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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401 기동조사반
작가 : 칠미리
작품등록일 : 2018.11.4

주택가 골목에서 일어난 한밤의 폭행사건. 변호사 서유림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된 사설탐정. 그것도 하필이면 서유림의 첫사랑 엄기동이라니……. “정황에 가려진 진실이 있어. 난 범인이 아니라고!!” 사건의 규모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커지게 되고, 그 뒤에 감춰진 검은 세력들이 하나 둘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데……. 변호사와 사설탐정의 콜라보를 그린 좌충우돌 본격 수사 성장물. 과연 이들은 아름다운 러브라인의 결실을…… 아니,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낼 수 있을 것인가.

 
[8화] 나야, 기동이
작성일 : 18-11-19 12:35     조회 : 61     추천 : 0     분량 : 5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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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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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현장. 거기서 내 차 막 밟아놨잖아. 이래도 기억 안나?”

 

 생각지도 못한 충격적인 말에 조두식은 정신이 멍해지면서 뒤통수라도 한 대 세게 얻어맞은 기분을 느꼈다. 그런 그에게 엄기동은 “뭐야, 당신도 기억하는 눈친데?”라며 비아냥거리고 있다.

 

 “아, 아니요. 저, 전혀 아닌데요.”

 “에~이, 아닌 게 아닌데 뭘…….”

 

 엄기동의 이상한 행동은 계속 이어졌다. 조두식의 어깨와 팔을 꾹꾹 눌러보는가 하면,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기도 하고……, 그러다가 자신의 마스크로 조두식의 얼굴을 가려보고는 입꼬리를 슬쩍 들어올린다.

 

 “당신, 그때도 그런 눈을 하고 있었어. 굉장히 불쌍했거든.”

 “하하, 그, 그럴 리가요.”

 “하하, 그, 그럴 리가요, 라니……. 당신 지금도 엄청 긴장하고 있잖아. 안 그래?”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조두식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숨이 가빠오기 시작하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해야 좋을지 몰랐다. 찔리는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경우 보통 화를 내기 마련이다. 조두식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다.

 

 “아, 글쎄 아니라고! 아니라는데 왜 자꾸 사람 열 받게 하고 그래? 당신 뭐야? 당신 의사 맞아?”

 

 불같이 화를 내는 조두식을 엄기동이 새초롬하게 쳐다보고 있다. 경직된 표정, 떨리는 눈동자, 그리고 이마에 맺혀있는 땀방울…….

 

 “쉿! 목소리 낮추세요. 여기 있는 사람들 죄다 불러들일 작정인가요? 그러다 환자분이 깨기라도 하면 그쪽이 곤란하다면서요?”

 “흐읍!”

 

 자신도 모르게 양 손으로 입을 덥석 막은 조두식이 침대 쪽으로 눈을 돌렸다. 다행히 이불 안은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한숨을 내쉬는 조두식을 힐끔거리며 엄기동은 “아니면 그만이지 왜 열을 내고 야단이실까.”라며 입을 뾰족 내민다. 정말이지 한 대 때려주고 싶은 밉살맞은 얼굴이었다. 그렇게 한고비를 겨우 넘기나 싶을 때였다.

 

 “뭐 됐고요, 혈압 한번만 재고 갈 테니까 이불 좀 걷어 보세요.”

 “네? 아니, 그거 꼭 지금 해야 하는 겁니까? 내일 합시다, 내일.”

 “꼭 해야 하는 겁니다. 왜요, 지금 하면 역시나 곤란한 일이 생기나 보죠? 그런가요?”

 

 벌써 이미 곤란해 졌다고……. 이런 표정을 읽기라도 했는지 엄기동은 “그럼 제가.”라며 침대 쪽으로 손을 뻗었다. 놀란 조두식이 그런 엄기동의 팔을 얼른 붙잡는다. 그렇게 한참을 끙끙거리며 서로의 힘자랑을 이어가던 중, 엄기동이 반대쪽 손을 잽싸게 내밀어 이불을 순식간에 낚아채갔다.

 난 몰라!……하던 것도 잠시, 조두식은 그만 그 자리에서 얼음처럼 굳어버리고 만다. 이수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에 등장한 것은 둘둘 말린 이불더미와 익살스런 표정의 캐릭터 쿠션이었다. 어찌나 익살스러운지 마치 약을 올리는 것 같았다. 그 표정만큼이나 얄미운 엄기동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다.

 

 “오늘 환자분 상태가 썩 괜찮아 보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하하하하!”

 

 조두식을 위해 마련한 치졸한 이벤트가 대성공을 거둔 순간이다. 뒤로 털썩 주저앉은 조두식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엄기동을 올려다봤다.

 

 “당신…… 뭐야?”

 “아이고, 이 양반 많이 놀랐나보네. 그러게 왜 죄를 짓고 다녀, 쓸데없이.”

 “여자는?”

 “걱정하지 마. 안전하게 잘 있으니까.”

 

 여전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앉아있는 조두식을 향해 엄기동이 자세를 낮춰 얼굴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그럼 이번엔 내가 질문해볼까?"라며 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당신…… 태성 쪽 사람 맞지?”

 

 가뜩이나 불안한 심정인데 농락까지 당하고 있으니 조두식의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어 오를 만도 하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자신의 일을 가로막고 있는 이 남자.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신원까지 훤히 꿰뚫어 보고 있다니……. 가만히 둬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방심하고 있던 엄기동을 조두식이 힘으로 밀어 붙였다. 그리고 와장창!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부딪힌 엄기동을 향해 빠른 주먹을 날린다. 하지만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엄기동이 아니다. 비호같은 몸놀림으로 날아오는 주먹을 피해 조두식의 옆구리에 라이트훅을 깊숙이 꽂아 넣었다. 짧은 신음을 내뱉는 조두식. 하지만 그 역시 이대로 쓰러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말단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여러 전장을 누벼온 건달 아니던가. 곧바로 반격에 나서며 이번에는 엄기동을 궁지로 내몰기 시작한다.

 그렇게 여러 차례 현란한 액션이 오가는 듯했다. 하지만 곁에서 본 그림은 그렇게 멋있거나 화려한 거랑은 거리가 멀어 보였다. 시끄러운 소란에 병실 안으로 들어온 당직 간호사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서로의 머리채를 휘어잡은 채 허우적대고 있는 유치한 몸싸움이었다.

 

 “아, 아야! 이거 놔! 이거 안 놔?!!”

 “네가 먼저 놔. 이 새끼야.”

 

 이러면서 말이다.

 .

 .

 .

 부스스하지만 내추럴한 스타일로 쥐뿔도 모르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한 잔의 커피를 그윽하게 즐기는 여유. 잠시 일을 놓고 휴식의 기간을 보내는 사람이 아침을 맞이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 것이다. 뭐, 개인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하지만 이마저도 서유림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나보다. 동이 트려면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알람인지 전화벨인지, 아무튼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다. 잠에서 깬 서유림이 비몽사몽간에 간신히 전화를 받으며 잠긴 목소리를 내뱉는다.

 

 “여보세요……. 네, 제가 서유림인데요. 아, 안녕하세요, 경찰아저씨……. 네? 경찰이요?”

 

 부리나케 택시를 잡아타고 파출소에 도착했다. 급하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서유림이 주위를 둘러본다. 의자에 처박혀 하룻밤 묵고 있는 취객, 아직까지 시비가 안 가려졌는지 피 터진 채로 옥신각신 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한쪽 구석에서 머쓱하게 손을 흔들고 있는 엄기동……. 이 자식! 여기서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그런 둘 사이로 경찰 한 명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아, 네. 엄기동 씨 보호자입니다. 무슨 일인가요?”

 

 잠옷인지 뭔지, 아무튼 큼지막한 꽃무늬가 주렁주렁 새겨진 바지에 트렌치코트를 매치한 서유림이 보호자를 자청하며 나섰다. 그런 그녀에게 경찰이 “으음, 쌍방폭행에 소란 죄, 그리고 업무방해……. 네, 뭐 이정도네요.”라는, 참으로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죄상을 밝히고 있다. 그 모습에 구석에 앉아있는 엄기동은 기가 막힌 모양이다.

 

 “말씀 참 섭섭하게 하시네. 용의자를 잡았잖아요, 제가.”

 “그러면 경찰에 신고를 하셨어야지, 뭐한다고 병원에서 쌈박질입니까? 그것도 의사흉내 내면서 말이야. 이것도 엄연한 범법행위라고요. 알아요?”

 “그거야 그럴만한 사정이…….”

 “그러니까 그 사정이라는 게 뭔지 말씀해보시라니까?”

 

 찍소리도 못하는 엄기동을 보며 승리감에 도취된 경찰이 서유림에게 둘의 관계를 물었다.

 

 “친굽니다. 변호사에요. 저 친구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죠? 용의자라니요?”

 “아, 변호사시구나.”

 

 서유림의 직업이 의외라는 듯 반응하던 경찰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아니 뭐, 지금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분. 그 분 그렇게 만든 범인이라나? 조사를 좀 더 면밀하게 해보겠지만, 그 사람도 죄를 인정했고…….”

 “뭐라고 인정했는데요? 왜 그랬대요?”

 “스토커래요, 스토커. 그중에서도 거 왜 아주 악질 있잖아요. 막 협박하고, 응? 막 지랄하는 놈. 하필 걸려도 그런 놈한테 걸려가지고……. 아, 일단 여기다 사인하시고 데리고 나가시면 됩니다. 네. 거기.”

 

 범인도 잡혔겠다, 순순히 자백까지 했다는데도 엄기동은 뭐가 못마땅한지 계속해서 심드렁한 얼굴이다.

 

 “스토커는 무슨……. 그놈 아주 작정하고 들어갈려나 본데, 분명히 누군가 시켰겠지. 이수아 죽이고 자수해라, 이렇게…….”

 “이수아 씨는 어떻게 된 거야?”

 “마침 6인실 병동에 자리가 나서……. 갑자기 옮겨진 거라 그놈도 몰랐을 거야. 나도 간신히 알았거든. 어차피 6인실에는 보호자도 있고, 사람도 많으니까 나는 처음부터 2인실에만 신경 썼는데, 저렇게 배짱부리고 나올 줄 누가 알았나? 난감하네. 처음부터 다시 해야 되잖아. 에이~.”

 

 그저 태평한 소리만 할 줄 알았던 엄기동이 이렇게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니. ‘얘도 생각이라는 게 있는 애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였다.

 

 “아침부터 뭐가 이렇게 부산스러워? 상쾌하게 좀 시작하자, 상쾌하게……. 어우, 이분 술 많이 드셨나보네.”

 

 출근을 하는 건지, 아니면 밤새 순찰 나갔다 이제야 복귀하는 건지, 경찰 한명이 너스레를 떨며 입장하고 있다. 엄청난 덩치에 걸맞게 터질 듯이 꽉 끼는 근무복을 입고 있는 경찰이었다. 등을 보이고 있어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분명 깡패 저리가라 하는 험악한 인상을 풍기고 있을 것이다, 라는 게 서유림의 생각이었다.

 

 “이제 오십니까? 고생하셨습니다.”

 “응, 별일 없었고?”

 “별일 있었는데요.”

 

 간밤의 안부를 묻는 인사에 엄기동을 조사하던 경찰이 자신의 무용담을 펼쳐놓기 시작한다.

 

 “연북동 폭행사건 용의자 검거했습니다. 네, 제가 잡았습니다. 위험을 무릎 쓰고 말이죠. 범행일체도 자백 받아서 이미 본서로 넘긴 상태입니다.”

 

 조금 전 의기양양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인상 더러운 경찰 앞에서 알랑방귀만 뀌고 있다. 그것도 자신의 공으로 돌리면서, 더구나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라는 허세가 깃든 말투로 말이다.

 

 “자네가? 와~ 이거 도저히 믿기 힘든 말이네. 어디 다친 데는 없고?”

 “별 걱정을 다 하십니다. 제가 누굽니까. 하하하하!”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엄기동이 어처구니가 없다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한번 째려보기나 할까, 라는 생각에 눈을 치켜들었지만 얄밉게 쳐다보는 표정에 오히려 약이 오르고 만다. 이 꼴, 저 꼴 보기 싫었는지 엄기동은 ‘그래, 너 잘났다.’라는 얼굴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렇게 막 출입문 쪽으로 몸을 돌리려 할 때였다.

 

 “어, 엄기만?”

 

 그동안 뒤돌아서서 등을 보였던 덩치 큰 경찰이 엄기동을 바라보며 마치 못 볼 거라도 본 듯 놀란 눈을 뜨고 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체념 섞인 말을 꺼낸다.

 

 “아, 그럴 리가 없지. 미안합니다. 제가 착각을 했네요. 분위기가 너무 닮아서……. 이거 실례했습니다.”

 

 아주 잠깐 귀신에게 홀렸다가 정신을 차린, 그런 표정으로 경찰은 주춤하던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이번에는 엄기동이 “연성이 형?”이라며 경찰의 넓적한 등을 바라보고 있다. 경찰이 순식간에 걸음을 멈춰 섰다. 그리고는 둘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를 느끼며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연성이 형. 나야, 기동이. 나 엄기동이라고. 기만이 형 동생.”

 

 놀라움과 반가움, 그리고 왠지 모를 울컥함이 엄기동과 경찰 장연성의 얼굴에 뒤섞여 있었다. 그렇게 둘이 강렬한 시선을 주고받는 사이, 서유림은 그 옛날 홍콩느와르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뜨거운 우정과 의리를 지닌 남자들의 재회? 뭐,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조금 전까지 엄기동을 조사했던 그 얍삽한 경찰은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감지라도 한 듯, 난처한 기색으로 그저 눈치만 보고 있다.

 
작가의 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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