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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를 채우는 나무
작가 : The매드해터
작품등록일 : 2017.11.26

온갖 이야기와 꿈, 기억들이 뒤섞인 특별한 세계.
당신은 세계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어, 세계의 주민이 된 이야기들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일곱번째 이야기 - 시간과 꿈, 그리고 운명(4)
작성일 : 17-12-09 20:50     조회 : 240     추천 : 1     분량 : 5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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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에 대해 얘기해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광기 그 자체."

 "장난의 화신."

 "꿈을 조심해야 한다."

 

 운명에 대해 얘기해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무능한 신."

 "도움 안 되는 신."

 "방관자."

 

 그러나, 시간에 대해 얘기해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

 ... 대답하지 못한다고 하는게 더 정확할 것이다. 다른 두 신과는 달리, 시간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장난의 화신인 꿈은 이 세상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려고 하고, 운명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식으로든 세상에 영향이 끼쳐지기에 우리는 그들과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다. 꿈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신의 장난에 놀아나고, 운명의 쓸모없는 능력을 알면서도 결국은 신의 권능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 증거가 신들의 추종자들, 마법사들이다.

 그러나, 역사는 시간의 마법사에 대해 긴 이야기를 전해주지 못한다. 대부분은 시간의 마법사를 사칭하는 사기꾼, 혹은 자신이 시간의 마법사라고 착각하는 정신병자. 그것도 아니라면 꿈의 계략으로 시간의 마법사 행세를 하는 흑막들이다.

 그나마도 적혀진 시간의 마법사에 대한 기록은 그다지 쓸모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폐하께선 오늘, 시간의 마법사를 만났다. 마법사는 마법을 부렸다."

 이것이 끝이다. 무슨 정보도 얻을 수 없는 그런 기록. 무슨 마법을 부린 것인지도, 마법사의 이름이나 시간에 대해서 적힌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마법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나, 이교의 신을 섬기는 마법사들에게 시간의 마법사는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다.

 신학을 전공하는 나 역시 시간의 마법사, 나아가 시간에 대해 연구하려고 갖은 발악을 했다.

 신과 소통하는 마법사들은 아마 시간이 어떠한 존재인지 직접 보았거나, 주인들께서 이야기를 직접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을 통해 시간을 연구하는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꿈의 마법사들 중엔 제정신인 자가 없고, 운명의 마법사들은 말을 아끼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에게서 시간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는것보단 차라리 직접 시간을 연구하는게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 자리에서 난 시간을 섬기고자 한다.

 난 시간을 불러낼 것이다. 그리고 그 분의 힘을 다루는 시간의 마법사로 거듭날 것이다.

 역사는 나를 시간의 비밀을 밝혀낸 위대한 마법사로 기억할 것이다.'

 

 

 검은 달 마술사의 책에 적힌 내용은 신학을 연구하던 어느 학자가 시간의 마법사에 대한 것이었다. 학자는 겉은 그럴 듯 하지만 알맹이는 쓸모없는 그런 종류의 글만을 적어놓았다. 그러나 시간을 섬길 것이라는 학자의 일지는 그 부분에서 끝이 난다.

 당신은 끝없는 안개 속에 있다. 딛고 있는 땅은 바위나 돌같은 까칠까칠한 느낌이 나지만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특이한 물질이다. 안개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앞에도, 뒤에도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당신 뿐이었다.

 당신은 지금 그 자리를 벗어나 걸을 것인가? 어디로든 무언가를 찾아, 혹은 운명의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갈것인가?

 당신이 무슨 선택을 하든, 달라지는건 없다. 운명의 말과는 달리, 이 세계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고 시험 또한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운명이 거짓말을 했다는건가?

 당신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운명은 당신을 속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시험은 없다. 어째서일까?

 해답을 주겠다는듯, 당신은 안개 속에서 자신 외의 무언가가 존재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신이 그것이 있는 곳으로 자발적으로 가듯, 그것에게서 멀리 도망치듯 당신은 그것과 만난다. 마치 당신을 이 안개 속으로 보내버린 어느 세계의 신의 이름, '운명'처럼.

 "우와~ 진짜 되네?"

 괴상한 마법사 복장을 입은 쌍둥이 토끼가 동시에 말한다. 당신은 낯익은 느낌을 받을것이다.

 그렇다, 쌍둥이 토끼! 당신 가짜 거리의 결혼식 초대장을 받았을때 옆에서 그곳으로 날아갔던 그 토끼들. 그들이었다. 당신이 느낀 존재는 바로 그들이었다.

 "왜 그렇게 나를 보는거야? 아~ 혹시 이 친구를 본 적이 있는건가? 아니면 네가 본래 있던 세계에서 한 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는 동화인가?"

 쌍둥이 토끼는 당신 주변을 돌아다니며 알아들을수 없는 말을 한다. 그들은 당신은 그때 그들을 본 것처럼 말하는것도, 행동하는것도 동시에 한다.

 "뭐,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 마침 얘들한테 질렸거든."

 안개가 그들을 스치자 쌍둥이 토끼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머리를 예쁘게 기른 한 청년이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 자는 음유시인의 복장을 한채 피리를 들고 있었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알고 있나? 피리로 쥐들을 조종할 줄 아는 한 청년이 마을에서 의뢰를 받아서 어쩌고 저쩌고~ 마지막에 그 마을 애들 데리고 튀는 내용인데, 큭큭."

 청년은 갑자기 웃음을 참았다. 그는 배를 부여잡고 터져나오는 웃음을 억누르며 끅끅거리다 간신히 진정하곤 말을 잇는다.

 "하... 하하, 이거 뻘쭘하네. 재미있지 않아? 중간과정 쏙 빼고 말하니까 피리부는 사나이가 무슨 인간말종 페도필리아 같잖아? 뭐 내가 볼 때도 그런 것 같지만..."

 피리부는 사나이는 입에다가 피리를 대고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했다. 당신은 머리가 조금 어지럽고, 쾌락이 느껴질 것이다. 당신은 술에 취한 것처럼 흥분한다. 피리부는 사나이의 마력이다.

 "뭐해? 버텨, 버티라고? 그정도도 못 버텨서 신의 시험은 어떻게 이겨내려고? 왜, 무슨 꼼수라도 있냐? 컨닝페이퍼라? 빽?"

 사나이는 계속 피리를 불고 있지만 당신은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당신을 조종하여 춤도 추게 하고 군인처럼 경례를 시키거나 온갖 잡스런 짓을 시킨다. 마침내 실증이 난듯, 피리부는 사나이는 연주를 멈춘다. 당신은 순식간에 머리가 맑아지는걸 느낀다. 운명에게로 가는 동안 별들이 내려준 축복 덕에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

 "날 원망하는건 아니겠지? 난 네 일을 도와주는거라고.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세상을 볼 수 있게 도와주는거. 그리고..."

 사나이는 그 자리에서 빙글 돌더니 날개 달린 물병과 돌고래 영감으로 둔갑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고."

 당신은 그들 역시 본 기억이 있을것이다. 그들은 가짜 거리의 결혼식에서 꿈의 힘에 대해 얘기하고 있던 존재들이었다.

 "검은 달 마술사가 말한것치곤 가지고 놀기 너무 좋잖아, 안 그래요 할아버지?"

 "그러게 말이다."

 물병과 돌고래가 서로 말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검은 달 마술사'를 알고 있었다. 그들은 당신에게 점점 다가가기 시작했다.

 "경계하지 말라구 친구... 난 그저 너를 돕고싶을 뿐이니까."

 안개가 다시 몰아치더니 물병과 돌고래는 피리부는 사나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가 다시 피리를 불자 당신은 온몸이 얼어붙어 옴짝달짝할수 없게 되버린다.

 "나는 이야기를 먹는 뱀... 지금부터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잘 세겨듣거라, 관찰자..."

 피리부는 사나이는 그림자같은 기묘한 형질의 뱀이 되더니 당신을 집어삼킨다.

 그 뱀은 독이나 이빨같은것이 없었다. 당신은 그저 칠흑같은 어둠만을 볼 뿐이었다.

 "이야기를 시작하지..."

 이야기를 먹는 뱀의 목소리가 들린다. 마치 수천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말하는듯한 시끄럽고 무서운 목소리였다.

 "이 세계는 불안정하다... 정확히는 네가 발을 들인 이 세계, 팔렌티온 신화 말이야."

 어둠 속에서 알록달록한 무엇인가가 구름처럼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당신은 그것을 본다... 구름이 갖춘 형체는 어딘가의 모습.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놀고있는 꿈의 모습이었다. 당신이 봤던 모습과는 달리, 영악하고 사악한 미소를 머금은 광기의 신의 모습이었다.

 "네가 본 꿈은 망가졌다. 세계수가 이 세계에 실체화시켰을때 주위에 아무것도 없이 자기 자신밖에 없었기 때문이지. 읽을 꿈도, 피조물이나 추종자도 없었던 꿈은 두려움과 지루함으로 미쳐가기 시작했지."

 장면은 별밖에 없는 우주에서 부들부들 떨고있는 꿈을 운명이 데려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걸 거둬준건 운명이었다... 꿈과 다르게 운명은 자기 세상의 일부와 함께 실체화 되었지. 그 자가 온 시간대는 팔렌티온 신화의 '종말'에 해당하는, 신들이 바뀌기 시작하는 시간대였거든."

 장면은 천체탑에서 놀라는 표정을 짓고있는 운명으로 바뀌었다. 세계가 소멸하고 있었다. 운명은 자신의 세계를 주머니에 담아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다.

 "이 신화의 끝이 진짜 재미있는 부분이야, 언제나 웃기만하던 꿈은 처음으로 '공포'란걸 느끼게 되었고, 무위자연의 정신으로 살아가던 운명은 눈 앞의 현실을 바꾸려고 발버둥 쳤거든... 재미있지 않아? 아 뭐 중요한건 그게 아니지..."

 이번에 구름이 비추는건 운명이 별들을 시켜 자기 세상의 것이었던 자들을 불러들이는 장면이었다. 별들이 클라렛, 꿈의 서재, 꿈의 신랑과 신부, 금가루 공작부인, 자신들과 같은 별들을 데려오고 있었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되자 운명은 거대한 유리로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당신이 밖에서 봤던 거대한 황금유리별이었다.

 "운명은 모든걸 제자리로 돌려내려고 해... 자신들의 능력이 통하는건 자신들의 세상의 존재였던 자들... 그 자는 자신들의 권속, 자신들의 권능이 되돌아오길 원해. 운명이 꾸미는 짓은 세계수를 대신해서 신이 되려는거야. 그렇기에 관찰자, 너를 이용하려는거고. 너를 이용해서 시간을 찾으려는... 킥킥!"

 이야기를 먹는 뱀은 다시 웃음을 참았다. 그림자와도 같던 어둠이 걷혔다. 뱀은 다시 피리부는 사나이의 모습으로 웃고 있었다.

 "멍청이! 멍청이! 너를 왜 시험장에 보낸줄알아? 네가 운명의 마법사가 되면 그 자의 권속이 되거든! 근데 안 돼... 여기있는건 내가 다 먹어버렸으니까! 하하, 이것도 진짜 재밌어... 그렇게 우직하던 운명이 이따위로 타락했잖아. 재밌지? 그렇지? 그런게 바로 이야기의 묘미 아니겠어? 그리고 또 재미있는게 뭔지 알아?"

 안개가 바람처럼 몰아쳤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시계 문양이 잔뜩 달린 하얀 옷을 나폴거리는 하얀 머리의 미인이었다.

 "시간은 이미 내가 먹어버렸다는거! 이제 시간은 없어! 아하하! 아하하하!!!"

 시간은 또다시 모습을 바꾸었다. 그의 몸은 무지막지하게 크게 부풀었다. 시간은 노란 고래가 되었다. 당신이 이전에 몇번 마주친 노란 고래 말이다.

 "검은 달 마술사는 너를 여기 가둬놓으라고 했지만, 내 천성은 재미있는걸 보고 싶어하거든! 그러니 내가 특별히 탈출시켜주지..."

 노란 고래는 고래의 울음소리를 내며 허공을 헤엄쳤다. 고래의 꼬리가 어딘가를 치자, 당신이 유리문을 뚫었듯, 커다란 틈이 생겼다. 고래는 그 공간을 비집어 들어가 공간을 넓혔다. 노란 고래는 틈을 통해 밖으로 나갔고, 당신은 틈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당신은 폐허가 된 운명의 탑에서 나왔다. 노란 고래가 울면서 어딘가로 헤엄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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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잭톰2 17-12-10 09:55
 
아포피스가 따로 없네요. 물론 여기에서 선역과 악역은 의미없다고 생각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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