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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연리지 홀
작성일 : 19-09-19 11:12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3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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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나는 곧장 문을 열고 현관으로 달려갔다. 신발을 신는 것도 잊은 채 밖으로 나갔다. 어둠을 가르고 난 뒷 배란다로 갔다. 그가 있을 거라 생각했나? 난 주변을 살피며 그의 흔적을 찾았다.

 

 이렇게 끝낼 수는 없어. 잊혀지게 둬? 그게 마음대로 되는 일이야? 우리 이별을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했는데 오히려 나를 미치게 만들다니.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율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부산스럽게 나오는 내 모습에 놀란 가족들이 창문을 열고 나를 보고 있었다. 다시 뒷산들을 살펴도 유난히 어두운 밤에 앞을 볼 수가 없었다.

 

 “아... ”

 “무슨 일인데?”

 

  설명이 필요해 보이는 가족들의 얼굴을 보니 내가 그에게 저런 표정을 지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간절한 표정을 그는 외면한 것이다.

 

 “그..쥐가 있는 것 같아서. 뭐가 계속 벽을 긁는 소리가 났어.”

 “쥐약을 다시 놔야겠네.”

 “놀랐잖아. 기집애야.”

 

  어깨를 으쓱이자 가족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창밖으로 내밀었던 고개를 거두었다. 나는 숨을 몰아쉬며 보이지 않는 어둠의 끝을 향해 보았다. 이 어둠 어딘가에 숨어있을 그를 원망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버려진 내 기분에 당분간은 그를 원망하도록 해야 할 것 같았다.

 

  허탈하게 돌아온 내 방의 정적을 느끼고 싶지 않아 서둘러 이불 속으로 들어가 머리끝까지 끌어 올렸다. 어서 잠이 들고 싶었다. 그의 말대로 모든 것이 그저 잊혀졌으면 싶었다.

 

 

  처음엔 인정하기 싫은 내 마음이 계속 화를 만들어 냈다. 그 화를 삼키기 위해 몇 번 산책을 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스치고 가는 바람의 결에서 그의 흔적이 느껴졌다. 어딘가 부드럽게 나를 감싼 바람에선 그가 사과하는 손길 같았다. 매몰차게 그 손길을 무시하자 이번에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의 소리가 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었다. 그 목소리도 무시하자 향긋한 꽃내음과 뒤섞인 소나무의 푸르른 향이 다가왔다. 그건 그의 실수였다. 그 소나무 향이 연하게 내 코를 간질이자 눈물이 쏟아졌다. 슬픔과 아쉬움, 원망, 화. 모든 감정들이 뒤섞여 분출해 낼 방법으로 눈물을 택해야만 했다.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거칠게 옷깃으로 닦아냈지만 한번 터진 눈물은 쉽게 그치질 않았다. 오늘 엄마가 함께 오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내 안의 감정들이 뒤섞여 손이 저릿하며 굳어지는 기분까지 들었다. 차게 식은 손을 탈탈 털며 호흡을 내뱉었다. 내 모습을 보고 있을 그가 조금 더 미안함에 아팠으면 했다. 날 두고 간 것에 후회했으면 했다. 그건 그가 다시 올 거라는 막연한 믿음의 심술이었다.

 

  며칠은 그에게도 처절한 후회의 시간을 주고 싶어, 그가 내게 손길을 뻗을 수 없도록 집안에만 있기도 했다. 먹고, 자는 것이 전부인 생활이라 내 스스로가 모든 것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그만두었다. 사실은 아직까지 남은 미련에 밖으로 나간 게 맞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어느 지점에서 멈추게 되었다. 그가 알려줬던 그의 세상과 나의 세상을 연결하는 연리지 홀이었다. 특히나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는 흔들리지 않는 물결에 그 모습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반대편 댐의 끝에 있는 곳이었지만, 내겐 너무나 가깝게 보였다. 홀에 집중할 때에는 다른 어느 것도 내 관심을 사질 못했다. 나는 그저 그 곳에 시선을 집중했다. 그러면 홀과 내 거리가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연리지가 있는 산 전체가 내게 다가오는 기분 말이다. 이젠 하나의 습관처럼 산책에 나가 돌아오는 길에 홀의 맞은편에 서서 그곳을 한없이 바라본다. 오래 볼 때에는 한 시간이 넘도록 본 적이 있었다. 그럴 때면 엄마는 집 아래에 멈춰 있는 내게 소리친다. 그 외침이 서너 번 이어져야 정신을 차리고 걸음을 옮긴다. 그 홀이 나를 점점 빨아들이고 있었다면 위험성을 인지했을 테지만, 알아차리긴 쉽지 않았다. 미카엘을 알기 전 평소에는 그저 댐의 한 풍경 중 하나였을 뿐인데, 그 정체를 알고 나니 도무지 시선이 쉽게 때지지 않았다. 내가 꽤 오래 홀을 보고 있으면 어느 샌가 나를 보고 있는 그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주변을 살펴도 그의 모습을 찾을 순 없지만, 그는 내 눈을 피해 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에 만족하려고도 해봤지만, 이미 그와의 만남이 있어서인지 만족해지지가 않았다. 욕심이라 버리려 해봐도 내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소율 너 갈 거야?”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오빠가 대뜸 물었다. 오빠는 가끔 목적어를 빼고 말한다. 그래서 그 뜻을 한 번에 캐치하는 게 힘들다.

 

 “뭘.”

 “축제 말이야.”

 

  어렴풋이 들었던 축제가 벌써 다가왔단 생각에 달력을 봤다. 벌써 5월이었다. 달력에는 갖갖이 축제와 일정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갈 거야?”

 

  늘 집에 있고 싶어 하던 오빠도 오늘은 따라가려나 보다. 그렇담 오늘은 내가 빼도 괜찮은 날이라는 것이다.

 

 “아니. 집에 있을래.”

 “혼자 있어도 되겠어?”

 

  엄마는 항상 내가 혼자 있는 것을 걱정한다. 여자라서 그런지 오빠와는 달리 조금 더 걱정과 관심이 많다. 오빠는 오빠 나름대로 장남이라는 관심을 받지만, 나는 나대로 여자라는 관심과, 동생은 동생대로 막둥이라는 관심을 받는다. 어찌 보면 공평한 관심임에도 불만을 가지는 이들이 하나쯤은 있다. 우리 가족에선 오빠가 그 주인공이다.

 

 “엄마 쟤가 무슨 애야?”

 

  오빠의 투정에 익숙해져 그리 신경 쓰진 않았다. 아예 듣지 않았던 말처럼 한쪽 귀에서 한쪽 귀로 흘러갔다.

 

 “그냥 영화나 보려고.”

 “그래. 아마 늦을 거야.”

 “응.”

 

  먼저 간 아빠와 대학생활로 이주에 한번 씩 오는 동생은 일찍이 만나 축제 현장으로 갔으니, 엄마와 오빠가 가면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듯 했다. 요 근래 있는 일 중에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다. 나는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들고 이리저리 채널을 돌렸다. 내 신경은 분주하게 나갈 채비를 하는 엄마와 오빠에게 가있었다. 두 사람이 서둘러 집을 나섰으면 했다. 그저 오늘은 적막함을 느끼고 싶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외출이라 엄마가 들떴는지 코디하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써버려 아빠의 전화가 와서야 부랴부랴 구두를 신었다. 오빠는 익숙한지 아빠의 전화가 왔을 대 느릿하게 옷을 입기 시작해 엄마와 함께 딱 맞춰 신발을 신었다.

 

 “갔다 올게!”

 “어.”

 

  건성인 인사를 티 나지 않게 말했다. 엄마는 마당 자갈에 구두 굽이 다칠까 조심조심 차에 올랐다. 차의 눈이 번쩍이며 곧이어 집과 멀어졌다. 나는 시야에서 사라지는 자동차의 뒷모습을 보다가 집안으로 들어왔다. 역시나 적막함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중얼거리듯 들리는 TV 앞으로 가 영화를 틀었다. 내 흥미를 끌만큼 좋은 영화를 발견하지 못해 금세 리모컨의 전원을 눌러 꺼버렸다. 난 창밖이 보이는 소파에 길게 누워 늦은 오후의 여유로움을 느끼기로 했다. 하늘의 색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다. 정신없이 떠드는 TV보다 훨씬 나은 선택을 한 듯 했다. 요새 쉽게 실증을 내던 중이었는데 그나마 하늘 구경이 날 오래 묶어두었다. 해가 기울었을 때는 밖으로 나가 정처 없이 떠도는 외톨이처럼 거닐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속을 거니는 경험도 흔한 경험은 아니니 걸음 하나에도 감사하며 걸었다. 그저 땅을 보고 걷던 와중에 항상 멈춰 홀을 지켜보던 곳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자리를 다른 사람이 차지한 것 같아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정확히 남자의 두 발이 있는 곳이 홀을 정면으로 볼 수 있었던 나만의 표시로 가득한 곳이었기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미카엘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한국 사람으로 보였다. 미카엘과 비슷한 키를 가진 것 같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체구가 작아 보였다. 나는 원래 숫기가 없는 편이라 낯선 이들에게 친근하게 인사를 하거나, 말을 걸지 못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아이 옆에 서선 나도 놀랄 정도로 침착한 인사가 나왔다.

 

 “안녕?”

 “안녕.”

 

  그 아이는 마치 내가 인사를 할 줄 알았단 것처럼 받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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