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세계 1등으로 폐쇄적인 나라답게,
툴루즈 제국은 15세 이하의 귀족 여아는 외부 활동을 할 수 없었다.
그에 따라 허슨 아가씨도 모든 것이 비밀리에 부쳐졌는데,
비밀과는 거리가 멀게 그녀에 대한 구설수는 하루가 멀다 하고
아주 엿장수의 엿처럼 쭉쭉~ 늘어났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유명하지만, 베일에 감춰진 허슨 아가씨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기 위한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 입에 오르기 위한 조건은 비교적 간단한데,
참고로 당신도 유명해지고 싶다면 아래 조건만 충족시키면 된다.
조건 1. 흥미롭다.
조건 2. 재미있다
조건 3. 짜릿하다
조건 4. 흥미롭고 재미있고 짜릿하다.
할 말 없을 때, 처음 만나서 뻘쭘할 때,
허슨교의 롤모델! 유일신!인 ‘허슨 아가씨’는 참 좋은 주제였는데,
“백작가 아가씨...”라고 서두만 던져도,
한 시간, 두 시간은 훌쩍!
어색함도 훌쩍!
마시려던 술도 훌쩍!
안주도 훌쩍!
일명, 훌쩍! 마법이 발현된다.
제국민들은 친구던 연인 사이던, 처음 만났던,
침 튀기며 백작가 아가씨를 주제로 토론의 장을 벌이곤 했는데,
다른 무엇보다 뜨거운 감자였던 것은
그녀의 생김새였다.
땅거미 마을의 대장장이 해치는
백작가 아가씨가 그가 소싯적에 날린; 날렸다고 주장하는
머리통 주인인 오크의 새끼라고 말했고
오동나무 마을 팔로니아 할머니는
흰 스타킹을 신은 하체 비만 스컬 아가씨,
핀 마을의 소나는
흰 슈미즈를 입은 오크와 트롤의 오대 오 조합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수만 명의 제국민들은 각양각색의 백작가 아가씨를 상상하며
자신의 백작가 아가씨가 맞다며 싸웠는데,
그 어떤 모습이던 간에 공통점이 있었으니,
허슨 백작가 아가씨는
모두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전설에 한번쯤 꼭 나오는 괴물이었다.
그중 가장 이쁘다고 말할 수 있는 아가씨가
소록 마을의 3 살짜리가 반짝이는 눈으로 말한
“백작가 아가씨는 죽은 엘프의 엄지발가락처럼 생겼어!”
엄지발까락이었으니,
그 이상의 모습들은 상상력이 부족한 작가 대신에
당신들에게 맡기도록 하겠다.
다음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