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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非어천가 - 하늘에 오르지 않는 노래 -
작가 : Namwoo
작품등록일 : 2019.9.3

먼 옛날 사람과 어울려 살았던 이무기, ‘치우’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감정을 봉인하고 깊은 물로 들어가 여의주가 생길 천 번째 해만 기다리게 된다.
인연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어두운 물속에서만 지냈건만, 여의주를 얻은 날 마지막으로 옛 마을의 터를 찾았다가 ‘문종’과 마주치고 만다.
‘문종’과의 대화로 얼어붙었던 ‘치우’의 마음이 녹게 되고, 높은 산에 오른 ‘치우’는 승천하려던 순간에 들려온 한 소녀의 비명을 외면하지 못하고 마는데...
‘치우’를 하늘에 오르지 못하게 할 새로운 인연, ‘해랑’과 모종의 사건들이 그를 둘러싼다! <매주 화, 금 업로드>

 
13화. 각자의 사정(3)
작성일 : 19-10-15 23:10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6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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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계곡에서 치우와 헤어진 해랑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을을 향해 갔다.

 마을은 저녁때가 되어서 저녁밥을 짓는 연기가 피어올랐고 아낙네들은 분주하게 부엌을 드나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해랑이는 터져 나올 것 같은 눈물을 꾹 참으며 곧바로 집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훑어봤다.

 낡아 터진 앞섶과 소매에, 땋은 머리는 이상하리만큼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 이게 신해랑이지.”

 

 해랑은 머리를 헝클어 풀고 다시 높이 하나로 묶으며 중얼거렸다.

 

 “하...”

 

 해랑은 비단 치마와 저고리를 조심조심 접어 방 한편에 올려놓고 이불 위에 엎드렸다.

 한참을 방에 누워 가만히 생각에 잠겨 있던 해랑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달려 나갔다.

 

 

 *

 해랑의 발이 멈춰선 곳은 촌장의 집 앞이었다.

 잠시 망설이던 해랑은, 촌장의 집 마당으로 들어가지 않고 울타리 앞에서 촌장을 불렀다.

 

 “촌장 어르신...? 어르신!”

 

 촌장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나른한 표정으로 하품을 하며 방문을 열고 나오다가, 해랑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었다.

 

 “해랑아, 네가 어쩐 일로 여기까지 직접 걸음 하였느냐? 어찌 그리 서 있어, 어서 안으로 들어오지 않구?”

 

 그는 오도카니 서 있는 해랑이를 향해 손을 안으로 저으며 들어오라는 시늉을 했다.

 촌장은 해랑이가 늦은 밤에 찾아온 것이 의아한 듯했지만 반가워하는 기색이 얼굴에 가득했다.

 

 방 안에서 촌장은 해랑에게 따뜻한 차를 한잔내어주었다.

 

 “저어...괜찮으세요?”

 

 해랑은 촌장의 눈치를 슬쩍 보며 물었다.

 

 거북마을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해가 지고 나서 촌장을 찾지 말 것’ 이었기 때문이다.

 

 “괜찮으니 들어오라고 한 것이다. 그것보다 얼굴이 영 좋지 않은데... 무슨 일이 있는 게야? 네 오라버니는 어쩌고?”

 

 촌장은 해랑을 손녀딸 대하듯 어르며 물었다.

 

 “오라버니와...다투었습니다.”

 

 “어이구, 저런... 그간 다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어찌 된 일이야?”

 

 해랑은 촌장의 물음에 지난 상황이 떠올라서 다시금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꾹 참았다.

 

 “제가 오라버니께 잘못했어요. 거둬주고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서운해하고, 그런 소리나 내뱉고...”

 

 촌장은 말없이 주름이 자글자글한 손으로 해랑의 어깨를 톡톡 토닥였다.

 

 해랑은 눈가에 서린 눈물을 소매로 쓱쓱 닦아내고 고개를 들었다.

 

 “제가 늦은 시간에 온 것은 ...”

 

 해랑은 잠시 말을 망설였다.

 

 “괜찮으니, 어서 말해보아라.”

 

 “최근에 목덜미가 완전히 뜯겨 죽은 멧돼지를 주웠습니다. 그것을 말씀드리려고...”

 

 촌장은 눈을 가늘게 떴다.

 

 “어찌...그런일이? 네게 위험한 일은 없었고?”

 

 “저는 괜찮습니다...다만”

 

 “다만?”

 

 “그것이...무엇이 그런 것인지를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허어... 그렇지. 누군가 보고 있지 않았을 테니...! 이것 참.”

 

 촌장은 처음 듣는 얘기인 척 탄식하며 혀를 찼다.

 

 “실은...새끼멧돼지가 있었는데, 제 어미를 무엇이 그리 만들었냐고 물으려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제대로 된 단서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촌장은 그런 해랑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곤 걱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잘하였다. 짐승도 제 어미는 아는데, 어찌 그런 걸 물을 수 있겠어, 잘하였다.”

 

 촌장은 말에 해랑은 내내 무거웠던 마음이 놓였다.

 

 “저, 그래서 당분간 마을 인근의 산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그래. 해랑이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하도록 하려무나.”

 

 “저 그런데...사냥 때, 마을 사람 중 누군가가 혹여 저의 모습을 보지 않을까 하여 걱정이 되어서...”

 

 “그렇지, 아무래도 빠르게 산을 달리는 너의 모습을 보면, 보통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될 테니.......”

 

 촌장이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서 제가 돌아올 때까진 사냥이든, 세욕이든 .... 누구도 ‘거북머리길’로는 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게다가 매우 큰 짐승인듯한데, 혹여 그것이 범이라면.......”

 

 그녀는 말끝을 흐렸다.

 

 이유는 모르지만, 이 산에 호랑이가 살지 않는다는 것은 어린아이도 아는 사실이었다.

 

 하물며 촌장과의 계약으로 호랑이가 경계를 넘어 오지도 않는다는 것도 아는 자신이 이런 말을 꺼냈으니 얼마나 바보 같아 보일지, 해랑은 스윽 촌장의 눈치를 보았다.

 

 “호랑이...?”

 

 “아마도...”

 

 하지만 그녀의 추측으로는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호랑이밖에는 없었다.

 촌장은 그런 해랑이를 보며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곤 걱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

 

 “내일 사냥이 예정되어있으니, 아침 일찍 마을 사내들을 모아 그리 전하도록 하겠다. 허나 도통 무엇에게 당한 것인지 알 수가 없으니 걱정이구나. 정말로 범이라면... 그렇다고 해도 혼자서 갈 생각이냐?”

 

 해랑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네 오라비와 함께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촌장이 한 번 더 말을 보태자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가로젓고는 일어섰다.

 

 “그럼,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러면 잠시만 기다려라...!”

 

 촌장은 다급하게 그녀를 붙잡은 채로 급히 달려 나가 부엌에 다녀왔다.

 

 “해랑이 네가 정 혼자 가야겠다 하면...혹시 모르니, 이것을 가져가거라.”

 

 그는 고운 오색의 비단 주머니를 해랑에게 내밀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읍..!”

 

 그녀는 비단 주머니를 풀어보았다가 은근하게 풍겨오는 비린내에 숨을 멈추고 다시 주머니의 끈을 잡아당겨 꽉 여미었다.

 

 “소라와 고둥이 아니냐? 모르는 게야?”

 

 촌장이 그것도 모르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해랑은 어쩐지 자신에게 떡을 내밀며 웃던 치우의 얼굴이 떠올랐다.

 

 “으...저도 보아서 압니다. 제 말은 어찌 이런 것을 비단 주머니에 넣어 주시느냐는 말이었습니다.”

 

 “우리 해랑이에게 주는 것이니, 예쁜 것에 담아서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가기 전에 매화나무의 열매를 따서 꼭 함께 넣어두고. 오늘 밤은 마을에 머물러 주고 내일 아침에 가거라! 부디 조심하고.”

 

 촌장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울타리까지 그녀를 배웅하고서 방으로 들어갔다.

 해랑은 촌장의 집에서 나와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혹시나 치우가 돌아와 있을까 봐 살금살금 걸어가 방 근처를 들여다보았지만, 그의 방 안에서는 어떤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

 

 그녀는 짤막한 한숨을 내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

 한편 치우가 홀로 남아있던 호수에는 달빛만 비치고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커다랗고 시커먼 그림자가 호수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

 한양, 주변 하인들을 모두 물린 유성원의 집엔 오직 은오와 유성원만이 그 자리에 있었다.

 그의 방 안에서 평상복을 입은 모습으로 앉아있는 유성원과 술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은오의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스승님... 지금 무어라 하셨습니까...?”

 

 당황한 표정의 은오에게 술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킨 성원은 붉은 봉투를 하나 건넸다.

 

 “말 그대로다. 이곳을 떠나거라.”

 

 “이것이 무엇입니까?”

 

 은오는 성원이 내민 붉은 봉투를 향해 손을 뻗었다.

 

 “너는 네 아버지, 형조 정랑을 얼마나 믿고 있느냐?”

 

 은오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성원의 모습에 봉투를 향해 뻗던 손을 멈췄다.

 사실 은오가 보이게 성원은 그다지 담력이 센 위인이 못 되었고 성원 본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

 

 “대답해 보아라.”

 

 은오의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하며 어머니에게 버려졌던 날의 어릴 적 자신의 모습과 이씨 부인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전.. 사람을 믿지 않습니다.”

 

 은오는 이내 감정 없는 차분한 얼굴로 대답했다.

 

 “하지만, 스승님은 제가 꽤 의지하는 분이십니다. 제 아버님보다도.”

 

 은오가 살짝 미소를 짓자, 성원은 안도하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었다.

 

 “정랑 어르신은 널 동쪽의 산과 고원이 험한 마을에 보낼 생각이시다.”

 

 “예? 갑자기...? 아, 그렇습니까..”

 

 은오는 놀란 듯 반문하다가 이내 짐작이 되는 일이 있는지 말을 멈추고 숙연한 얼굴로 끄덕였다.

 

 “허나, 난 너를 그런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가 않구나.”

 

 “그래서 제게 떠나라고 하신 겁니까?...허나 제가 아버님을 떠나면 조선 팔도 어디에 머리 둘 곳이 있겠습니까...”

 

 “그건, 머리 둘 곳이 있다면 떠나겠다는 뜻이냐?”

 

 은오는 확신에 찬 성원의 어조에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혹, 어머니 댁으로 들어가라 하실 요량이라면 차라리 저는 아버님이 보내시는 곳으로 갈 것입니다. 사실 지금껏 거둬주신 은혜에 보답하는 일이라 생각하면…. 가지 않을 이유도 없지 않습니까.”

 

 성원은 그런 은오를 가엾게 여기며 손을 잡았다.

 

 “내가 너에게 이 씨의 집으로 가라고 할 리가 있겠느냐? 이 봉투에 네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약도와 너를 맞아줄 이의 약조가 쓰여있는 친필 편지가 들어있다.

 고려가 망하고 나서 여태 깊은 산에 숨어서 지내왔다고 하니, 누군가 널 찾아내려 해도 들킬 일은 없을 것이야… 동이 트기 전에 당장 이곳으로 떠나거라! 그러지 않으면 장사치가 내일 아침에 바로 너를 데리고 갈 것이니.”

 

 은오는 성원이 내민 붉은 봉투를 건네받기를 망설였다.

 

 “스승님. 제가 어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는 아직 윤 정랑이 무슨 일을 하려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실패로 끝났다가는 모두가 죽임을 당할 일이야.”

 

 “예?”

 

 성원은 목소리를 낮춰 말했고 은오의 눈이 커졌다.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위험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윤 정랑께서도... 더욱 강한 힘을 보태줄 거리를 찾으시는 게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나도 어르신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허나 넌... 넌 관련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은오는 말없이 연거푸 술잔을 비웠다.

 

 “네가 집현전을 지키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차라리 혼자 숨어서 학문을 닦을 수 있는 곳으로 미리 가 있는 게 낫다. 너라도 남아 제대로 된 가르침으로 후학을 양성 해야 하지 않겠느냐.”

 

 잔을 비우는 동안 은오는 성원이 자신에게 한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성원의 애틋한 표정을 보자 소용돌이치던 그의 마음이 이상하게 잠잠해졌다.

 

 은오는 죽음이 두렵진 않았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다 잃고 혼자 살아남는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은오는 다시금 혼자 남겨지느니 차라리 옳다고 여기는 일에 목숨을 거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일이 잘못되었을 때, 제가 가담하지 않았다고 한들 죽임당하는 것은 피할 수 없지 않습니까? 역모의 죄는 무거울 테니.”

 

 유성원이 상을 쾅 치며 눈을 부릅떴다.

 

 “이노옴! 역모라니?!”

 

 두 눈에 시뻘건 핏줄이 선 유성원을 보고 은오는 아차 싶었다.

 

 “제 말뜻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너는 빠지는 것이 도움이 되겠구나...! 냉큼 떠나!”

 

 “스승님...!”

 

 유성원은 은오의 변명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성원은 비틀거리며 걸어가다가 집 뒤쪽의 장독을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사실 은오가 한 말의 뜻을 모르지 않았다.

 그저 오해를 한 척, 화를 내서라도 제자만큼은 이런 일과 상관없이 살게 하고 싶은 게 유성원의 마음이었다.

 

 ‘떠나실 날을 미리 알고 계시기라도 했던 것처럼 제게 어린 세자 저하를 그렇게도 부탁하고 가셨는데... 왕위를 제대로 보필하지도 못한 주제에, 저의 제자 만큼은 살려보려고 애쓰는 저의 알량하고 비겁한 이 마음을 용서하지 마시옵소서. 전하...’

 

 뒷켠에서 유성원의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한편 방에 남은 은오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하...스승님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면서 어찌 이리 생각 없이 말을 내뱉는단 말이냐. 어리석다, 윤은오...”

 

 은오는 성원이 두고 간 붉은 봉투를 집어 들고 밖으로 나섰다.

 

 

 *

 은오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닫고 곧바로 방바닥에 주저앉았다.

 

 “병이 나았다고 해서, 몸이 썩 강건하지는 않구나...”

 

 은오는 품에서 붉은 봉투를 꺼내 들었다.

 

 ‘이것을 보고 나면, 보기 전과 같을 수 없겠지?’

 

 은오는 잠시 망설이다가 봉투를 열었다.

 종이를 꺼내 들자 유성원의 말과는 다르게 작은 종이 한 장이 더 들어 있었다.

 

 “세 장인데...?”

 

 은오는 작은 종이를 먼저 펼쳐 보았다.

 

 그 종이엔 은오의 눈에 익숙한 유성원의 필체로 적힌 짧은 편지가 있었다.

 은오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듯 편지를 읽었다.

 

 “너만큼은 이런 일그러진 세대에서 명령과 협박으로 신념에 반하는 교서를 집필하도록 둘 수가 없다. 부디 세상의 이치와 왕실이 바로 서거든 그때, 집현전으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

 

 은오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른 한 장을 펼쳤다.

 

 유성원이 말한 대로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한쪽엔 이해를 돕기 위해 짤막한 글귀도 적혀 있었다.

 

 “하...”

 

 은오는 나머지 한 장을 펼쳐서 눈으로 그것을 읽어내려가다가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내 읽었다.

 

 “..이 마을은 호조에 등록되어있지 않고 길을 찾기도 까다로워 제가 드린 약도 없이는 올 수 없는 곳입니다. 그 말은 제가 허락한 사람이 아니면 올 수 없다는 뜻이지요. 약도에 적힌 곳은 중간지점이니 그곳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달이 반쪽이 되기 전에, 중간지점으로 오신다면 그곳에서 안내해 줄 사람을 만날 것입니다. 촌장, 이든......?”

 

 은오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혹, 아버님이 말씀하신 곳도 이곳이 아닌가...?”

 

 은오는 방 한쪽으로 시선을 옮기더니 벌떡 일어섰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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