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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돌연변이의 보물섬
작가 : 소지
작품등록일 : 2018.11.29

부산에서 한 일본인에 의해서 감염병이 퍼지게된다. 정부에서는 빠른 시일에 막히겠거니 하고 초기 대처 미흡으로 인해 전국으로 퍼지게 되는데......
그때 시혁과 아연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고 달달했던 일상이 일순간에 무너져버리게 된다. 정부는 무책임하고 살기는 해야되는 그 둘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아서 어떤 방식으로 상처를 회복할 것인가?

만일 당신이라면 도망가겠는가? 지키겠는가?

 
시작되는 의심의 결과는 희비를 교차했다.
작성일 : 18-12-29 22:43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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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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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상치 않은 기류가 16호 칸 내에서 흐르고 있었다. 시혁은 자연스레 가연이 아까와는 다르다는 걸 알아챘다. 하지만 아무런 말은 할 수 없었다. 지금 그녀는 욕망이라는 일말의 허영에 패배해서 그것에 구속당해서 질질 끌려가는 돼지 같은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객실 내에는 흑색 계열의 전구가 빛나서 야릇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어째서 그녀가 그 몇 시간 만에 이리 망가졌는지는 시혁은 알 길이 없었다. 가연은 점점 그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여유 넘치던 아까 전과는 달리 조금 조급하게 옷을 벗으면서.

 

 “자, 잠깐 기다려요. 전 그런 거를 하러 온 게 아니에요.”

 

 “그럼 여기에 올 이유는 없지 않니? 넌 욕망에 패배한 거야. 그러니 순순히 굴복하렴.”

 

 가연의 발걸음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시혁은 역시 강제로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혁은 그녀의 두 손을 붙잡아서 더는 가까이 올 수 없게 만들고, 그녀의 행동을 제지했다. 가연에게서 강렬한 향수 냄새 속 희미한 술 냄새가 풍겨왔다. 두 손은 붙잡힌 채로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몇 시간 밖에 안 지났지만 어째서 이렇게 여유로움이 사라졌는지는 안 물을게요. 하지만 제 얘기는 들어주세요.”

 

 그제야 가연은 온 몸이 축 쳐지면서 체념했다. 그리고 눈가에 물이 맺히며 시혁의 눈을 바라보았다.

 

 “제게는 소중한 사람이…….”

 

 “알아, 안다고. 아까 8호실을 가려다가 봤다고. 너희 둘이 키스하는 걸 말이야. 하지만 난 믿고 있었어. 너희 나이대의 애들은 감정보단 욕망에 충실하니 분명 내게 넘어올 거라고. 그러나 방금 그렇게 내 손을 잡고 제지하는 모습을 보니 내 인생의 전체가 부정 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시혁은 강하게 잡은 그녀의 손을 놓았다. 그리고 그녀는 맥없이 그 자리에 주저앉고는 청승맞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시혁은 어쩐지 그녀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뇌리에 스쳤다.

 

 인생은 부모님이나 남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자신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의 책임은 오로지 자신에게 있다. 만일 자신이 하고픈 것만 리미터 없이 계속해서 했다가 버러지 같은 여생을 보내더라도 자신에게 책임이 있고, 스스로의 욕망을 제지해서 남부럽지 않은 여생을 보내도 책임은 스스로에게 있다. 인생은 결코 남에게 기대서는 안 되지만 때론 조언을 받아야할 때도 있는 것이다. 정말로 자신이 잘 살고 있는 것인지.

 

 가연은 결코 불쌍하지 않다. 10대 청년들의 풋풋한 마음을 육체적 쾌감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이상한 것 밖에 모르는 이상의 노예로 만들었으니까 말이다. 시혁은 자신도 그렇게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자 어쩐지 오한이 느껴져 객실 한가운데 주저앉은 가연을 뒤로 하고 16호 칸을 빠져나왔다.

 

 15, 14, 13, 12호 칸을 지나갈수록 시혁은 이상함을 느꼈다. 불은 켜져 있지만 인기척이 없었다. 괜히 이렇게 기차 칸을 주렁주렁 달고 다닐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자신에게 오는 피해는 전혀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왠지 모를 두려움이 그의 마음 한켠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마침내 8호 칸에 도착하자 와타나베 이치카야는 그를 붙잡았다. 그리고 뭔가의 연구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번역기로 하나하나 돌린 듯 정교한 한국말로 적혀있던 그 보고서의 제목은 ‘cjhp바이러스와 일본의 멸망’이었다.

 

 시혁은 앉아서 그 몇 장의 짧은 보고서를 읽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자신이 모르던 사실들이 몇 개 적혀있어서 흥미로움을 자아내기에는 충분했다.

 

 몇 분후 그것을 다 읽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방사능을 주입시킨 실험체와 그렇지 않은 실험체의 차이, 바이러스 초기 증상과 대처법, 오사카에서 시작된 인위적 바이러스 발생과 막지 못하고 확산된 생체 군대였다.

 

 시혁이 가장 유심 있게 본 단락은 생체 군대에 대한 내용이었다.

 

 일본은 현재 평화 헌법 9조에 따라서 군대를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이 바이러스의 감염된 대량의 감염자들이라면 범법의 기회를 피할 수 있고, 강력한 군대가 되어 동아시아 국가들의 위협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여기까지가 총리가 구상한 합법적으로 군대를 만드는 꿈이었다. 하지만 그건 망상에 불과했다. 오사카에 인위적으로 풀어놓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감염자들은 통제가 안 될뿐더러 잘 죽지도 않는 오류 덩어리들이었다. 결국 이 바이러스가 혼슈 전역에 퍼졌고, 그때 이치카야는 몰래 빠져나왔다. 총리의 자만은 결국 생체 군대로 인한 일본 본토인 혼슈의 파멸이라는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이는 일본에서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동아시아 내에서 어떤 지도자가 욕심을 먹으면 충분히 제 2의 일본이 나올 수 있는 노릇이다. 그리고 그는 아마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가 있는 한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혁은 그런 생각을 하고는 보고서를 이치카야에게 돌려주었다. 시혁은 발걸음을 옮겨서 자신의 자리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오만가지의 생각의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자리에 앉으니 옆에 아연이 보였고 불현 듯 아까 그녀가 자신에게 오해했던 일이 떠올랐다.

 

 “누나, 잠깐 말할 수 있을까?”

 

 고개를 창가로 향하고 있는 아연에게 말을 걸자 그녀의 몸은 살짝 움찔했다. 시혁을 목을 가다듬으며 말을 이으려는 순간에 객실의 불이 나갔다. 순간 놀라서 가만히 있자니 방송이 나와 전기를 아끼기 위해서 7호 칸까지를 제외한 나머지 칸은 8시 30분 이후에는 불을 끈다는 것이었다.

 

 시혁은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이 켜져 있을 때 그녀에게 이 말을 전하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것처럼 어려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었기 때문이다. 시혁은 다시금 입을 천천히 열기 시작했다.

 

 “아까 뭔가 오해가 있었던 모양이야. 난 언제까지고 누나를 사랑해. 옛날이나 지금이나 먼 미래까지도 말이야.”

 

 거기까지 말하고 시혁은 헛기침을 했다. 객실의 추운 기온 탓에 감기 기운이 조금 몰려온 것 같았다.

 

 “만약에 자고 있어서 이 말을 못 듣는다고 해도 누나를 책망하지 않을게. 하지만 한 가지만 알아주면 좋겠어. 아까 그건 단순한 누나의 착각이었다고.”

 

 시혁은 자세를 고쳐 앉고 몸이 조금 으슬으슬한 것이 느껴져 모포를 꺼내서 덮고 눈을 감아서 조금 더 컴컴한 세계로 들어갔다.

 

 어두운 그곳에는 존재하는 것이라고는 감정 밖에 없었다. 기쁘고, 노여워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각양각색의 사색의 색채들이 눈앞에서 두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닿지 않을 것처럼 아득한 거리에 있던 그것들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손에 닿을 듯한 거리가 되어 손을 뻗어보니 그것은 손에 잡히질 않고 통과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한 번 더 손을 휘둘러보니 역시나 잡히질 않았다. 그때 땅이 꺼지면서 그 사색과 멀어지게 됐다.

 

 시혁은 흠칫 놀라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그게 꿈이라는 걸 알아채고는 키가 크겠다며 실소했다. 바깥을 보니 새벽 특유의 색이 한눈에 들어왔다. 객실 내에는 잠들기 전보다 더욱 차가운 기체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모포를 다시 덮으며 문득 아연을 바라보자 패딩을 입고 위에는 아무것도 덮지 않고는 몸을 떨고 있었다. 시혁은 놀라서 자신이 쓰던 모포를 서둘러 그녀에게 덮어주고는 선반에서 모포를 하나 더 꺼내서 자신도 덮었다.

 

 아연을 보니 떨림은 차츰 잦아들었다. 시혁은 모포를 덮은 채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생각하면 진짜로 그녀는 고양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일었다. 혼자 두면 외로워하며 친한 사람에게는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어리광 부린다. 그리고 잘 우는 것도 일맥상통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시혁은 그런 생각을 하며 아연을 바라보자 저 지평선에서 햇빛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창밖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저 멀리 하늘을 찌를 듯이 높게 치솟아있는 아파트가 몇 채 보였다.

 

 곧 서울에 도착하겠구나 생각하니 아연이 추위에 떨면서 눈을 떴다.

 

 “일어났어? 혹시 조금 춥지 않아?”

 

 걱정하며 그렇게 묻자 아연은 살짝 잠겨버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괜찮은 것 같아.”

 

 간단한 아침 인사를 나누고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평소에는 말을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로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그 순간 아연이 머뭇거리며 안절부절 못하다가 고개를 돌려 창가를 바라보았다.

 

 “어제 그렇게 네 진심을 알고 있으면서도 오해를 했던 건, 조금 불안해서야.”

 

 갑작스러운 말에 시혁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연은 꿋꿋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 가연이라는 여자가 나보다 예쁘고 이상적이면서 모든 걸 포용해줄 것 같아서 왠지 모르게 그런 점이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소가 돼서 그 불똥이 네게로 튀었던 것일지도 몰라. 어제 밤에 불이 막 꺼졌을 때의 말은 다 들었어. 네가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난 널 사랑해.”

 

 시혁은 조용히 아연의 살짝 움츠러진 어깨를 붙잡으며 자신 쪽으로 그녀를 끌고 왔다. 그리고 허리춤을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아연은 당황해선 눈이 휘둥그레 해졌지만 이내 평상시의 눈으로 돌아왔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를 느끼면서 살그머니 눈을 감았다. 속으로 이런 구제불능이면서 욕심 많은 자신을 포용해주는 그에게서 마음 깊은 사랑이 느껴졌다.

 

 “우리 열차는 곧 서울역에 들어섭니다. 이 열차에 탑승하신 승객 여러분들은 기차가 완전히 서게 된다면 짐을 챙기셔서 역의 중앙으로 가십시오. 그리고 그곳에서 군대의 호위를 받으면서 명령을 따르십시오. 다시 한 번 반복합니다…….”

 

 그때 노년 남성의 목소리가 방송에서 흘러나왔다. 한국말이 끝나자 여러 나라의 언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혁은 부둥켜안고 있던 아연을 풀어주고는 선반 위에 짐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살짝은 부끄러움도 느껴져서 차마 그녀가 있는 곳을 바라보기가 어려웠다.

 

 짐을 다 챙기자 시혁은 아연의 손을 붙잡고 8호 칸에서 나왔다. 뒤에는 이치카야가 따라오고 있었고, 마침 앞에선 부제 일행이 나오고 있었다. 모두가 시혁을 지나서 바깥으로 빠져나갈 때 오직 시혁은 발걸음을 땔 수 없었다. 손을 붙잡고 있던 아연은 살짝 걱정스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불안해? 하지만 괜찮아. 그럴 때마다 내가 항상 곁에서 응원해줄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해주는 그 말에 살짝 용기가 난 시혁은 발걸음을 때 기차 바깥으로 나갔다. 그러자 밝은 빛이 그의 시야에 펼쳐져 마치 섬광탄처럼 눈이 부셨다. 그것에 익숙해지고 다시금 앞을 바라보자 총을 든 군인들이 앞서 간 사람들을 호위하면서 살가운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시혁은 그런 그들의 뒤를 따라가면서 순간 의아하단 생각이 들었다. 분명 기차는 부산부터 시작해서 전라도를 돌아 충청도 대전에서 환승해서 서울로 왔을 터인데 칸 수에 비해서 승객들이 터무니없이 적었다.

 

 하지만 그런 의문은 곧 접히게 되었다. 어째서 소수만을 태웠는지 역의 중앙에서 그 진실을 마주쳤기 때문이다. 이준석이라는 사람에 의해서 말이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소지입니다.

 

 연말이 되니 살짝 게을러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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