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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빠를 구합니다
작가 : 강시티
작품등록일 : 2016.9.8

"내가 임신이라고?"
결코 평범하지 않은 과거를 지닌 낭랑 18세
부모를 닮는다는 말, 이제 그 뿌리를 뽑을때가 된거같다.
18살 예비맘의 '진짜' 아빠 찾기

 
10. 집에 가기 싫다.
작성일 : 21-09-05 03:56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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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우와- 진짜 바다야 바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신난 채이

 

 "나 진짜 바다 완전 보고 싶었거든. 한번도 와본적 없는데 진짜 좋다!"

 

 바다 바람에 흩날리는 채이의 머리카락에 태우는 다시금 심장이 일렁이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한참을 쏘다니던 채이는 아이같이 해맑은 얼굴로 태우와 두 손을 꼭 잡고 해변가를 걷기 시작했다.

 

 "근데 여자친구한테 막 신발 선물 줘도 돼?"

 

 "왜, 도망이라도 가게?"

 

 "아니 뭔가 이상해서"

 "너 시험기간 때는 생일이라도 미역국도 안먹고 팬티도 안 빨아입고 온갖 속설은 다 믿으면서 신발선물을 다 하는게 이상하잖아"

 

 "으휴"

 태우가 채이의 볼을 가볍게 꼬집는다.

 

 "난 너 믿어. 니가 도망갈리가 없잖아. 근데 넌 나한테 절대 신발 선물하지 말아야지"

 

 "왜? 넌 도망가게? 난 그럴리가 없고?"

 

 "난 약속은 지키는데 사람 일 한치 앞도 모르는 거다. 조심해"

 짓궃게 말하는 태우의 말을 웃어넘기는 채이이다.

 

 "저기 실례할게요~"

 "저희가 지금 달력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거든요. 두 분이랑 이 풍경이랑 너무 잘 어울려서 그런데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될까요? 완성된 달력은 꼭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참여해주시면 커플 외식상품권도 드립니다! 한 장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당연하죠"

 "추억 만들자면서 이런게 다 추억이지"

 싱긋 웃는 채이에 태우는 어안이 벙벙했다.

 

 "자, 찍을게요! 구분 사이좋게 마주보시고, 손도 좀 잡으시고 네~ 좋습니다"

 

 "하나 둘 셋!"

 

 "쪽"

 

 셔터 소리와 함께 까치발을 들어 뽀뽀하고는 싱그럽게 웃어보이는 채이

 

 "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나왔는데요? 완전 프로 같아요! 여기 핸드폰 번호 적어주시면 상품권 보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뭐야 갑자기.. 당황했잖아 나 이상하게 나왔으면 어떡해"

 

 "넌 원래 잘생겨서 괜찮아"

 

 또 태우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추는 채이에 기회를 잡을 듯 한 팔로 채이의 허리를 잡고 더 진하게 파고드는 태우다.

 

 "여기 공공장소야! 신고당하고 싶어?"

 급히 입을 떼는 채이에게

 

 "이렇게 아무도 없는 공공장소 봤어?"

 라며 다시 채이의 허리를 끌어당기고 입을 맞추는 태우였다.

 

 그의 말처럼 정말 둘 주변에는 고요한 파도만이 일렁이고 있을 뿐이었다.

 

 "너 여기 샀지"

 입맞춤이 끝나고 여전히 둘의 거리는 가까웠다.

 

 "내가 그정도는 아니지? 그냥 하늘도 돕는거야."

 

 "돕기는 무슨.."

 

 둘의 시간은 그렇게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처럼 느리게, 느리게 흘러갔다.

 

 "유테우! 이리와 봐! 이것 봐 잘 썻지?"

 

 모래에 크게 쓰여진 '태우 ♡ 채이'

 

 "푸하- 뭐야 진짜 초딩도 아니고"

 

 "초딩이라니 빨리 카메라 켜고 찍어줘. 글씨 다 보이게"

 

 모래 위에 새긴 글씨 옆에 꽃받침을 하고 사랑스럽게 웃고 있는 채이의 모습을 태우는 카메라에 한 번 담고, 눈 속에 두번, 세번 담았다.

 

 "다 찍었어?"

 

 "아니, 한번만 더"

 그렇게 채이의 모습을 좀 더 눈에, 마음에 눌러 담는 태우였다.

 

 "물 들어오기 전에 너도 빨리 찍어"

 

 거부하는 태우를 한사코 글씨 앞으로 데려다 놓는 채이

 

 "포즈 예쁜거-!"

 

 쭈그려 앉아있는 태우에게 채이는 포즈를 재촉한다.

 드디어 양 팔로 크게 하트를 그리고 썩소인지 모를 웃음을 짓는 태우가 만족스럽다는 듯이 채이는 사진을 찍는다.

 

 "어 유태우 니 폰 잠금 걸렸다. 니 폰이 잘 나오는데! 기다려봐 내거로 찍어줄게 가만히 있어"

 "이제 찍는다"

 

 촬영을 누르는 순건 물이 밀려들어와 글자가 쓸려내려간다.

 

 "지워졌네. 잘 찍혔어?"

 

 그나마 잘 나온 사진 조차 흔들려 채이의 입이 삐죽나왔다.

 

 "뭐 이런거 가지고 속상해해 일로 와봐"

 

 셀카모드로 카메라를 드는 태우를 보자 삐죽튀어나온 입을 집어넣고 환하게 웃어보이는 채이다.

 

 "오 역시~ 네 폰이 진짜 잘 나온다니까? 프사해야지~"

 어느새 밝아진 표정의 채이를 보고 태우는 어이 없다는 듯 웃었다.

 잘 나온 사진 한 장이 저렇게 좋을까.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어줄 수 있을까

 ..

 ..

 

 어느덧 성큼 다가온 가을의 짧은 해가 점점 수평선 아래로 기울어가고 있었다.

 

 "몇시 차야? 진짜 가기 싫다"

 

 "너 방금 그 말 위험한 발언이었던 거 알지?"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기다려"

 태우는 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는 자리를 떳다.

 

 기울어가는 석양아래 발게진 바다의 물결에 채이는 마음 깊히 알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

 

 '아빠 다음 아빠 생일 때는 꼭.. 꼭 같이 오자.. 나랑 바다도 보고 사진도 찍고 꼭 그러자..'

 차올라 일렁이는 눈물을 눌러담으며 들릴 때까지, 닿을 수 있을만치까지 마음으로 되뇌었다.

 

 "채이 아버지"

 "생신 축하드려요"

 태우의 손에 초가 몇개 꽃힌 자그마한 케이크가 들려있었다.

 

 "채이 예쁘게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채이가 촛불 분대요. 오늘은 안 울거예요"

 

 살짝 미소지으며 채이를 바라보는 채우의 눈빛과 진심에 채이는 참아왔던 눈물을 기어이 터뜨렸다.

 

 "유태우 진짜.. 이런 건 또 어떻게 알아가지고..진짜.."

 벅차오르는 눈물에 말끝을 잇지 못하는 채이를 말없이 꼭 안아주는 태우였다.

 

 "이채이. 혼자 고생했어. 이제 혼자 울고 그러지마."

 따뜻하게 토닥이는 태우의 손길에 채이는 그간의 서러움을 모두 눈물로 쏟아내었다.

 

 울음소리가 점차 잦아들고 태우의 품속에 여전히 폭 안겨있는 채이는 숨을 고르고 있었다.

 

 "어떻게 .. 안거야?"

 빨게진 눈으로 태우를 올려다보는 채이의 눈을 태우는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혼날라고 왜 말안했어. 하마터면 나 원망 들을뻔 했네"

 

 "정말루.. 고마워."

 다시 와락 태우의 품에 파고드는 채이의 모습이 귀엽다는 듯 태우는 채이의 코에 자신의 코를 장난스레 맞대었다.

 

 "케익 먹고 집 가자. 피곤하겠다."

 

 "이건 내 선물!"

 포크를 내미는 태우에게 채이는 손으로 생크림을 듬뿍 떠 얼굴에 발라주었다.

 

 "푸핫- 완전 웃겨 너무 많이 칠했나봐"

 해맑게 웃으며 어안이 벙벙해진 태우의 모습이 우습다는 듯 멀찌감치 서있는 채이이다.

 

 "알겠어. 너 일로와"

 질세라 손으로 듬뿍 뜬 생크림을 들고 채이에게 전력질주하며 달려가는 태우와 기겁하여 도망치는 채이의 모습은 그들이 학생임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렇게 무서운 기세로 달려오는 태우에게 채이는 어느덧 바다 가까이까지 몰렸다.

 

 "미안!미안! 아아악!"

 

 철푸덕-

 

 피하려는 채이와 달려드는 태우가 엉켜 결국 바닷물과 모래에 엎어져 엉망이 된 둘이었다.

 

 "악 어떡해 머리에 모래! 퉤! 입에도 들어갔어"

 쫄딱 비맞은 생쥐처럼 젖었을 뿐만아니라 온 얼굴과 옷 안까지 찝찝한 모래알이 굴러들어왔다.

 

 "푸흐"

 잔뜩 심각한 얼굴로 입에 들어간 모래를 연신 뱉어내는 채이의 모습에 태우는 자신의 몰골은 생각지 못하고 그만 웃음이 터져버렸다.

 

 "왜 웃...풉"

 서로의 꼴을 보고 웃음이 터진 둘

 

 "아 어떡하지. 샤워실도 없던데"

 

 "씻는 것도 문젠데 옷은 어떡해.. 나 여벌 안 가져 왔단 말이야"

 

 두리번 거리던 태우의 눈에 '여관' '방 있읍니다' 라는 빨간 글씨가 들어왔다.

 

 "일단 급하니까 저기 가서 씻고 옷 좀 빌려보자"

 

 '여관' 이라는 빠알간 글씨에 채이는 잠시 머뭇거렸으나 이 몰골로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니, 별 다른 선택 사항이 없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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