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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를 채우는 나무
작가 : The매드해터
작품등록일 : 2017.11.26

온갖 이야기와 꿈, 기억들이 뒤섞인 특별한 세계.
당신은 세계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어, 세계의 주민이 된 이야기들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일곱번째 이야기 - 시간과 꿈, 그리고 운명(5)
작성일 : 17-12-22 16:49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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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이 녹아 물이 되고, 물이 흩어져 안개가 되며, 안개가 다시 물이 되고, 물이 다시 얼음이 되듯이..."

 

 

 차갑고 깨끗한 겨울 성.

 아무도 없는, 외로운 얼음 성.

 

 그래, 시간에겐 슬픔이 있었지.

 

 과거는 주워담을 수 없고, 미래는 정해져있고, 현재는 지나가버리니까.

 

 시간은 과거를 그리워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며, 현재를 갈망해.

 

 친구가 없는 시간은, 얼음으로 지어진 성에서, 하염없이 돌아가는 시계를 바라보며... 영원을 살아가지.

 

 시간은 행복을 갈망했어. 얼음의 빛보다 더 밝은 웃음을, 눈이 주는 차가움보다 더 큰 기쁨을.

 함께 있어줄 친구를.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시간의 성으로 들어온, 이름 모를 꼬마.

 시간은 처음 맞이하는 손님이 너무 반가워서, 꼬마의 소원을 들어주며 친구가 되어달라고 부탁했지.

 

 하지만 시간은 알고 있었어.

 언젠가는 꼬마와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꼬마는 자기처럼, 영원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미래는 시간의 것이고, 시간은 꼬마와 같을 수 없으니까.

 

 상심한 시간이 가여워, 꼬마는 시간에게 말했어.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시간은 꼬마를 지긋이 바라보며,

 

 "행복하고 싶어."

 

 라고 말했어.

 시간은, 행복해지고 싶었던 시간은, 꼬마에게 꿈의 성으로 가서 '행복'을 조금만 가져와 달라고 했지.

 행복을 담을 조그마한 얼음 상자를 쥐어주며.

 

 행복은 꿈의 것이었어. 꼬마는 꿈의 성으로 넘어가, 행복을 가져왔어.

 해서는 안 될 일이었지.

 

 시간은 상자를 지긋이 바라보았어.

 그리곤, 행복을 삼켜버렸지.

 

 "하하핫, 하하핫, 하하하하하핫, 아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이거 봐! 나, 더 이상 슬프지 않아!! 아하하하!! 아하하하하하!!!"

 

 그래, 꿈에겐 광기가 있었던거지.

 

 시간은 영원히 미쳐버렸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하지만 시간은 여전히 혼자야.

 그 춥고 외로운, 얼음 성에서.

 

 그래, 나에겐 후회만이 남아있지.'

 

 

 당신이 나왔을때, 운명의 천체탑은 처참히 부서져버린 폐허가 된 상태였다. 당신은 어디서도 운명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 그저 그가 입고 있던 밤하늘 망토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아아, 안 돼... 안 돼...,"

 당신은 별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그들은 아까의 활기차고 당당한 태도와 다르게, 우울하고 처절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분께서... 사라지셨어...,"

 "이제, 이제 우리는 어떡하지? 우리는 어떡해 해야되는거지?"

 "다들 진정해! 그 분이 항상 하시던 말씀 잊었어? 모든건 흘러가는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그, 그 분이 소멸하신것도 전부... 전부...,"

 "전부 뭐? 그 분이 사라져버린것까지 다 받아들이란 말이야? 이 멍청아! 제발 상황 파악 좀 해! 애초부터 우린 이 세계에 속한 이들이 아니었어. 우린 환생도, 안식도 얻지 못해! 자칫하면 소멸되어버리는 그런 존재란 말이야!"

 마지막 별의 속삭임에 다른 별들이 동요하기 시작한다. 절망과 체념, 공포가 뒤섞인 속삭임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내 그들은 두려움에 미친듯이 소리치기 시작한다. 당신이 걸었던 동안에 존재했던 평화와 고요 따윈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광기어린 목소리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저기... 저기 좀 봐! 그 자야! 그 분을 찾아온!"

 그때, 한 별이 당신을 발견하고 소리치자 모두가 한 순간 말을 멈춘다. 갑작스런 침묵은 무섭도록 고요했고, 당신은 별들의 집요한 시선을 느낀다.

 "너 때문이야! 다 너 때문이야! 네가 온 뒤로 모든게 엉망이 되버렸어!"

 "내가 준 선물 도로 내놔! 나한테 남은건 그거뿐이란 말이야!"

 별들이 위협적인 목소리로 당신을 향해 소리친다. 당신은 그들이 당장에라도 자신에게 달려들어서 자기 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릴듯한 위압감을 느낀다. 별들이 하늘에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태풍 전의 고요함처럼 그들은 조용히, 그러나 격렬하게 소곤거리더니 그 속삭임은 순식간에 우레와 같은 경멸어린 아우성으로 변질된다.

 "내놔! 내놔! 내놔!"

 "다 너 때문이야..."

 "죽어, 죽으라고! 죽으란 말이야!"

 그때, 별들의 속삭임 사이로 무언가 이질적인 목소리가 들린다.

 "그건 아니지. 서로 싸워야하는건 우리 아니야?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강해져야 하잖아!"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였다. 별들은 방금 들린 목소리가 자신들과는 다른 목소리라는걸 눈치채지 못했다.

 "그, 그래! 그 분께서 말씀하셨잖아, 이 세계의 규칙-"

 별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 바로 옆에 있던 별이 자신을 집어삼켰기 때문이다. 그걸 본 다른 별들은 기겁을 하면서도, 곧바로 그 상황에 수긍하곤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했다.

 분노와 비명이 잔뜩 울려퍼졌다. 별들은 서로를 죽이고 잡아먹고 있었다. 운명 따윈, 자신들의 본질 따윈, 당신 따윈 이미 잊어버린지 오래였다. 그들은 최후의 한 사람이 될 때까지 짐승처럼 서로를 잡아먹었다.

 하늘은 흡사 폭풍이 일어난 바다같았다.

 "이쪽으로..."

 별들에게 싸움을 붙인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당신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끌고갔다. 새하얀 백금발 머리에 푸르스름한 유리같은 옷까지, 이야기를 먹는 뱀이 보여줬던 '시간'과 흡사한 외관이었다. 여자는 깨져버린 공간의 틈으로 당신을 끌고갔다.

 

 

 여자가 이끈 곳은 모든 것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콘서트장이었다. 객석도, 조명도, 무대와 피아노도 모두 얼음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여자는 한숨을 쉬며 당신을 향해 돌아본다. 시계 문양의 결정같은 눈을 가진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녀는 품에서 바이올린 채를 칼처럼 당신을 향해 겨누었다. 눈으로 만들어진 하얀 채였다.

 "나의 이름은 칸타빌레... 시간의 마법사... 너는 누구지? 운명과는 무슨 관계지?"

 묻기는 했지만 칸타빌레는 당신이 순순히 대답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건지 눈으로 만들어진 하얀 바이올린을 꺼내 연주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녀의 눈에 새겨진 시계 문양의 시침과 분침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칸타빌레는 영화를 보듯 당신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바늘들이 제자리를 찾았을때 그녀는 연주를 멈춘다.

 "... 그렇군. 관찰자라... 이 곳엔 사라진 동료를 찾으러 온건가? 하지만 이상한 마법사들에게 노려지는걸 보면 그렇게 한가할 것 같지는 않굿..."

 칸타빌레는 다시 바이올린을 켰다. 마음 한 구석이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음악이 연주되자, 당신이 그녀와 함께 들어왔던 공간의 틈이 매워진다.

 
작가의 말
 

 세계를 채우는 나무는 이것으로 연재종료입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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