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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를 채우는 나무
작가 : The매드해터
작품등록일 : 2017.11.26

온갖 이야기와 꿈, 기억들이 뒤섞인 특별한 세계.
당신은 세계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어, 세계의 주민이 된 이야기들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여섯번째 이야기 - 가짜 거리의 결혼식(2)
작성일 : 17-12-02 21:01     조회 : 287     추천 : 1     분량 : 3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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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서로를 사랑했다. 존재하게 된 그 순간부터, 그들은 서로를 원했고 또한 서로를 갈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꿈의 존재라는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꿈은 언젠가 깨어나기 마련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때가 되면 자신들은 소멸해 버린다.

 자신들은 현실의 존재가 아닌 꿈의 존재이기 때문에 윤회의 사상, 환생의 희망,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 그런 것들을 가질 수 없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거에요. 깨어날 수 없는 잠, 먼지조차 없는 '무'로 돌아갈 겁니다."

 꿈의 신랑이 말했다. 그의 신부는 두려움에 온몸을 벌벌 떨었다. 그러나 그것은 소멸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안 돼요, 그럴 수는 없어요! 저희를 때어놓을 수는 없어요!"

 "저 역시 그대와 함께 하고 싶어요. 하지만 이건 저희의 운명이에요. 당신도 알잖아요, 깨어나면 우리는 사라진다는 것을. 저희는 받아들여야 해요."

 하지만 신부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는 가능한 오랫동안, 아니 영원히 끝나지 않는 무한한 시간 동안 사랑하는 임과 함께 영원을 살아가고 싶었다.

 꿈의 신부는 시간을 늘였다. 그들의 세계는 꿈이었기에 꿈의 주인공인 자신들의 뜻대로 세상을 조종하고 바꿀 수 있었다. 신부는 세상의 '끝'에 해당하는 시간을 저 멀리 뒷편으로 넘겼다.

 꿈의 신부는 영원에 가까운 시간동안 사랑하는 임과 함께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꿈의 신랑은 알고 있었다.

 영원이란건 없다는 것을, 끝은 반드시 다가온다는 것을. 끝을 사라지게 하는 것, 그것만은 할 수 없었다.

 물론 신부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웨딩홀의 뒷편에 세워진 종탑으로 들어가면 여러 방이 있었고 그중엔 신부의 대기실이 있었다. 문짝엔 황금색으로 장미를 수놓은 유리 문이 있었고, 파랑새들은 당신을 그곳으로 데려갔다. 문을 열자 당신의 눈 앞에 펼쳐지는것은 거울이 가득한 거울의 방이었다. 바닥, 천장, 벽, 모든 것이 반짝반짝 윤이 나는 거울로 된 방이었고 그 중간에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부가 앉아있었다.

 "아, 당신이 관찰자라는 자로군요!"

 눈처럼 뽀송뽀송하게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당신을 보며 일어섰다. 하얀 면포까지 쓰고 복장은 결혼식의 주인공답게 매우 아름다웠지만 그걸 입고 있는 신부는 괴상망칙한 모습이었다. 인간, 아니 생명의 형상조차 갖추지 않는 무엇인가가 웨딩드레스를 걸치고 있었다. 소용돌이 모양의 빛나는 문양이 머리 모양을 하고 있었고, 두 손은 빛으로 이루어진 선이었다. 치맛폭의 안에선 하얀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고대 벽화에 새겨진 문양, 좋게 말하면 정령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카메라에게 당신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신부는 빛으로 된 손 모양의 무엇인가로 당신의 두 손을 잡는다. 당신은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기묘한 느낌을 받는다. 마치 꿈속을 거니는듯한 몽롱하고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듯한 기분이다.

 "너희들은 그만 나가보거라."

 신부는 파랑새들에게 물러가라고 명령했다. 새들은 군말 없이 곧바로 대기실을 나섰다.

 "관찰자님, 제가 당신에게 무례한 부탁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저는 밖에서 기다리는 하객들에게 죄책감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이대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어째서죠?"

 신부는 밤하늘 망토의 여인을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가 말을 하자 화들짝 놀랐다. 신부는 여인에게서 떨어져 경계심을 갖고 물었다.

 "당신은 뭐지? 여긴 대체 어떻게 들어온거야?"

 "너무 놀라지 마세요. 저는 세계수님의 대변자... 관찰자님이 이 세계를 돌아다니는것을 무사히,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한낱 도우미입니다."

 여인은 한 치의 흐뜨림 없이 공손하고 예의 바르게 신부의 물음에 대답한다.

 "도우미? 카메라 보이에게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저에 대한 얘기를 듣지 못하셔서 제 말을 믿지 못하시는군요, 이해합니다. 현상에는 항상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안심하십시오. 제가 방금 한 말은 사실이며, 저는 당신을 해칠 의도가 없으니까요. 저는 모든 행동을 관찰자님의 선택에 맡기는 자입니다. 자의적으로 당신에게 해가 되는 역할은 하지 않으며, 제가 스스로 움직이는 때는 관찰자님을 지킬 때 뿐이니 그것을 명심해주길 바랍니다."

 여인이 그렇게 말하자 신부는 경계심을 조금 풀었다.

 "그렇다면 잘 됬군."

 신부는 품에서 우주의 색을 띈 장미 부케를 꺼내들었다. 여인의 망토처럼 꽃은 별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신부는 여인에게 부케를 던졌다. 부케를 받은 여인은 그것을 들고 서있었다. 꽃다발이 그녀의 망토와 어우러져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관찰자님께 하려던 부탁은 당신에게 맡기도록 하지. 당신이 할 임무는 간단해. 지금부터 완벽의 세상으로 가서 지금보다 더 멋진 웨딩드레스와 케이크를, 아니 결혼식장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가져오도록 해."

 "죄송한 말씀하지만 방금도 말씀드렸다시피, 전 관찰자님의 선택에 따라 행위하고 저 분을 옆에서 보필..."

 여인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그녀가 딛고 있던 거울 바닥이 갑자기 빛나며 여인이 그 안으로 빨려들어갔기 때문이다. 신부가 여인에게 쥐어준 부케가 그녀를 완벽의 세계로 잡아당기고 있었다. 여인은 곧바로 원인을 눈치채고 부게를 던졌지만 이미 늦었다.

 "관찰자님!"

 여인은 당신을 불렀다. 곧이어 그녀는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여인이 던진 부케는 빛이 되어 소멸해 버렸다.

 "걱정하지 마세요, 일을 끝내면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어있으니까."

 신부가 당신을 향해 말한다. 그때 문이 덜컹 열리더니 카메라 보이가 들어왔다.

 "사진 촬영 시간 됬... 관찰자님?"

 "촬영 시간이 미뤄졌다. 시간이 될때까지 자네가 이 분을 보필하고 있게."

 카메라 보이는 몸을 흔들어 수락의 표현을 보이곤 당신의 근처로 다가간다.

 "같이 다니던 분은 어디로 가셨나요?"

 "카메라, 절대로 그 이에게 그분을 데려가지 말게나."

 "알겠습니다."

 신부의 불같은 명령에 깜짝 놀란 카메라 보이는 자신이 한 질문을 까먹어 버렸다.

 "난 화장을 고쳐야하니 그 분을 찬란한 정원의 방으로 데려다주게."

 카메라 보이는 따라와달라고 한다. 당신은 그를 따라 신부의 방을 나서게 될 것이다.

 별빛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물론 그것들은 결혼식에 모인 하객들과 반짝거리는 예식장 의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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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잭톰2 17-12-02 22:21
 
상당히 무례한 신부님이네요. 욕심있는 사람도 나쁘진 않죠. 하지만 올바르게 표현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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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매드해터 17-12-02 22:33
 
ㅎㅎ 과연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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