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기아 대륙 동부의 강대국 잉게르드.
잉게르드가 대륙에 자리를 잡은 다른 나라들을 집어 삼키고 대륙 동부의 주인이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당시 왕세자였던 아르제닉스 1세에 의해 일어난 '잉게르드 대전(大戰)'이 잉게르드의 역사(歷史)를 달리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아르제닉스 1세의 자서전과 위인전에 따르면 그는 왕세자의 자리에 올랐던 13세부터 잉게르드를 위한 꿈을 꿨으며, 이후 제 뜻과 맞는 인재들을 발굴하여 계획을 실천에 옮긴 것은 그의 나이 35세가 되던 해였다.
잉게르드의 왕조(王朝)는 대대로 유순한 편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큰 정복전쟁을 일으킨 것도 아니며, 타국 간의 전쟁에 끼어들어 이득 없는 싸움을 하지도 않았다. 타국의 침략에 나라가 멸망한 과거도 있지만, 어느새 다시 일어나 잉게르드라는 나라를 일으키던 왕조를 가진 그런 나라였다. 2천 년이나 되는 긴 대륙의 역사상 잉게르드는 그렇게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거듭했다.
그랬던 잉게르드에서, 그 유순한 왕조에서 이단아라고 할 수 있는 아르제닉스1세가 태어난 것은 '하늘이 잉게르드에 기회를 줬다'고 해석할 수도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아르제닉스 1세는 13세에 왕세자가 됐고, 그때부터 자신이 잉게르드를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다소 허황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왕족과 너무 달랐다. 자신의 것으로 여기면 한도 끝도 없는 욕심으로 그것을 뺏거나 혹은 지켰으며,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이루고 마는 엄청난 고집을 자랑했다. 그의 자서전 첫 장에 적힌 '내 것도 내 것, 네 것도 내 것'이라는 말이 그의 성격을 문장으로 표현하기에 아주 적절했다는 평도 있을 정도였다.
물론 아무리 그가 욕심이 많았다 해도 여태껏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그 역사를 배반하는 행동이 오로지 그의 힘만으로 일어났을 리는 없었다. 무모하기 짝이 없었던 그의 단 한 번뿐이었던 도전이 잉게르드의 역사를 바꿔 쓸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왕족의 오만(傲慢)에 가까운 그의 모습에 매료되어 그를 따랐던 훌륭한 공신(功臣)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중 아르제닉스 1세에게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었던 존재는 다름 아닌 한 레기온(legion)이었다. 어떠한 이유로 괴멸(壞滅)한 레기온의 생존자들만 모아 놓은 레기온. 다른 것은 몰라도 살아남는 것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했지만 그 때문에 동료들을 뒤로한 채 혼자서 살아 돌아왔다고 사방에서 욕을 듣던 그들. 군부(軍部)의 골칫거리였던 그들은 어느 날을 기점으로 달라졌고, 결국 아르제닉스 1세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의 검과 방패가 되었다.
본 저자는 이 책에서 이제는 전설이 된 그들의 이야기를 서술하려고 한다. 앞서 나왔던 아르제닉스 1세에 대한 서술에 비해 그들의 이야기가 짧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며, 앞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풀어 쓰고자 한다.
-헤이든 데 리푀트 저(著) '피닉스 레기온(Phoenix legion)'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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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레기온, 시작합니다!
그나저나 후기 적는 칸이 따로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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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비문 지적 환영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