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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빠를 구합니다
작가 : 강시티
작품등록일 : 2016.9.8

"내가 임신이라고?"
결코 평범하지 않은 과거를 지닌 낭랑 18세
부모를 닮는다는 말, 이제 그 뿌리를 뽑을때가 된거같다.
18살 예비맘의 '진짜' 아빠 찾기

 
7. 또 그자리
작성일 : 16-10-26 00:34     조회 : 547     추천 : 0     분량 : 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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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유태우 오늘도 학교 안왔어?"

 

 벌써 3일째다. 잠깐 바람쐬러 나가는거 조차 서로에게 알리고 그것만으로 이야기거리가 되었던 예전의 우리와 왜 지금은 다른걸까

 

 "연락..오겠지"

 

 이대로 네가 나를 영영 떠났을까봐. 난 그게 제일 무서워.

 

 또 이 자리.

 우리 사이 생겨버린 벽 같이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큰 대문 앞 돌계단. 매일 거기서 너를 기다린다.

 대문을 나오는 너라도 볼 수 있다면, 잘 지내나 확인만 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왜 이제 왔냐고, 내 생각 안하냐는 그 말도 안할테니까, 내 눈앞에 니가 보였으면 좋겠다.

 

 

 "또 여기네?"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에 혹시나 하고 고개가 돌려진다.

 

 "아..네"

 "그쪽은 왜 왔어요? 태우 소식 알아요?"

 

 "태우 소식보다 너 그쪽이 뭐냐 섭섭하게"

 

 "....."

 

 "뭐라고 부를지 모르겠으면 선택해. 5지선다형이야."

 "1번 오빠 2번 선배는 아니지만 선배 3번 한서야~하고 다정히게 4번 서한서 5번 삼촌"

 

 "그냥 그쪽이라고 하면 안되요..?..그중에는..."

 

 "우리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던건가? 나만 그렇게 생각했던거야?"

 

 "....죄송해요"

 

 "어....? 아.. 너 너무 우울해보이길래 그런거지, 장난이야. 너 편한대로 해"

 

 ..

 

 "태우가 그렇게 좋아?"

 

 "내 전부니까요, 이제 걔 없이 어떻게 사나 싶은데 제가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어요?"

 

 "그럼 태우 좋아하는것도 좋아하겠네?"

 

 "네...?"

 

 좋아하는 게 뭐였더라. 한번이라도 자기 취향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했던적이 있었던가? 나 여태 그런것도 모르고 있었던거야?

 

 "태우 취향 특이한거 알지? 진짜 웃긴다니까"

 

 "......."

 

 "너 몰라? 하긴 걔라면 그런 말은 잘 안하겠다"

 

 "네.."

 

 "잘됐다."

 

 "....네?"

 

 갑자기 손목을 홱 낚아채는 한서,

 

 "태우 좋아하는거, 내가 소개시켜줄께. 좋지?"

 

 사람이 늘 저렇게 해맑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항상 밝다. 힘들때 항상 곁에 있는게 신기할 다름이다.

 가족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겠지. 따뜻하고 편안한.

 

 "아 근데."

 "조건이 있어"

 

 "뭔데요?"

 

 "너 다 소개시켜주기 전까지 말놔."

 

 "에..?"

 

 "고작 1살 많은데 존대 듣는 거 못하겠다. 어색해서"

 "약속해"

 

 "허..??"

 

 쥐도새도 모르게 한쪽 손을 낚아채서 새끼손가락을 걸어버린다.

 

 "약속한거다? 약속은 지켜야지?"

 

 

 **

 

 "태우는 노래 부르는거 좋아해."

 

 날 끌고 들어간 노래방. 핑계같은데 믿어도 되나?

 

 "진짜 좋아하는거 맞아요?....맞아?"

 

 "옳지! 말튼 기념으로 한곡!"

 

 "아..난 괜찮은거 같은데...요"

 

 ......

 

 

 "더 알고 싶지 않은가보지? 그래 그럼. 갈께"

 

 

 

 

 ♬

 

 

 멀어져가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난 아직도 이순간을

 이별이라 하지 않겠네

 

 달콤했었지 그 수많았던 추억속에서

 흠뻑 젖은 두 마음을

 우리 어떻게 잊을까

 

 아 다시 올거야

 너는 외로움을

 견딜수 없어

 

 아 나의 곁으로

 다시 돌아올거야

 

 그러나 그 시절에

 너를 또 만나서

 사랑할 수 있을까

 흐르는 그 세월에

 나는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려나

 

 

 

 "내가 최신노래를 잘 몰라서.."

 말하는 채이의 두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어려 있었다.

 

 "잘 하는데 뭘"

 

 "너무 보고 싶다..진짜...미치겠어"

 

 이를 악물고 나오려는 눈물을 참으며 내뱉는 한글자마다 진심이 묻어나는 그 말을 그 누가 무시할수 있었을까

 

 

 

 쾅쾅쾅-

 

 "야 유태우 이 새끼야 나오라고!!"

 

 쾅쾅-

 

 "셋만에 나와, 형이라고 계속할꺼면 빨리 나오라고..!!"

 

 이성을 잃은 듯 한서는 응답없는 대문을 계속해서 곧 부서질것 처럼 두드려댄다.

 

 "진정해요...진정 이러다가 고장나면 어쩌려고요"

 

 띵동-

 "유태우 나와. "

 

 띵동- 띵동-

 

 자기가 화날건 또 뭔데, 봐야하는건 난데 왜 더 발끈해서 저러는데

 

 "그만하라고!! 그만하라잖아, 없는게 뻔한데, 니가 뭔데, 뭔데 나보다 더 이러는 건데!!"

 

 "너 우는거 보기 싫으니까!"

 

 "넌 울면 보는사람이 미안해지게, 보는사람 조차도 아프게 운다고, 너 우는거 이젠 그만 보고 싶다고 난!!"

 

 "웃고 살아도, 하루종일 웃어도 행복하기 힘든데, 난 니가 웃는 걸 본적이 없어. 항상 유태우 때문에 항상 울었잖아. 그런데 왜 이제 행복하게 살면 안되냐. 좀?"

 

 "걔가 나를 행복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 이제껏 내 행복은 걔였는데, 무슨 행복은...."

 

 "후....."

 

 

 다시 만났던 그자리에서, 돌다리에 나란히 앉아있는 두 사람.

 

 "화내서 미안요.. 순간 욱해서"

 

 "끝까지 요지? 아주. 너도 놀랬겠네 미안하다.."

 "벌써 열시네, 집에 안가도 돼?"

 

 "집..? 그냥 숙박업소인데..아주 괜찮지요"

 

 "그리고, 아직 말놓는거는 좀 힘들어요. 나보다 한두살 많은 사람이랑 친한게 이번이 처음이라, 괜찮죠?"

 

 "그것도 맘대로해, 근데 오래는 안돼. 최대한 빨리 연습해"

 

 "유태우랑 언제 처음 만났어요? 궁금하다"

 

 "그게.. 내가 중2때 였는데 축구하고 공차면서 집에 가고 있었는데 저기 저 큰 대문 내가 저 집에는 도대체 누가 살고 있을까 해서 맨날 슬쩍 들여다보고 했었거든, 그리고 그날도 빼꼼히 안에를 보고 있었고"

 

 "나도 놀랐는데, 다 그런가 보네요"

 

 "응, 이 근방에서 이 집 꽤나 유명하지. 인근에 이런 대형주택이 없잖아.. 어쨌든 문틈사이로 보고 있는데 어떤 남자애가 팬티만 입고 마당에서 손을 싹싹 무릎까지 꿇고 빌고 있는거야."

 

 "에..? 걔가 왜요?"

 

 "너 태우가 옛날에 꽤 유명했던 천재였던건 알려나? 걔가 방송도 많이 타고 그래서 유명했었거든 수학천재로."

 "그 집에 사람이 살고 있는것도 놀랐는데 그 사람이 유명한 애라는게 더 놀라웠었지, 그것도 첫만남에 팬티바람으로 게다가 그째가 겨울이었거든. 애가 마당에서 무릎꿇은채로 오들오들 떨고 있는게 얼마나 불쌍해 보였는지. 우리집이랑 그 집이 걸어서 20분이 었는데 옷 가지고 뛰어서 5분만에 다시 그 집에 도착했다니까? 그래서 옷 주고 얘기하고 뭐 그러다보니 친해지....."

 

 

 톡-

 

 한서의 어깨에 작은 얼굴이 떨어졌다.

 피곤했는지, 그새 쌕쌕 거리며 잠이 든 채이.

 쪼그려 앉아있는게 불편하지도 않은듯 누구 어깨에 기댄지도 모른채 세상 모르고 잠이 들었다.

 

 태우가 없는 3일 꼬박 잠을 설쳤는지 잡티하나 없는 하얀 피부가 유난히 창백해 보인다.

 

 "으음.."

 

 한서가 돌아간 채이의 머리를 다시 돌려 준다.

 

 "아주 자기 집 안방인 줄 알겠어."

 "진짜 사람이 이렇게 안웃냐.."

 

 그때,

 채이의 입꼬리가 보기좋게 올라간다.

 좋은 꿈이라도 꾼건지, 그 미소는 세상 행복해 보인다.

 

 '두근-'

 

 그리고 그 아프게 예쁜 미소는 또 한사람을 흔들리게 한다.

 

 "아..씨..안보여준 이유가 있었던 거네.."

 

 "진장하자, 진정."

 

 "웃지마! 웃으니까 별로네..뭐"

 

 말과는 다르게 한서의 시선은 지꾸만 채이를 향한다.

 

 그리고 그 미소는 한여름밤의 꿈처럼 이내 사그라들었다.

 

 

 '이제 꿈이었으면, 둘이 있는 이 시간이 깨지 않는 꿈이었으면.'

 ..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내 동생이, 태우가 있는데, 무슨 멍청하고 나쁜놈 같은 생각을 한거냐 나"

 

 "야, 이채이 일어....나.."

 

 깨우려 하다가도 조금만, 얼굴만 보고, 십분만 더 라고 하면서 2시간이 지났다.

 팔이 저려온다. 2시간전 자세에서 움직이지도 못한채로 있어서 그런가 온몸에 쥐가 날 것 같다.

 

 "으음.."

 

 이제서야 서서히 눈을 뜬다.

 힘들다는 생각을 방금전까지 했지만 깨고 나니 아쉬운 기분은 뭘까.

 

 "지금 몇시에요? 잠깐 잠들었는데, 미안해요"

 

 "얼마 안잤지...2시간 주무셔서 현재 1시입니다 고갱님~"

 

 "에....??진짜..진짜로.. 미안...죄송해요. 안 힘들었어요?"

 

 "푸흡-"

 

 안절부절 못하는 채이의 모습이 한서는 마냥 우습기만 한듯 하다.

 

 "집에가자, 늦었으니까 데려다줄께"

 

 채이를 끌고 가려는데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야..안가?"

 

 또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채이의 눈이 향하는 곳에는

 

 

 

 "이채이"

 

 "유태우.. 이 나쁜놈아.."

 

 

 

 또 그 자리에는 그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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