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연애GO자
작가 : 변청하
작품등록일 : 2017.11.7

외로운데 소개받긴 싫고, 외로운데 누굴 만나기가 귀찮은 연애고자, 진나봄.
그녀 앞에 고난도 면담 스킬을 활용하여 여자를 꼬시는 날라리 정신과 의사 이설호가 나타난다.
이 시대의 연애고자들을 위한 공감자극 로맨스.

 
다시 찾아온 악몽
작성일 : 17-11-26 14:21     조회 : 249     추천 : 3     분량 : 555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0화 다시 찾아온 악몽

 

 

 

 

 

 “만나서 할 얘기에요.”

 “밖이라구 했잖아요. 다음에..”

 “황 박사님 얘기인데요?”

 “황 박사님이요?!”

 

 너무 놀라 소리를 크게 질러버렸다. 운전하던 팀장님도 갓길에 차를 멈춰 세우고 나의 통화에 집중했다.

 

 “네. 황 박사님이.. 음..”

 “..알겠어요. 일단 만나요.”

 

 통화를 끝마친 나의 동공이 조금 떨렸다. 설마 황 박사님께 무슨 일이 생긴 거라도 아닐까, 너무나도 불안했다. 26살이나 먹었지만, 아직까지 내겐 정신적인 보호자가 필요했다. 그 유일한 정신적 보호자가 황 박사님이었기에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난 겨우 붙잡고 있던 정신줄이 끊어질지도 모른다.

 

 “나봄 씨, 괜찮아요?”

 

 다정히 물어오는 팀장님의 질문에 난 멍하니 있다가 애써 괜찮다며 답변했다. 분위기를 파악한 눈치 빠른 팀장님이 차를 돌렸다.

 

 “술은 다음에 먹고, 오늘은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어디로 가면 되나요?”

 “..일단 저희 동네로 가주세요.”

 

 갑자기 심각해진 내 분위기에 팀장님은 황당했을 법도 한데, 그는 최대한 침착하게 운전을 하고 있었다. 난 갑자기 머릿속에 그려지는 온갖 상상에 혼자 식은땀을 흘리고 눈물을 지으며 걱정만 하고 있었다. 혹시 황 박사님의 건강이 악화되어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내 인생은 일시정지가 되어 모든 것이 올스탑 될 것만 같았기에.

 

 “나봄 씨, 다 왔는데, 정말 괜찮아요?”

 “..아. 네.. 정말 죄송해요. 팀장님..”

 

 동네로 도착해서야 난 그에게 사과를 건넸다. 진작 건네야할 사과였는데, 그제야 정신이 조금 들었다.

 

 “아니에요. 술은 다음에 먹으면 되는 거죠. 우리 이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만날 텐데.”

 “네. 꼭 만나요. 다음 주에는 제가 술 살게요.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팀장님과 더 나누고 싶었던 대화도 급히 마무리 지으며 차에서 내렸다. 항상 팀장님의 차가 골목길을 빠져나갈 때까지 배웅을 하곤 했었는데, 오늘은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이설호 의사가 사는 신축빌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돌팔이 의사가 사는 집 호수를 누르고 호출을 눌렀더니 이내 자동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순간에도 난 불안감의 연속이었다.

 

 “저기요. 저 왔어요. 얼른 문 좀 열어요.”

 

 엘리베이터에서 허겁지겁 내려 그의 집 문을 세게 두드렸다. 그러자 이내 그가 밖으로 나왔다.

 

 “벨 못 눌러요? 벨이 있는데 문을 그렇게..”

 “무슨 일이에요. 황 박사님께 무슨 일이 있는데 그래요.”

 “...일단 들어와요.”

 

 그의 집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에도 나는 애써 침착하려 애를 썼다. 그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신경안정제라도 먹어야하나,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뭔데요. 진짜..”

 “밥은 먹었어요? 먹었겠죠? 시간이 이렇게 늦었는데.”

 “그게 지금 중요한 게 아니구..”

 “근데 진짜 어디 있었어요. 증세는 좀 나아졌고요?”

 “뭐하시는 거예요. 진짜. 황 박사님 정말.. 어떠신데요?”

 “황 박사님....”

 “..많이 안 좋으신 거예요..? 어떡해..”

 

 상상하던 모든 불안감이 터져 나와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렸다.

 

 “황 박사님 이번에 신경정신의회에서 회장으로 취임되셨대요.”

 “네?”

 

  난 그의 전화를 받지 말았어야 했다. 돌팔이의 말 따위 믿지 않았어야 했다. 태연한 그의 말에 난 내 귀를 의심했다. 꽉 쥐고 있어 심지어 엉켜있던 긴장감이 탁 하고 풀어졌다. 힘이 빠져 난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괜찮아요?!”

 

 풀썩 주저앉은 나를 걱정하기라도 하는 듯 그는 재빠르게 내 앞으로 다가왔다. 몸을 숙여 나와 눈높이를 맞추어 상태를 체크했다.

 

 “어디 아파요? 왜 이래요.”

 “진짜...”

 “...”

 “너무 다행이에요...”

 

 하지만 그에 대한 분노보다도, 팀장님에게 전할 고백의 기회가 날아갔다고 해도, 박사님께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은 것이 너무나도 다행이었다. 긴장감과 함께 툭 터져버린 눈물샘이 멈추질 않았다.

 

 “흑...”

 “왜.. 왜 이렇게 울어요. 박사님이 회장된 게 그렇게도 좋아요..?”

 “...”

 “나봄 씨 생각보다 되게 권력 중요시 하는구나.”

 “..뭐라구요?”

 

 주먹이 나갈 뻔한 것을 참아냈다. 혜자선생님이 꽃으로도 사람을 때리지 말라 하셨는데, 이 사람은 꽃이며 줄기며 뿌리며 다 끌어모아다가 때리고 싶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저딴 말을 할 수 있을까.

 

 “지금 장난해요? 제가.. 제가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는데요. 그쪽이 황 박사님한테 큰 일 난 것처럼 얘기했잖아요. 정말 무슨 일이라도 난 줄 알고.. 흑..”

 

 난 그에게 분노를 쏟아내려고 해도 더 크게 밀려오는 안도감에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는 나의 눈물의 의미를 그제야 알아챘는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였다. 내가 울음이 터졌을 때부터 그는 안절부절 했지만, 이유를 들으니 더욱 동공이 커졌다.

 

 “정말요? 제가 그랬나.. 그런 거 아닌데..”

 “그런 식으로 진짜 장난치지 마요. 장난도 정도가 있지..”

 “저 진짜 나봄 씨가 그런 식으로 받아들일 줄 몰랐어요. 그냥 전.. 단지.. 이렇게 안하면 나봄 씨가..”

 “아직도 제가 그쪽 담당환자라고 착각하시나본데요. 절대 그런 거 아니니까, 이제 개인적으로 연락하지마세요.”

 

 서러움과 안도감이 조금 진정되니, 잠자고 있던 분노가 폭발해버렸다. 난 그의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자동문이 열리고 빌라에서 나오자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쳤다. 찬바람을 쐬어서 그런지 몰라도 순간적으로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기분을 느꼈다.

 집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영 무거웠다. 그가 통화로 뜸을 들이긴 했지만, 내가 조금 오바해서 생각한 것이긴 하니까 말이다. 내가 어쩌면 그에게 분노를 표출한 것은 타이밍 때문인 것일 수도 있다. 하필 오늘, 팀장님에게 고백을 결심한 오늘 그는 그 타이밍에 나에게 전화를 걸었으니까.

 고백은 충동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생각해서 해보아도 충분히 괜찮은 것이다. 팀장님을 다음 주에도 분명 보게 될 것이니, 다음 기회에 마음을 전해도 늦을 건 없었다.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를 휘감고 돌팔이 의사에게 조금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그가 운이 나쁘게도 한순간에 내 화풀이 대상이 되어버렸으니까.

 하지만, 이기적인 나는 그에게 미안하다는 연락을 하지 못하였다. 황 박사님을 들먹이면서 나를 만나자고 한 게 잘못이지! 라며 5살 어린아이가 고집부리 듯 심통을 내었다. 유치한 합리화에 취해 그렇게 잠이 들었다.

 

 “으악!”

 

 악몽이다. 요즘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정말 오랜만이었다. 시계를 바라보니 새벽 3시 30분이 지나고 있었다. 이마엔 식은땀이 맺혀있는 게 느껴졌고, 온 몸에 한기가 돌았다. 감기일까, 라고 순간 생각이 들었지만 감기는 아니었다. 목이 텁텁하지도 않았고, 콧물을 훌쩍거리지도 않았다. 이건 분명 또다시 시작되는 악몽이었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을 겨우 일으켜 식탁으로 향했다. 작은 무드등의 불빛에 의존한 채 우울증 약을 찾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 적응하는가 싶었는데 역시 무리였나 보다. 커다란 알약을 목구멍으로 쑤셔 넣으니 심적으로 안정된 기분이었다.

 이렇게 악몽을 꾸고 잠에서 깬 새벽에는 더 이상 잠에 들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 억지로 잠을 청하려는 시도는 여태 수도 없이 해보았다. 대관령 목장에 있는 양의 마릿수보다 어쩌면 내가 더 많이 셌을 것이다. 정말 힘들 때는 불면증 약이 함께 섞인 우울증 약을 먹지만, 오늘은 그러고 싶진 않았다.

 

 『천지연』

 

 이제 점점 그녀를 잊었다고 생각했었는데, 항상 나는 다시 제자리였다. 그날 이후 처음이다. 초록빛 검색창에 그녀의 이름을 쳐보는 것은.

 TV 소주광고에서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본 후, 난 죽을 힘을 다해 다시 일어나려 애를 썼다. 그렇게 좋아하던 TV도 제대로 켜본 적이 없고, 인터넷 뉴스도 보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에서 그녀가 보이질 않더라도, 눈을 감으면 그녀가 보였다. 기억력이 좋은 편도 아닌데, 예전 그녀와 관련된 기억들은 새벽마다 더 또렷이 기억했다. 벌써 몇 년이 흘렀지만, 아주 선명한 문신을 한 듯 나에게 그녀는 지워지지 않는 존재였다.

 이렇게 생각하니, 무슨 잊지 못하는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것만 같은데 그녀가 기억 속에 등장하는 모습은 악마가 따로 없었다. 내 헛된 망상으로 어느 날은 칼을 들고 있거나, 끔찍한 도끼를 들고 있거나, 날카로운 톱을 들고 있었다. 악몽이나 상상 속에서 그녀는 항상 크고 날카로운 흉기를 들고 있었다.

 황 박사님은 이러한 망상이나 현상들이 그녀가 나를 해할 것이라는 불안 증세에서 비롯된다고 말씀하셨다. 난 지금도 엄청난 불안감 속에서 살고 있지만, 오늘 밤은 그녀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기도 한 분노감이 내 마음을 비집고 나와 버렸다.

 

 『대한민국 잡지사가 주목한 차세대 뷰티 아이콘』

 『이 모델을 주목하라! 천지연』

 『광고계의 떠오르는 샛별, 그녀는 어떤 연기를 선보일까.』

 

 온갖 기사와 칼럼엔 그녀를 주목해달라는 기사가 깔려있었다. 그녀는 한창 떠오르는 광고모델계의 신예인 듯 했고, 연기로도 발을 넓히는 듯 보였다. 내가 왜 이런 걸 검색하고 있지, 라고 중간에 회의감이 종종 들긴 했지만 궁금했다. 세상에 권선징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녀는 과연 하늘의 심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 말이다.

 하지만 내가 바라본 그녀의 모습은 권선징악은커녕 권악징선이었다. 내가 제일 억울한 것은 그녀의 유명세가 아니었다. 그녀의 일은 그만의 능력이니까, 그도 일은 해야 하니까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제일 억울하고 힘들었던 부분은 그녀에게 보내는 사람들의 평가였다. 깨끗하고 맑은 청순한 이미지인 얼굴만 보고, 그녀가 어떤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를 찬양했다. 단순히 얼굴과 몸매만 보고 그녀를 여신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그녀가 선행을 하지도, 봉사를 하거나 기부를 하지도 않았는데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아니냐며 사람들은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난 여태 제대로 받지 못했던 사랑을 그녀는 그때도, 지금도 받고 있었다. 어떠한 노력을 하지 않았어도 그녀에게 사람들은 다가갔고, 지금도 사람들은 그녀에게 다가간다. 홀로 남은 난 이렇게 불면증에 시달려 악몽에 시달려 어두운 방안에서 그녀의 기사를 훔쳐보고 있는데 말이다.

 

 “청순? 순수? 참나. 사람들은 걔가 꼴초라는 건 알까?”

 

 내가 한 말이 아니다. 새벽에 깨어있는 때가 많은 유희에게 톡을 날렸더니, 역시나 자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내게 전화를 걸어 ‘또 악몽 꿨어?’라며 다정히 물어주었다. 이렇게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건 예나 지금이나 유희뿐이었다.

 

 “너도 맘 아프게 왜 그런 거 찾아보구 있어.”

 “궁금하잖아..”

 “하긴.. 나도 너한테 말은 안했지만, 열 불나게 찾아봤지. 말 안하려했는데, 너가 굳이 찾아봤다니깐..”

 “뭔데?”

 “내가 다 억울한 거야. 너 이렇게 만들어놓은 애가 사람들에게 천사취급 받으니까. 그리고 걔가 학창시절에 좀 놀았냐. 인터넷에 과거 다 까발리자고 커뮤니티? 같은 데에 올렸단 말이야. 과거에 천지연 개쓰레기라고. 뉴스 기사 댓글에도 막 이 사람 과거에 사람도 패고 담배도 폈다고..”

 “야.. 그런 건..”

 “왜. 너 때문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거야. 빡쳐서 잠이 와야지.”

 “그랬더니 사람들은 뭐라는데.. 같이 욕해..?”

 “그게 더 빡이 치는 거야. 우리 언니 절대 그럴 사람 아니래. 그리고 제일 기가 막힌 댓글은 이런 거 올린 사람도 친구라니.. 열폭 오진다. 라는 댓글이었어. 내가 언제 천지연 친구래? 참나.”

 

 새벽에 전해 듣게 된 대한민국의 현실은 아직 그랬다. 아직 내가 살아남기에 충분하지 않은 세상이었다.

 

 

 

 

 

 

 

 
작가의 말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3 재회 2017 / 12 / 2 215 0 4505   
12 D-day (2) 2017 / 11 / 30 244 1 4695   
11 D-day (1) 2017 / 11 / 29 254 2 5054   
10 다시 찾아온 악몽 2017 / 11 / 26 250 3 5551   
9 할 말 많은 고백 2017 / 11 / 25 245 3 4829   
8 뜻밖의 외박 2017 / 11 / 22 237 3 4956   
7 뜻밖의 데이트 2017 / 11 / 20 229 3 4954   
6 뜻밖의 휴무 2017 / 11 / 16 247 3 4394   
5 그의 정체 2017 / 11 / 14 263 3 6448   
4 우연이 세 번이면 운명이 된다 2017 / 11 / 11 277 3 6177   
3 따듯한 감기 (2) 2017 / 11 / 9 270 4 6224   
2 화려한 회식 (2) 2017 / 11 / 8 302 5 4787   
1 빨리 찾아온 겨울, 느리게 찾아오는 연애 (6) 2017 / 11 / 7 443 5 470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