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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피닉스 레기온(Phoenix legion)
작가 : 이리윤
작품등록일 : 2016.8.23

괴멸한 레기온이나 소대의 생존자만 모아놓은, 특별히 잘하는 것이 있거나, 실전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살아남는 것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는 이들. 약삭빠르며, 저밖에 모르고, 재활용도 못 하는 쓰레기에 어중이떠중이만 모아놓은 데다 꼴에 공로를 세운 기사랍시고 어떻게 처리할 방법도 없어서 군부의 골칫거리라고 불리는, 죽지도 않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 바로 피닉스 레기온(Phoenix legion).

“내가 진다면 네놈들에게 아무것도 명령하지 않겠다. 지금까지 지내왔던 것처럼 지내면 되겠지. 하지만, 내가 이긴다면 너희는 내 개가 되어야 할 거다. 내가 짖으라면 짖고, 물라면 물고, 죽으라면 죽는 시늉도 해야겠지. 어때, 하겠나?”

그들이 제이를 만난 후 대륙 동부를 뒤흔든 전쟁에서 최고가 되는 이야기

 
Chapter 3. 내 개가 된 것을 환영한다(1)
작성일 : 16-08-31 23:40     조회 : 395     추천 : 1     분량 : 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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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ten by 이리윤

 

  잉게르드의 동부 아슐라겐에는 큰 자랑거리가 하나 있다. 시에트랑 기사 양성 학원이 바로 그것이었다. 물론 시에트랑이 아슐라겐만의 자랑은 아니었지만, 유명한 교육기관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슐라겐의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를 꿈꾸는 사람들은 아슐라겐으로 모여들었다. 시에트랑에 가까이 산다고 해서 입학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그들의 꿈은 간절했다. 그런 이들이 가장 큰 자극을 받는 날은 1년에 두 번. 시에트랑의 입학식과 졸업식이 바로 그것이었다.

 

 특히 시에트랑의 졸업식은 다른 교육 기관과 조금은 달랐다. 아주 가끔 국왕이 직접 졸업식에 참석해서 졸업 미션을 완전히 끝낸 이들 중 특정한 몇 명에게 서품을 내리는 기사 서임식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 큰 행사에 가장 환호했다.

 

 게다가 올해는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다는 불세출의 천재를 볼 수 있었다. 아슐라겐의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시에트랑의 졸업식이 거행되는 도일러 콜로세움으로 모여들었다.

 

  제이는 졸업생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가지고 있었다. 재학한 3년 내내 수석을 놓친 적이 없었고, 시에트랑에서 흔히 일어나지 않는 월반 경험도 있었다. 또한 기사 서품을 받기 전에 이미 한 영지의 명예 기사에 임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평민인 제이 하나만 정식 기사가 된다면 반발이 심할 터. 그래서 왕실은 제이를 포함한 그녀의 팀에게 기사 서품을 내리기로 결정 했다.

 

 그 결정에 따라 잉게르드의 국왕 위고른 14세는 서임식을 위해 친히 도일러 콜로세움을 방문했다. 그는 키가 작고 금갈색의 짧은 고수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나이는 얼추 50대 중후반 정도로 보였는데, 키가 작은 탓에 통통한 그의 풍채가 더 커보였다. 국왕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시장에 있는 빵집 주인이라고 해도 믿을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서품서를 들고 있는 그의 얼굴에는 왕의 위엄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흐르고 있었다.

 

  “제이 에반스, 앞으로.”

 

  가장 먼저 이름이 호명된 제이가 앞으로 나섰다. 시에트랑의 제복을 차려 입은 그녀는 국왕이 서 있는 단에서부터 다섯 칸 아래에 서서 오른손의 주먹을 왼쪽 가슴 위에 절도 있게 붙였다.

 

  “잉게르드에 영광을! 생도 번호 57761번 제이 에반스! 네이블의 수호자이신 국왕 폐하를 뵙습니다!”

 

  여인 특유의 부드럽고 가느다란 목소리였지만, 거기에는 힘이 있었다. 예를 끝낸 제이는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왼쪽 무릎을 꿇은 다음, 주먹 쥔 양손을 바닥에 대고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녀의 인사를 받은 국왕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이블의 수호자인 나 위고른 14세는 이 자리에서 위대한 기사 달탄 호로바 시에트랑의 정신을 이은 제이 에반스에게 기사의 서품을 내리노라.”

 

  왕은 신하가 들고 있던 예장용 검을 받아 제이의 정수리 위에 올렸다.

 

  “그대는 이 시간 이후 영광된 잉게르드의 기사로서 왕실과 백성을 수호하며, 위대한 기사 달탄 호로바 시에트랑이 세운 기사도를 받들어 실천할 것을 맹세하는가?”

  “맹세합니다.”

 

  예장용 검이 제이의 오른쪽 어깨로 내려왔다.

 

  “그대는 나 위고른 14세를 위해 충성을 다 할 것을 맹세하는가?”

  “맹세합니다.”

 

  제이의 맹세를 들은 왕은 검을 제이의 왼쪽 어깨로 옮긴 다음 경건한 얼굴로 입술을 열었다.

 

  “짐은 이제 2천년 역사를 가진 잉게르드의 땅과 그 백성, 그리고 왕실과 짐에게 충성을 맹세한 제이 에반스에게 미들네임 라니에드와 나이트의 칭호를 내리노라.”

 

  말을 맺은 왕은 검을 두 손으로 받든 다음 그것을 제이에게 건넸다. 고개를 숙인 채 왕이 건네는 예장용 검을 받은 제이는 경건한 마음으로 검신에 깊게 키스한 다음, 다시 그것을 왕의 손에 올렸다. 국왕은 쿠션을 받치고 있던 신하에게 검을 넘겨 준 다음 직접 손을 뻗어 제이를 일으켜 세웠다. 콜로세움에 모인 사람들은 평민이었던 이를 직접 일으켜 세우는 그 행동에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제이의 뒤로 서임식은 계속 됐다. 벤자민과 로너, 에드워드가 그녀와 마찬가지로 국왕에게 기사 서품을 받고, 그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들은 졸업생의 대표 격이 된 이들, 그 중에서도 제이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열열히 환호했다. 라니에드! 라니에드! 새로이 제이의 이름이 된 미들네임이 콜로세움에 울려 퍼졌다.

 

 에드워드는 동료가 왕에게 직접 미들네임을 받았다는 사실이 무척 기쁜 나머지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제이는 갑작스러운 그의 애정표현에 당황했지만, 생사의 갈림길에서 함께 싸운 전우의 애정 어린 표현이라는 것을 깨닫고 진하게 웃었다.

 

  “야, 너희 가족은 안 오신 거냐?”

 

  축하 꽃다발을 한 아름 든 에드워드와 로너가 제이에게 다가왔다. 졸업식에서 기사 서품까지 받은 이였지만, 제이의 품에는 한 송이의 꽃도 없었다. 뒤따라 온 벤자민이 말없이 자신이 안고 있던 꽃다발 중 하나를 그녀의 품에 억지로 안겨 줬다. 그게 그의 서툰 배려라는 것을 안 제이가 주먹으로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워낙 멀리서 오는 거라 늦을 수 있다고 그러긴 했는데…….”

  “어디서 오는 건데 늦어?”

  “최근까지 대륙 남부에 있었을 걸?”

 

  대륙 동부의 타국도 아니고 아예 남부라니? 제이는 깜짝 놀란 이들 뒤로 보이는 가족들의 모습에 활짝 웃었다.

 

  “저기 온다. 아저씨!”

 

  제이가 반가움에 오른팔을 번쩍 들어 흔들었다. 제이의 가족이라는 말에 세 남자가 몸을 돌렸다가 낯이 익은 얼굴에 잠깐 굳었다. 회색 머리카락과 왼쪽 눈에 세로로 난 진한 흉터, 상징이다 시피 한 롱 소드. 그리고 그 옆에 선 이들의 어깨에 메여진 붉은 바탕에 방패와 망치가 수놓인 천. 기사 혹은 용병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인물이 바로 그 자리에 있었다.

 

  “……용병왕.”

 

  벤자민이 넋이 나간 채 중얼거렸다. 용병왕 로렌스 에반스. 그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제이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의 등장에 제이의 옆에 있던 세 남자는 크게 놀랐다. 제이가 아저씨라고 부른 이가 바로 용병왕이었기 때문이었다. 온다던 가족은 바로 용병왕이었다. 그가 누구냐면, 셋별처럼 용병업계에 나타나서는 자신의 용병단 워해머를 3, 4년 만에 대륙 동부에서 최강으로 올려놓은 인물이었다.

 

 그의 등장으로 리기아 대륙에 있는 용병 길드의 전체 순위가 바뀌었다. 사람들은 짧은 시간에 대륙 동부의 용병들을 휘어잡은 그를 가리켜 ‘용병왕’이라고 불렀다. 그런 이가 제이의 가족이었다. 세 남자는 물론 주변에 있던 다른 이들이 로렌스의 등장에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정작 제이와 로렌스는 주변 분위기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는 엄청난 기세로 달려와 제이를 번쩍 안아 들었다. 제이는 여자의 평균 키보다 큰 편이었지만, 우락부락하고 큰 로렌스의 팔에 들리니 무척 작아 보였다. 그는 제이의 졸업식을 처음부터 참석하지 못했다는 것에 크게 미안해하고 있었다. 그냥 졸업식도 아니고 서품을 내리는 기사 서임식이 같이 진행되는 졸업식이었다.

 

 로렌스는 아주 미안한 얼굴을 하며 그녀에게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하얀색 포장지에 핑크색 고운 리본으로 장식한 상자는 척 봐도 그가 준비한 졸업 선물 같았다. 로렌스는 제이의 손에 그것을 쥐어 주며 이걸 준비하느라 늦었다고 말했다. 용병왕이나 되는 이가 준비하느라 늦은 그것이 흔한 선물은 아닐 것이다.

 

 제이는 뭐 이런 걸 다 준비했냐고 타박하면서도 기대가 어린 얼굴로 포장을 뜯었다. 하얀색 포장지가 벗겨지자 짙은 자주색 벨벳으로 쌓인 직사각형의 상자가 드러났다. 그것은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워 보였다. 제이는 천천히 상자를 열었다. 검은색 벨벳이 깔린 상자 안에는 백금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팔찌가 있었다.

 

  “크흠! 소환 마법진이 인챈트 된 팔찌다.”

  “마법진이요?”

 

  제이는 깜짝 놀라 반문했다.

 

  “그래. 원래 네 검을 줄 때 같이 선물할 예정이었는데, 액세서리에 마법진을 세기는 작업이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하더라.”

  “그럼 검에 새겨진 그 마법진이…….”

 

  로렌스의 말에 제이는 자신의 검을 떠올렸다. 한 번씩 붉은 검집에 음각된 하얀색 문양을 보고 이게 마법진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 망상이 진짜였을 줄이야! 그녀의 옆에서 그 대화를 들은 이들은 로렌스의 말에 입이 떡 벌어질 만큼 크게 놀랐다. 물건에 마법진을 새기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섬세함이 요구되는 일이었고, 그에 따른 인건비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

 

 게다가 듣자하니 그런 소환진이 하나가 아니었다. 로렌스가 선물한 팔찌의 마법진은 특정 시동어를 조건으로 다른 소환진이 인챈트 된 물건을 소환하는 것이었다.

 

  “시동어는 ‘스텔라’다.”

  “…….”

 

  일전에 그녀가 로렌스의 질문에 스치듯 대답한 검의 이름이었다. 그는 그것을 잊지 않고 기억해 두고 있다가 이런 깜짝 선물을 준비한 것이었다. 그녀의 연두색 눈동자에 눈물이 차올랐다. 로렌스는 그녀에게 항상 많은 것을 줬다. 부모에게 받지 못한 애정은 물론이고, 그녀에게 가족을 만들어 줬으며, 동료도 만들어 줬다. 그에게 항상 받기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파졌다.

 

  “……고마워요. 정말, 정말 고마워요.”

  “고마우면 잘 해, 임마. ……지금까지 잘 해왔다만.”

 

  그는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고맙다 말하는 제이 때문에 살짝 당황한 건지 머쓱해 하며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워해머 용병단의 몇 명이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손가락질 하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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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dream 16-10-14 16:34
 
좋군요. 사실 세 꼬맹이는 밋밋해서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길 기다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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