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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피닉스 레기온(Phoenix legion)
작가 : 이리윤
작품등록일 : 2016.8.23

괴멸한 레기온이나 소대의 생존자만 모아놓은, 특별히 잘하는 것이 있거나, 실전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살아남는 것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는 이들. 약삭빠르며, 저밖에 모르고, 재활용도 못 하는 쓰레기에 어중이떠중이만 모아놓은 데다 꼴에 공로를 세운 기사랍시고 어떻게 처리할 방법도 없어서 군부의 골칫거리라고 불리는, 죽지도 않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 바로 피닉스 레기온(Phoenix legion).

“내가 진다면 네놈들에게 아무것도 명령하지 않겠다. 지금까지 지내왔던 것처럼 지내면 되겠지. 하지만, 내가 이긴다면 너희는 내 개가 되어야 할 거다. 내가 짖으라면 짖고, 물라면 물고, 죽으라면 죽는 시늉도 해야겠지. 어때, 하겠나?”

그들이 제이를 만난 후 대륙 동부를 뒤흔든 전쟁에서 최고가 되는 이야기

 
Chapter 1. 도도하지도, 고상하지도 않았다(3)
작성일 : 16-08-27 15:10     조회 : 379     추천 : 1     분량 : 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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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ten by 리윤

 

  “미션 일정을 자세히 짜고 싶어서 말이야.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괜찮을까?”

 

  로너의 말에 제이는 상관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은 오후 세시가 훌쩍 넘었고, 다행히 오늘은 이 시간 이후 수업이 하나도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몫으로 나온 차가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스트로우를 통해 입안으로 들어 온 커피는 무척 씁쓸했지만 뒷맛은 고소하고 개운했다.

 

  “우리 일정은 앞으로 3일 뒤부터 시작이다. 미션 수행 기간은 최대 이주일. 물론 알다시피 빨리 돌아온다고 해서 졸업이 쉽거나, 늦게 돌아온다고 해서 졸업이 어렵거나 한 건 아니지. 문제는 우리의 목적지가 최북단이라는 점이야.”

  “최북단?”

  “그래. 벨키스 영지를 알고 있어?”

 

  로너의 질문에 제이는 자신의 고향을 떠올렸다. 오스델은 잉게르드의 북부였고, 로너가 말하는 벨키스 영지는 아니었지만 그와 인접한 곳에 있는 영지의 마을이었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지만 가는 길목까지는 길을 알고 있었다. 제이는 곧 로너의 말에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의 미션은 벨키스 영지의 영주에게 인장을 받아오는 거다. 물론 그 영지에서만 구할 수 있는 엘펜리크의 뿔도 가지고 와야 하지.”

  “엘펜리크?!”

  “뭐야, 너 미션 확인 안 했어?”

 

  로너의 말에 에드워드가 기겁했다. 그럴 만 했다. 엘펜리크는 사슴과의 동물로 그 크기가 엘크보다도 컸다. 엘크는 최대 신장이 3m에 몸무게만 800kg까지 나가는데, 엘펜리크는 아직 정확한 기록조차 없다. 오죽하면 동물학계에서 엘펜리크를 동물이라기보다는 마수라고 규정해야 한다고 할까. 그 뿔을 가지고 오라는 건 터무니없이 과한 미션이었다.

 

 하지만 시에트랑의 생도는 까라면 까야 했다. 제이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엘펜리크는 1년에 한 번 고향에 갈 때 어쩌다 한 번 만나볼 수 있는 동물이었다. 농작물을 파헤치고, 과일을 따먹는 건 예삿일에 쳐놓은 울타리나 담장도 손쉽게 무너뜨리고 짓밟는 그 거대하고 흉포한 놈의 뿔이라니……. 미래가 어두웠다.

 

  “가는 길에 오도론 열매나 두둑하게 챙겨 가야겠네.”

  “오도론? 그건 못 먹는 거 아닌가?”

 

  제이의 말에 벤자민이 되물었다. 그의 말대로 오도론은 사람이 먹지 못하는 열매였다. 열매에 있는 아스트로벤시아 독이 사람에게 엄청나게 치명적이기 때문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엘펜리크는 이 열매라면 아주 환장했다. 북부인이라면 누구든지 알고 있는 생활 상식이었다. 제이의 설명에 그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북부인이었어?”

  “왜 몰랐지?”

  “듣고 보니 잉게르드인 치고는 피부가 하얗긴 하네. 그럼 미션이 수월하겠는데? 고향이 어딘데?”

  “위브나인 영지.”

 

  제이의 대답에 로너가 가지고 있던 지도를 펼쳤다. 잉게르드의 북부만 나와 있는 지도였다. 로너는 위브나인 영지의 위치를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는 손을 들어 그에게 펜을 건네받아 지도 위에 간단한 표시를 남겼다.

 

  “나는 고향에 갈 때 말을 타고 출발해. 나 혼자 떠나는 길이니 해가 떨어질 때가 되면……여기쯤에서 야영을 시작해. 야영하기 좋은 평지가 있거든.”

  “우리는 네 명이니 아무래도 혼자보다는 속도가 빠르지는 않겠네.”

  “그렇지. 그런데 되도록 여기까지는 가는 게 좋아. 그 전에는 야영할 만한 곳도 없고, 저녁거리 사냥하기도 마땅찮거든.”

 

  제이는 펜을 들어 지도에 1이라고 적고 동그라미를 쳤다. 그녀의 행동에 로너가 손을 들어 콧등에 있는 안경을 매만졌다. 팀의 리더는 자신인데 왠지 모르게 그녀가 리드하고 있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 팀에서 북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제이 하나였다. 로너는 북부에 대한 정보가 가장 중요하니 어쩔 수 없다고 자위했다.

 

 제이는 그런 로너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묵묵히 손을 들어 자신이 이용하는 길을 표시했다. 지도를 쭉쭉 올라가던 선은 어느 한 지점에서 멈췄다. 그녀는 그 위치에 엑스를 그렸다.

 

  “여기는 마수 출몰 가능 지역.”

  “가능 지역?”

  “나타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지금은 사냥 시기가 아니라서 나타날 확률이 높을 것 같은데. 벨키스랑 위브나인에서 번갈아가면서 소탕하긴 하는데 아직 때가 아니야. 급이 높은 마수가 서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제이는 설명을 하며 손을 움직였다. 그녀가 그리는 선은 어느 지점에 가서야 완전히 멈췄다. 위브나인과 벨키스를 앞둔 갈림길이었다.

 

  “내가 아는 길은 여기까지.”

  “이게 최단루트야?”

  “그건 모르겠고, 내가 아는 한 가장 안전한 루트다.”

 

  그녀의 말에 에드워드가 손을 번쩍 들었다.

 

  “안전한 거 말고 빨리 갔다가 오는 게 더 좋을 거 같은데?”

  “……아니야, 에드. 빨리 갔다 오려고 모르는 길로 가다가 마수를 만나거나 길을 잃으면 어쩌려고?”

  “설마 급수 높은 마수가 있겠어?”

 

  천진난만하기까지 한 에드워드의 말에 제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르는 소리 하지 마. 북부에는 라키에스나 마루만사 같은 놈들도 있어.”

  “…….”

 

  흉포하기로 악명 높은 두 종의 마수가 거론되자 에드워드는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그들이 시에트랑의 생도라고 해도 라키에스나 마루만사는 벅찬 존재였다. 로너는 에드워드가 조용해진 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씩 웃으며 제이에게서 펜을 건네받았다. 그는 곧 들고 있던 수첩을 펼쳐 뭔가를 적어 내려갔다.

 

  “대충이나마 루트는 정했으니 이제 다른 걸 말해볼까? 출발 시간은 오전 8시쯤. 리더는 나니까 전적으로 내 의견을 따라줬으면 좋겠다. 물론 루트에 대한 건 에반스-제이는 그에게 이름을 불러도 좋다고 말했다-의 말에 따르겠어. 사실 네가 가장 큰 전력이기도 하고.”

 

  “나는 아직 내 눈으로 확인 못 했으니까 패스.”

  “그러세요. 그럼, 다시 자기소개를 해볼까? 내 이름은 로너 레오낙 칼릭스. 스무살. 로너나 론이라고 부르면 돼.”

 

  “나는 에드워드 브란델 로시에르. 에드라고 불러줘, 동생.”

  “……벤자민 레세르 프랭클린. 퍼스트 네임으로 불러도 되고 벤이라고 불러도 좋아. 잘 부탁한다.”

 

  각자의 성격이 묻어나는 자기소개였다. 제이는 그게 이상하게도 재미있었다. 왠지 이들은 다른 귀족들과 조금은 다른 것 같았다. 기분이 유쾌해진 그녀가 씩 웃었다.

 

  “난 제이 에반스. 한 번 쯤은 들어봤겠지? 제이라고 불러도 좋아. 나 역시 잘 부탁할게.”

  “좋아. 대충 끝난 거 같은데? 아, 말은 어떻게 해야 하지? 여기서 빌린다 해도 많이 지칠 것 같은데?”

 

  벤자민이 말했다.

 

  “학원 앞에 있는 말 대여소가 체인점이라 아마 벨키스 영지에도 있을 거야. 대여하기 전에 확인해보면 되겠지. 없으면 위브나인에서 반납해도 될 것 같은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우리는 야영 경험이 많지 않다. 알다시피 우리가 귀족 출신이라 그런 데에 있어서 경험이 모자란 편이지.”

 

  그 말에 제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라 해도 귀족 출신은 보통 귀하게 크기 마련이다. 그들이 바닥에 모포나 침낭을 깔고 자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제이는 로너의 손에 있던 펜과 수첩을 빌려 개인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주르륵 적어 내려갔다. 개인 침낭, 모포, 파이어스틸, 여비, 건식량, 물 등등 준비해야 할 것들만 한 가득이었다. 그녀가 적어 내려가는 것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세 남자의 낯빛도 죽어갔다.

 

  “이거 다 챙겨가려면 엄청 무겁겠는데?”

  “미쳤어? 나눠서 챙기면 되는 걸 각자 준비하겠다고?”

  “…….”

 

  어휴. 제이는 대놓고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장거리 여행 초짜인 남자 셋을 달고 미션이라니. 그녀는 미션을 무사히 완수할 수나 있을지 걱정했다.

 

 

 *

 

 

 피노키오2 님, 닥터울프 님, 에이바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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