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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를 채우는 나무
작가 : The매드해터
작품등록일 : 2017.11.26

온갖 이야기와 꿈, 기억들이 뒤섞인 특별한 세계.
당신은 세계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어, 세계의 주민이 된 이야기들을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여섯번째 이야기 - 가짜 거리의 결혼식(6)
작성일 : 17-12-05 21:25     조회 : 328     추천 : 1     분량 : 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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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꿈을 꾼 자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기분 좋게 일어났다. 그 자는 모든 것을 감싸줄 것만 같은 부드럽고 포근한 배개와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날따라 평소보다 더 개운하게 깨어날 수 있었다. 꼭 기분 좋은 꿈을 꾼 것 같았다. 무슨 내용인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지만 따뜻하고 훈훈한 꿈이었을것 같았다.

 

 과연 삶이라고 부를 수도 없었던 그들의 시간은 정말 하찮은 것이었을까? 그걸 판단할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을 기억하는 자도, 알고 있는 자는 없으니까. 그들의 이야기는 짧고, 흔하고, 의미 없고, 특별하지도 않은 그런 것이다. 그저 자고 일어나면 깨어나고마는 한 순간의 꿈일 뿐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서 끝을 두려워하고,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고 때로는 싸우기도 했지만 그들은 함께였다. 그렇다, 그들은 함께였다.'

 

 

 신부는 사라져버린 신랑을 바라보며 구슬프게 웃고 있었다. 당신이 종을 울렸다해도 그가 소멸되는걸 막을 순 없다.

 신부는 망연자실해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신부는 눈물을 흘렸다. 떨어진 자리에서 얼음 결정이 피어나는 이상한 눈물을 흘렸다.

 신부의 슬픔으로 예식장이 무너진다. 종탑도, 주례사의 자리도, 기둥과 화분도. 당신 옆에 있던 꿈의 힘을 응집시킨 기계장치마저 박살난다. 당신의 몸은 아무런 탈 없이 신부의 옆에 사뿐히 내려와진다. 기계장치가 파괴되며 당신은 꿈의 힘을 잃어버린다. 신부는 당신을 바라본다.

 "아아, 관찰자님... 정말... 정말 죄송해요."

 신부는 당신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다. 눈물이 그치질 않는다.

 "이런 일에 끌어들여서, 그런 꼴을 보여드려서..."

 무너지고 박살이 나버린 예식장의 파편들이 빛무리가 되며 소멸되어갔다. 신부는 막지 않았다. 자신의 소중한 것들이 사라져가는걸 보고만 있었다.

 "그저, 이해시켜드리고 싶었어요. 그이도, 당신도, 우리를 위해 모인 하객들도. 소멸이란게 얼마나 두려운건지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기억하는 이도 없고, 잠도 죽음도 영체화도 아닌 끔찍한 최후에 대한 무서움을. 그래서 이렇게 번거로운 계획을 짠거에요."

 신부는 고개를 들어 당신과 눈을 마주친다.

 "하지만 이젠 상관없어요. 그이가 없으니까, 나 혼자 남았는데 살아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저는! ... 저는."

 그녀는 자신의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어쩌면 이렇게 된다는걸 알았던걸지도 몰라요."

 신부는 일어섰다. 그러더니 어느때처럼 공손한 자세를 취하곤, 손에서 하얀 불꽃을 일으켜 당신의 가슴 속에 넣는다.

 "그건 제가 낼 수 있는 마지막 힘이에요."

 신부의 치맛자락이 빛무리가 되어갔다. 그녀도 소멸되고 있었다.

 "죄송해요, 꿈의 힘이 무너져서 당신의 도우미를 원래 세계로 돌려보낼수가 없어요. 하지만 제가 보내드리는 곳으로 가시면 방법을 찾으실 수 있을거에요."

 신부는 소멸되기 직전, 그녀는 당신에게 키스한다. 입이라는 기관은 없지만 당신은 그녀의 따뜻한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안녕히, 관찰자님."

 그리고 그 키스는 힘을 발동시키는 기폭제였다. 당신은 빛이 되어 날아갔다. 소멸되어가는 신부와 예식장, 그리고 돌무더기를 해치며 나오는 카메라 보이를 끝으로 당신은 가짜 거리의 결혼식을 떠난다. 당신은 동쪽 끝자락에서 빛나는 섬광을 향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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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잭톰2 17-12-05 21:56
 
처음부터 끝까지. 결국은 가짜였네요.
사랑은 진짜였겠죠?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The매드해터 17-12-05 23:00
 
다 꿈인거죠ㅎ 사랑도 꿈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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