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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하프
작성일 : 19-10-11 14:17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5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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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쇠라뇨?”

 

  그는 내 말을 무시한 채 말했다.

 

 “읽을 수 있는 글이 있었니?”

 “영어요.”

 

  그는 감으로 책의 중간 부분을 펼쳤다. 당연하단 듯이 영어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곳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내가 영어에 능한 사람은 아닌지라 그저 간간히 알고 있던 단어들을 연계시켜 문장을 추리했다.

 

 “용서를 구하는 법이라고 돼있는 것 같아요.”

 “그래. 맞다. 태초의 뉴지너 중 예언가였던 모아가 인류에게 다섯 개의 예언을 했다. 맨 앞장을 펴라.”

 

  맨 앞장엔 그림인지 단어인지 알아보기 힘든 문양이 있었다. 종이가 다른 것을 보아 유달리 오랜 세월을 보낸 것 같았다.

 

 “제 1예언은 낮과 밤, 물과 불, 바람과 구름, 대지와 하늘이 제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하면 끝이 다가옴이니 자연을 어지럽히지 말라.”

 

  첫 번째 줄에는 호핀이 말한 자연이 어지럽혀진 모습이었다. 하늘엔 해와 달이 떠있고, 낮게 내려앉은 구름은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검게 칠해져있었다. 땅은 갈라져 있었고, 하늘은 푸른빛을 잃었다. 세상은 어둠과 빛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침침해져 있었다.

 

 “제 2예언은 달이 미소를 띠우고, 미소 위에 여덟 개의 별들이 십자가를 수놓으면 그 중심에서 신의 은총에 의한 세기의 구원자가 온다.”

 

  두 번째 줄에는 초승달이 누운 모습에 십자가 모양으로 여덟 개의 별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에는 작은 점이 그려져 있었다.

 

 “제 3예언 무지한 이들이여. 구원자의 용기를 업어 문제를 해결하고, 구원자의 지혜를 본받아 세상의 이치에 눈을 떠라. 제 4예언 여덟 구원자가 모두 모여 인류의 죄를 고하면 그들의 근고함에 감동한 신이 자비를 배푸리라.”

 

  엉망진창이었던 자연이 원래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제 5예언 그들을 찾아 감사히 받아들여라. 명심하라. 찾아라. 받아들이라. 감사해라.”

 

  평온한 자연의 풍경엔 한 인간만이 있었다.

 

 “세상이 어지러워지고 있다. 인간의 거만함이 끈임 없이 자생하는 자연조차 버거울 정도로 커지고 있어. 이것이 제 1예언의 실현이고, 지난 10년 동안 두 사람을 찾았고, 데빈초프 이후로 3년 만에 널 찾았다. 우린 세 사람을 찾았고, 앞으로 다섯이 더 필요하다. 여덟 명을 찾으면 제 2예언의 실현이다. 그들이 모여 일을 해결하면 제 3예언의 실현이고, 신이 자비를 배풀면 제 4예언의 실현이다. 우린 이 일들이 모두 미래에 일어날 일들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이 실현의 끝을 바꾸기 위한 일이 바로 모아 프로젝트다.”

 “사람을 잘못 아신 거면요?”

 

  그가 낮게 미소를 지었다.

 

 “구원자들이 올 것을 암시하는 달의 미소위에 수놓인 여덟 개의 별들은 내 발자국을 숨길 수 없는 달의 1일에 뜬다. 그 해는 반드시 구원자가 온다. 그리고 올 해의 1월 1일에 달이 미소를 지었고, 그 위에 여덟 개의 별들이 떴다.”

 “제가 아닐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럴 수도 있지. 그러나 아무나 홀을 통과하고, 팔방문 중 지혜의 문을 통과해 문패에 빛을 내고, 여덟 구에 힘을 불어넣고, 우주를 엿보는 작은이들을 위한 이 공간에 발을 들이거나 다른 구원자들의 두루마리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마법사나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저 어린 날의 추억이 되어 버렸다. 남들과 달랐다고 한다면 난 늘 그 동심을 마음속에 품고 살았다. 누구나 특별해지고 싶은 욕심은 있는 거니까. 어릴 적에는 슈퍼맨이나 베트맨이 된다고 해도 놀리거나, 비웃는 사람들이 없다. 그저 어린아이의 꿈이니 그 동심을 지켜주고 싶어 해서 일 것이다. 그러나 어린아이라는 보편저인 기준을 벗어난 상태의 누군가가 슈퍼맨이나 베트맨이 되고 싶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비웃거나, 철없는 인간으로 치부해버린다. 그 시선을 받아내는 게 영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동심을 다른 사람들과 같이 보편화 시키거나 잠재워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나는 그런 것에서 늘 벗어나 내 상상을 펼치고 싶었고, 미카엘은 그런 내 상상이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라는 확실한 근거가 돼주었다. 그런데 이젠 내 상상의 크기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예언을 남긴 모아는 구원자들에게 이런 당부도 했다. ‘하늘에 두 개의 빛을 띠우면 안 된 된다. 그것은 세상의 이치이자 참된 진리이다. 그것 또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무슨 말이죠?”

 

  그는 팔각형의 탁자 주위를 돌며 큰 소리로 연설하듯 말하기 시작했다.

 

 “해석하기 나름이지. 구원자들을 알아보는 건 유니콘들의 직감과도 연결되는데 그들이 구원자의 발자국을 보게 되면 12 기사단을 보낸단다. 기사단은 구원자를 찾아 이 곳 하프와 연결시켜주고, 후에 구원자와 유니콘들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널 찾은 기사가 바로 미카엘이다.”

 

  참으로 반갑게 들리는 이름이었다.

 

 ‘처음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고, 이젠 그러고 싶어서야.’

 

  그의 목소리가 아득하게 귓가에 들려왔다. 이제야 미카엘이 나를 지켜보았던 이유가 명확해졌다. 그는 기사단에 속해있기 때문에 날 찾은 뒤로 계속해서 주시해왔던 것이다.

 

 “모든 게 혼란스러울 거다. 지금부터 어떻게 되고, 우리의 계획과 네 앞날에 대해 이야기 해주마.”

 

  그는 어지럽게 탁자 주위를 도는 걸 그만두고 나와 마주섰다.

 

 “먼저 지금 너에게 필요한 안정감을 위해 이곳을 다녀갔던 구원자 공도소와 데빈초프에 대해 말해주마. 공도소는 중국의 숭산에 위치한 소림사에서 수련을 하던 아이였다. 10년 전에 이곳에 오게 되었고, 그 아이는 우리가 처음 찾은 구원자였어. 당시 공도소의 나이가 열 살이라는 점과 그의 학구열을 감안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보내기로 했고, 그로부터 7년 뒤에 데빈초프를 찾게 됐다. 그는 이 모든 현실을 부정했다. 우린 그를 잡기 위해 공도소까지 불러 그를 설득하려 했지만 공도소는 그에게 큰 영향력을 주지 못했다. 그가 우리에게 원했던 건 그저 자신을 제자리로 가게 해달라는 것이었고, 우리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단 두 사람을 찾은 상황이었으니 차라리 남은 구원자들을 찾아 그들이 데빈초프를 설득하는 게 빠를 거라고 생각한 거다. 그리고 3년 뒤 네가 오게 된 거지.”

 

  문이 내게 의자를 빼주었다. 내가 편히 앉자 호핀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게만 엄청난 소식인 건지 그는 이런 상황에 대한 설명을 그저 간간히 미소를 지을 뿐 큰 감정의 변화가 없었다.

 

 “넌 당분간 유니콘들이 다음 구원자의 흔적을 찾을 때까지 이튼에서 견습생으로 있게 될 거다. 그곳에서 네 몸 안의 뉴진을 깨울 수도 있지만 그건 보통의 견습생들의 경우고, 네 경우엔 구원자라는 이름보다 견습생이란 이름에 가려져 있어야 눈을 피하기 좋을 것 같아서다. 다음 구원자들이 상황을 보다 빠르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조언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네 말에 상대의 마음이 동요될 정도가 되려면 그만큼 많은 것을 공부해야 한다. 구원자와 조언자의 역할로서의 책임감과 또 다른 위험에 있어서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거야. 네가 모든 걸 감수하고 조언자 역할을 해준다 하더라도 그들의 눈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을 거니까.”

 

  호핀의 눈이 흔들리는 게 처음으로 보였다. 그가 앞으로 일어날 일들 중 무언가를 걱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조언자 역할을 할 의향이 있다면 말이다. 구원자로 태어난 건 정해진 운명이야. 피할 수 없는 네 숙명이지. 구원자들이 모여 그들의 임무를 수행할 날이 몇 년 뒤에 올지, 몇 십 년, 몇 백 년, 몇 천 년 뒤일지 모른다. 그 전까지 이곳에 남든, 원래의 자리에 가든 정할 수 있단다. 넌 인류에 있어서 중요한 존재니 유니콘과 기사단이 네가 위험에 처할 상황으로부터 보호할 거란다.”

 

  내내 불안으로 쿵쾅거리던 심장이 조금 안정적인 심박수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나 이전에 이곳을 다녀간 두 사람이 아직까지 원래의 자리에서 아무 탈 없이 살고 있다면 나 또한 그럴 것이다. 나의 안정성이 확보되자 조금 더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해졌다.

 

 “제가 어떤 결정을 하기 전에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도 되겠죠?”

 

  호핀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성적인 사고로 판단한 내 상황은 기죽고, 이들의 눈치를 볼 상황이 아니었기에 조금은 떳떳하게 말했다.

 

 “유니콘은 뭐죠? 책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뿔 달린 말인가요?”

 

  내 말에 내내 호핀과 나를 번갈아보며 눈치를 보던 화현과 문이 웃음을 터뜨렸다. 화현이 나를 보며 귀엽다는 듯이 웃었다. 그녀의 웃음에 꼭 어린 아이 취급을 받은 기분이었다. 문은 호핀의 눈치를 보곤 서둘러 웃음기를 지웠다.

 

 “유니콘은 구원자들의 경호원이라고 보면 된다. 유니콘이란 신성시 되는 동물의 특징이 뭔지 아느냐?”

 

  내가 고개를 가로 젓자 호핀은 목을 가다듬고선 이야기를 시작했다.

 

 “유니콘은 머리가 좋고, 경계심이 강하기 때문에 인간이 쉽게 손을 댈 수 있는 동물이 아니라고 전해진다. 유니콘은 자신이 유일하게 마음을 내준 존재. 전해 내려오는 바로는 더러움을 모르는 소녀에게만 마음을 내준다고 하지. 그런 의미에서 구원자의 경호업무를 하는 이들을 유니콘이라고 한다. 그들의 능력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놓아선 안 돼지. 그들이 능력을 쓸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바로 구원자의 안위를 위해서다.”

 “그러니까 그들을 그냥 유니콘이라고 부르는 거군요? 그들의 작위 같은 거죠?”

 “그렇단다.”

 

  내 이해력이 그를 흐뭇하게 만들었는지 그의 눈이 미세하게 휘어졌다.

 

 “그럼 제 유니콘은 누구죠?”

 “무나. 네가 뉴드에 온다면 빠른 시일에 만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언젠가는 만나게 될 거다.”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는 말이 반갑기 보다는 조금 두렵게 느껴졌다. 무나라는 아이와 내가 만나게 되는 날에는 모든 이들이 걱정하는 세상의 종말이 오는 것이 아닐까? 사실 아직까지도 몸에 와 닿진 않았다. 종말. 내가 죽기 전에 이 세상의 끝을 보게 되리란 생각은 피하고 싶었다.

 

 “기사단이라는 건 뭐죠? 미카엘이 거기에 속해있다고 하셨죠?”

 “그래. 유니콘이 오로지 구원자들의 보호에 집중하는 사람들이라면, 12 기사단은 구원자와 유니콘을 보호하며 도움을 주는 일들을 한다.”

 “미카엘이 절 언제부터 지켜본 거죠?”

 “기사단이 관찰할 이들은 유니콘들이 포괄적인 후보들을 걸러 주면 그 안에서 주관적인 선택으로 순위를 매겨 관찰한다. 미카엘의 경우 무나에게 받은 후보들 가운데에서 너를 첫 번째 관찰자로 고르고, 그 이후로도 계속 너만을 주시해온 걸로 안다.”

 “왜죠?”

 “그건... ”

 

  호핀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 아이만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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