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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11 11:45
[스토리테마파크] /가족, 영원한 동반자/ 하인을 꾸짖을 기운도, 제사를 지낼 기운도 없도다 - 아들을 잃고 망영자실한 아버지
  글쓴이 : 한작협
조회 : 1,124  
   http://story.ugyo.net/front/sub01/sub0103.do?chkId=S_CEJ_0045 [281]
1617년 2월 9일, 금대해(琴大海)가 김택룡을 찾아와서 아들 상을 당한 아픔을 위로하였다.
또 말하기를, “박 진사가 6일 도산서원을 들렀다가 퇴계의 이영도 집에서 숙박하고, 곧장 안동으로 가서 청송 오운(吳澐)의 부인을
영접해야 했으므로 여기에 오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유천 사람 말질산(末叱山)이 김택룡에 왔기에 술과 안주를 주어 보냈다.
윤동창이 김택룡을 찾아 와서 아들 상을 조문하고 도산으로 가 제사를 지냈다. 손흥선도 김택룡을 만나러 왔다. 이날 동강(東岡)에서
불이 났는데, 심성일의 아이 종이 불을 질렀다고 하였다. 김택룡은 이 소식을 듣고 매우 애통해하였다. 내심 붙잡아 죄를 주고 싶었지만
실행할 기력이 없었다. 다음 날 2월 10일, 이 날 역동서원 사람들이 김택룡을 찾아와서 이전에 보낸 서원 유생들의 시험 답안지를
찾았다. 그러나 상을 당해 흥도 나지 않고 아직 시험 성적을 매기지도 않아서 보내지 않았다.
2월 12일, 김택룡은 아침에 가묘(家廟)에서 차례를 지냈다. 이 날은 또 시사(時祀)를 지내는 날인데 김택룡은 상을 당한 한스러움에
지내지 않았다. 다만, 유천에서 안주와 술을 보냈기 때문에 간략히 제수를 올렸을 뿐이다. 김부숙이 김택룡을 위로하러 왔기에 술을
접대하고 보냈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 질병
 김택룡의 둘째아들 김적은 1년 여 동안 천식을 앓다가 1617년 1월 24일경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김택룡은 1월 28일에 아들을 위해 상복을 입고 상례를 치르는 중이었으며, 큰 아들 김숙이 지관(地官)과 함께 제 동생 무덤자리를 살피고 다니는 중이었다. 김택룡이 아들을 잃은 슬픔에 모든 일에 흥미와 의욕을 잃었나 보다. 서원 유생들의 시헙답안지 채점을 미룬 것이야 그렇다하더라도 유교적 소양을 갖춘 양반사대부가 시사(時祀)를 지내지 않고 대충 제수만 올렸다는 것은 다소 충격적이다. 물론 가묘(家廟)의 차례는 지냈다지만... 그가 다른 날의 일기에서 치재(致齋)하며 공경을 다해 시사를 지내는 모습과 너무 대비적이다. 자식을 앞세웠으니 오죽했을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자기최면이었을 뿐 조상님께 지내는 제사도 귀찮을 만큼 허무함이 컸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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