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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돌연변이의 보물섬
작가 : 소지
작품등록일 : 2018.11.29

부산에서 한 일본인에 의해서 감염병이 퍼지게된다. 정부에서는 빠른 시일에 막히겠거니 하고 초기 대처 미흡으로 인해 전국으로 퍼지게 되는데......
그때 시혁과 아연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고 달달했던 일상이 일순간에 무너져버리게 된다. 정부는 무책임하고 살기는 해야되는 그 둘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아서 어떤 방식으로 상처를 회복할 것인가?

만일 당신이라면 도망가겠는가? 지키겠는가?

 
그들이 오기 전 성당에서는(2)
작성일 : 18-12-09 11:54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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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는 방금 만들어 놨던 창을 하나 집어서 5교리실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번 하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기 괜찮으십니까?”

 

 한 마디의 말에 문의 쿵쾅거림은 잦아들었다. 그리고 쇳소리를 내는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제님, 전 괜찮습니다. 그러니 부디 이 문을 열어주십시오.”

 

 어쩐지 절박해보이기에 부제는 열어주려고 했다. 그때 수녀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마태오! 우리는 문에 아무런 잠금 장치를 걸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에게 문을 열고 나오라 하세요.”

 

 부제는 화들짝 놀라며 반쯤 돌린 문고리에서 손을 땠다.

 

 “문을 스스로 열고 나오실 수 있겠습니까?”

 

 말이 끝나고 한동안 잠잠했다. 부제는 이 자가 타락했다고 확신이 들었을 때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초췌한 얼굴에 옷에는 피가 묻어있는 남성이 조심스레 걸어 나왔다. 부제는 자연스레 경계 태세를 취했다.

 

 “부제님, 그렇게 긴장하실 것까지는 없습니다. 전 분명 감염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째선지 이성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니 미쳐버리지 않는 이상은 그 누구에게도 공격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자는 맹세한다는 듯이 무릎을 꿇었다. 그 행동에 부제는 창을 든 손을 서서히 내리기 시작했다. 가까이 다가가며 그의 손을 붙잡아서 일으켜주었다. 어쩌면 거짓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뇌리에 살짝 스치기도 했지만 부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색보단 말의 무게를 따졌다.

 

 “일어서세요. 혹시 이름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는 울음이 터질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입을 땠다.

 

 “이름은, 까먹었습니다. 하지만 오직 세레명만은 떠오르네요. 비오. 비오라고 불러주세요.”

 

 “비오, 지금 이렇게 손을 맞잡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당신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습니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만 이틀간은 5교리실에서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비오는 쓴 웃음을 지었다. 어쩐지 당연하다는 듯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어쩔 수 없겠지요.”

 

 맞잡은 손은 비오 쪽에서 먼저 놓고 그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부제는 그런 그를 보면서 솔직히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그를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얼굴빛이 마냥 맑지만은 않았다.

 

 부제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가볍게 토해내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수녀에게 인사를 하고 마리아홀을 나서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거실 한가운데 있는 테이블 앞에 주저앉아서 그 위에 있는 묵주를 집었다. 촛불을 키고 고통의 신비를 기도드리기 시작했다.

 

 ***

 

 이튿날,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껴있었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이 심란한 분위기가 아침 내내 지속되었다가 정오가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찬란한 태양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부제는 어젯밤 기도를 드리다가 늦짐을 자서 그만 12시 정각이 되어서야 눈을 떴다. 몽롱한 정신에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문득 시계를 보니 벌써 이런 시간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분명 어제 수녀가 일찍 일어나라고 당부한 것이 그제야 퍼뜩 떠올라서 부제는 서둘러 사제복을 입고 머리를 대충 빗은 채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성당 마당으로 뛰어 내려가자 통유리를 통해서 마리아홀이 훤히 보였다. 수녀는 어제와 같이 신자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분명 냉담자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으리라. 부제는 혼날 것을 생각하고 마리아홀로 들어갔다. 수녀는 그에게 눈길을 한 번 줄 뿐이었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전화 도중이었기에 꾸중을 피한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황급히 5교리실로 뛰어가서 문을 두드렸다.

 

 “비오, 일어났나요?”

 

 “네, 부제님, 일어났습니다.”

 

 “혹시 괜찮다면 지금 문을 열고 나오실 수 있나요?”

 

 문은 열리며 어제와는 달리 자연스레 비오가 나왔다. 부제는 그에게 무대 쪽 의자에 앉을 것을 권했다.

 

 비오가 그곳에 앉자 부제는 주머니에서 메모장과 팬을 꺼냈다.

 

 “지금부터 질문을 몇 개 하겠습니다. 되도록 진실만을 대답해주세요.”

 

 부제는 사뭇 진지한 분위기를 풍겼다. 비오는 그와 동시에 따라오는 위압적인 눈빛에 조금 위축됐다.

 

 “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조금은 아픈 기억일 수 있지만 대답해주세요. 4명에게 물렸을 때 어땠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비오는 인상을 찌푸리면서 배 언저리를 쓰다듬었다. 어쩐지 괴로운 표정을 짓다가 부제를 한 번 올려보곤 입을 천천히 열기 시작했다.

 

 “성당을 가던 도중에 뒤에서 배고프다. 라고 소리치며 4명의 남녀가 달려왔습니다. 모두들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기에 아픈 환자인가 생각했죠. 자세히 보니 그들 얼굴엔 붉은 반점이 나있어요. 뭔가 이상함을 느낀 전 그들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소리쳤죠. 하나 그들은 전혀 듣지 못한 듯 계속해서 저에게 왔습니다. 결국 속수무책으로 그들에게 덮쳐졌고, 겨우 빠져나와서 성당으로 왔습니다.”

 

 부제는 흥미로워하며 메모장에 타락한 자의 특징이라고 할 법할 것들을 속속 적어 넣었다.

 

 “사실 고백할 게 있습니다.”

 

 “뭡니까?”

 

 “저도 몸에 붉은 반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오, 잘 됐습니다.”

 

 부제는 그것을 반가워한다는 듯 웃으면서 말하며 팬을 멈췄다.

 

 “잘 됐다니요! 곧 감염자가 될 지도 모르는데, 미쳤습니까?”

 

 비오는 분개했다. 부제는 뭔가 오해가 있었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아니요. 그게 잘 됐다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그쯤까지 가면 모두들 이성을 잃어버리는데 비오, 당신은 이성이 건재하잖아요? 그러니 그들이 되면 나타나는 변화를 위험하지 않게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잘 됐다고 말한 겁니다. 절대로 당신을 비하할 의도가 없었습니다.”

 

 비오는 언짢은 표정을 지으면서 부제를 쳐다보았다.

 

 “괜찮으시다면 계속 질문해도 될까요?”

 

 “네, 상관없습니다.”

 

 “혹시 지금 붉은 반점 말고도 몸에 다른 변화가 있습니까?”

 

 “그런 거라면 시력이 조금 나빠졌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점점 눈을 뜨고 있음에도 어두움의 농도가 짙어지고 있어요. 이런 상태가 지속되다간 빠른 시일 내에 실명에 이르지 않을까 걱정 중입니다.”

 

 비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부제는 또 메모장에 뭔가를 적었다.

 

 “그 외에 다른 건 없습니까?”

 

 “네, 현재는 없습니다.”

 

 부제는 고개를 끄떡이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메모장을 덮으며 비오에게 이제 쉬어도 상관없다는 제스처를 보내고 수녀에게 다가갔다.

 

 “수녀님, 뭔가 할 일 없을까요?”

 

 “지금은 없습니다. 부제님. 늦잠을 주무신 덕에 기운이 넘친다는 건 알고 있지만 부디 비오라는 신자 분의 변화를 조사하세요.”

 

 수녀는 그렇게 말하더니 다시금 수화기를 들고 종이를 보더니 전화번호를 누르며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때 비오가 비명을 지르면서 방 안에서 뛰어나왔다.

 

 “부, 부제님! 앞이 안 보입니다!”

 

 “앞이 아예 안 보인다고요?”

 

 “네, 아무것도 안 보여요.”

 

 비오는 방에서 뛰쳐나오더니 앞에 있는 무대를 못보곤 그곳에 발이 걸리며 넘어졌다. 부제는 서둘러 다가가 그를 앉혔다.

 

 “일단 진정하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주머니에서 밀크 초콜릿을 꺼내서 그에게 건네주었다.

 

 “이걸 먹으면서 평정심을 되찾으세요.”

 

 비오는 그것을 받고 포장지를 까서 입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러나 누그러지기는커녕 더욱 혼란스러워하다가 한숨을 한 번 푸욱 쉬고 모든 것을 잃은 사람처럼 힘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부제님. 이건 무슨 과자입니까?”

 

 “초콜릿입니다. 우유 맛이 나는.”

 

 비오는 그 말에 한 번 더 깊은 한숨을 쉬었다.

 

 “부제님, 아무래도 후각까지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청각은 어떻게든 살 수 있습니다만 후각을 잃어버리니 먹을 것을 좋아했던 저로써는 살기가 싫어지네요. 하아, 잠시 혼자 있을 시간을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는 벽을 짚으면서 5교리실로 들어갔다. 부제는 어안이 벙벙해져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그를 위해서 기도하고, 어제 깎다만 나무들을 마저 깎는 것 밖에는.

 

 대강 몇 시간이 지나서야 창을 다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기쁘지는 않았다. 언젠가 비오가 이성을 잃어버리면 그를 이것으로 찔러버려야 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상상이 그의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기 때문이다. 여전히 5교리실의 문은 요지부동이었다. 당연히 그는 생각해야할 게 많았을 것이다. 몸의 변화는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는데 어째서 이성은 존재할까. 라는 것을 말이다.

 

 몇 시간이 더 지나서 오후 6시가 되었다. 1층 마리아홀 입구 앞에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부제는 입김을 내었다. 언제나 그랬듯 그것은 형체를 채 갖추기 전에 사라져 버렸다.

 

 부제는 앞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점차 이상해지는 비오의 상태가 그의 혼란을 가속시키고 있는 것이리라. 그때 마리아홀의 통유리문이 열리면서 수녀가 나왔다. 부제는 고개를 돌리면서 그녀를 보았다.

 

 “마태오, 큰일 났습니다. 비오가 청각 또한 잃은 것 같습니다.”

 

 부제는 일어서서 얼른 마리아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방에서 막 빠져나온 듯한 비오가 무대에 서있었다.

 “거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진동의 크기로 보아하니 부제님이신가요? 아, 물어봤자 들리지가 않구나.”

 

 비오는 실성한 듯 웃기 시작하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맡아지지 않으며, 아무것도 들리지 않다니. 이래서야 난 누군가와 같이 있는 게 의미 없잖아.”

 

 부제는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무력한 자신에 대한 책망만을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반복할 뿐이었다. 수녀는 그런 그들을 보면서 살짝 눈물이 나서, 돋보기안경을 벗고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았다.

 

 부제는 그때 결심한 듯 비오의 손목을 붙잡았다.

 

 “부제님이신가요? 지금 뭐하세요? 저를 동정하시나요? 아니면 내다 버리시려는 건가요?”

 

 부제는 아무런 말도 안 하고 그를 자신의 방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거실에서 바로 보이는 방의 문을 열어서 그 안에 침대를 정리해서 비오를 그곳에 눕히고는 방문을 닫고 자물쇠를 채운 후 바깥으로 나왔다.

 

 주방에서 술을 한 병 꺼내 와서 소파에 앉아서 그 옆에 있는 소형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너무도 잔혹한 현실을 안주 삼아서 술을 한 잔 따라서 마시고, 또 한 잔 따라서 마실 뿐이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소지입니다.

 

 비오는 피를 흘리는 사람에게 물리고 감염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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