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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를 채우는 나무
작가 : The매드해터
작품등록일 : 2017.11.26

온갖 이야기와 꿈, 기억들이 뒤섞인 특별한 세계.
당신은 세계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어, 세계의 주민이 된 이야기들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여섯번째 이야기 - 가짜 거리의 결혼식(3)
작성일 : 17-12-03 15:19     조회 : 286     추천 : 1     분량 : 3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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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나날이 계속 되었다. 어느 날 그들은 꿈속에 비를 내렸다. 하지만 평범한 비는 아니었다.

 비는 초목을 피우고 건물을 피웠다.

 꿈의 신랑과 신부는 자신들의 세상을 원하는대로 꾸몄다.

 아름다운 정원, 찬란하게 빛나는 유리, 거울.

 자신들이 만들어낸 환상 속에서, 그곳에서 그들은 비를 맞으며 행복하게 춤을 췄다.

 

 서로의 입에 입을 맞추고, 서로를 안았다. 서로의 허리를 잡고 춤을 추었다.

 꿈의 신랑은 끝이 반드시 온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사랑하는 임을 위해 외면했다. 그건 신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신부는 조금 병적이었다.

 그들은 영원을 살아간다는 착각 속에 자신들을 가두었다.

 

 그렇게 수백, 수천, 혹은 훨신 더 많을지도 모르는 시간이 흘렀다. 꿈을 꾸는 자가 누구든 몇 시간 동안의 잠은 그정도의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당신은 신부 대기실을 나와서 종탑 내부의 복도로 다시 나온다. 카메라 보이가 당신을 안내한다. 그를 따라 복도에 있는 수십개의 방을 지나고, 기묘한 힘으로 잠겨져 있어 들어갈 수 없는 은색 유리의 방을 지나면 '찬란한 정원의 방'이라는 팻말이 걸려진 나무로 된 하얀 문이 나타날 것이다.

 "여기가 찬란한 정원의 방이에요 관찰자님!"

 카메라 보이는 문고리를 당기려 하지만 그는 손이 없고 날개만 파닥거릴수 있기에 그 앞에서 답답하게 파닥거리기만 한다. 당신은 카메라 보이 대신 문고리를 당겨주거나, 그가 문고리를 시진속에 가두어 잠금장치가 사라진 문이 밀어지는 것만으로도 열릴 수 있게 만들기를 기다린다.

 "이제 들어가요~"

 문제가 해결되면 카메라 보이는 웃음끼 가득한 목소리로 앞장서며 (당신이 열었든 본인이 사진을 찍었든)문짝을 밀어젖힌다. 그러자 '찬란한 정원'이라기엔 다소 미묘한 정원이 나타난다. 방안은 노인의 시계 공방과 비슷했다. 하지만 우주의 한 켠을 배어낸듯한 노인의 공방과는 달리, 그곳은 이상한 문양이 잔뜩 떠다니는 기묘한 공간으로 천장과 벽이 이루어져 있었다. 정원에 피어난 꽃송이들은 신부가 들고있던 부케처럼 별빛이 움직이는 밤하늘로 만들어진 장미들이었다. 당신의 성향이 어떠한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신이 있던 세계의 기준으로 평범한 사람이라면 '찬란하다' 보다는 '기묘하다' 라는 표현이 훨씬 더 어울릴 것이다.

 장미정원 한가운데에는 야외용 하얀 의자와 하얀 테이블, 그리고 햇빛을 가리기 위한 커다란 하얀 양산이 펼쳐져 있다. 햇빛

 따윈 존재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앉아서 기다리실래요?"

 카메라 보이가 당신을 의자에 앉힌다. 물에 빠진 시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듯, 하얀 탁자에서 꾸물꾸물 주전자와 찻잔이 떠오른다. 당신이 차를 따른다면 평범한 차는 나오지 않고 하늘이 쏟아져 차에 담길 것이다. 마시는 순간 그 맛은 당신이 상상하는대로 나타난다. 물을 상상하면 평범한 물 맛이, 오렌지를 생각하면 오렌지 맛, 그외에도 당신이 상상하는대로 맛이 나타난다. 당신은 꽃을 따고 있어도 괜찮다. 겉모습과 달리 그 기묘한 꽃들은 평범한 장미의 감촉이 느껴질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보면 문이 열리며 꿈의 신부가 들어온다. '화장을 고친다'라고 말한 것과는 다르게 당신은 그녀의 외모에서 뭐가 달라졌는지 알 수 없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관찰자님, 차 맛이 나쁘진 않으셨나요?"

 신부가 다가가자 바닥에서 다른 의자 하나가 떠오른다. 신부는 웨딩드레스를 끌며 그 의자에 앉는다.

 "제 이야기를 좀 들어주실수 있나요? 저희는 세계수라는 분이 이 세계에 흉내낸지 얼마 안 되어 자세한건 모르지만, 카메라가 말하길 엄청난 분이시라던군요."

 카메라 보이는 날개를 으쓱했다.

 "제 말을 들으신다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때가 되면 말이죠..."

 신부는 드레스의 치맛자락을 꽉 잡는다. 그녀가 생물의 형상을 한 존재는 아니지만 당신은 그녀에게서 무언가 분노, 혹은 절박함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것이다.

 "관찰자님도 알고 계시겠지만 이 세계는 세계수님께서 여러 세상의 것들을 가져와서 만들어 내신다더군요. 꿈, 이야기, 기억, 기록, 그리고 저희들은 '꿈'입니다. 신랑과 신부가 아름다운 결혼식을 울렸던 꿈이죠."

 "전 개념이에요! 지배인님이 말씀하셨는데 저희들은 다 개념이라고 했어요."

 카메라 보이가 끼어들자 신부는 그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노려보는듯한 분위기였다. 카메라 보이도 그걸 알았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꿈은 깨어나기 마련이죠. 깨어나면 꿈속의 존재들은 없었던게 되어버린답니다. 안개가 걷히듯 너무나 하찮고 덧없게, 안개처럼 흩어져 버리죠. 저와 저의 사랑은 온 힘을 다해 그것을 막았답니다.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끝을 가능한 가장 뒤로 미루었죠. 그러나..."

 신부는 없었던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시늉을 했다.

 "저희는 끝을 없앨수는 없었고, 시간을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끝이 다가왔을때, 저희가 사라질 때가 되었을때 저의 사랑은 저에게 말했습니다. '아, 나의 사랑. 저희가 사라질 때가 왔군요. 삶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하찮고 의미없는 시간이었지만 저희는 끝까지 함께였습니다.' 저는 두려웠지만, 사랑하는 임과 함께 행복하게 사라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계수님께선 저희에게 두번째 기회를 주신거나 다름없습니다."

 신부는 당신의 손을 꼬옥 잡는다.

 "저희에게 주어진 두번째 기회,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누군가의 꿈이 아닌, 존재로서의 가치를 가지겠습니다."

 신부는 그 자리에서 일어난다.

 "당신의 하인이 도착하는대로 결혼식을 울리겠습니다. 식이 끝날때까지 카메라와 그 하인과 종탑에서 나오지 않는걸 추천합니다."

 신부는 자기 할 말을 끝내고 방을 나선다.

 "조금 상대하기 힘든 분이에요, 그렇죠?"

 카메라 보이가 말한다.

 비가 내린다. 차갑지도 축축하지도 않은 신기한 비. 아무리 맞아도 젖지 않는 이상한 비. 당신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한다면 비는 당신도 모르게 그것을 피워낸다. 신부는 당신에게 자격을 주었다. 이 정원에서 당신은  꿈의 힘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카메라 보이는 당신이 만들어내는 것들을 찍으며 좋아한다.

 "거기, 자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당신은 어떠한 목소리를 듣는다. 그것을 듣자 당신은 잠결에 들듯 몽롱하고 몸이 붕 뜨는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아아, 잘 됐군. 그녀의 선물이 자네에게 목소리가 닿을 수 있게 했어. 자, 어서 일어나게. 다른 세계의 친구여."

 당신은 일어선다. 당신은 할로윈 축제의 마녀가 부리는 세뇌 주문에 걸렸던 것처럼 그의 말에 복종하게 된다.

 "일단 옆에 있는 친구를 재워버리게. 일이 끝날때까지 위험에 처하게 두면 안 된다네."

 당신은 꿈의 힘을 빌어 카메라 보이가 깊은 잠에 빠지도록 한다. 카메라 보이는 장미 정원에 풀썩, 떨어져 버린다.

 당신은 자신을 제어할 수 없게 된다. 당신이 이 세계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처럼, 당신은 오감과 육감을 포함한 많은 것을 잃어버린다. 마치 꿈과 현실의 중간을 거니는 것처럼.

 "그래... 이렇게 된 건 미안하네. 하지만 시간이 별로 없어. 그녀를 막아야 해."

 당신은 목소리의 조종을 받으며 움직인다. 찬란한 정원의 방을 나서, 바로 옆에 있는 은색 유리문 앞으로 간다.

 당신은 꿈의 힘으로 문을 잠가버린 봉인은 풀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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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잭톰2 17-12-03 15:50
 
꿈 속 존재는 참 덧없는 삶을 사네요. 마지막에 나온 인물은 신랑일까 새로운 얼굴일까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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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매드해터 17-12-03 15:52
 
의외로 빨리 알려질듯 하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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