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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수호천사 미카엘
작성일 : 19-09-07 10:51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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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말에 뉴지너로서의 삶이 그에겐 벅찬 삶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존재라는 무게에 숨어사는 다른 뉴지너들도 그와 같이 괴로움을 버리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다르지 않아.”

 “세상은 다르다고 해.”

 “세상이 중요하진 않잖아. 난 힘들 때마다 널 떠올렸어.”

 

  그는 내 말에 자랑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알아. 그래서 다행이었지. 네가 그저 미천한 나를 그런 신적인 존재로 여기며 인생을 사는데 위로라도 받는 것 같아서.”

 “미카엘.”

 “응?”

 “말했잖아. 넌 내 수호천사라니까.”

 “이해할 수 없겠지만 우린 그런 신격화 되는 것을 불편해 해. 진짜 신들이나 높은 분들에겐 우린 그저 미천한 존재들이니까. 네가 무교라는 건 알아. 그냥 우스겟소리로 들어도 좋아.”

 

  그의 말에 내가 화제를 돌리기 위해 입을 열었다. 내 반응을 살피는 모습이 이 화제는 그가 매우 불편해한다는 사실과 나의 기분을 동시에 저울질하며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난 그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 우리에게 높고, 낮음을 매기자면 난 모든 존재들의 발톱의 때마저도 못 미칠 테니까.”

 “그런 뜻이 아니었어.”

 “알아. 농담이야.”

 

  조금 가까워진 거리에 그의 온기가 작게 느껴졌다. 나보다 얇게 옷을 입었지만, 그는 옷을 여미거나, 손을 비비는 등 추위를 느끼진 않는 것 같았다. 한번 체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니 손끝이 차지기 시작했다. 내가 양손 끝을 그러쥐자 그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말했다.

 

 “춥니?”

 “조금.”

 “데려다 줄게.”

 “안돼!”

 

  내가 버럭 소리치자 그는 일어나려던 움직임을 멈추고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에 나도 민망해졌다. 그와의 시간을 더 간절하게 원하는 것을 들킨 것 같은 기분에서였다.

 

 “그... 그냥... 아직 물어볼게 남았어.”

 

  미카엘이 부드럽게 웃으며 내 어깨를 잡고 일으켰다.

 

 “오늘 밤이 있잖아.”

 

  그 말에 희망이 생겼다. 날 달래기 위한 말이 아닌 진실을 이야기하는 눈이었다.

 

 “올 거야?”

 “응. 오늘 밤에 네가 피곤하지 않다면?”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거야.”

 “무리 하지마. 넌 생각보다 약해.”

 “무리 아니야.”

 “그래. 이만 들어가자. 오늘 밤을 위해 조금이라도 자둬.”

 

  그가 내게 두 팔을 벌렸다. 집에 가기 위해선 그의 품에 꼭 안겨 있어야 하니 나는 쭈뼛거리며 그에게 안겼다. 그가 막 발 돋음을 하려 할 때 그의 팔을 잡았다.

 

 “약속해.”

 

  어린 아이가 투정을 부리는 듯한 목소리였다. 그가 안 올까 안달이 난 내 모습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는 나를 내려다보고선 미소를 지었다.

 

 “약속할게. 자정이 넘어서.”

 “나 너 믿을 거야.”

 “응.”

 “기다릴 거라고.”

 “알았어. 걱정마.”

 

  그는 내 손을 제 팔 아래로 내리곤 자신의 몸을 끌어안게끔 했다. 나도 더 이상 보채지 않고 그를 안은 팔을 마주 잡았다.

 

 “그럼 손님 자러 갈 준비 되셨어요?”

 

  내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하늘을 향해 높이 뛰어올랐다. 하늘을 나는 것은 내게 익숙하진 않지만 비현실적인 경험이었다. 아마 오래 하늘을 날면 내가 기절이라도 할 것 같았는지 그는 내 상태를 살피며 두세 번의 발 돋음을 하며 뉴지너만이 가능한 멀리뛰기를 했다. 공중에 붕붕 떠있는 것 보다 조금은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순식간에 내 방 앞에 도착했고 그는 나를 감싸 안고는 열린 창문의 틈으로 걸어갔다. 딱히 몸을 구기거나 하는 노력 없이 눈을 깜빡이자 우린 방 안에 들어선 뒤였다. 아빠는 잠들었는지 특유의 코고는 소리가 집 안을 울리고 있었다. 그는 방에 도착했음에도 날 놓아주지 않고 그대로 안아들어 침대에 눕혀주었다. 난 꽤 무게가 나갈 것 같아 민망했지만 그는 날 가볍게 들어올렸다. 날 침대에 눕힌 뒤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린 그는 처음 만난 그 날처럼 침대에 걸터앉아 날 내려다보았다. 우린 지금 첫 날과 똑같이 서로를 보고 있었다. 조금 다른 점은 날이 밝아오고 있어 그의 얼굴을 더욱 또렷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날도 네가 날 그렇게 내려다보고 있었어.”

 “맞아.”

 “난 절대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어. 네가 그저 환영이 아닐 거란 걸 말이야.”

 “그러지 않길 바랐는데.”

 

  그의 말에 마음이 아팠다. 무언가 우리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견고한 벽이 세워진 기분이었다. 어떠한 노력을 해도 절대 가까워질 수 없는 우리의 거리가 있는 것이다. 난 그것이 싫었다.

 

 “어서 자.”

 “넌 안 자?”

 “네가 잠들면 집에 돌아가서 자야지.”

 “여기서 머니?”

 “멀다고 해야 할지, 가깝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포근한 침대에 누우니 잠이 몰려 왔다. 밤바람을 맞다가 내 몸을 감싼 솜이불에 눈을 깜빡이는 것이 뻑뻑하게 느껴졌다.

 

 “꼭 나를 보러 와줘.”

 “꼭 올게.”

 “약속했어.”

 “그래. 이제 그만 자.”

 

  내 머리를 조심히 쓰다듬어주는 그의 손길이 무척이나 따듯하고 다정해서 눈을 감지 않을 수 없었다.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게 꿈일까 무서워. 네가 다시 나를 찾아오지 않을까봐.”

 “그럴 일은 없어. 그리고 난 항상 네 주위에 있어.”

 “그건 알고 있었어.”

 

  그의 손길이 거둬졌다. 나도 내 발음이 점점 뭉개지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내 정신과는 달리 이미 육체는 수면상태로 접어들었나 보다.

 

 “잘자. 율.”

 “잘자. 미카엘.”

 

  난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니길 바라면서 눈을 감았던 것 같다. 미카엘을 떠올리고 싶었지만 피로는 허용하지 않았다. 그가 사라진 것 같은 기분에 화들짝 잠이 달아나 일어났을 때는 한낮이었다. 핸드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했을 때는 정오가 지난 오후였다.

 

 “세상에.”

 

  방문을 열고 나가자 엄마가 차를 마시며 책을 보고 있었다.

 

 “일어났어?”

 “왜 안 깨웠어?”

 “뭐 할 일이 있다고 깨워. 늦잠 잘 때도 있는 거지.”

 

  맞은편 오빠 방은 엄마의 손길 닿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쾌쾌한 냄새를 빼기 위해 창문이 활짝 열려있었다.

 

 “오빠는?”

 “아빠랑 잠깐 나갔어.”

 

  나는 터덜터덜 걸어 엄마 앞에 앉았다. 엄마는 내 앞으로 엎어져있던 잔을 뒤집어 차를 따라주었다. 그 차를 한 모금 마시자 따듯한 것이 몸 안에 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난 미카엘을 떠올렸다. 엄마에게 사실 미카엘이라는 신비로운 눈을 가진 외국아이와 밤새 뒷산의 큰 소나무 가지에 앉아 이야기를 했다면 믿어줄까? 더불어 그는 뉴지너라는 존재이며 다른 세상 사람이란 것도 엄마가 믿을 수 있을까? 사실 그에 대한 존재를 알리고 싶은 마음보다 3년 전의 그 경험이 결코 내 착각이 아니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엄마가 믿어준다는 듯 늘 고개를 끄덕여줬지만 내가 봐도 내 경험을 떠벌리면 미친 사람으로 여길 것 같았다.

 

 “엄마.”

 “응?”

 

  책에서 눈을 땐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엄마는 인간보다 월등하고, 초월적인 존재가 있다고 믿어?’라고 말해! 엄마라면 괜찮으니까. 그러나 어쩌면 내 믿음이 엄마보다 미카엘에게 더 가 있는 듯 했다. 뭐든 경험하지 못했으니 단순한 내 경험담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않기로 했다.

 

 “밥 먹었어?”

 “응. 왜? 배고파?”

 “출출하네.”

 

  난 차를 한잔 다 비우고 부엌으로 향했다. 부엌 싱크대는 뒷 배란다로 나있는데 내 방에서 보이는 뒷산을 볼 수 있다. 난 커튼을 걷어 작은 창밖을 보기 위해 허리를 굽혀 이리저리 살폈다. 딱히 그의 흔적은 없었다. 어쩌면 그도 피곤해서 늦잠을 자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과연 우리 집에서 그의 집은 얼마나 멀까? 지난 밤 멀다 할지, 가깝다고 할지 고개를 갸우뚱하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거의 잠에 빠진 상황이었는데도 그의 얼굴과 대화가 기억나는 것이 역시나 꿈은 아닌 것 같다. 그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너무 깊게 잠을 자는 걸 두려워했던 이유는 그와의 기억을 잊어버릴까봐 서였다. 그래서 잠들기가 두려웠는데 잠에서 깨고 나서도 생생한 기억들에 그 걱정이 조금 놓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줄 오늘 밤이 기다려졌다. 늦은 아침 겸 점심으로 배를 채우면서 나는 늦잠 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반나절이 지났는데도 밤이 되긴 아직 멀었고 그를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에 시간은 느리게 흘러갔다. 반나절을 기다리는데도 이리 힘이 드는데 아침 일찍부터 일어났으면 큰일이 났을 거다. 난 따분한 시간을 어떻게든 보내기 위해 밥을 먹고 산책을 나갔다. 그러나 해가 중천에 떠서 햇빛이 꽤 강렬했기에 오래 시간을 쓰지 못했다. 비가 오고, 눈이 올 때가 언제인지 한 여름 땡볕처럼 강하게 내리쬐는 햇살에 미카엘이 떠올랐다. 그의 친구 중 해를 다루는 친구가 오늘은 이리 해를 강하게 쬐고 싶었나 하는 생각이었다. 내 모든 것이 그와 관련되어 있는 기분이 들어 재미있었다. 산책에서 돌아와 보니 내가 보낸 시간은 15분 정도였다. 그 이후론 무료한 기다림의 시간이 다가왔다. 무료하게 침대에 엎어져 있다가도 이런 내 모습을 그가 보고 있을 것 같아 금방 몸을 일으켰다. 나는 집 마당으로 나가 하늘 구경을 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 눈에는 멍하니 하늘을 보거나, 잠에 든 것처럼 보이겠지만 하늘을 관찰하는 것은 꽤 시간을 빠르게 돌릴 수 있었고 내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시시각각 모습을 변하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가도, 동물이나 식물, 사물의 모양을 띤 구름이 생겨나기도 한다. 계속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구름이 있는가 반면,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도 볼 수 있다. 더불어 그 맑은 하늘을 날아가는 새도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난 특히나 노을이 지는 하늘을 보는 걸 무척이나 좋아한다. 어렴풋이 빛을 거두는 해의 모습과 서서히 변하는 밝은 빛은 이글거리는 붉은 빛에서 노르스름한 주황빛을 띠고, 가끔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파스텔 톤의 핑크빛과 보랏빛을 띠기도 한다. 그리고 해와 달이 함께 떠 있는 모습 또한 신기할 따름이다. 하늘을 관찰하는 일로 하루 종일 있어야 한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엄마와 나는 마당에 나와 차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누고, 노을이 지는 시간에는 말없이 저무는 태양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렇게 기다리던 달만이 하늘에 떠있었다.

 

 “나 자요!”

 

  잘 준비를 마치고 방문을 닫고선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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