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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세자마마의 은밀한 기녀생활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잘생긴 왕자?
아니, 이젠 예쁜 세자마마의 시대!

자신의 예악스승을 뵈러 기방을 방문한 세자 이안에게
어느 날, 무슨 일이 생겨도 단단히 생겨버렸다?

3개월 남짓 펼쳐지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세자마마의
기이하고도 은밀한 기녀(妓女)생활!!

PS)
복장도착증(x)
성정체성혼란(x)
그냥변태(x)
아닙니다.

 
4. 일단 한 번 입어나 볼까?
작성일 : 19-09-05 22:25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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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나 참, 이게 뭐하는 짓인지.”

 

  어두운 방 한구석에 홀로 앉아 너풀거리는 치맛자락을 힘껏 노려보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세자 이안이었다.

 

  ‘일단 가져오긴 했는데…….’

 

  사실 굳이 챙겨온 것부터가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던 그였다.

 

  ‘혹시 모르니 변장하라는 게 진정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뭐, 세자인 걸 들킬 바엔 차라리 기녀행세라도 하란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도 기녀복에 가있던 시선을 당최 떼지 못하던 까닭은 무엇일까.

 

  이안은 두 가지 상황에 대해 곰곰이 따져보았다. 밖의 무리들에게 자신이 세자인 걸 들켜 사달이 나는 것과 기녀변장을 통해 그 위기를 모면하는 것.

 

  ‘에이, 변장이라는 게 말처럼 그리 쉽나…… 아무렴, 남자인 내가 기녀행세를 한다 한들…….’

 

  문득 평소 궁녀들이 자신을 보며 여인보다 곱다느니, 절색의 아름다움을 가졌다느니 하며 수군거렸던 게 머릿속을 스쳐간 이안이었다.

 

  ‘……어쨌거나 이곳까진 안 오겠지. 기생도 아닌 미화들의 거처라니까.’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뒤, 태평하게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켜려던 순간,

 

  ‘잠깐, 미화들의 거처? 그럼 미화들이 올 수도 있다는 말이잖아?’

 

  이안은 다시금 자세를 바로 잡았다.

 

  당장엔 아무도 없긴 했으나 분명 불 꺼진 초라든지, 다소 어지럽혀진 침구, 바닥에 나뒹굴고 있던 참빗 등 생활의 흔적이 십분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분명 여럿이서 생활하는 곳임에 틀림없다.

 

  이안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에이, 그래도 아무도 없으니 이곳으로 가라고 한 거겠지?’

 

  쉽게 생각하려다가도,

 

  ‘아냐,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걸 보면 방을 비운 건 아닌 듯싶은데…… 더군다나 촛농에 아직 온기가 남아있을 정도이고.’

 

  방 상태가 마음에 걸렸고,

 

  ‘그래도 미화라면 나보다 어린 이들도 있을 텐데 이 늦은 시간 방에 없다는 것은…… 오늘 하루는 텅 비어 있다는 뜻이 아닐까?’

 

  다시 또 이상적인 방향으로 추론을 해보지만,

 

  ‘아냐, 기생수업을 받는 미화들은 일찍 잠들지 않는다고 들었어. 분명 밤중에도 서예나 금(琴)연주 등을 한다고…….’

 

  불길한 상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고심을 거듭하던 이안이 슬쩍 기녀 복을 치켜들었다.

 

  ‘기녀복…… 여인의 옷이라…….’

 

  사실 어느 쪽이 위험요소를 줄이는 측면에서 더욱 합리적인 판단인지는 명확했다. 기녀변장을 한다면 설사 이곳에 그 누가 들이닥친다 하더라도 곧바로 문제가 터지진 않을 것이다. 만약 누구도 오지 않은 채 상황이 안정된다면 그 또한 별 문제없는 것이고.

 

  ‘다만 사내가 이걸 입는다는 것 자체가…… 으흠.’

 

  그러면서도 이안은 들고 있던 기녀복을 슬쩍 자신의 몸에 갖다 대 보았다.

 

  ‘어째 딱 맞을 듯싶긴 한데…….’

 

  애초에 10세 미만의 어린 궁녀들을 제외하곤, 궁내에서 그보다 작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왜소한 체격의 이안이었다. 오히려 현재 걸치고 있는 두루마기가 더욱 어색한 차림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어디 경(鏡:거울) 없나?’

 

  중얼 중얼거리며 방 안을 훑던 이안의 눈에 때마침 바닥 한 구석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손거울이 들어왔다.

 

  ‘그야말로 피치 못할 상황이야. 스스로를 욕되이 생각할 이유는 전혀 없지, 암.’

 

  저고리를 가슴팍에 댄 모습을 손거울을 통해 이리저리 살펴보던 이안은 이내 답답함을 느끼곤 거울을 내려놓았다. 한 손엔 거울을 든 채 다른 한 손만으로 저고리의 옷매무새를 정돈하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번 다른 이들의 손에 의관(衣冠)이 갖추어졌던 그로선 단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불편함이었다.

 

  ‘……일단 그냥 한 번 입어볼까?’

 

  슬그머니 입고 있던 두루마기의 앞섬을 풀어 헤치며, 이안은 자신을 보필하는 궁녀들을 떠올렸다.

 

  저들끼리 꺄르르 웃다가도 자신과 시선이 마주치면 황급히 고개를 숙이는 모습들, 그러나 그런 뒤에도 쉬지 않고 쑥덕쑥덕 대는 입…… 자기 앞에선 모른 척들 하지만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들이 늘 그에게 ‘저고리’와 ‘치마’를 입혀보고 싶어 한다는 걸. ‘얼마나 어울리실까……?’ 하고 은밀히 속삭이는 그네들의 손에 들린 것이 언제나 ‘여인의 옷가지’였다는 걸.

 

  ‘그러고 보면 옛날 대왕대비께서도 소싯적에 내게 그렇게나 자주 동녀(童女:여자아이)의 옷을 입혔다고들 하시던데…….

 

  궁중의 여인들이 보면 깜짝 놀랐을 일을(그리고 그렇게나 꿈꾸던 일을) 그 스스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안의 기분을 다소 유쾌하게 만들었다.

 

  서툰 솜씨로 저고리며, 치마며 주섬주섬 동여매기를 수차례, 마침내 이안은 어색하게나마 기녀복을 몸에 고정시키는데 성공했다.

 

  “자, 그럼 이제 우리 궁녀들의 안목을 확인해볼 시간인가?”

 

  이안은 살짝 설레는 마음으로 거울을 들었다.

 

  “으흠…….”

 

  깜짝 놀랄 만큼 어울리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괴이쩍다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었다. 분명 어색한 부분이 군데군데 있긴 하나, 보기 흉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위화감이 적네…….’

 

  이는 스스로도 기묘하다 생각되는 부분이었다. 위화감이 적다는 것, 그리고 정말로 어느 정도는, ‘어울린다’는 말이 나온다는 것.

 

  “뭐, 그렇다고 당장 여인처럼 보일 정도는 아닌 것 같긴 한데…….”

 

  이안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계속해서 거울 속의 자신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저고리 하나만 걸쳐도 금방 모든 백관을 꼬셔낼 수 있을 것 같다더니…….’

 

  분명 자선당(資善堂) 궁녀의 혼잣말은 적잖은 과장이 낀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신도 인정하다시피, 어딘가 모르게 여인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외형이었다. 틀어 올린 머리가 간신히 그의 남성성을 유지해주곤 있었으나 단지 그뿐, ‘여장남자’ 보다는 차라리 ‘남장여자’에 가까운 듯했다.

 

  “그럼 머리를 풀…… 기보다는 뭐, 따로 가릴만한 건 없나?”

 

  방 안을 슬쩍 둘러보니 침구류 옆 부근에 각종 모(帽):모자)들을 쌓아놓은 큼지막한 광주리가 눈에 들어왔다.

 

  ‘옳지, 좋은 게 있었네!’

 

  이안이 집어든 것은 자루 없는 우산 모양을 한, 검정 바탕에 하얀 나비그림이 군데군데 그려져 있는 전모(氈帽:기생들이 주로 쓰던 모자)였다. 머리테 부분에 천이 덧대어 있어 얼굴을 가리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근데 잘…… 안 써지네.”

 

  이안은 낑낑대며 모자를 눌러썼다. 틀어 올린 머리 때문인지 쉽사리 고정이 되질 않았다.

 

  “더 큰 것 없나?”

 

  아예 몸을 구부려 광주리를 뒤지려 하니, 이번엔 대충 매어놓은 치마의 옷고름이 말썽이었다. 어느새 풀렸는지 치마가 스르르 흘러내리려 하는 것이었다.

 

  “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그렇게 한 손으론 전모와 또 한손으론 옷고름과 씨름을 하며 이안이 볼멘소리를 툴툴 내뱉고 있을 때였다.

 

  갑작스레 문밖에서 누군가의 중얼거림이 속삭이듯 들려왔다.

 

  “……가 놔둔…… 왜 나…… 가져…… 야?”

 

  그리 멀지 않은 곳. 이안의 눈이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물들었다.

 

  ‘설마…… 여기로 오는 건가? 진짜로 온다고?’

 

  그러나 당황해하고 있을 틈이 없었다. 중얼거림은 멎었으나 이젠 그의 발자국소리가 지척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자, 잠깐 일단 이것들부터 제대로 정돈을 좀 해야……!’

 

  이안은 벗어 놓은 두루마기를 황급히 구석에다 밀어 넣었다. 그런 다음 전모를 머리 위에 대충 얹어만 둔 뒤, 옷고름을 정돈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긴장한 탓인지 계속해서 손이 꼬였다.

 

  ‘이거 왜 이렇게 복잡한 건데!’

 

  상황에 대한 긴박함과 맞물려 치맛자락에 대한 분노가 그의 속을 까맣게 태워갈 무렵, 느닷없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낯선 이의 비명이 방문 바로 앞에서 들렸다.

 

  “아악! 아파…… 아프다…… 근데 졸리다. 아픈데 졸리고, 졸린데 아파…….”

 

  ‘뭐, 뭐지?’

 

  이안이 느닷없는 비명에 당황해하고 있는 사이,

 

  “발판 하나 만들자니까 곧 죽어도 안 된다고…… 싫다, 싫어. 아프다…….”

 

  낯선 이의 중얼거림과 함께 방문이 벌컥 열렸다.

 

  “……어?”

 

  이안은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는 걸 직감했다. 그는 열심히 만지작대던 옷고름을 대충 돌돌 말아 쥔 뒤,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아주 앳되어 보이는, 웬 자그마한 소녀 하나가 다소 놀란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끔벅끔벅 쳐다보고 있었다.

 

  ‘일단은…… 놀라지 않게 해야 되겠지?’

 

  이안은 자신이 가진 최대한의 상냥함을 담아 인사를 건넸다.

 

  “하하…… 안녕? 반갑구나.”

 

 

  “…….”

 

 

  ‘이거…… 역시 잘 안 된 거겠지?’

 

  오늘 밤이 여느 때완 비할 바 없이 길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이안의 머릿속을 가물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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