야?”

 

  “어. 담임이 보자고 하네.”

 

  “그래? 무슨 일일까. 으음-혹시 ‘그일’ 때문 아닐까?”

 

  “‘그일’? 아! ‘그일’….”

 

  이태윤이 말하는 것이 뭔지 몰라 잠시 생각하던 최여진은 이내 떠오른 듯 했지만 의미심장한 얼굴이 되어 뒷말을 꾹 삼켰다.

  그 모호한 분위기가 적응되지 않는 듯, 이태윤이 최여진의 얼굴을 보며 무언가 말하려던 순간. 최여진의 입에서 표정과 같은 말이 흘러나왔다.

 

  “……뭐…가보면 알겠지.”

 

  이 후로 어떠한 대화도 없이 그녀들은 교무실에 도착했다.

  최여진은 자신의 생각에 빠져 이태윤이 몇 번이고 입을 열려다 만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이태윤은 이태윤대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최여진의 다른 얼굴에 당황스러워했다. 그래서 아마 조만간 자신이 최여진에게 터트려버릴 거란 걸 알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무 얘기나 쉽게 꺼내려다 만 입에 감사했다는 걸 최여진은 알 수 없었다.

 

 *.*.*

 

  현재 이휴 학교의 교무실은 교무회의를 앞두고 있는 건지 한 자리도 빼놓지 않고 선생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긴 이휴 학교가 건립된 이후로 전쟁도 아닌 문제로 큰 손실을 입었다는 것은 큰 문제며 중대차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평소에도 이런저런 사고는 쳤지만 그것들은 학교의 선에서 어느 정도 처리가 가능했다. 또한 웃기게도 사고 친 만큼 성적도 맞추었는지 매번 처벌을 면하게 만든 이유도 있지만 이번은 뭐로 보나 불가능했다. 기가 막힌 일이 있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바로 연속해서 큰 사고를 치니 학교에서는 즉결처분을 하려고 했지만 그 사고들에 대한 문서화로 과정을 넣어야하기에 회의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선 그것에 관한 걸로는 사고를 본 학생들을 일일이 다 불러서 듣는 것이었다.

  해서 교장은 수업 중지에 사고를 본 학생들을 제외하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학생들에게 교실에서 자습을 명했다.

  이것을 모르는 최여진으로서는 지은 죄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알 수 없는 무게감을 흘리는 교무실 분위기에 위축되면서도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며 자신의 담임을 눈으로 빠르게 찾았다.

  담임은 쉽게 눈에 들어왔다.

  언제나 생글거리는 미소에 화려한 여자. 그렇게 꾸미는 것 같지도 않은데 본디 바탕이 그러한지 자신에게 담임은 늘 화려한 여자로 인식되어 있었다.

 

  ‘아, 또 화사하게 웃으면서 말하겠군.’

 

  눈이 마주쳤는지 여진은 살짝 꿈틀거리는 눈가를 정리하며 담임의 입이 열리길 기다렸다. 분명 자신의 생각대로 말하는 담임의 맑은 목소리가 귓가에 스쳐지나갔다.

 

  “훗-어서 와요, 여진양. 선생님이 여진양을 부른 건 아, 우선 내 자리로 가요.”

 

  “네.”

 

  “아이, 여진양. 뭘 그렇게 딱딱하게 굳어있어요. 자자-긴장 풀고 거기 앉아요. 음, 우선 적을 거 하고…그래, 뭣 좀 마시겠어요? 선생님은 녹차가 마시고 싶은데.”

 

  “제가 가지고 올까요?”

 

  “어머~아니에요. 선생님이 여진양에게 물어볼 것이 많으니까 선생님이 타다 줄게요. 그러니까 부담 갖지 말고 말해 봐요.”

 

  “…그럼 저도 똑같은 걸로….”

 

  “그래요. 선생님이 맛있게 갖다 줄게요.”

 

  나긋나긋한 목소리.

  흡사 최여진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학생에게 대하는 목소리라고 말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지만 이것은 담임의 천성(天性)이었다. 누구에게나 똑같았으니까.

  그걸 못 봐주고 싫어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건 담임이 이 악물고 고치지 않는 한은 각자 취향의 잣대대로 미움을 받게 될 것이었다. 자신 또한 그다지 담임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싫어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보고 들을 때마다 속이 뒤집어지는 정도였다.

  최여진은 그런 생각을 끝으로 역시나 생글거리며 차를 가지고 오는 담임을 보았다. 자동적으로 눈가가 꿈틀거려지는 건 막을 수가 없었지만.

 

  “자아~따뜻할 때 마셔요.”

 

  “네, 감사합니다.”

 

  “호호호-아니에요. 잘 마셔주면 나야말로 고마운 거지요.”

 

  그러면서 담임은 이런저런 얘기들을 끊임없이 이어가며 말했다.

 

  ‘뭔 서론이 이렇게 길어.’

 

  그녀의 이런 생각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것처럼 생각하기가 무섭게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가려는지 담임이 차를 깊게 한 모금 마신 뒤 알 것 같으면서도 물어보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길었던 서론 때문에 긴장을 놓고 있다가 다시 긴장했는데 본론도 서론과 다를 바가 없어 이건 뭔가 괜히 지레 겁먹은 꼴이 되어 우스웠다. 그래도 그녀는 살짝은 긴장하면서도 표정만은 편안해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여진양의 오빠가 7학년이죠? 듣기로는 2급 고등과정이라던데.”

 

  “네. 과정은 1급으로 진급할지도 모른다고 그랬어요.”

 

  “아~그래요?? 상반기 총괄 모의시험 결과가 그렇게 나왔나보군요. 그럼 모의시험이 아닌 진짜 총괄 시험만 잘 보면 1반으로 진급하겠군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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