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을 하면서도 지금 티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두려웠다. 혹여나 안가겠다는 대답이 나올까봐 불안했다. 얼굴에 그런 생각이 드러난 것일까. 티아가 머그컵을 탁자에 내려놓고는 무릎 위에 올려져있던 내 손을 잡는다. 따듯한 온기가 전해졌다.
“걱정하지 마. 내일 갈 거야.”
“그래.”
“대신에 한 가지 부탁만 들어줘.”
“부탁? 뭔데?”
티아가 싱긋 웃는 걸 보고도 이상하게 안심이 들기는커녕 이 상황이 불편하게 느껴져 손을 빼고 달아나고 싶어진다. 하지만 실행하기도 전에 티아가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여는게 먼저였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내린 거야. 내일 추첨 용지 넣을 때.”
거기까지 들었을 때 머릿속에 뭔가가 스쳐지나갔다.
“안 돼.”
나는 다급하게 티아의 말을 끊어버렸다. 듣고 싶지 않아. 싫어. 공포와 경악으로 몸의 모든 장기들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끝까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를 악물며 처음으로 원망스러운 감정이 들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 어떻게? 악바리처럼 악쓰고 티아의 어깨를 잡아 흔들며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대신에 나는 티아의 손 안에 갇혀있던 내 손을 빼고 어두운 눈빛으로 티아를 향해 다시 한 번 단호하고 절박한 감정을 담아 말했다.
“안 돼”
널 잃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야. 나는 티아를 노려보았다.
“알아.”
무엇을 아냐고 물어볼 새도 없이 티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록 바이러스에 걸린 걸 토큰에 들키면 어떻게 되는지 나 알아, 오빠.”
티아의 눈에서 작은 빗방울들이 떨어져 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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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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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를 믿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니야. 하지만 나는 내 미래는 내가 결정하고 싶어. 혹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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