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수호천사 미카엘
작성일 : 19-09-17 11:22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441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문.”

 “문?”

 “응. 문.”

 

  나는 하늘에서 달을 보았다. 안개가 내려앉았으나 우린 그 위에 있기 때문에 구름에 가려진 달이 어디 있는지 어렴풋하게 보였다.

 

 “이름을... ”

 “잘 지었지.”

 

  미카엘은 말을 하곤 내가 그랬던 것처럼 고개를 올려 달을 올려다봤다.

 

 “그 아이가 마음에 드는구나?”

 “글세.”

 

  그는 어깨를 으쓱이곤 잘 모르겠단 듯이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난 그가 문이란 아이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그의 친구일지도 모른다.

 

 “지혜로운 아이거든.”

 

  달을 다룰 수 있는 아이라면 지혜롭지 않을 수 없는 아이다. 그가 마음에 들어 하는 친구인 문이란 아이도 만나보고 시었다. 더군다나 나와 같은 한국인이란 점이 그 아이에 대한 흥미를 키우는데 일조했다.

 

 “문이란 아이 말이야. 어디 살았데?”

 “제주도.”

 

  엄마가 특히 좋아하는 지역이었다. 나는 초등학교 수학여행을 간 것이 전부였지만, 얼마 전 자매들끼리 여행을 다녀온 엄마는 너무나 한적하고, 평화로운 모습에 흠뻑 빠졌다. 기회만 된다면 그곳에 가려고 안달이 나있었다.

 

 “언제 뉴드로 간 거야?”

 “3년 전에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정말?”

 

  그는 사실이란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뉴드에서는 그 아이와 함께 있는 구나?”

 “같은 기숙사에 살거든.”

 “너는 가족이 있잖아?”

 

  미카엘은 작은 한숨을 쉼과 함께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대학원 같은 거라고 보면 돼. 수업을 더 듣고 싶으면 신청해서 수강하면 되거든. 우리 세상에도 공부를 해야 이름 앞에 달 수 있는 것들이 있어서 기숙사를 신청하는 학생들이 많아.”

 “그렇구나.”

 “응.”

 

  나는 본능적으로 그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꺼려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떠한 문제가 그를 집이 아닌 기숙사에 있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꽤 현명하게 일을 해결해 나가고 있는 듯 했다. 어쩌면 문이란 아이는 그런 미카엘의 상황에서 그 누구보다 큰 힘이 되어주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렇게 매일 나와도 되는 거야?”

 “내가 마음만 먹으면 뉴지너들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라.”

 “어쨌든 들키면 굉장히 위험하긴 하잖아.”

 “그렇긴 하지.”

 “조금은 걱정이 돼.”

 

  진심이었다. 그를 향한 걱정이 커지고 있었다. 왜인지 우리의 밀회가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었고 동시에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불안한 미래라는 것이 강력하게 나를 옭아맸다. 내 목소리가 다소 침울해서였는지 그도 별 다른 말없이 아슬아슬한 이 상황의 위험성을 체감하고 있는 듯 했다.

 

 “만약에 말이야. 우리 만남이 들통이 난다면.”

 “너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할 거야.”

 

  굳게 다짐한 듯 그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말없이 그를 보자 그도 느릿하게 고개를 틀어 나를 보았다. 내 걱정을 덜어주려는 눈을 했지만, 난 마냥 그에게 책임을 돌리고 싶지 않았다.

 

 “너만의 잘못은 아니야.”

 “난 3년 전 만남을 그저 잊혀지게 둘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어. 넌 내 등장에 어쩔 수 없었던 피해자나 다름없었던 거지.”

 

  그는 꽤 괜찮은 해명거리를 찾은 듯 미소를 지었다.

 

 “이게 꽤 괜찮은 이유가 될 것 같아. 만약을 대비해서 기억해둬야겠어.”

 

  그가 날 안심시키기 위해서 미소를 짓는 건지, 정말 만약을 위한 좋은 변명거리인지는 가늠할 수가 없었다. 딱히 좋은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내 기분이 다른 날과는 다르게 전환되지 않자 그의 얼굴에도 서서히 웃음기가 지워졌다.

 

 “두렵구나?”

 “그렇지 않다면 거짓말이지. 네가 위험할 수도 있는데.”

 “난 그런 위험을 감수할 만큼 널 보고 싶었어.”

 

  나만큼이나 그가 이 만남을 기다리고 원하고 있었을 거라는 건 내 작은 소망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저 그의 흥미를 조금 끌었을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진실이 담긴 그 눈이 내게 닿자마자 난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더 강한 유대감으로 연결되었고, 절대 서로에게 등을 돌리지 않을 거라는 것을 말이다. 망상병이 도져서 그저 내 멋대로 만든 허상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결코 내 안의 소용돌이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견습생은 어떠니?”

 

  무심코 툭 튀어나온 말이었다. 본능적인 믿음 말고도 내겐 현실적인 해결책이 필요했기 때문일까? 절대 그에게 모든 책임을 떠맡기고 싶지 않아서일까. 어쨌든 난 꽤 좋은 해결책 중 하나를 떠올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을 보니 나와는 조금 다른 생각인 듯 했다.

 

 “무슨 말이야?”

 

  난감한 표정이 얼굴과 목소리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만약의 상황에 내가 견습생으로 뉴드에 들어갈 수도 있는 거잖아.”

 “견습생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의 목소리가 탁하게 굳어졌다. 아무래도 그의 심기를 건드린 듯 했다.

 

 “난 꽤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 너 혼자..”

 “현실적이지 않아. 견습생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그리고 그 위험성도 있고, 더군다나 요즘에는 바트로 가 때문에 합격하지 못한 견습생들이 얼마나 가차 없이 내쳐지는데.”

 

  그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널 화나게 할 생각은 없었어.”

 

  내가 소심하게 말하자 그는 얼굴을 필 생각도 못하고 나를 본 듯하다. 어깨가 조금 움츠러들었다.

 

 “미안.”

 “괜찮아.”

 

  다시 찾아온 어색한 정적이었다. 이틀간은 화기애애했고, 그와는 절대 틀어질 일이 없을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우리 둘 사이에 갑작스레 내려앉은 어색한 기운에 슬프기까지 했다.

 

 “견습생 후보들을 데리고 가면 안보부에서 감별원을 보내. 그들은 인간의 잠재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뉴지너들이야. 그러니 금방 들통 나겠지. 누군가를 속이려는 움직임은 너와 나 둘 다 벼랑 끝으로 내모는 거야.”

 

  내가 그의 세계를 그저 판타지 소설 속의 이야기로 치부했다는 것을 알았다. 복잡하고, 신비한 그 세계를 겪어보지 못하고 자만한 인간의 모습이었다. 난 그 거만한 내 모습에서 그가 실망하지 않았으면 했다.

 

 “다행히 넌 홀을 통과할 수 없으니 그 걱정은 덜어도 되겠다.”

 

  나는 고개를 틀어 어제 그가 말했던 아슬아슬한 수면의 경계에 있는 홀을 바라봤다. 안개가 껴 물에 비친 홀을 볼 수는 없었지만 어디 있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미안.”

 

  결국 일이 잘못된다고 한들 난 그에게 어떠한 도움도 줄 수가 없는 거다. 그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완벽하게 내 머릿속에 자리했다. 내가 참으로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았을 때의 그 비참함이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싶게 만들었다.

 

 “율.”

 “응?”

 

  그가 날 비참함에 너무 깊이 빠지기 전에 간신히 꺼내주었다. 나를 보는 그의 눈을 보자 그 신비로운 눈에 비친 내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 신기하게도 달을 감추던 얇은 구름이 걷어져 내 얼굴을 환하게 비췄고, 그의 눈에 너무나 또렷하게 들어가 있었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난 널 원망하지 않아.”

 

  그 말을 꼭 해주고 싶었을까? 결국 우리의 꼬리가 길어 그가 벌을 받게 된다면 영원한 이별을 맞이할 것이다. 그럼 내 진정한 친구를 잃은 슬픔에 크게 빠지겠지. 그럴 수밖에 없다.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초조함과 불안함에 떨며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그의 소식에 결말을 알면서도 아니라고 부정할 것이니.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가 처음 만났던 3년 전의 그날이 뚜렷해졌던 것처럼 그와의 기억들이 선명해져 나를 괴롭힐 것이다. 난 영영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내 잘못이지. 네 잘못은 없어. 내 욕심에 너를 끌어들인 거야.”

 

  아니면 지금 들은 그의 말을 위로삼아 이겨낼 수 있을까.

 

 “우리는 왜 만나게 된 걸까?”

 

  결국에는 슬픔만이 가득한 결말에 도달했을 때는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어질 것이다. 난 그와의 만남을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별하지 못해 미칠 수도 있다. 이런 부정적인 가지만이 연결되는 우리의 만남이 왜 이뤄졌을지 궁금했다.

 

 “난 인간과 뉴지너의 공생이 이뤄질 거라 생각해.”

 

  그의 생각이 조금 더 빠르게 이뤄졌으면 했다.

 

 “우린 아무도 모르는 그 미래의 시발점이었다고 생각하자.”

 “아무도 모르는?”

 “조금 슬프긴 하지만, 낭만적이기도 하잖아?”

 

  결국 우리에게 정해진 끝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조금 늦게 만났다면 그 완벽한 미래 속에 조금은 편안한 만남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우리는 아무도 모르는 시발점이 되어야 했는지 누군가로부터 답을 얻고 싶었다.

 

 “너와 같이 우리의 존재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야.”

 “그렇게 생각해?”

 “당연하지.”

 

  그가 내게서 그 미래의 가능성을 보았다면 나 또한 그 미래가 조금은 빨리 오길 빌어야겠다. 우린 아직 닥치지 않은 일을 미리부터 걱정하는 것에 그만두기로 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있는 우리의 시간마저 쓸데없는 걱정으로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난 꽤 남은 새벽을 괜찮게 보냈다고 생각했고, 우울했던 그와 나의 시간은 아주 잠깐 스쳐지나가는 것이라 여겼다. 분명 웃으며 인사를 했고, 지난날 그랬던 것처럼 그는 나를 침대에 눕혀주곤 잠들 때까지 곁에 있다 사라진 듯 했다. 비현실적인 일들을 온전한 정신으로 받아들였을 무렵이었는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가 사라졌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2 - 하프 2019 / 10 / 24 230 0 4198   
31 - 하프 2019 / 10 / 21 233 0 7086   
30 - 하프 2019 / 10 / 14 253 0 7286   
29 - 하프 2019 / 10 / 11 224 0 5076   
28 - 하프 2019 / 10 / 10 220 0 4769   
27 4. 하프 2019 / 10 / 9 239 0 5408   
26 - 뉴드 2019 / 10 / 7 214 0 4436   
25 - 뉴드 2019 / 10 / 4 242 0 4055   
24 - 뉴드 2019 / 10 / 3 231 0 3593   
23 - 뉴드 2019 / 10 / 2 260 0 5297   
22 - 뉴드 2019 / 9 / 30 246 0 5562   
21 - 뉴드 2019 / 9 / 28 248 0 5801   
20 - 뉴드 2019 / 9 / 27 261 0 5503   
19 - 뉴드 2019 / 9 / 26 249 0 5643   
18 3. 뉴드 2019 / 9 / 25 250 0 6337   
17 - 연리지 홀 2019 / 9 / 24 253 0 6004   
16 - 연리지 홀 2019 / 9 / 23 240 0 5329   
15 - 연리지 홀 2019 / 9 / 20 260 0 5192   
14 - 연리지 홀 2019 / 9 / 19 237 0 3878   
13 2. 연리지 홀 2019 / 9 / 18 268 0 3524   
12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7 242 0 4416   
11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6 239 0 3150   
10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5 243 0 3286   
9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3 240 0 6452   
8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3 240 0 3042   
7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10 228 0 4613   
6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7 264 0 4929   
5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6 246 0 4447   
4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5 252 0 3370   
3 - 수호천사 미카엘 2019 / 9 / 4 251 0 418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불완전한 모든
예다올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